셜록 홈즈 전집 1 (양장) - 주홍색 연구 셜록 홈즈 시리즈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0년만에 다시 만난 셜록홈즈와 비슷한 나이가 되어버린 나는 늙었고 그는 영원히 죽지않고 건재하다.

책을 읽는 기쁨을 알게해준 셜록홈즈의 작품을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작품은 낯설다.

한편 한편 그들의 활약을 보면서도 셜록홈즈와 왓슨박사가 어떻게 만나 친구가 되었는지 궁금하지도 않았나?

이작품을 통해 비로소 첫만남을 알게 되었다니 내가 열렬한 셜록홈즈의 팬이었다는게 무색하기만 하다.

환상의 짝꿍인 그들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고 결국 첫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이작품은 셜록홈즈작품을

읽기 시작할 독자라면 반드시 처음에 읽어봐야 할 것이다.

40년이 지나도 여전히 책을 놓을수 없게 만드는 홈즈의 추리력과 CSI에서나 느낄수 있는 과학수사력이

그시절에 이렇게 빛나게 발휘될 수 있도록 글을 쓴 아서 코난 도일에 대한 경외심마저 든다.

150년전 아직 과학수사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에 이런 치밀한 작품을 쓸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던

그의 브레인과 복선을 깔아두는 문학적인 소질까지...표지에 새겨진 그의 사진과 이력에 한참동안 시선을 거둘수

없었던 이유이다.

춥고 음산한 런던이 주무대이긴 하지만 가끔은 이웃나라를 넘나드는 스케일도 그의 광활한 지식의 세계와도

닮아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마라'라는 말이 그대로 들어맞는 작품이다.

종교의 극단성이 얼마나 큰 위험이 되는지 그시대에서도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는

자신들의 종교를 깃발처럼 쳐들고 전쟁과 테러를 서슴치 않는 무리들이 있으니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복수를 위해 원수를 쫓는 한 사나이의 의지에 어찌 손가락질을 할수 있을것인가.

신의 심판을 알기위해 두알약으로 시험하는 장면은 종교를 맹신하는 하찮은 인간들에게 코난 도일이 던지는

하나의 메세지가 아닐까?  결국 복수를 완료한 사나이를 사람들의 재판대에 세우지 않고 평화로운 죽음으로

안식시킨 그의 마음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어찌 이 사나이를 죄인이라 심판할것인가.

 

'논리적인 사람은, 바다를 보거나 폭포 소리를 듣지 않고도 한방울의 물에서 대서양이나 나이아가라 폭포의

가능성을 추리해 낼 수 있다. 그래서 인생 전체는 하나의 거대한 사슬이 되고, 우리는 그사슬의 일부를 보고

전체를 알수 있는것이다.'32p

 

관찰은 제2의 천성과도 같다는 홈즈의 말-결국은 저자의 말이겠지만- 처럼 하나의 물방울에서 대서양을 보는

안목을 나도 가지고 싶다. 일일이 보고 듣고 겪고나서야 아차 하는 어리석음을 극복하고 싶기 때문이다.

홈즈처럼 명탐정은 아니지언정 인생을 좀 덜 고단하게 살수는 있지 않을까.

다시 돌아온 홈즈에게 열렬히 박수를 보내며 40년전에 나를 열관시켰던 그의 매력에 한껏 빠져들 예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흰 운동화 신은 여자, 하이힐 신은 여자
서주희.곽혜리 지음, 홍희선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찬란하고 싱그러운 20대를 기억할것이다. 아니 지금 그 시간속에 있다면 더 행복하겠지만..

당돌하기도 하고 세상과 맞장을 뜬다면 아직은 힘이 팔팔하여 한번쯤 해볼만 한 싸움이 될것만 같은

아직은 늦지 않은 나이에 서있는 두여자, 아니 세여자가 뭉쳤다.

결혼식장에도 흰 운동화만 신고 가는 베리와 병원 갈 때도 반드시 하이힐을 신는 혜리, 그리고

카메라를 애인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만 가만 낮은 음성으로 얘기하는 이 공간을 편안하고

아름답게 채색해준 사진들의 작가...

 

'어른이 되면,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어른이 되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정말 어른이 되니까 부끄럽지 않아졌다.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짓을 해도 덜 부끄러워졌다.' 174P

 

그랬었다. 나도 어른이 되면 누구의 잔소리나 간섭도 없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고 사고 싶었던 것들을 사고 가고 싶었던

곳을 갈 수 있을거라고 믿었었다.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는데 정작 하지 못하고 사지 못하고 가지 못할 일들이 더 많아진

'어른'이 된다는건 정말 재미없는 일이라는걸 '어른'이 되고서야 알게되었다.

 

달큰하기도 하고 시니컬하기도 한 그녀들의 일상과 언어가 별 추임새도 없는데 진솔하고 민낯인데도 싱그럽다.

이렇게 솔직해도 되는걸까?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결혼을 포기할것 처럼 보이지도 않는데?

하긴 우리처럼 순결을 강요받고 고리타분하게 사는 시대는 아니지만 그녀들이 짊어진 여자로서의 굴레는

다르지 않다. 왜 산부인과의 수술대에 누워 살아있는 생명을 지우는 일은 예전에나 지금이나 여자들에게만

힘든거야. 파스타를 먹고 재즈를 들고 와인을 마시고 클럽을 다니는 그녀들도 파와 밀가루만 범벅된 파전을 먹고

카바이트 섞인 동동주를 마시고 고고장을 드나들던 그때의 나와 삶의 무게가 비슷한거지? 시대가 달라졌는데도?

 

 

뭔가 달라져야 하잖아 결혼을 하면 퇴사를 하겠다는 각서를 쓴적도 없고 남자직원들이며 손님들의 커피시중은 당연한듯

도맡아 하던 그때와는 하늘과 땅인 시대에 살면서도 조금도 줄지 않은것 처럼 보이는 그녀들의 삶의 무게가 묵직하다.

사랑의 향기도 이별의 아픔도 비슷하다. 아무리 쿨한척 살아야 하는 요즘에도 깨져버린 내사랑만큼 아픈것은 없다는

진리도 여전하다. 아니 오히려 당당하게 멋지게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녀들의 고군분투는 통장잔고 751원 만큼이나

처절하고 안스럽다. 하지만 혜리와 베리는 이천원짜리 라면을 먹고 오천원짜리 커피를 들고 거리를 활보해야 직성이

풀리는 여자들이 아닌 기분에 따라 커피를 즐길줄 아는 커피유목민이라 다행이다. 아직은 아줌마커피의 깊은 맛에

길들여 지지 않기를...하긴 세월이 흐를수록 취향이 단순해지고 담백해지는 이치를 알게되는 순간...젊음도 끝나겠지만...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처럼 씩씩한 그녀들의 삶이 영원히 팔랑거렸으면 좋겠다.

주머니에 천원한장이 남은 현실을 겁내지 말고 가슴아픈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포기하는 비겁함이 없기를 바라며

죽을 때까지 작은 종이비행기를 만들고 그곳에 색연필로 등그란 창문을 그려 넣어주는...그런 사람으로 살기를..

다른건 다해봐도 많이 우는일 같은건 하지 말기를.. 다른 듯 닮았던 두여자..의 이야기에 문득 바람처럼 사라져 버린

내 스물몇살적의 시간을 기억해 낸 이책은 이제 딸에게 건네야 할 모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머로 재치있게 말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유재화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말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 혹은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말이 곱다'와 같은 속담이 있다.
말이란 칼처럼 요리를 하는 도구로 귀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비수가 되어 상대방의 가슴에
꽂히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좋은말, 재미있는말만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능력있고 멋진 사람이라는건 경제적인 능력과 잘생긴 외모외에도 유머와 재치가 있어야 한다.
인생을 살면서 좋은 일 보다는 고단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럴때마다 삶의 의지를 붇돋아주고 힘을 팍팍주는 유머가 있다면 굴곡진 인생이 조금쯤은
여유가 있지 않겠는가.
책에 소개된 '정치인과 개의 공통점'이란 유머를 보자. '어떻게 짖어도 개소리다'
푸하하 가뜩이나 요즘 쌈박질 중인 국회의원들이 이글을 보면 어떤 낯빛이 될지 궁금하다.
고르고 골라 뽑아놓은 대통령도 예외일수는 없다. 이렇게 라도 국민들은 위로를 받고 싶다.
시계추처럼 출근하고 퇴근하고 죽도록 돈만 버는 가장들에게도 하루종일 빛도 안나는
살림살이 지친 아줌마들도 대학에 못을 매고 학교로 학원으로 내몰리는 우리아이들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다. 마음놓고 크게 웃는 웃음이 필요한 시대이다. 





사막에 오아시스처럼 모래속에 숨어있는 유머를 길어 올리고 싶은 시대에 우리는 살고있다.
특히 저자의 말중에서 대화의 시작은 먼저 남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부분이다.
말을 잘하는 것도 유머로 상대방의 마음을 잡는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일것이다.
남의 말을 듣기보다 내가 먼저 말하고 싶고 더 많이 말하고 싶을때...이말을 꼭 기억해야겠다.
참을성 없이 내말만 해버리는 나같은 사람은 대화를 잘 하기는 기왕에 틀려먹은 모양이다.
이책에 나와있는 위트있는 유머로라도 만회를 해야 할 노릇이다.
이왕이면 재미있고 재치있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지 않겠는가.
一怒一老, 一笑一少라 하지 않던가.
들어갈때 나오고 나올때 들어가버린 몸매를 자랑하는 내가 그나마 사랑받는 사람이
되려면 부지런히 넌센스퀴즈라도 외워야 할 모양이다.
적어도 이책에 소개된 유머만 외워도 왕따는 안당할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인호의 인연 - 최인호 에세이
최인호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인생을 살면서 나를 스쳐가는 모든것들...가족,친구,동료...그리고 바람과 꽃들과 낳고 자랐던 골목길까지도..

모두가 인연이다. 해방동이인 저자의 나이즈음이면 이제는 추억을 만들기 보다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들이 더

많아진다. 그가 하루에 한편의 단편소설을 써 제꼈다는 열네살에 도달한 나는 저자가 쓴 소설을 그야말로

하루에 한편씩 읽어제끼는 소녀였다. 겨울나그네에 다혜가 되어 마치 저자가 내 첫사랑 민우인양 목마르게

그를 갈망하며 도서관을 향해 뛰어다녔던 소녀가 이제는 불혹을 넘어 차분해진 저자의 담담한 인생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나이가 되었다.  불꽃같았던 열정이 사그러진 자리에 은근한 불꽃처럼...그도 그렇게 자리잡은듯

하다.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꽃들에게 환호하고 거추장스러워 치워두었던 난초화분을 서재에 입양하여 말을

걸어주는 친절함에 난초도 감복했는지 그 귀하던 꽃을 피웠다지 않은가...

 






 

그의 말처럼 꽃들이 우리에게 오기전에 우리가 먼저 꽃이 되어 꽃들을 찾아가 그꽃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그들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고 자연의 신비와 우수를 알게되는 여유와 혜안이 생긴모양이다.

담담하던 그가 이렇게 많은 꽃들의 이름을 알고 불러주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인생이 깊어지면 나를 스치는 모든것들이 '인연'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저녁이 오면 문득 쓸쓸해지고 눈빛이 순해져 자신의 외로운 그눈을 들여다 봐야 하는 시간이 온것이다.

저자는 세례를 받은 천주교신자이지만 종교와 사상에 대해서는 넉넉함 품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이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자칫 종교의 가장 큰 맹점인 '무조건 맹신'에 빠지지 않고 모든 성직자를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그의 소리를

자신의 종교를....혹은 신을 위해 테러하고 전쟁하고 비난하는 모든 인간들이 들어주기를 간절하게 바래본다.

'내가 무심코 뱉은 말한마디가 어디선가 누구에겐가 비수가 되어 꽂히는...'일이 될까봐 늘 말을 아끼는

이해인 수녀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나역시 그분을 그렇게 사랑하므로..

 

 





 

그의 가족사랑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치열하게 싸우다가도 곤경에 빠진 남편과 아빠를 구하기 위해 전장의

척후병처럼 앞장서는 그의 아내와 어린딸의 이야기에서는 가슴뭉클한 가족애가 그대로 전해진다.

하긴 가족만한 빽이 있겠는가. 서로 물고 싸우다가도 적이 나타다면 혈맹의 동지가 되는 그 일사불란함이라니..

그가 팔불출소리를 들어도 행복해하는 이유를...앞으로도 더한 팔불출이 되어 살겠다는 그의 의지가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늙고 조그만 엄마가 부끄러워 예수를 세번 부정한 베드로처럼(희한하게 그의 세레명도 베르도다) 온실의 뒷편에

숨어버린 어린 그가 더 늙어버린 엄마의 손을 잡고 피난지였던 부산에 찾아가 희미하게 남아있는 옛집의 돌담아래서

가난했지만 소중해져 버린 추억과 조우하는 장면은 코끝이 시큰해진다.

 





기록에는 있지만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옛주소는 내가 태어나 스무번을 이사하는 동안 이삿짐위에 오롯이 옮겨앉아

지금 내곁에 있다.  몰랐거나 잊혀졌던 기억을 그가 깨우고 살려내고 현생의 '인연'이었음을 알게 해주었다.

그가 쓴글들이 누구에겐가 희망이 되고 꽃이 되었던것 처럼 낯가림을 떨치고 더 많은 독자앞에 나서 주었으면 좋겠다.

이생에 태어나 내가 그의 글을 먹고 자랐던것은 분명 엄청난 '인연'이었을 터...

물에 빠진 그를 구해냈던 '바보'의 따뜻한 등이 지금도 생생하다는 그의 말처럼 나도 그의 따뜻한 온기를 생생하게

추억하고 싶기 때문이다. 등까지야 바라겠는가...그저 손이나 한번 잡아준다면 전생에 억겁의 인연이 있어야 현생에

한번의 '인연'이 있다는 말도 있는데 그를 향한 내 30년 넘은 사랑이라면 이유가 너무 충분하지 않은가 말이다.

또한 내가 가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수많은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어 '인연'을 맺게 해준 백종하 사진작가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마일 브러시
최완우 지음 / 리더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여전히 만화가 좋다. 책의 무한한 세계로 나를 이끈 디딤돌이 만화였기도
하거니와 어떤 형식의 에니메이션이든 신간이 나오기를 눈빠지게 기다리며
코묻은 돈을 내밀던 만화방에 들어서던 말랑깽이 소녀를 만날수 있기 때문이다.
꺼벙이도 있었고 지금은 '먼나라 이웃나라'의 대작으로 유명한 이원복교수의
만화에 등장한 뚱녀의 고백이 늙어버린 뇌세포속에서도 여전히 건재하다.
"뚱녀야 너는 도대체 하루에 몇끼를 먹는거니?"하고 묻는 친구에게
수줍은 얼굴로 뚱녀가 대답한다. "나는 하루에 세끼밖에 안먹어....근데 떡볶이,순대,
찐빵,과자에...간식을 아주 조금 더 먹을뿐이야.."
이렇듯 아직은 맑았을 그시절에 내머리속을 휘어잡았던 위대한 책은 '만화'였다.
우리세대 역시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만화의 대부분이 일본작품이었을 것이다.
에니메이션의 강국 일본의 만화가 요즘 아이들에게 꽤나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그때처럼 만화방으로 달려가 책을 빌려서는 온가족이 돌아가며 보는 행복을 누리지는
못하지만 요즘 젊은 작가들 역시 어찌나 재간둥이던지..얼마전에 눈물꽤나 흘리며
보았던 '그대를 사랑합니다.'도 강풀의 인기작이었다고 하던가.

이책을 다읽고 손에서 놓을때까지 난 도대체 작가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수가 없었다.
앞뒤로 소개된 글만 봐서는 도무지 알수가 없고 중성적인 이름을 가진데다가 머리가
찰랑찰랑한 예쁜이가 주인공이니....긴가 민가하고 한참을 보다가 유독 자신의 이상형일듯한
아름다운 여인이 많이 등장하는것을 보고 분명 남자일것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특히 내가 더 헷갈릴수 밖에 없었던건 도대체 이런 아름답고 섬세한 감성을 가진이가 남자일거란
상상을 할수가 없었기 때문일것이다. 




마치 안개속에 갇힌 숲속을 걷는듯한 몽환의 세계가 펼쳐지다가도 갑자기 웃음이 폭포처럼
터지게 하는 강렬하고도 호쾌한 유머가 펼쳐지기도 한다. 가족들과의 고스톱장면을 보자.
기다리던 똥쌍피를 가족중에 누군가가 냉큼 먹으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뽀너스까지 얹어주고
그만 싸고야 말았다. "솔직히 누가 들었어?" 모두가 포커훼이스를 유지하며 '글쎄...'이다.
"너구나?" 포커훼이스는 커녕 심장이 어찌나 벌렁거리는지 쿵쾅쿵쾅 소리를 내는 주인공에게
던지는 가족들의 한마디....."시끄럽거든....심장튀어나오겠다." 푸하하..압권이다. 정말 재미있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온 친구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그 할머니에게 죽음을 알리러 가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핑돈다.  

 


사각의 창문밖을 바라보며 편리함에 길들여진 자신을 돌아보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뜨끔해져 온다.
흠...이친구 항상 자신을 되돌아 보는 침착함이 있구나..하긴 이런 감성없이 어떻게 이 멋진 그림
에세이를 만들수 있었겠어.
온가족이 돌려가며 봐도 충분한 넉넉함이 있는 에세이다. 삶이 조금씩 힘들어질때..혹은 헐거워질때
다시 책꽂이에서 꺼내봐도 또 새롭게 다가올 책이다. 이친구 자신의 블로그 '스마일 브러시'에
400만명이 다녀갔다니 그의 재능이 부럽고 다음작품이 기다려진다. 책을 내려놓고 그의 블로그에
들어가 봐야겠다. 그사이에 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궁금해서 기다리기가 힘들것 같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