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 엣지, 한 끗의 차이를 만드는 내 안의 힘
로라 후앙 지음, 이윤진 옮김 / 세계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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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한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배우 김혜수가 도도하게 '엣지있게'라고 외치는 장면.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 드라마를 통해 '엣지'라는 단어를 친근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엣지'라는 단어는 '자존감'이나 '도도함'이 묻어있는 것 같다.

단어의 정확한 뜻은 [가운데에서 가장 먼] 끝, 가장자리, 모서리란 의미인데 '나만의 고유한 주파수'나 '나다움'정도로 해석하면 편할 것 같다.

현대사회는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살면 그저 고만고만하게 살게 된다. 보통사람으로

주목받지 않는 삶을 살기엔 어쩌면 그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저그런 삶만

살다가기엔 한 번뿐인 인생이 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

 

 

책 표지에 '당신만의 엣지를 가져라, 그것이 세상의 편견과 오해를 찔러 없애줄 것이다'라고 되어있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상당히 합리적이고 편견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상대를 오해없이 판단하고 공정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곰곰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편견이 많고 불공정한 사고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인종에 대한 편견을 비난하지만 국내에 들어온 이방인들에 대한 내 사고는 공정한가.

 

 

저자 자신이 유색인종으로 부모님들은 가난한 이민자였다. 다인종이 어울려 사는 미국에서도 여전히 인종차별은 존재했고 아마도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많은 고난이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그 점 때문에 이 문제를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들의 고정관념을 탓하기 앞서 자신의 고정관념을 약간 비트는 방법으로 성공의 열쇠를 거머쥔다. 엣지있게 살기 위해 고정관념을 한 번 비틀어보는 방법. 참 매력있고 멋진 방법이다.

 

 

100세 시대에 반 이상 살아본 나 역시 상대를 판단하는 기준은 대단히 고집스럽고

편파적인 구석이 있다. 그 판단이 옳다고 생각해서 여간해서는 수정하지 않으려고도 한다.

제법 다차원적으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럴까.

상대 역시 나를 그렇게 판단한다고 생각하면 좀 오싹하기도 한다. 정말 나를 제대로 알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역시 이 덫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나의 편견이나 오해, 불공정한 사고를 짚어낸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전백승'이란 손자병법의 말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상대에 대해 많은 정보를 습득하면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정보를 가지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엣지있는 나'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백번 공감하게 된다.

 

나를 잃지 않으면서 내 안에 숨어 있는 힘을 끌어내게 해주는 엣지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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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 -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의 불편한 공존
마이클 샌델 지음, 이경식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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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국가인 대한민국만큼 '민주주의'란 단어에 의미를 두는 국가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공산국가'인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민주주의가 뭔가라고 묻는다면 얼른 답하기가 어렵다.

 


 

민주주의라 함은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거나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 모두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뭔가 상당히 긍정적이면서 인류애가 느껴지는 정의가 아닌가.

지구촌 많은 국가들은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발전해왔다. 말하자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합리적이면서 인간적인 사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 민주주의는 인류를 위해 순항을 해왔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발전해왔을까.

우리의 정의의 사도 마이클 센델은 1996년 이 책의 초판을 썼을 당시 이 점을 훑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중간 결산같은 느낌으로.

그 어떤 사상이나 리더도 100% 완벽했던 적은 없었다. 분명 민주주의에도 이런 헛점이 있지 않았을까.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여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와 공존하면서 발전해온 민주주의의 발자욱을 보면 당시의 시대성이나 리더에 의해 각기 각색의 빛으로 대입되었든 것을 알 수있다. 마치 거친 모래를 채로 걸러내듯 불편한 덩어리를 덜어내 곱게 쌓아온 흔적도 있고 다시 거친 모래를 넣어 탄탄하게 다지는 장면도 등장한다.

인류의 역사가 그랬듯이 민주주의도 시대를 거치면서 진화하거나 퇴화하는 과정을 거친 셈이다.  하지만 그렇데 다져온 이 민주주의는 지금 완벽한가.

 

 

한 세기 이상을 지나면서 민주주의가 기여한 점은 분명 많았지만 그 이면의 그림자도

존재했다는 것을 센델은 찾아냈다. 합리적이고 평등한 이념이라고 부르는 이 사상이

경제적인 면에서는 불평등과 부의 격차를 부추기고 이 상황을 역전시킬 묘수는 없어보인다.

센델이 이 책을 쓴 이유는 멋진 차의 고속운행을 넘어선 폭주를 멈추게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우리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지에 대한 보고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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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장세아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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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으로 내닫는 결말이 압도적이다. 일단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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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장세아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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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남자는 여자에게 고통만 주는 사람이 되었다.

동거중이긴 했지만 보육원에서 자란 여자에게는 유일한 사랑이었다.

잘 생기고 섬세했던 남자는 의처증이 심했고 폭력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 날도 남자에게 맞던 여자는 프라이팬으로 남자의 머리를 내리쳤고 남자는

죽었다.

 

 

여자는 도망쳤다. 역에 숨어있다가 제일 먼저 떠나는 첫기차에 올랐고 거기에서

아기를 안고 기차에 오른 여자를 만난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여자는 아기만

남기고 사라진 여자를 대신해서 아기의 조부모집으로 향한다.

아기 엄마가 그랬었다. 사랑했던 남자와 마음이 맞지 않은 부모곁을 떠나 자신과

살았는데 남자가 다른 여자와 떠나버려 어쩔 수 없이 아기를 맡기러 남자의 부모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아기엄마는 쪽지를 남겼다. 대신 아기를 그 부모집에 데려다달라고.

 

 

아기의 조부모집은 성처럼 거대했고 몸이 성치 않은 할아버지는 거부였다.

아기 아빠의 동생이라는 남자는 여자에게 형수라고 부르면서 살갑게 굴었다.

여자는 어차피 갈 곳도 없었다. 요새같은 이 대저택에 숨어있으면 시간을 벌 수

있을터였다. 그래서 여자는 아기엄마가 되기로 하고 부잣집 며느리로 남기로 한다.

 

 

시동생이 된 남자는 친절했다. 다시 사랑의 마음이 솟아오를 정도로.

부잣집 며느리 노릇도 점점 재미가 붙었다. 하지만 자신이 죽인 남자가 발견되면

모든게 끝이다. 여자는 살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죽은 남자가 사라졌다.

집은 깨끗했다. 누가 치웠을까.

 


 

 

아기엄마가 나타났다. 시아버지의 간병인으로. 오래전 그 집에서 간병인으로 일했던

여자는 어떻게 아이를 낳고 자신을 이 집으로 끌어들였을까.

이 집에서는 이해할 수없는 사건 사고가 연이어 벌어졌다고 한다.

자신과 살았던 장남이 집을 떠났고 그의 어머니는 알레르기고 급사하고 일하던

가정부는 도둑질을 하다가 쫓겨나고 이후 자살을 했다.

그 사고는 모두 우연이었을까.

 

여자는 오래전부터 자신들을 지켜보던 사람이 있었다는걸 몰랐다.

그리고 기차에서 만난 여자 역시 우연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이 모든 사고와 사건의 뒤에는 양의 탈을 쓴 악마가 있었다는 사실도.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소설을 중간에 멈출수가 없을만큼 압도적인 흡입력이 있었다.

소시오패스의 악랄함과 사랑에 대한 갈망이 살인에 이르게 되는 스토리에 아마

독자들은 나처럼 멈추지 못하고 빠르게 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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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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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기다리지 않아도 온다. 물론 과거도 원하지 않아도 차곡차곡 쌓이고.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가 축적되는 시간은 빨라지고 미래 역시 그렇다는

것이다. 100년 걸리는 일들이 10년안에 이루어지는 그런 빠름빠름빠름.

 

 

아날로그 시대인 내가 받아들이려면 신발끈 질끈 묶고 따라가도 잡힐까 말까 힘든

시대이지만 아마도 10년 후면, 30년 후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일들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렇게 될 것이고 이미 진행중인 일들도 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깝고 사람이 살 수도 있을 행성이 화성이라고 했던가.

이미 인간의 일반적인 우주여행이 시작되었고 머지 않을 미래에 우주호텔을 짓는다고

하니 지구와 우주를 오가는 정기우주선이 생길 날도 반드시 올 것이다.

다만 우주선도 급행과 완행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했다.

지구에서 멀어질 수록 별에 닿는 시간도 오래걸리겠지. 그 완행우주선에서 우연히 만난 두 여자. 과거 학교 동창이었고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던 여자는 종이접기에 달인이

되었다. 그런데 그 종이접기가 예사 종이접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게 지어올린 롯데타워에 불시에 들이닥친 우주선 하나!

화성에 가려다가 지구에 왔다는데 그것도 대한민국 잠실이라니. 좀 더 높은 건물을

들자면 저기 중동 두바이쯤이 더 눈에 띄었을텐데. 암튼 그 우주선을 끌고 온 우주인은

실제 우주인이 아니라 앞서 한 여자가 접었다는 종이처럼 차원을 넘어서 온 복사 우주인이다.

그런데 이 우주인에게 민원을 넣거나 문의할 일이 많은 지구인들이 몰려드는데..

맘먹고 민원을 신청한 대한민국 우주군 은수는 어렵게 만난 우주인에게 민원을 넣는데...

그게 참, 수능일에 우주선을 운항하거나 떠나거나 하는 일이 없게 해달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수능일에 듣기 평가시간엔 모든 비행기가 운행을 중단하니 우주선도 예외는 없다.

 

 

지금도 인간은 소실된 몸의 일부를 로봇처럼 대체한다. 발이나 팔같은 부위에.

하지만 비행사고로 상반실이 소실된 인간에게 로봇 상반신을 붙여 재탄생시킨다?

그 반대라면 모를까. 과연 살아있을 때 그 사람의 기억까지 집어 넣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기보다 그렇게 살려내고 싶은 소망은 기형적인

생명을 탄생시킨다. 어느게 맞는 일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법이 제정되겠지.

 

우주선 안 우주인은 다리가 셋, 머리가 하나, 눈이 세 개에 팔이 여섯.

키는 한국 여자 평균 키보다 조금 큰 정도.

음 난 우주에 인간과 비슷하거나 우월하거나 조금 저급할 수도 있는 생명체가

있다고 믿는다. 물론 모습들은 조금씩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니 그 어느 행성에서 온 우주인의 모습은 저자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일 수도

있겠다. 내 살아생전 우주인을 만날 가망은 없지만 미래에 살 인간들이 만날

우주인의 모습이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9편의 단편들은 미래 인류가 만날 어떤 모습들이다. 아마 몇 편은 실제 모습일 수도

있겠다. 그 어떤 미래든 지구가 멸망하지 않고 살아남아 이런 현실들이 계속 펼쳐질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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