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데이즈
루스 웨어 지음, 서나연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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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소설의 장르를 말한다면 '로맨스'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외 주인공 잭이 펼치는 활약은 그저 사랑이 가르키는 방향대로 걷다보니 스릴러로 혹은 추리로 분류되었다고나 할까.



'펜 테스터'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해킹이라거나 다크웹이라는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잭은 남편 게이브와 함께 보완점검에 어떤 틈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일을 한다.

그 날도 게이브의 안내대로 작업을 하고 있었고 어려웠지만 결국은 일을 끝내고 집으로 향한다.

게이브에게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주문해달라는 부탁을 해놓은 참이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한 잭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게이브가 죽었다. 컴퓨터앞에서 앉아 목이 잘린채로.

잭은 남편을 죽인 용의자로 경찰에 체로되지만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탈주를 시작한다.

카드도 휴대폰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언니 헬의 도움으로 남편을 죽인 범인을 따라 가려 하지만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른다. 그 때 떠오른 인물은 바로 게이브의 절친인 콜이었다.

어려서부터 게이브와 절친이면서 같은 일을 하는 콜은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콜은 게이브가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았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하면서 잭의 탈출을 돕는다.

자신의 별장에 잭을 숨겨주고 선불폰까지 마련해주는등 아낌없이 잭을 돕는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콜의 별장에 경찰들이 몰려온다. 그제서야 잭은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한다. 게이브에게 문제가 있었고 게이브는 콜과 그 문제를 의논하려고 했다.

잭이 알았다고 해도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음모!

남편을 살해한 범인으로 잭을 쫒는 경찰중에는 잭의 전애인이었던 제프도 있다.



잭은 수년전 경찰이었던 제프와 사귀었지만 그의 집착과 폭력으로 헤어진 경험이 있다.

잭이 체포되자 제프는 호시탐탐 먹이를 노렸던 맹수처럼 그녀에게 다가와 위협을 가한다.

죽은 남편의 자리에 제프가 들어서려 하고 있다.

잭의 탈주는 처절하다.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다못해 패혈증 증세까지 겪지만 잭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 잭은 오로지 게이브가 밝히고 싶었던 진실을 향해, 그를 죽인 범인을 향해 목숨까지 걸고 돌진한다. 이 소설은 그런 잭의 8일간의 기록이다.

루스 웨어의 작품은 이미 읽어본터라 그녀의 신작에 대한 기대가 컸었고 그 기대이상을 내게 안겨주었다. 거대한 조직-정말 소설에서만 존재하기를 간절하게 바라게 되는-이 세계에 실재한다는 사실이 두렵기만 하다. 우리 모두 누군가에 의해 해킹당하는 현실.

그 음모를 향하는 스토리에 압도되지만 결국 게이브를 향한 잭의 간절한 사랑에 감동받게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로맨스'장르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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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가 있는 길
이국현 지음 / 등(도서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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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잘 걷고 있던 길을 벗어나 다른 길로 향한다는 것은 호기심을 넘어 지금까지 걸었던 그 길이 제대로 된 선택인지를 확인하고픈 마음이 아닐까.

누구나 지금 걷는 이 길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가 걸었던 시간들이 어떠했는지는 알 도리가 없지만 '여행가'로서의 새로운 길을 선택하기에는 많은 고뇌가 따랐을 것 같다.

화려하고 세련된 도시 보다는 아직 문명의 때가 덜 묻은 곳을 선호하는 것도 순박한 여정에서 덕지덕지 묻어있는 삶의 비루함을 씻어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배낭하나 메고 오토바이를 타고, 때로는 걸으면서 저자는 풍경을 보기 보다는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더운 지방이니 집들 또한 화려하거나 견고하기 지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그 속에서도 여유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큰 위안을 받은 것 같았다.

그리고 여기저기에 묻어있었던 가족에 대한 고마움, 그리움, 그리고 미안함을 발견한다.

특히 일찍 철이 든 소중한 딸에 대한 마음이 깊게 다가왔다.



가능하면 편안한 호텔보다 현지인들의 집이나 음식을 느껴보고 싶었다는 말에 저자의 여행가로서 속살까지 전하고픈 진심이 전해진다.

10여년 전 함께 했던 어머니와의 여행이 생각날 정도로 베트남 여행이 좋았던 모양이다.

지금은 요양병원에 계시다니 정말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아직까지 내 발로 걸어다닐 수 있을 때 여행을 많이 하라는 말이 이렇게 절절할수가.



때론 사고를 겪기도 하고 소매치기를 당하기도 하고 가끔은 때묻어 순박함을 잃어가는 모습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힘을 얻는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것만 같았다.

어쨌든 떠났던 사람이기에 부럽다. 나는 닿지 못한 곳을 눈으로 마음으로 담았던 여행가이기에 부러웠다. 그 부러움을 이렇게 힘들게 펴낸 책으로나마 달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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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풍경들
이국현 지음 / 등(도서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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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떠날 결심'을 해야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유는 다양하다. 출장도 있을 수 있고 정말 닿지 못했던 곳에 대한 호기심, 지인의 초대, 그리고 여기 저자처럼 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만큼 힘든 현실도 이유가 될 것이다.



오랜 교직생활을 정리하고 헛헛했을 마음이 발원이었을지도 모른다.

오래전 우리에게 스승은-그 때는 스승이었다, 교사가 아니고-신성 불가침같은 존재였다.

물론 뒤로 수근거리며 별명으로 흉도 보고 만만해보이는 여교사의 경우는 대드는 경우도 없진 않았지만 스승은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까지는 아니어도 두려운 존재라고 여겼다.

지금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 요즘 정신나간 선생도 나오고 교권침해로 교직을 떠나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한다.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것이 마치 무병(巫病)을 앓는 것 같다고 했던 유명 작가의 말처럼 아마 저자는 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뭔가가 있었던 것 같다.

나름 사람마다 여행을 즐기는 스타일이 있는데 가이드가 있는 단체여행, 혹은 철저하게 홀로 즐기는 배낭여행, 이 둘을 잘 섞은 합리적 여행등등...

몸이 오싹해질 정도의 밀림을 홀로 걸으면서 공포감을 느꼈다는 장면에서 읽는 나도 찬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래서 나는 배낭여행이 두렵다.

엊그제 봤던 유튜브에서도 일본으로 등산을 떠났던 한국 남성의 실종사건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고 홀로여행객들의 사건들이 의외로 많아서 씩씩하게 홀로 떠나는건 못할 것 같다.



초라한 행색으로 가이드를 하거나 관광객을 위한 음식을 팔고, 심지어 1달러를 외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때로는 가장의 무거움을, 자본주의의 씁쓸함을 느끼는 장면은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너무 사랑하지만 두고 온 딸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평생 고생하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는 장면에서 마음이 짠해왔다.

그게 바로 사랑인데...늘 더 해주지 못한 것들만 생각나게 하는게 가족인데.



라오스나 캄보디아같은 곳들이 여행지로 널리 알져지긴 했지만 쾌적한 여행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의 여행이 아니었다면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럼에도 화구를 챙겨 이런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다니 그것만으로도 저자의 여행은 값어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카메라를 잃어버려 스케치를 했다는 그림들과는 다르게 휙휙 힘차게 터치한 유화를 보니 왜 고흐가 생각났을까. 까마귀가 날아오르던 황금들판의 모습과 이상하게 겹치는 느낌이었다.

늘 고독했던 화가 고흐의 여운이 그림에 덧해졌기 때문일까.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와 이렇게 튼실한 여행책을 탄생시켰으니 당시의 절박함이 나빴던 것만은 아니었다고 위안하시길...

프로필을 보니 나와 동갑이어서 그랬을까. 유독 그의 여정이 마음에 깊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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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컨티뉴 - 직장을 잃고 이혼도 했는데 저승사자를 만나 부자가 되었다
최해직(권영신) 지음 / 노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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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직장을 잃고 이혼도 하고 죽음까지 맞이할 인생이라면 끝이라는 얘기다.

명상이라도 하면서 치유를 해보려던 해직은 결국 죽어서 저승사자를 만난다.

아직 죽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수많은 드라마나, 소설을 보면 죽으면 저승사자가 나온다고 하니 나중에 확인해볼 예정이다.



일단 죽고나서 저승사자를 만나면 대개의 혼들은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다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들 하는데 저승의 좋은 점이 있던가.

해직은 거대한 낫을 든 저승사자를 만나도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징징거린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뉘우치기는 커녕 변명으로 합리화하고 자꾸 억울하다고 주장한다.



저승사자는 해직에게 과거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첫 아내와 싸우던 순간들 그리고 다시 만난 연인과도 다시 싸우던 모습들. 그렇게 거울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그제서야 조금 후회의 마음이 드는 해직. 저승사자는 인간들은 죽음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다.

몸의 형태는 사라지지만 에너지는 남아 우주의 순환속에 존재한다고.

마치 불경을 읽는 느낌이라고 할까. 죽음. 윤회, 순환, 인과같은 단어는 삶을 숙연하게 만든다.



인과 없이 결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것도 사실 해직의 무능함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억울하다고만 생각하면 발전이 있을 수 있을까.

남의 탓만 하고 있는 해직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저승사자라고 해도 낫을 휘두르고 싶을 것 같다.

그나마 해직은 자신이 지나온 삶을 지켜보면서 후회의 시간이라고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 아닌가.



나는 윤회를 믿는다. 죽기전 어떤 삶을 살았는가에 따라 환생의 모습이 결정된다고.

불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윤회는 업보이다. 업을 다 닦으면 윤회의 사슬도 끊을 수 있다고 믿는데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니 나는 해탈하긴 틀렸다. 해직처럼.



인간의 거의 모두 욕망을 지니고 있다. 왜 나에겐 주어지지 않는게 많은 건지 그토록 원하는 돈은 왜 오지 않는지, 자신의 그릇은 생각하지 않고 운명을 탓한다.

해직은 저자 자신이다. 저승사자를 통해 자신을 성찰한 저자는 마음 그릇이 적은데 무엇이 담기겠냐고 반문한다. 자신이 큰 아픔을 겪었기에 터득한 지혜이니 믿지 않을 수가

없다. 내 마음그릇의 크기는 어떤지 되돌아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철학서나 종교서적같은 느낌이 드는 묵직한 자기계발서여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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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밀도
제임스 리 지음 / 등(도서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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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버킷리스트에는 세계의 멋진 도시에서 한달 씩 살아보기가 있다.

이미 오래전 소망했지만 이젠 거의 포기해야하는게 아닌가 싶다.

경제적인 여건도 그렇고 체력도 그렇게 이러저러 마음속으로만 배낭을 꾸리고 있다.



100여개국을 여행했다니 정말 부럽기만 하다. 나는 고작 4개국쯤 여행했던 것 같다.

공부하기 위해 미국, 출장으로 일본, 태국, 프랑스에 다녀온 것이 전부이다.

다행인것은 출장의 목적이 휴양지를 둘러보는 일이라 조금 한가하면서도 지친 일상에 나름 휴가를 즐기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외모나 체력의 변화뿐만이 아니라 마음속에 굳은 살이 박힌다는 표현에 너무 공감이 되었다.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아니라 무뎌지는 감정들.

어찌보면 그래서 삶이 고요해지는 장점도 있겠지만 열정 역시 식어감을 숨길 수 없다.

그래서 저자는 여행을 떠나라고 권유하는 것 같다. 신선한 자극을 위해, 지친 삶을 위해.



'나를 왕처럼 대접할 후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아 그렇지. 나는 나를 잘 대접해왔는가 되돌아본다. 그저 열심히는 살았는데..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원망만 하고 정작 나는 나를 홀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면에서 저자는 자신을 정말 잘 대접해온 사람인 것 같아 존경스럽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프러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가지 못했던 길, 내가 선택하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 때문일까.

저자가 말하는 여행의 기쁨, 설레임, 생각지 못한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여행은 인생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안에서 겪었던 일을 나도 비슷하게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 순간 내가 죽음을 많이 두려워한다는 것을,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에 후회의 감정이 밀려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저자는 여행은 '출발'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거기에 덧붙여 나는 다시 돌아오기 위한 출발이라고 적고 싶다. 여행이 잦은 저자에게 돌아온 집이 낯설기도 하겠지만 나는 늘 더 반가웠었다. 이렇게라도 짧은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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