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 창작은 삶의 격랑에 맞서는 가장 우아한 방법이다
마이클 페피엇 지음, 정미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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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살아가는데에는 여러가지 환경들이 필요하다. 가장 큰 역할은 물론 자연이겠지만 과학이나 자원같은 것들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삶의 질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

그것이 바로 예술이 아닐까.

먹을 것도 아니고 입을 것도 아니지만 인간의 삶을 더 풍성하게 해주는 중요한 예술을 만들어간 사람들을 지켜본 사람의 글을 모은 책이다.


그림에 관한 책들이 몇 년전부터 꾸준히 출간되어 오면서 제법 화가 혹은 예술가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고 무지였다. 이 책에 소개된 쟁쟁한 27인의 예술가들중 고작 내가 알 수 있을만한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고흐와 피카소와 달리.

하긴 인류의 역사에 등장한 그 많은 예술가들을 어찌 다 알수 있으랴마는 내 수준이 이정도라니.



도라는 피카소의 연인으로 자신 역시 뛰어난 예술가였지만 피카소의 화려한 여성편력덕분에 아깝게 묻혀진 예술가였다. 마치 유명 조각가인 로뎅의 연인이었던 카미유처럼 자신의 사랑,

선택으로 인해 재능을 저당잡히고 비참한 삶을 살았던 것이 너무도 비슷하게 다가온다.

도대체 예술가들, 특히 유명한 남자 예술가들은 왜 인간관계가 그렇게 지저분했던 것인지.



일단 달리라는 예술가는 외모부터가 특별하다. 개성강한 그의 삶은 남성성 상실이라는 악재조차 날려주고 듣기로 달리가 죽은 후 그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나타나 유전검사를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어찌되었든, 그의 삶은 뛰어난 예술품 못지않은 명품이 되어버렸다.

무엇보다 내가 이 책을 쓴 저자를 부러워했던 것은 1800년도에 태어나 활동했던 예술가들 몇을 제외하고 이 책의 주인공들을 만나봤다는 사실이었다.

도대체 저자의 나이가 어떻게 되길래 하고 검색해보니 저자의 생몰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예술에는 재능이 부족한 사람이라 그저 작품으로, 작가들을 존경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삶을 살지만 어떤 점에서는 너무 열정이 넘쳐 기괴하다고 할 정도의 삶을 살아야 했던 예술가들의 여정이 마냥 부럽지만은 않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인류의 역사의 자신들의 불꽃같은 삶과 작품을 남겼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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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는 집 특서 청소년문학 44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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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소설을 읽고 있자니 영국의 타임슬립 드라마 닥터 후가 떠오른다.

닥터 후의 경우는 공중전화박스같은 곳에서 가고 싶은 곳으로 떠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이 소설 '시간을 건너는 집'은 집안에 같은 흰 운동화를 신은 네 사람이 모이면 시간이 정지된다.



네 명의 아이들이 어떻게 선정되었는지는 그 집의 주인장도 모르는 것 같다.

열 여덟의 김강민, 같은 나이의 여고생 선미, 여중생인 자영과 이수.사는 곳도 다니는 학교도 각각 다른 네 명의 아이가 시간이 멈춘다는 집에 모였다.그냥 흰 운동화가 어디선가 나타났고 그 운동화를 신으면 시간이 멈추는 집을 볼 수 있다.



타임머신과는 다르게 아이들의 과거나 미래를 현재로 만들어주는 집.

말하자면 타임 하우스라는 얘기다. 이 집에 모인 아이들은 하나같이 아픔을 지니고 있다.

선미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엄마때문에 가족 모두가 고통에 빠져있고 혹시 타임하우스에서 과거로 가서 엄마를 다시 살릴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단다.




자영은 어려서부터 친했던 친구가 있었지만 중학교에 진한학 이후 자신이 왕따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친했던 아이들이 갑자기 자신을 따 시키고 인터넷같은 곳에 엉뚱한 사진과 말을 올려 공포에 빠졌다. 이수는 더 하다 아주 어렸을 때 아빠는 인터넷 게임을 하던 중에 갑자기 죽어버렸고 이수를 데려가 키웠던 엄마는 이 남자 저남자를 만나면서 이수에게 무관심했다.

이수는 어느 날 커터칼을 사서 품에 지니고 다닌다. 눈에 살기를 띄운 채.



이런 아이들을 '시간의 집'에 모은 할머니나 남자의 진짜 정체는 알 수가 없다.

사람들중에서 이런 일좀 잘 할 것 같은 사람들을 뽑은건지 신이 사는 영역에서 출장을 온것인지.

그저 아이들은 일주일에 세 번 반드시 이 집에 모여야 하고 그렇게 12월 마지막날이 오면 자신들이 원하는 방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과거의 방, 현재의 방, 미래의 방.

낯설고 시큰둥하던 아이들은 점차 친밀감을 느끼면서 서로 도와주기도 한다.

다만 강민의 기억에는 조금 문제가 있고 비밀도 있는 것 같다.

시간의 집에 오는 일을 빼면 평소와 같이 행동하지만 현실은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

시간이 지나 자신들이 선택한 방에 들어가 성공스런 삶을 살거라는 보장도 없다.

그럼에도 가지 않을 수 없는 곳. 갈곳이 그곳밖에 없는 아이들.

세상에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아이들처럼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후회하게 될 일들을 하게 되는 아이들.

그들에게 이런 '시간의 집'이 있었다면 전혀 다른 선택과 삶을 살게 될 수 있을까.

어느 길을 가야할지 방황하는 아이들의 삶을 지켜보며서 어떻게든 손이라도 잡고 싶었던 저자의 마음이 글로 나온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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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지의 힘 꿈꾸는돌 42
이선주 지음 / 돌베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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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검지에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능력이 생긴다면...난 불편할 것 같다.

딱히 써먹을데도 없을 것 같고. 잘못하면 뭘 자꾸 아작나기나 할 것 같고.

열 일곱 연지는 왜 이런 능력이 생긴것일까. 생뚱맞다.


돌이켜보면 내 열 일곱도 제법 만만치 않았던 것 같기는 하다. 세상이 온통 불공평 천지고 아직 어린 것이 사는 것도 별 재미가 없는 것 같아 시큰둥했었다.

나만 그랬나 싶었는데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열 일곱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다.

대학갈 걱정에 학폭걱정에 심지어 부모들 이혼문제까지 정말 스펙터클한 삶을 살고 있으니 말이다.



연지는 딱히 공부를 잘하지도 않고 뭐가 되고 싶다는 꿈도 없는데 검지에만 엄청난 힘이 생긴 초능력자다. 힘을 제대로 조절하기 못하면 수저가 부러지고 책상이 푹 들어가고 전혀 쓸모가 없다.

그럼에도 그 힘이 필요하다는 아이들이 있어 주고 싶다고 마음을 먹으면 상대에게 그 힘이 옮아간다.

그게 더 초능력아닌가. 암튼. 그렇게 검지의 힘을 가져간 아이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그럭저럭 해결한다.


태어난 것도 부모도 내 선택이 아니었다. 맞다. 그럼에도 시원찮은 부모를 만나 사랑 못받고 살아가는 것은 순전히 내 몫이라니 정말 불공평하고 억울한 일이 아닌가.

검지의 힘을 가지고 싶었던 아이들은 하나같이 그 억울함, 불공평함을 풀고 싶어했었다.

심지어 그 검지의 힘을 이용하여 유튜브를 찍고 TV에 출현하고 싶어했던 유익표가 허세가 쩐게 아니고 그 모습을 보고 어딘가에서 엄마가 자신에게 연락을 해올거 같아 그랬다고 했을 때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뭐든 잘해내는 것이 아니라서, 부끄러운 어른인 것 같아서.



딱 저들이 가진 나이만큼만 아프고 겪고 다시 잘 일어서서 우리보다 훨씬 나은 어른이 되길 빌었다.

세상엔 나이로만 어른이 되는건 아니라고. 그런데도 그걸 모르는 어른들이 너무 많아서 미안하다고.

아주 특이한 소재의 소설이라 제목에서부터 마음이 머물렀다.

나도 지나온 시간들인데 과도한 사랑과 관심으로 살아갈 것 같은 우리 아이들의 시간들이 아파서 놀랐다. 나름대로 저희들끼리 뭉쳤다 헤쳤다를 하면서 잘 크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그런 아이들의 아픔과 고민을 눈여겨 보지 않았다면 써지지 않았을 소설이라 저자의 깊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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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버텨라 - 직장인의 성공을 위한 응원가
안주석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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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사표를 품고 사는 직장인이 얼마나 많을까. 나도 그랬었다. 그래야 버틸 수 있었다.

정말 세상에는 '또라이 총량의 법칙'이 있는지, 갈구는 상사부터 일못하는 동료에 뒷말하는 후배까지 정말 또라이들이 모여있는 곳이 직장이란 감옥이다.



정말 묻고싶어진다. 지금 다니는 직장에 만족하시나요? 행복하시나요? 정년까지 다닐 예정이신가요?

이 대답에 YES라고 답할 직장인이 몇이나 될까.

그런 면에서 한 그룹에 35년이라는 긴 시간을 근무했다는 저자의 여정은 존경스럽기만 하다.

그 직장에 너무 만족해서? 아님 그 곳이 아니면 갈 곳이 없어서? 어떤 이유에서든지 직장에서 보면 남아서 발전했으면 하는 직원이었을 것이고 저자 역시 여기서 뼈를 묻겠노라 하는 작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 그룹이 대기업이긴 하지만 그룹중에서는 직원하게 박하기로 유명하다고 알고 있는데 아니었던가. 암튼. 말단에서 시작해서 임원으로 승진하기까지 정말 대단한 여정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무던한 성격이었을 것이고, 그렇지만 야망도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나처럼 분노조절장애를 갖고 있거나 내능력이 너무 뛰어나서 어디든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망상(?)에 빠졌던 경우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한 여정이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으니 퇴직하면 편안하게 여행이나 다니지 싶었는데 웬걸 미리 은퇴준비까지 하고 제 2의 삶을 꾸리고 있으니 이건 신발벗고 쫓아가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능력자가 아닌가. 나야 이제 그럴 기회마저 놓쳤지만 지금 언제 사표를 던질 것인지,

던질 수는 없지만 억지로 버티고 있을 사람들에게 이 책은 정말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정도의 능력, 준비가 잘 되어 있는지. 혹시 허상같은 파랑새를 쫓아 호시탐탐 새집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보기를 권하고 싶다.



자신이 꽃길만 걸어온 직장인이었다면 저자의 조언은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야전에 병사가 되어 진탕같은 길을 뛰고 가시가 박힌 벽을 넘어온 사람이기에 그의 말이 쏙쏙 마음을 흔든다.

8년을 다녔던 직장을 작년 말 그만두고 새 길을 찾아나선 딸내미에게도, 그런 동료를 바라보면 부러워하기도, 불안해하기도 하는 직장인들에게 미리 꼭 읽어보기를 바라고 싶다.

고작 하나의 보잘 것 없는 나사같은 존재일 수도 있지만 그 나사 하나가 빠지면 돌아가지 않는 존재일 수도 혹은 존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 거리에 나가면 '임대'라고 써붙인 가게들이 즐비하다. 누군가의 제2인생을 꿈꿨던 장소였을 수도 있었고 앞으로 또 그런 누군가의 꿈이 될 수도 있는 공간들이 넘치는 시대가 되면서 대출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시름에 잠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떠올려보자.

끌려가듯 출근하고 대충 월급이나 받아서 살아야겠다는 소심한 사람들이여 이 책으로 제발 자신을 점검하기를 권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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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가 보면 좋겠어요 - 엄마의 쉼을 위한 명화와 백 편의 글
이순자 외 지음 / 대경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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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정의 달 5월이 다가오면 유독 가족들에 생각이 많아진다.

이제는 어린이 날이라고 선물해줄 아이들도 없고-묵은 자식들이 결혼할 생각을 안하니 내 평생 손주가 없을지도 모르겠다-아직 엄마가 살아계시니 8일 어버이날이 아직은 유효할 것이고 스승의 날은 가장 존경했던 스승님도 하늘나라에 가셨으니 찾아갈 일이 없어졌다.


서양에서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유독 동양,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어머니에 생각이 애틋한 것 같다.

가난한 시절 모두 고생하고 살아왔지만 살림을 맡은 어머니들의 삶은 무겁고 고달프기만 했었다.

일단 늙은 부모를 봉양하고 새새끼처럼 엄마가 물어다주는 먹이를 기다리는 자식들을 위해 어떻게든 먹을거리를 만들어내야 했던 어머니들. 이 책은 세대별로 색이 조금쯤은 다를 엄마에 대한 그리움, 사랑을 담은 책이지만 한결같이 슬픔이 담겨있는 것 같다.



왜 엄마하면 기쁨보다는 슬픔이나, 고생이나 그리움같은 감정들이 먼저 떠오르게 되는 것일까.

낼모레면 40에 이르는 내 아이는 엄마에 대해 어떤 색으로 표현해줄까.

9순인 내 엄마의 색은 그저 회색이거나 무색같이 우울하기만 한데.

분명 내 엄마도 아장아장 아기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시퍼런 청춘의 시간들이 있었을텐데 괄괄한 성격이긴 했지만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했던 여자인 적이 있었을텐데..



갑자기 자식에 대한 생각이 애틋해져 전화를 하고 싶어도 혹시 바쁜건 아닌지 그저 톡이나 문자를 넣어놓고 기다리게 되는데 요즘 부모들이다.

확실히 목소리로 대화하기 보다 문자가 더 많이 오가는 시절이어서 그럴까.

우리때에는 서른만 되어도 어른같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서른도 아이처럼 덜 여물어보인다.



내 또래 세대들에게 엄마는 견디는 삶을 살아왔던 고달픈 시간을 지나왔고 내 아이들의 엄마, 즉 나와 비슷한 세대의 엄마들은 그래도 희생적인 삶을 살아온 부모덕에 열심히 배우고 사회에서 한 자리 차지하면서 열심히 살아온 시간을 지나왔다.

이제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저자, 오래전 여행했던 그 곳을 다시는 같이 못간다는 생각에 슬픔에 젖는 장면들이 애틋하게 다가오는 모음집이다.

특히 글과 함께 실린 그림들은 하나같이 걸작이다. 참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지닌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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