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굶고 하루 먹기 - 딱 3주만 반복하라
베른하르트 루드비히 지음, 박정미 옮김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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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이어트는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인 모양이다.

이 책을 지은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인류진화에 잔재로 몸에 지방을 축적하는

메카니즘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그 메카니즘에 너무 충실했던 탓인지 20대이후

지금까지 '다이어트 증후군'에 시달리게 되었다.

늘 요요현상에 시달리면서도 머리속에서는 '다이어트'라는 낱말이 떠나간 적이 없으니 말이다.

지구 어디서인가는 굶어 죽어가는 사람도 있다지만 확실히 인류는 과거의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환경속에서 비만이라는 적과 싸우고 있는 중이다.

 

지금도 서점에 나가보면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한 책들이 엄청나게 넘쳐나고 있는 것을 본다.

그만큼 이제는 잘 먹고 혹은 덜 먹고 운동하는 처방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얼마전 다이어트계에 획기적인 처방으로 등장한 '1일 1식'에 이어 '하루 굶고 하루 먹기'란

엄청난 책이 등장했다.

'굶는 날은 건강해지고 먹는 날은 행복해진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정말인지 저절로

책으로 손이 가게 된다.

그것도 딱 3주만 반복하라니...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체중계를 버려라!..한 마디로 획기전인 조언이다.

오랜 다이어트 고수인 내가 다이어트를 하기전에 가장 먼저 챙기는게 체중계였는데 말이다.

실제로 이 다이어트비법은 몇 kg이 줄었느냐가 아니고 허리 사이즈가 몇 인치 줄었는가..

하는 식의 좀 더 실질적인 기준을 도입했다.

우리가 가장 많이 했다 실패했던 다이어트들은 주로 지방을 연소하는 방법보다는 근육이나

수분의 소실로 나타나는 체중감소의 효과였기에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 내리락하는 체중계는

실제 건강한 다이어트의 동반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긴...권투선수가 시합을 앞두고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사우나를 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기존 다이어트들은 실제 지방보다는 수분을 잃는 하류의 방법이었던 셈이다.

 

'하루 굶고 하루 먹기'다이어트는 실제 근육량은 줄지 않으면서 만성 성인병까지 개선시키는

첨단의 다이어트 비법이라고 한다.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시작하는 '하루 굶기'의 첫날부터, 먹는 날 무엇을 먹었는지 기록하고

굶는 날은 가벼운 운동으로 지방을 태우면 먹는 날의 운동보다 훨씬 효과가 크다고 한다.

 

더구나 가벼운 와인 한 잔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굶어야 하는날 먹어야 한다면

먹을 수 있는 조커 카드를 이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 책을 편집한 편집자가 자신이 경험했던 이 다이어트 비법의 팁도 공개되어 있다.

 

 

어느 다이어트나 그렇지만 운동과는 궁합이 썩 잘 어울린다는 이 다이어트 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것같다.

편집자의 말처럼 '못 먹는 날'이 아니라 '안 먹는 날'이란 생각을 주입하면 몸은

훨씬 단식을 받아들이기 쉬워진다고 한다.

 

늘 내일부터 다이어트..라고 꽁무니를 빼던 내가 마지막으로 실천해야 할 다이어트가

될 것같다.

책을 덮으면서 바로 오늘부터 나는 이 다이어트를 꼭 해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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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반전 : 거짓말주의보 지식의 반전 3
존 로이드.존 미친슨 지음, 이한음 옮김 / 해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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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이 아니라면?

하물며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조차 진실이 아니라면 참 황당할 것이다.

영국 BBC의 인기 퀴즈 프로그램 Q1의 제작 프로듀서와 독서, 먹기 술 마시기를 즐기며

돈까지 잘 벌고 있다는 두 남자가 만나 이 책을 제작했다고 한다.

이들은 '진실보다 재미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진실이라면 재미있을 가능성이 더 크지만' 

이라는 생각으로 반전과 재미가 있는 퀴즈프로그램과 이 책을 만들었을 것이다.

 

 

영국인들의 이야기가 많다보니 조금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동안 알고 있던

무수히 많은 사실들이 진실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 배운 혀의 맛지도도 틀렸다고 한다. 부위별로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을

느끼는 곳이 다르다고 배웠지만 사실은 어느 부위나 똑같이 모든 맛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이 네가지 맛뿐만 아니라 '감칠맛'과 같이 풍미를 느끼는 새로운 맛도 느낀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치아의 주성분인 칼슘을 분해시키는 인산이 많이 포함된 콜라에 치아를

담가두어도 치아는 녹아 없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어느 정도 치아에 손상을 주겠지만 인산보다는 고농도의 구연산이 포함된 오렌지주스가

더 심각한 손상을 준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클레오파트라가 그리스인이라던가 스페인국가가 어떤 언어로도 부를 수없는 가사없는 유일한

국가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던 지식이었다.

더구나 가장 오래된 국가인 네덜란드 국가에 스페인 왕께 평생충성하겠다는 가사내용이 있다니

네덜란드인들의 자존심은 어디로 간 것일까.

단신이었다고 전해졌던 나폴레옹의 키가 사실은 보통정도의 키였다니 단신의 대명사에서

이제는 내려와야 하지 않을까.

 

 

물론 지식의 반전과 거짓말을 확인하는 내용도 재미있지만 압권은 출현자들의

촌철살인이 아닐까 싶다.

심장이 멈춘 사람들에게 쓰이는 제세동기를 거시기를 좀 자극하는 용도로...써보고

싶다는 조크에 어찌 웃음이 나오지 않겠는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성들에게 그 부분은 아주 민감한 사안일텐데 이런 일갈로

미화시키다니..하긴 이런 유머스런 발상들이 이 책을 탄생시키는 초석이 되었을 것이다.

전편 지식의 반전-호기심의 승리편에 이은 이 책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들이

얼마나 허술하고 거짓말 투성이였는지 확인하게 된다.

아마 이 두 악동같은 작가들은 분명 다음편을 기획하느라 궁리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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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제 나를 죽였다
박하와 우주 지음 / 예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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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보는 미드의 주제들은 거의 범죄스릴러물들이다.

FBI나 CSI, 혹은 군의 특수수사대에서 범죄인을 쫓는 내용들인데 거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인간이 저지를 수있는 수만가지의 범죄중에 같은 종족을 살해하는 범죄가 가장 큰 죄인데다가

날이 갈수록 교묘하고 참혹한 수법이 동원되는 살인마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이 책을 쓴 작가부부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검찰청직원으로 오랫동안 근무 하면서 만났던 사건들과 피해자, 피의자들의 실화를 통해 이 책의

모티브가 떠올랐을 것이다.

단순한 미스터리나 스릴러물처럼 보였던 책의 도입부분과 중간 부분을 지나면서 흔히 이런 장르의

소설에 도입되는 '밀실살인'을 연상했었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들이 오지에 갇혀있다던가 도무지 들어올 구석이 없는 방안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난다는 설정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부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전세계적으로 사형제도가 존속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하여 수십국에 이른다.

하지마 실제로 사형이 집행되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한다.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악인을 어떤 방법으로 단죄할 것인가..하는 것은 현대에 들어오면서 제도적인

딜레마를 맞고 있다. 과연 사형이라는 것으로 범죄나 범죄인을 단죄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개인적으로 나는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편이다. 심지어 중국처럼 그 죄에 상응하는 신체형부터

엄격한 사형제도를 도입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죄도, 죄인도 용서하기 힘들다는 것이 내생각이지만 과연 이런 제도가 범죄를 단죄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아마도 작가는 나와 같은 생각을 절실히 했을 것이다.

잔혹한 범죄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외상후 증후군을 앓는  10명의 피해자들은 범죄피해자학의 권위자인

장준호 박사가 운영하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치료를 받기위해 모여든다.

부녀자 연쇄살인자에 의해 결혼1주년이 되는 날 사랑하는 부인을 잃은 기자.

고등학교때 임신하여 쌍동이를 낳고 미혼모가 되어 힘들게 아이들을 키우다가 보모에 의해 아이를 잃은 여인.

사채업자에 의해 무참히 죽어간 형때문에 괴로워 하는 동생.

그중에는 사랑하는 두 딸이 납치되어 살해된 상처를 안고 있는 장준호박사도 포함된다.

 

지방의 시골구석에 자리잡은 센터는 통신도 두절된 오지인데다 프로그램 진행중 배달된 소포로 인해

끔찍한 연쇄살인의 사건이 시작된다.

살인 충동을 느껴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조디악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형수의 유골이 폭발되면서

센터의 사람들은 바이러스 감염 공포에 휩싸이고 하나 둘 씩 목이 졸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과연 상처를 안고 찾아든 범죄피해자들을 살해하는 범인은 누구일까.

'조디악 바이러스'의 외부유출을 우려한 당국은 센터를 폐쇄하고 남은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와 싸우게 된다.

심지어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사태가 일어나면서 센터의 직원마저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하는 것에 집중하다가 드디어 밝혀지는 살인자의 정체는?

스릴러나 미스터리물 꽤나 읽었다고 자부하던 나 마저도 예기치 않은 반전에 경악하게 된다.

하지만 난 이 반전의 드라마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현행법만으로는 단죄하기 어려운 극악무도의 죄인들에게 이런 십자가를 씌울 생각을 했다는게

너무도 통쾌했다. 아마 작가부부는 단지 사형이라는 것으로, 아니 그마저도 시행되지 못하는 현실의

법테두리로는 악을 근절할 수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이렇게라도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고통에 빠져있는 피해자들의 가슴을 어루만지고 싶었을 것이다.

기이한 제목이 주는 메시지는 책의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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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굿맨
A. J. 카진스키 지음, 허지은 옮김 / 모노클(Monocle)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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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J. 카진스키'의 이름은 상당히 낯이 익어서 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덴마크 출신의

영화감독 안데르스 뢰노우클라르룬과 시나리오 작가 야콥 베인리히의 이름을 합친

필명이라고 한다.

 

 

 

 

유대인들의 경전인 '탈무드'에 전해오는 '36명의 굿맨'의 신화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아주 치밀한 작품이다.

 

 

전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영화감독의 집필답게 영화를 염두로 쓰여진 것 같다.

이탈리아 베니스의 형사 토루소와 덴마크의 형사 닐스는 우연히 전혀 상관없을 것같은

살인사건을 쫓으면서 이 연쇄살인이 어떤 시스템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의심을 하게 된다.

닐스는 덴마크를 벗어나면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증상을 앓고 있고 그의 아내 카트리네는

남아공화국의 케이프타운으로 1년동안 파견근무를 나가있는 중이었고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

휴가를 남편과 보내기 위해 닐스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닐스는 비행기까지 탑승했지만 심각한 공포를 느껴 여행을 포기하고 만다.

그 무렵 덴마크는 전세계적인 기후이상을 협의하기 위한 기후협약회의의 개최로 모든 경찰인력은

그쪽으로 집중하게 되고 조울증을 앓는다고 의심되는 닐스는 심각해보이지 않는 연쇄살인사건에

투입된다.

한 편, 그동안 전세계에서 살해된 피해자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던 토루소는 역시 명예욕에

사로잡힌 서장에 의해 정직을 당하고 모든 사건 파일을 닐스에게 보내고 만다.

토루소의 어머니는 말기암을로 곧 죽음을 맞이할 상황이라 호스피스병동에 입원중이었고

토루소는 잠시 사건을 접고 어머니를 곁을 지키려고 했지만 계속되는 사건의 중심에 자신이

있음을 전혀 짐작하지 못한다.

 

닐스는 수사도중 매 세기마다 36명의 굿맨이 나타나고 정작 자신들은 굿맨임을 인식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굿맨. 세상을 구원할 선한 사람들의 존재를 쫒는 닐스는 사랑하는 외아들을 잃은 천문학자

안나를 만나게 되고 결국 안나는 그동안의 사건의 시스템에 숨겨진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이 소설은 '탈무드'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증명해나가는 치밀함과 신의 계시를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36명의 굿맨의 존재중에 34명이 살해되었고 그들의 등뒤에 나타나는 이상한 표시의 문신들.

그리고 살아있는 두 명의 굿맨들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반전들이

흩어져 있던 퍼즐조각을 완성하게 된다.

 

과연 세상에 선한 자들이 존재할 것인가.

한 점 티끌같은 죄도 짓지 않은 백설같은 삶을 사는 자들이 있긴 하는 걸까.

악으로 가득찬 세상에 누군가 이 세상을 지탱해주는 선한 자들이 있다는 것을 모티브로

충분히 영상적인 감각이 묻어나는 훌륭한 작품이다.

단지 마지막 장면, 마지막 굿맨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에서 약간은 설득력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두 작가뿐만이 아니라 증오와 악이 판치는 이 세상을 구원할 마지막 한 사람쯤은

살려놓고 싶은 심정은 우리도 같았을 것이다.

언젠가 세상에 영화로 제작되어 나온다면 원작과 비교해가면서 꼭 보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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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코스투라 2 - 가장 아름다운 스파이 샘터 외국소설선 9
마리아 두에냐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샘터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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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에 휩싸인 조국 스페인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을 엄마를 구하기 위해 만난 마커스를

사랑하게 된 시라는 자신을 배신하고 떠난 라미로에 대한 상처로 새로운 사랑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마커스는 급히 소환을 받아 떠나고 그를 붙잡지 못한 아픔을 삭인 채 사랑하는 엄마를

맞게 된다. 참혹한 전쟁으로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엄마는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회복이 된다.

 

그 사이 시라의 의상실은 더욱 번창하게 되지만 사랑하는 연인을 따라 마드리드로 떠났던 로잘린다가

몰래 들어와 시라를 만나면서 영화같은 시라의 제2의 인생이 시작되게 된다.

정부의 요직을 맡고 있는 고관대작의 부인이나 외교관부인이 드나드는 의상실은 한 마디로 정보의 보고였다.

이점을 착안하여 내전이 끝나고 세계대전이 터진 유럽의 한가운데에 있던 스페인이 어느 나라의 손을 들어주는가에

따라 전황을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친독파인 프랑코정권에 대항하여 영국에서는 자신들을 도와줄 스파이가 간절하게 필요했었고

테투안의 고등 판무관을 지내고 새로운 프랑코정권의 외무상이 된 베이그베데르의 연인이었던 로잘린다의

힘을 이용하여 새로운 작전을 펼치기로 한다.

 

테투안에서 디자이너로 성공한 시라를 스파이로 이용하기로 하고 로잘린다를 통해 포섭하기에 이른다.

아직은 세상에 나설 용기도 지혜도 부족하다고 생각한 시라는 망설이지만 조국 스페인을 위해 일하라는 엄마의

조언에 힘입어 마드리드 시내에 화려한 의상실을 열게된다.

 

 

자신의 바느질 솜씨는 소중한 정보를 전하는 암호가 되어 영국에 전달되고 시라의 의상실은 더 번창하게 된다.

어느 날 갑작스러운 명령을 받고 급히 리스본으로 파견된 시라는 전쟁에 꼭 필요한 텅스텐광산에 얽힌 독일과

무역업자간의 밀약을 밝혀내고 이 와중에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 마커스와 재회하게 된다.

 

누가 스파이고 누가 연인인지 모호해지는 가운데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 위급한 상황이 되자 급하게

리스본을 탈출하게 되는 장면역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릴이 느껴진다.

생각지도 않은 엄청난 정보를 손에 넣은 시라는 영국정보국에 의해 조종되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이제는 스스로 우뚝 서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와의 재회와 급하게 떠나야 했던

마커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해피엔딩을 암시하며 막을 내리게 된다.

 

글의 마지막 장면에 그동안 세상사람들에게 밝힐 수없었던 아버지의 존재를 당당히 밝히고

일방적으로 조종당하던 영국정보국의 사람들과 새로운 사랑을 꿈꾸게 해주었던 마커스앞에서

멋지게 한방을 날리는 장면은 이 소설의 압권이 될만하다.

"당신이 진실을 말한다면 선물을 주겠어요. 선물은 바로 나에요."

시라는 더 이상 가난한 미혼모의 딸도 아니고 미래가 불투명했던 재단보조사도 아니었다.

순진한 자신을 농락하고 떠난 남자로 인한 상처에 더 이상 숨어있지 않고 당당히 세상을 향해

자신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자신도 몰랐던 위급한 상황을 모면하는 능력을 알게되고 품위있는 여성상을 연출하면서 그녀는

스스로 아름답게 피어났다.

 

이 소설은 당시 유럽의 급박했던 상황들과 실제인물들이 등장하면서 마치 실화일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저자는 말미에 실제 인물들이 등장했던 저서등에서 소재를 추렸다고 밝히고 있고 상당부분 일치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믿어진다. 어쨋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파이였던 시라가 실존의 인물이었을 수도 있고

가상의 인물이었을 수도 있다.

스파이세계란 영원한 비밀로 묻혀져야만 하는 그림자의 세계이기에 이렇게 낱낱이 파헤쳐진 이야기들이

실화라고 믿기 어려운 점이 있긴 하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믿고 싶다.

너무도 외롭고 비루했던 여자가 세계사에 족적을 남겼을 것이라는 것 역시 흥분되는 일이겠지만

스스로를 화려하게 꽃피워 무작정 끌려다니기만 했던 운명을 휘어잡은 시라의 일대기가 너무 부럽기 
때문이다.

원래 영웅은 난세에 나온다고 하지 않은가.

이 작품 분명 누군가가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을 것같다. 멋진 영화로 다시 태어나 막연하게 그려졌던

시라의 영상을 꼭 확인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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