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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개씨 - 남자의 지극히 개 같은 습성 이해하기
임은정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남자의 지극히 개 같은 습성 이해하기'
부제의 글을 보노라면 욱하는 남자들이 펄펄뛰고 작가를 찾아내어 아작을 내고도 남을
위험한 제목이다.

'남자들의 관심은 오로지 먹는 것과 섹스하는 것'이라고 단언하는 작가의 말에 흥분하지
않을 남자가 몇이나 될까.
"저는 개라는 동물을 학교에서 정식으로 가르쳐야 할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것이 영어, 수학이 아니라 실 생활에 정말로 유용한 것들이어야
한다는 것에 200%동감하는 바이지만 '개',이른 바 '남자'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면 분명
수강자들은 '여자'가 될 것이다.
'여자' 혹은 '여우', '남자'혹은 '개'또는 '늑대'에 대해 알아보기.
'결혼 제대로 하는 법', '육아,빨래,요리 이렇게 하자' 같은 과목이 왜 없는지 나도 불만이 많다.
머리 싸매고 정확히 16년동안 공부를 하고 학위를 받아도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나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는 일은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다.
방송작가 출신의 우리의 '쏘리양'은 '서비'를 만나 불안해 하는 부모님들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 유일의 사랑이라고 믿고 결혼을 감행했다.
하지만 '서비'가 집에서 기르는 개 '써비'와 동급의 '동종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만취하여 냉장고에 실례를 하는 '서비'
똥 오줌도 못 가리는 원형생물에 가까운 개 '써비'

"왜 수컷들은 진정으로 친하고 아끼는 친구에게 이런 험한 욕을 하는 거죠?" -89p
그러게 말이다. 빚보증을 서거나 노름 빚을 갚아주는 의리를 진정한 우정이라고 믿고
'불알친구'를 외치는 이런 족속들에게 '개'와 다름이 없다는 '쏘리양'의 일갈이 그리
과하다고만 할 수 는 없을 것 같다.
토종 소셜컴머스 회사에서 MD로 근무하는 '난나다'양이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쏘리양'이다.
가슴이 자신보다 더 커진 '서비'를 '브라자'로 부르며 서서히 달콤한 신혼생활이 끝나 갈무렵
'개'의 형상으로 '서비'를 대비시키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유명 블로거가 되고 책까지 출판한다.
물론 열렬한 여성 팬들의 지지와 '개'같은 안티 남자들의 댓글을 이겨내고서 말이다.
직장에서 살아남기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전형적인 한국 가정의 며느리의 역활도 해야하는
고단한 생활인이다.
요즘 유행하는 '오피스 허즈번드'인 민준을 만나 다시금 사랑을 받는 여자로 대접받는 것에
위안을 느끼지만 민준의 본모습이 알려지면서 상처받는다.
결국 남자는 '개'같은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서비'와의 불안한 결혼생활도 결국 제자리를 찾지만 전혀 엉뚱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여자가 득세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여전히 핍박받는 여자들의 환호를 받을만한 책이다.
물론 길길이 날뛸 남자들의 항의를 감수해야겠지만.
오랜만에 실컷 웃을 수 있는 책이었다. 속이 후련하다. '쏘리양'의 '개에 대한 심오한 고찰'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주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