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하고 싶은 너에게 - 나를 깨닫는 일기 쓰기의 힘
고가 후미타케 지음, 나라노 그림, 권영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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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항상 따돌림을 받는 아이들이 있을까. 소심한 아이가 잘못일까.

괴롭히는 아이들이 잘못일까. 자존감이 낮은 아이를 위한 글쓰기 수업을 보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들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고 자존감을 높이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초등학생 때는 진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지만 중학생이 된 후 곁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주눅이 든 문어도리는 얼마 후 개최되는 체육대회에서 선수 선서를 하는 학생 대표로 뽑히게 된다.

반 아이들은 문어도리를 놀리기 위해 일부러 대표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긴장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자신을 놀리기 위해 반 아이들이 대표로 뽑았다고

생각한 문어도리는 학교를 결석하고 바닷속 시민 공원으로 향한다.

우연히 소라게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지금 심정을 하소연하기에 이른다. 아저씨는 문어도리에게 일기를 써보라고 권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쓸쓸함을 느끼게 되는데 진정한 자기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글쓰기가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문어도리에게 글쓰기, 일기는 정말 어려운 숙제이다. 방학숙제 일기에도 겨우 두 줄이나 썼을까.

아저씨와의 몇 번을 만남을 통해 문어도리는 일기를 어떻게 써 나가야 할지를 배우게 된다.


글쓰기, 일기쓰기를 하면 글을 쓰는 '나'와 그 일기를 읽는 '나'를 만나게 된다는 말.

문어도리는 아저씨와 열흘 동안 일기를 써보기로 약속하고 진솔한 일기를 써나간다.

단순한 문장에서 점차 마음을 담는 일기가 완성되면서 문어도리는 자존감을 높이게 된다.

글쓰기, 일기쓰기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써야하는지 소라게 아저씨를 통해 수업을 받는 문어도리는 진짜 친구와도 다시 만나게 되고 일기를 통해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된다. 문어도리와 오징어리는 다시 친한 친구가 된다는 스토리에 혹시 왕따를 당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른들에게도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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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행위 - 부서지는 인간, 활자 너머의 어둠 오에 컬렉션 2
오에 겐자부로 지음, 남휘정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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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면 그 작가는 분명 '읽는 행위'를 많이 해왔을 것이다.

쓰려면 일단 먼저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 작가인 오에에게 '읽는 행위'는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 평론집이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지 못했다.

부럽지만 이웃 일본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몇 나왔다. 문학부분에 수상자인 오에라는 작가는 어떤 능력이 있는지 늘 궁금했었다. 그의 작품에는 그가 걸어온 흔적들이 보였고, 심지어 그가 읽었던 작품이나 그가 추앙했던 작가의 모습까지 느껴졌다. 바로 그런 흔적들이 자신의 작품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자신의 연약함, 특히 육체적인 유약함을 감추기 위해 말을 통하기로 했다고 한다.

사실 말, 글이란 세상 모든 것보다 힘이 가장 셀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오에 역시 그런 자신의 유약한 육체를 넘어서기 위해 글쓰기를 해야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도 진솔하게 쓴 글이 나중에 읽어보면 부끄러워 지워버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오에 역시 자신이 쓴 습작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 같다.

자신이 쓴 글은 내부의 어둠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 공구라고 여겨 마치 속내를 들킨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작품들을 파기하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이 책 '읽는 행위'에 묘사된 것에는 오에의 고향인 숲과 딱 포개진다고 말한다.

그 숲에서 경험했던 일들, 읽었던 책들을 통해 오에가는 작가가 탄생한 것 같았다.

쓰는 일, 전에 '읽는 행위'는 자신의 내면속에 숨어있는 어둠을 걷어내고 현실의 빛으로 다가가는 숭고한 작업이었던 셈이다.

명성으로만 들었던 오에의 깊은 내면의 세계를 만난 시간이었다.

그가 왜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인지 그의 작품 세계에 깃든 오에의 능력이 '읽는 행위'로 부터 비롯된 것임을 볼 때, 누구나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이런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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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 - 현대판 단테의 『신곡』 오에 컬렉션 5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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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에게 누이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고양인 골짜기 동네에 살고 있는 기이 형이 대규모 사업을 벌였다고 한다. 기이 형은 늘 엉뚱한 짓을 벌이는 사람이라 주변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고향에서 함께 자란 기이 형과 K의 관계는 특별하다. 내성적이면서 문학적인 소년 K에게 기이 형은 스승이었고 친구였고 어린시절부터 K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K가 소년에서 성(性)에 눈을 떠가는 과정에서도 기이 형이 말하자면 스승이었다.


K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그 무렵 대학을 졸업한 기이 형은 대도시를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가업을 물려받은 후 기어이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만다.

당시 일본은 전쟁중이었고 많은 남자들이 전장으로 끌려간 상태였다.

기이 형은 동네 사람들을 상대로 전장에 나간 남자들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점을 봐주기도 하고 소년 문학가인 K의 작품을 비평해주기도 한다.


고향의 물길을 가두는 제방을 쌓는 일은 찬성파와 반대파가 대립하게 되고 전쟁이 끝난 일본의 정세 역시 우파와 좌파가 나누어 시위와 폭력이 이어지는 중이다.

기이 형은 고향에서 근거지 운동을 펼치면서 연극무대를 올리기도 한다.

그 사이 K는 대학을 졸업하고 유명 영화감독의 딸인 오유와 결혼식을 치른다.


K는 전업작가로 돈을 벌게 되었지만 그가 쓴 몇 편의 작품이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어 어느 출판사에서든 그의 작품을 출간해주겠다는 곳이 없다.

결국 K는 누이동생과 기이 형의 설득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큰 아들이 기형아로 태어나게 되고 기이 형은 병을 얻어 수술을 하게 된다.

긴 수술을 마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기이 형에게는 또 다른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

이 소설이 오에 자신의 자서전인지 픽션인지 잠시 헷갈린다.

실제 이 소설의 기이 형은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소설의 무대나 스토리는 오에 자신이 태어난 곳이고 겪은 일들이다.

전쟁중이었던 일본, 전후의 일본의 정세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그려져있다.

아마도 오에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겪어온 시간들과 만나고 싶었던 것 같다.

주인공 K를 통해 자신을 덧입힌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에의 작품이 어떤 영향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도 유추해볼 작품이나 작가들이 등장한다. 오에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의 자서전 같은 이 소설을 꼭

읽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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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본 것 - 나는 유해 게시물 삭제자입니다
하나 베르부츠 지음, 유수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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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를 즐기다가 거의 파산지경에 이르른 케일리는 레즈비언이다.

방탕하게 살아온 것은 아니었지만 전 여친의 취향에 맞춰주느라 흥청망청 돈을

쓰다가 정신을 차리고 헥사라는 회사에 다니기 시작한다.


헥사는 유해게시물을 삭제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인터넷이나 SNS에서 떠돌고 있는 수많은 유해게시물들이 있고 그 게시물들을 없애야 하는지를 판단해서 지우는 일을 한다.



세상에는 정말 할일 없는 사람, 개념없는 사람들이 넘친다.이런 게시물을 만들어 올리는 사람도 미친 사람들이고 찾아 보는 사람들도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케일리 같이 돈이 급한 사람이 할 법한 일거리가 생겨 좋은 면도 있다고 할까. 월급은 쥐꼬리만 하고 일을 하는 공간도 형편없다.쉬는 시간까지 타이머로 체크하는 거지같은 곳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시흐리트라는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난 것도 좋은 점이다.

케일리와 시흐리트는 동거를 시작하고 가끔은 그 거지같은 회사에서도 밀회를 즐긴다.

집에서 하는 것과는 다른 스릴이 있다고나 할까.

어쩌면 유해 게시물을 검토하는 '콘텐츠 감수자'의 일이 연애를 부추기는건지도 모르겠다.

다소 스릴있는 영상을 보면서 자신도 닮아간다고나 할까.

이 소설은 화자가 누구에겐가-아마도 정신과의사나 심리학자-에게 자신이 겪어온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지금 이 시대, 지구 어디쯤에선가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들.

누군가는 유해게시물을 만들고 누군가는 지우고, 때로는 흉내도 내보는 그런 일상들.

결국 케일리는 자신의 무모함으로 시흐리트와 이별하고 여행을 떠난다. 과연 케일리는 그 여정에서 어떤 해답을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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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끊기의 기술 - 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 거짓 통찰의 함정들 12
헤닝 벡 지음, 장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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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물론 인간만 생각하는 기능이 있다고는 믿지 않지만 암튼 이 생각하는 기능이 인류를 이곳까지 이끈 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다른 종들에 비해 뇌의 기능이 더 우수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이 뇌의 비상한 능력들 덕분에 다른 종들에 비해 더 많은 발전을 누렸고 지금의 번영을 이끌어 온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의 질문처럼, 인류의 발전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여겨지는 현재, 우리는 행복한가.

전쟁과 가난을 경험했던 실버세대들 중에는 과거가 더행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왜? 이제 배도 곯지 않고 더 많은 것들을 누리는데. 젊은 세대가 보면 이해되지 않는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 땅에서 쳐다만 보던 별을 향해 날아가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기후위기로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현상으로 피해가 속출해도 바로 내문제가 아니라면 먼 산 쳐다보듯 하기도 한다. 아주 많은 것들을 가진 사람들에게 만족이란 존재하는가.

갖지 못한 사람들이 오히려 안분지족의 삶을 사는 경우가 더많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방에도 10년 안에 다시 들춰보지도 않을 책들과 물건들이 그득하다.

그럼에도 덜어내지 못하고 쌓아놓기만 하는 이런 욕망은 혹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인걸까.


저자가 던지는 12가지 질문에 나는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내가 그토록 집착하면서 머리에 집어 넣었던 지식들이 나의 삶을 더 낫게 해주었던가.

세상 돌아가는 일들에 대해 나는 다 이해하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을 기준으로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가.

우선 이 질문들에 대한 답만 보면 지식이 내 삶을 더 행복하게 해주었다고 단언할 수없다.

세상 돌아가는 일중에 내가 이해못할 일이 더 많다.

AI같은 과학적 발전이 인류를 더 행복하리라는 예상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리는 미래는 어둡다. 이미 그 징조가 시작되고 있다고 믿는다.


나이가 들면 세상일과는 조금 거리를 두면서 관망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누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일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주변을 더 의식하게 되었다.

그만큼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시간이 늘어난 탓일 것이다.

이래서 이 책의 제목처럼 '생각끊기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리다.

저자의 조언처럼 머리속을 훌훌 털어버리고 맑게 살아가고 싶다. 가능할지 모르지만.

걱정없이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럼에도 우리는 90%는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때문에 감정을 소모하고 쓸데없는데 뇌를 할애한다. 바로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라는게 입증되는 것이다.

똑똑하다고 자만하지 말지어다. 지금 차곡차곡 쟁여진 내 머리속 정보중 상당수는 거짓이고 꺼내쓸일도 없는 것들일 수 있다. 그러니 덜어내고 털어내고 청소해보자.

왜 그래야만 하는지는 이 책에 해답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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