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불량한 반란 - 얌전히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성상용 지음 / 작가와비평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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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정의로만 본다면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바로 지금 이 시기, 사람의 나이로 보면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에 이르는 시기라니 나에게 청춘은 아련하게 먼 시간이 되었다.

흔히 나이든 사람들이 마음이 청춘이다라고 우기지만 세월에 장사가 있겠는가.



100세시대에 60은 노인이라고 하기에 억울한 나이이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에 60세를 '어르신'이라고 표현해서 화들짝 놀랐었다. 아 내가 벌써 어르신 소리를 들을 나이가 되었단 말인가.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지내는 나는 지방에 갈 때면 우리나라가 많이 늙어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버스를 타면 내가 제일 젊다. 보통 지팡이를 집은 노인들이 대부분이고 오르 내릴 때도 힘겨워한다.

이제 곧 나도 저런 모습이 되겠구나 싶으면 많이 서글퍼진다.



칠순의 나이대를 살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저자의 불량한 반란론을 읽다보니 아 저 나이대의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보다 생계를 위해, 가족을 위해 헌신해온 세대임을 기억해냈다. 전후 가난을 이기고 오로지 배움으로 삶을 개척해온 선구자같은 세대가 아닌가. 그러니 열심히 일하고 은퇴를 해서 정말 하고픈 일들을 하는건 당연하다.



방송국 PD가 되고 싶었지만 대기업 삼성에 입사했다니 실력도 대단했던 인재였다.

세계적 대기업이 된 삼성의 이병철회장과의 일화나 초기 삼성의 구인일화들을 보니 지금 우리나라의 발전이 일요일에도 출근할 정도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새벽에도 배송이 끊이지 않는 쿠팡을 벌써 몇 십년전 구상했다니 아이디어맨이 분명하다.

돈을 더 많이 벌 기회가 있었지만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하니 괜히 내가 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런 아이디어가 있었더라면 지금 다른 길에 서 있을텐데 말이다.



친구들과 고스톱도 치고 골프도 치고 이제 재능을 발휘해 글까지 쓰고 있다니 이건 정말 대단하고 찬란한 반란이 아닐까.

60대인 나도 친구 몇 명의 부고를 받아들었다. 오는 것은 순서가 있지만 가는 것은 순서가 없다더니 친구들과 오래 수다떨어야 하는데 점점 사라지면 어쩌나 싶다.

'얌전히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는 말에 공감이 밀려온다.

살아보니 정말 눈 깜작할 정도로 시간이 순삭해버렸다. 열심히 살아왔고 덕분에 잘 살게된 지금을 마련해준 선배들에게 깊은 감사를 보낸다.

그리고 열심히, 더 불량한 반란을 일으키며 살아가시라고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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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았습니다 - 삶과 죽음 그 너머의 경이로운 이야기
박진여 지음 / 김영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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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과 내세를 믿는 나로서는 정말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내가 생각해왔던 삶과 죽음, 과거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큰 위안을 받았고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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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았습니다 - 삶과 죽음 그 너머의 경이로운 이야기
박진여 지음 / 김영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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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은 사람간의 스침조차 예정된 것이라는 뜻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꼭 사람간, 혹은 사람과 동물간에만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이 나라에 무슨 불운한 기운이 있는지 연일 안타까운 사건만 이어지는 가운데 우울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나를 힘들게 하는 나날이었다.

큰 기대없이 나에게 온 이 책이 나를 각성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누군가를 전생을 읽는 리더라는 저자의 말을 믿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개 신과 인간과의 소통을 관장하는 샤먼들은 연륜이 있어보이거나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가지고 있기에 나같이 기가 센 사람들은 한 눈에 알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사진으로 본 저자의 모습은 어여쁘고 젊은 모습이라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거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우주와 지구, 그리고 삶과 죽음, 인간과 인연등에 대한 생각들이 그대로 맞아떨어져 너무 놀라운 충격을 받았다.

내가 저자처럼 누군가의 전생을 리딩하거나 미래를 볼 수는 없지만 그녀가 전하는 인류의 시간들이나 생명의 유한함같은 것들은 내가 생각하던 딱 그대로였다.

육체는 소멸하지만 영혼을 유한하고 윤회를 거듭한다거나 과거의 인연을 따라 환생을 결정하고 카르마를 상쇄하는 일 같은 것들은 평소 내가 생각해왔던 신념이었다.



개에 물렸던 기억때문에 너무나 싫어했던 개가 우연하게 내 품에 들어오면서 나는 우리 '토리'를 너무 사랑하게 되었고 '너는 어떤 인연으로 내게 왔을까'묻곤 했었다.

저자가 리딩했던 사례자처럼 내가 전생에 오스트리아 왕족은 아니었겠지만 분명 토리는 내 전생에 나와 깊은 인연이 있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죽음의 시간이 더 가까워짐을 깨달아가면서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큰죄를 지은 것은 아니었지만 인식하지 못했던 죄업이 분명 있을 것인대 내세로 향하는 그 길이 고통스러우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다가온다.

먼저 세상을 떠난 두 동생에 대한 회한과 지금도 방황하는 아들때문에 내 전생의 죄가 크구나 하는 슬픔으로 우울해지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전생의 업을 다 닦고 영원한 안식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이번 생에도 틀린 것 같다.

하지만 남은 시간 나와 연이 닿았던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잘 마무리하려고 애써야할 것 같다.

언젠가 내가 우주 한 가운데 서서 지구쯤으로 보이는 별을 바라보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절대 꿈이 아니었고 나는 그저 육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나로 짐작되는 어떤 에너지가 정적의 그 공간에 떠있었던 희한한 경험.

인간의 욕망으로 병들어가는 지구를 보면서 멸망의 시간들이 더 앞당겨 올까봐 걱정하면서 환경을 보호해야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이 생에 더이상의 업을 짓지 말고 평안하게 돌아가기를 기원하는 저자의 마음에 큰 위안이 된 시간이다. 언제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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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라, 당찬 외교
안문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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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국가적 위기가 닥쳤다. 대통령 탄핵위기도 그렇고 민감국가라는 듣도보도 못한 상황에 처했다고 하더니 산불에 온 국토가 불타고 있다. 정말 사방에 우울한 소식뿐인 현실이다.



반도의 작은 국가 대한민국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작금의 현실은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해결책은 무엇일지 암담하기만 하다.

얼마전 고려 현정에 대한 드라마가 나오면서 당시 서희의 외교에 대한 스토리에 감동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나라가 작을수록, 외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트럼프가 다시 등장하면서 세계는 요동치고 있다. 각국은 비상이 걸렸고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자국의 이익을 위해 트럼프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누구를 통해 외교력을 발휘해야하는가.

고령만 아니라면 이 책의 저자를 내세우고 싶어진다. 저자의 소중했던 경험이라도 끌어다 쓰고 싶은 심정인 것이다.



앞으로 뜰 나라중 하나로 꼽히는 베트남의 역사와 '대나무 외교'를 보니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된다. 거대한 미국과 전쟁을 해서 이긴 거의 최초의 나라 베트남.

공산국가인데다 전쟁의 상흔을 지닌 베트남이 우리 '한강의 기적'처럼 이렇게 번성하고 있으리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호치민이라는 인물의 과감한 정책이, 외교력이 나라의 운명을 어떻게 끌고 가는지를 증명해보이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대구전쟁을 보면서 군대도 없는 나라가 대 영국과 한 판하는 모습은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들게 한다.

어차피 군대의 힘으로는 당할 상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절체절명의 순간 외교력을 발휘했다는 아이슬란드의 지혜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없을까.

절절매는 외교가 아닌 줏대있는 외교, 결기 넘치는 외교를 이끌 리더가 간절하다.

격랑의 바다위에 흔들리고 있는 우리나라가 어디로 갈 것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두렵기만 하다. 작지만 당찬 외교로 우뚝 선 다른 나라의 역사를 보면서 깊은 감동을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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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데이즈
루스 웨어 지음, 서나연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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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소설의 장르를 말한다면 '로맨스'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외 주인공 잭이 펼치는 활약은 그저 사랑이 가르키는 방향대로 걷다보니 스릴러로 혹은 추리로 분류되었다고나 할까.



'펜 테스터'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해킹이라거나 다크웹이라는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잭은 남편 게이브와 함께 보완점검에 어떤 틈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일을 한다.

그 날도 게이브의 안내대로 작업을 하고 있었고 어려웠지만 결국은 일을 끝내고 집으로 향한다.

게이브에게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주문해달라는 부탁을 해놓은 참이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한 잭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게이브가 죽었다. 컴퓨터앞에서 앉아 목이 잘린채로.

잭은 남편을 죽인 용의자로 경찰에 체로되지만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탈주를 시작한다.

카드도 휴대폰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언니 헬의 도움으로 남편을 죽인 범인을 따라 가려 하지만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른다. 그 때 떠오른 인물은 바로 게이브의 절친인 콜이었다.

어려서부터 게이브와 절친이면서 같은 일을 하는 콜은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콜은 게이브가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았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하면서 잭의 탈출을 돕는다.

자신의 별장에 잭을 숨겨주고 선불폰까지 마련해주는등 아낌없이 잭을 돕는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콜의 별장에 경찰들이 몰려온다. 그제서야 잭은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한다. 게이브에게 문제가 있었고 게이브는 콜과 그 문제를 의논하려고 했다.

잭이 알았다고 해도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음모!

남편을 살해한 범인으로 잭을 쫒는 경찰중에는 잭의 전애인이었던 제프도 있다.



잭은 수년전 경찰이었던 제프와 사귀었지만 그의 집착과 폭력으로 헤어진 경험이 있다.

잭이 체포되자 제프는 호시탐탐 먹이를 노렸던 맹수처럼 그녀에게 다가와 위협을 가한다.

죽은 남편의 자리에 제프가 들어서려 하고 있다.

잭의 탈주는 처절하다.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다못해 패혈증 증세까지 겪지만 잭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 잭은 오로지 게이브가 밝히고 싶었던 진실을 향해, 그를 죽인 범인을 향해 목숨까지 걸고 돌진한다. 이 소설은 그런 잭의 8일간의 기록이다.

루스 웨어의 작품은 이미 읽어본터라 그녀의 신작에 대한 기대가 컸었고 그 기대이상을 내게 안겨주었다. 거대한 조직-정말 소설에서만 존재하기를 간절하게 바라게 되는-이 세계에 실재한다는 사실이 두렵기만 하다. 우리 모두 누군가에 의해 해킹당하는 현실.

그 음모를 향하는 스토리에 압도되지만 결국 게이브를 향한 잭의 간절한 사랑에 감동받게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로맨스'장르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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