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의 격변기속에 내몰렸던 벤야민은 그 곳 호텔에서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고 한다.
미국으로 망명하려고 프랑스의 국경을 넘기 위해 도착한 곳에서 국경의 문이 닫혔음을 알고 절망했을 것이다. 전쟁을 일으킨 독일 태생의 작가가 독일을 피해 국경을 넘고자 했다니.
암튼 벤야민의 시신도 없는 상징정인 빈무덤앞에서 미나는 오열한다. 그녀를 지켜보던 장은 키스하고픈 열망에 갈증을 느끼지만 그저 안아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장은 미나를 많이 알고 있었고 늘 쫒고 있었지만 미나에게 장은 그저 지인일 뿐이다.
윤중과도 뜨겁지 않다. 묘한 삼각관계가 독자를 목마르게, 그리고 쓸쓸하게 만든다.
부산에 갈테니 꼭 같이 가달라고 부탁했던 장의 비밀을, 그가 죽고서도 1년이 지난 후에야 알게된 미나같이 무심한 여자를 왜 사랑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너무 한참만에야 이 소설을 완성했다는 작가 함정임이 미나를 닮지 않았으면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