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버리기 연습 - 한국어판 100만 부 돌파 기념 특별판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에 우연히 이 스님의 이름을 알게되었고 저서를 한 권 두 권 읽어나갔었다

그 시절 이 책은 두 권짜리였던 걸로 기억난다

올해 100만부 기념으로 이렇게 근사한 디자인으로 한 권의 책이 나와서 소장해두고 마음속이 번잡스러울 때마다 펴보면 좋을 거 같다

우리나라에 혜민스님과 자주 비교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나는 헤민 스님의 저서보다 이 분의 저서를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읽었었다

내가 이분의 책을 처음 접했을 때 혜민스님의 존재조차 몰랐었다


이분은 일본 최고의 대학인 도쿄대학을 나온 엘리트 스님으로 이름을 알렸다고 한다

나는 특히 "흔들리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답답하게'를  참 좋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생각 버리기 연습"이라지만 사실 살아있는 사람이 생각을 버린다는 것이 가능할 것일까 하며 그때도 품었던 의문이 다시 생각났다

우리는 모든 감정에서 원인을 외부에서 찾지만 저자는 그것들은 현상이라는 사실 자체에 불구하고 그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 상황이나 사람이 아는 그것들을 보고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마음의 충동 에너지 중 가장 큰 세 가지가 탐욕, 분노, 어리석음이다."

탐욕하면 뭔가 큰 것을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는 칭찬을 들을 때 좀 더 듣고 싶은 마음을 탐욕이라고 한다

처음엔 이 정도가 무슨 탐욕인가 생각했지만 생각해보면 인간의 인정욕구는 처음에는 작게 시작되지만 나중에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탐욕을 부르게된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는 거 같다

반대로 듣기 싫은 말은 분노의 대상을 밀어내고 배제시키려는 분노의 번뇌에너지를 활성화시킨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생각 버리기 연습은 생각 자체를 안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가장 적절하고 필요한 일만 생각하는 것, 쓸데없는 사고와 헛된 사고를 버리는 것"을 말하는 것인거 같다

쓸데없는 생각을 깨닫는 힘을 불교에서는 염력이라 부른다고 하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염력과는 의미가 많이 다른 거 같다

"일상의 습관을 다잡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명상이나 수양이라고 하는 것들이 생각해보면 자신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연습들인 거 같다


우리의 뇌가 분노를 기분좋은 자극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불교에서 말하는 신선계'는 외워두고 명상을 하면 스스로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특히 불기어, 불악구와 부진애는 한자까지 외워서 자주 쓰면 말을 조심하면서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상대방에게 의미없는 것은 모두 쓸데없는 것"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우리는 쉽게 간과하는 거 같다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할 때 이것만 의식해도 나의 시간과 에너지도, 상대방의 시간과 에너지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하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입버릇처럼 하는 것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일본어를 배울 때 가장 많이 하는 "아리카타이" 그 진정한 의미를 이 책에서야 처음 알았다

아리(あり-있기)+ 가타이 (かたい-어렵다) 가 합쳐진 말 즉 있기 어려운 말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습관처럼 아라가토고자이마스를 외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니 묘하게 그것이 예의바름이 아닌 그저 자신의 속이기 위한 입버릇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막연하게 감사하다가 아니라 저자의 조언처럼 진정으로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전할 수 있는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할 거 같다


"일상생활 중에도 소리를 내지 않고 행동하는 연습을 한다"

앞으로도 아니 지금 이 순간부터 이 말을 새기고 내가 세상에 일으키는 소음들을 줄이는데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화가 나면 평소보다 더 차분해지는 사람들은 스스로 화가 났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하며 평소에도 감정을 억압하며 지내는 사람이라는 이야기에 조금 의아했지만 이해가 가는거 같기도 했다

화가 나는 순간까지도 감정을 억압하는 그 모습을 지금까지 나는 어른스럽다, 점잖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보이는 풍경이 아닌 보고있는 풍경으로 바꾸어 보면 지루한 풍경도 신선해보이고 집중력도 커진다고 하니 이 부분도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거 같다

잠깐씩 기분에 휘둘려 처음에 계획한 순서를 흐트릴 때가 있는데 그러지 말아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충동이 항상 마음에 부담을 준다"

저자의 자전거 이야기는 솔직히 와닿지 않지만,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충동이 마음의 부담을 주는것만은 맞는 거 같다

사람들이 돈을 모우거나 물건을 수집하는 이유가 가지고 있을 때 자신의 가치가 올라간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돈을 쓰는데도 몽에 좋은 것이나 살아가는데 기초가 되는 것에는 제대로 돈을 쓰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무조건 싸고 저렴한 물을 사서 돈을 아끼는 것은 어리석은 소비 방법이라는 것이다

약한 사람, 불쌍한 사람을 보며 동정을 느끼고 일으켜 세워주는 일은 기분 좋고 맛있는 먹잇감을 대하는 하이애나의 습성과 비슷하다는 아마 자신들의 친절함에 만족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기 싫은 내면을 저자는 딱 집어서 말하는 거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고 싶지 않고, 인식하지 못하지만 '동정'이라는 감정은 자신과 비교해서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느끼는 자기만족(우월감)의 또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타인에 대한 걱정을 저자는 "자기 맘대로 즐기는 취미활동과 같다"고 냉정하게 들리지만 가장 정확한 해석을 이야기한다

타인을 걱정하는 자신을 보며 자신은 친절한 사람이라며 자신의 위선에 가기 만족을 느끼는 것이리라 생각되기도 한다

이케가와라는 과학자와의 대화 부분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일수록 개그 프로그램을 좋아한다는 저자의 말에 솔직히 뜨끔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개그 프로그램을 찾아서 보고 있는 나의 내면을 바로 들여다본듯한 느낌이었다

나 역시도 내가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지도 않고, 인지하지도 못한 척하며 지내는 것을 들킨 기분마저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집중"은 아주 기묘한 상태라고 한다

요즘은 집중력을 높이는 약까지 등장하는 등 요즘 사람들은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만약 인간이 자연에서 살았던 시대로 돌아간다면 주위를 분산시켜 놓지 않고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면 적에게 공격을 당하기 딱 좋을 것이다

집중이 부자연스러운 상태이며 이 상태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인간이 기묘한 생물이라는 뇌과학자의 말은 참으로 신선했다

집중력이 부족한 것이 이상한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안심이 되는 것은 요즘들어 집중력이 너무 떨어져서 고민이었는데 위안과 위로가 되는 거 같다


오랜만에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저서를 읽었다

많이 힘들었던 그 옛날에 나는 이분의 저서를 읽으면서 많은 위로와 도움을 받았었다

시간이 많이 지난 그때 받은 위로와 조언들이 세월에 잊혀지고 바래질 때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코이케 스님의 조언과 위로들이 나와 같은 고민에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다시 만난 "생각 버리기 연습"의 후기를 마친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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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행방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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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설원 시리즈 중 하나라고 하길래 스키장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나 살인사건 같은 것을 상상했었다

그런 이야기들을 기대하며 읽기 시작해서 그런지 젊은 남녀들의 사랑 이야기에 솔직히 좀 당황했다

동거 중인 애인의 결혼 이야기에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지만 상대의 유도신문에 걸려서 결국은 결혼을 하기도 한 고타는 연인이자 예비 신부 몰래 소개팅을 한다


소개팅을 한 것도 모자라 소개팅녀와 일박으로 스키장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마지막이라 스스로를 위로했던 이 스키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온 자신의 애인을 만나게 된다

스키 장비로 인해 얼굴을 가린 채 그런대로 지나가나했는데 소개팅녀가 자신의 애인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반가워한다

두 사람은 고교 동창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연인이 소개팅녀에서 결혼할 상대라며 고타의 사진을 보여준다


다음 이야기에서 등장인물들은 호텔리어들로 바뀐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여섯 명의 남녀들이 함께 스키장에 온다

하지만 속셈은 각자 다르다

자신의 연인이 있으면서 여자 후배를 노리고 있는 매너남이자 바람둥이 미즈키

그의 연인 아키라

미즈키의 친구이자 새로 들어온 여직원에게 고백하기 위해 준비 중인 히다

그들보다 후배로 쓰지무라와 미즈키에게 노려지는 어러버리녀 마호까지


히다를 위해 미즈키가 계획을 세우지만 그 계획의 결과는 처참하다

아키라는 미즈키에게 빼앗기고 다시 또 고백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여자를 전연인이었던 고타에게 넘겨주는 꼴이 되고 만다

그리고 쓰지무라와 마호가 연인이었으며 곧 결혼할 거라는 이야기에 마호를 노리던 미즈키는 허탈해진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는 문득 셰익스피어의 한여름의 꿈이 생각난다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 버전의 한여름의 꿈인거 같다

마지막 장면에 고타를 향한 모모미의 복수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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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중국어 단어장
진윤영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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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국어를 시작한 것은 정말이지 우연이었다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은근히 늘어난 한자들이 그냥 아까워서 조금씩 시작하게 되었다

그래도 일본어에 비해 기본서도 공부하고 드라마나 노래도 들으면서 발음이나 어휘력도 늘릴 생각이었지만 일본어와 달리 중국어는 만만치가 않았다

문장은 어느 정도 기본 패턴만 알면 간단한 생활형 문장은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어휘력이었다


너무나 턱없이 모자라는 어휘력은 서서히 중국어에 대한 흥미마저 잃게하기에 충분했다

이 책의 서명이 바로 "나의 첫 중국어 단어장" 말 그대로 이 책에 나의 중국어 어휘력을 채워줄 내 인생 첫 중국어 단어장이다

일단 목차를 확인하면서 파트별로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처음에는 하루에 한 단락은 가능할거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나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아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자기소개의 부분에서는 직업, 나이를 말하는 숫자, 동물, 국가, 취미 등등 중국어를 말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단어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쇼핑이나 음식점, 병원 파트에 나오는 같은 부분들은 필요하지만 일일이 찾기 힘들었던 단어들을 한 번에 확인하고 문장에 맞게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

일단 단어를 읽고, 쓰고, 발음을 듣고 확인하고 다시 한번 쓰고 읽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단어 5개마다 나오는 단어 사용방법은 처음에는 역시나 단어를 넣어서 읽어보고 난 뒤에 노트에 각각의 단어를 넣어서 문장을 만들어서 노트에 한 문장씩 필기를 했다


파트의 끝부분에 체크체크 파트는 단순하게 문제에 맞는 단어만 확인하는 것이 그치지 않고 단어를 적으면서 의미를 알고 있는지 일일이 적어보면서 앞서 공부했던 단어들을 다시 확인하며 공부하는 것이 괘 유용했다

예문들이 모여있는 뒷부분도 한 문장씩 읽고 노트에 적기를 반복했다

문장 듣기를 반복하는 것도 중요하고 한 파트의 문장들이 귀에 익을 때까지 반복해서 듣는 것이 좋은 거 같다


중국어 어휘력이 좋다면 이 단어장으로 자신이 몰랐던 단어들만 확인하면서 공부하는 것도 괘 도움이 될 거 같고 실력이 안되는 나같은 수준의 어휘력이라면 나와 비슷한 방법으로 단어와 문장을 몇 번이고 직접 노트에 쓰고 문장이 입에서 바로까지는  아니더라도 들으면 알아들을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듣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

막연하게 부족한 중국어 어휘력에 그저 답답해만 했었는데 이 단어장을 공부하면서 부분별로 상황별로 필요한 단어도 많이 알게 되었고, 아는 문장은 다시 체크하고 새로운 문장들도 많이 공부할 수 있어 유용했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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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
이쓰키 유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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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힐링 소설인가 했었다

하지만 소재가 독특해서 더욱 읽어보고 싶어졌다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되살린다는, 어쩌면 과학의 발전이 이룬 가장 최첨단이 바로 이 인공지능이고 또 인간이 가장 원하는 것이 죽음을 정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그리운 사람과 만나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를 잃어버린 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니 만약 이것이 실제로 가능해진다면~~   


게임을 만들던 천재가 자신의 게임 안에서 죽었다

미즈시나 하루~

그녀가 죽은 지 6년이 지나서 우연히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된 구도 겐은 그녀를 모델로 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인공지능 바둑과 인공지능과 대화하며 실생할에서는 받지 못하는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인공지능을 계발한 그에게 이 프로젝트는 다른 시작을 위한 전초전이었다


그가 아는 것은 그녀가 자신이 만든 게임 안에서 자살했다는 것~

자신의 게임을 하던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게임상에서 좀비로 분한 자신을 죽이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녀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재현해내기 위해 시작된 조사를 하면 할수록 미즈시나 하루라는 인물은 신비롭게만 느껴진다

실제 그녀를 죽인 드론을 조종했던 청년을 만나 그녀가 만들었던 게임을 받아서 해보고 그녀의 연인이라는 남자들을 찾아서 이야기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고교 동창으로 매스컴에 나온 그녀와 함께 사진에 찍힌 인물들도 찾아낸다


그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그녀의 연인은 "아메'였다

그녀에 대한 자료가 너무나 부족한 상태에서 아메만이 그에게 유일한 희망이었다

막연하게 시작했던 미즈시나 하루에 대한 조사는 구도에게 어느새 사람과 집착으로 변한다

6년 전에 죽은 미즈시나 하루를 사랑하게 된 남자와 그런 그를 막고 싶은 보이지 않는 협박범인 그녀의 연인 아메

결국 아메의 정체를 알아내고 그녀가 마지막으로 아메에게 보낸 게임 속에 숨어있던 메시지도 찾아낸다


처음에는 자신이 원했던 죽음의 형태로 죽어서 끌렸지만 이제 구도는 인공지능으로나마 그녀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털어서 사랑하는 하루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내지만 그는 자신이 주인이 아님을 안다

아메에게 자신이 만든 하루를 돌려주고, 실연을 한다

저자가 프로그래머가 그런지 게임에 대한 이야기며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가 사실감이 있어 좋았다

최근에 읽은 소설 중에 가장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읽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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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추리 조선사 -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에서 사도세자의 뒤주까지, 가정과 추론으로 재구성한 조선 이야기
김종성 지음 / 인문서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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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라디오에서 역사 드라마는 결말을 알면서도 보게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극" 나도 정말 좋아한다 

요즘은 우리나라 사극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사극까지 국적을 불문한 사극은 역사 책 속의 인물들을 살아있는 모습으로 느낄 수 있고 그 당시의 의상이나 작은 소품들 등도 고증을 통해 볼 수 있는 흔히 않은 기회이다

특히 요즘은 이 책처럼 "-만약에" 하는 이야기가 붙은 판타지성이 풍부한 퓨전사극들처럼 볼 거리가 많은 거 같다


우리는 역사책을 보거나 사극을 보다가 "만약에 저 상황에 저렇게 하지 않았다면..."하는 아쉬움과 또 다른 상황에 대해 상상을 하곤한다

이 책은 우리가 말하는 그 만약에~ 를 주제로 만약에 이랬다면~ 우리 지금 알고 있는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말해준다

여기서 등장하는 30가지의 만약에들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하고 궁금해했던 것들이기도 하다

부분부분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보다 나은 역사를 기록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되지 않아도 결국은 일어났을 일들이라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괘 오래전에 티브이에서 "측천무후"라는 중국 드라마를 인상적으로 보았던 기억이 난다

중국 드라마를 볼 기회가 별로 없었던 그 시절에 매주 늦은 밤 그 드라마를 보기위해 졸린 눈을 비벼가며 졸음을 참곤 했었다

그 후 측천무후가 실존했던 인물이라는 것을 비롯한 그녀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 수 있었지만 '무후"가 아닌 무측천"즉 그녀가 당나라의 역사를 끝내고 새왕조를 시작했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길어야 200년을 조금 넘는 중국의 왕조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왕조는 대부분이 10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녔기에 고려시대 사람들이 고려말에 그렇게 안심하고 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고려말 사대부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들을 정치무대로 이끌어준 이가 신돈이지만 그 후 조선에서 세력을 잡은 사대부들은 그를 "요승"으로 역사에 기록한다

신돈 입장에서 본다면 참으로 배은망덕한 일인셈이다

고려 충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정몽주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은 희석되지만 고려 충신보다는 정치인으로 왕 개인보다 나라에 충성을 바쳤으며 충신이기이전에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거 같았다


태조의 장남이었지만 고려에 대한 충신으로 알려져 있던 이방우가 당시엔 귀한 술이었던 "소주"의 애호가였다고 한다

조선의 실재적 설계자였던 정도전이 죽은 가장 큰 이유는 이방원에 대한 방심이라고 한다

한 스승 밑에서 공부했으며 한때는 고려의 앞날을 걱정했던 정몽주와 정도전이 결국 같은 인물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도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중국에 대한 조공 횟수와 경제적 이익에 대한 잘못된 점도 이 책에서 처음 알 수 있었다


똑똑한 동생에게 왕의 자리를 양보함으로써 그 동생인 세종대왕이 조선 초기에 발전을 이루고 "훈민정음"이라는 희대의 발명품을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생각되는 양녕대군은 사실 세자 시절부터 너무 잘난 동생을 경계했으며 결국 세자 자리도 양보가 아닌 빼앗겼다고 하니 후에 동생보다 오래 살아서 조카 수양대군을 부추긴 것이 결국 자신의 자리를 빼앗아간 것도 모자라 희대의 성군이 된 동생 세종대왕에의 복수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수양대군을 부추기며 단종을 죽음으로 몰아감에 그는 어떤 희열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을까?

봐라 네 아들이 나보다 더 나쁜 놈이지 않느냐 ~하고


괘 오래전에 읽었던 "영원한 제국"에서 금등지사가 나왔다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죽인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는 증거로 정조에게 복수의 정당성을 주는 물건으로 등장했던 이 금등지사는 서경에 등장하는 주나라의 성왕과 성왕의 삼촌인 주공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쇠 금과 사슬 등 자로 써서 쇠사슬로 꽁꽁 묶은 상자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에서는 세조만 나쁜 삼촌인 것처럼 나오지만 사실은 세조의 동생이었던 안평대군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인물이었다고 하니 세조의 반정이 어쩌면 동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갔나~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사실을 알기전보다는 세조에게 동정심이 더 갔다


여전히 배신자로 불리는 신숙주가 천재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여진족과 왜구 사이에서 대외관계를 너무 잘 처리해서 태평성대를 누린 덕분에 전쟁 준비를 하지 않아서 임진왜란이 일어났다고 하니 그로서는 "잘난 것도 죄냐~"할 거 같다

여진족에 대한 대처만 생각하고 기마병만 준비한 것과 일본의 보병에 대한 대책이 전혀하지 못했다는 것도 임진왜란의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조선시대 왕위에서 쫓겨난 두 명의 왕 중 연산군의 어머니 폐비윤씨는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하지만 연산군이 정치를 못한 것은 어머니의 문제와 본인의 자질에도 있었지만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 바로 바닥난 왕실 재정이었다고하니 폭군이었지만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다

청백리의 표상이며 정치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은 선비의 인상이 깊은 퇴계 이황의 이미지가 조금은 달라보인다

정몽주와 마찬가지로 이황 또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던 정치인이었지 정치에 초월한 해 공부만 했던 서생이 아니었다


임진왜란이 가능하게 했던 것이 조총 2자루였다니 뒷부분에 등장하는 조선이 일본에 비해 자주적으로 개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역사의 신비함도 느껴지는 거 같다

우리가 자주 하는 상상 중에 "정조가 더 오래 살았다면" ,"사도세자나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다면"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흥미로웠지만 이 책에서 가장 의아했던 부분은 경종에 대한 이야기였다

장희빈의 아들로 숙종과 영조 사이에 잠깐 왕의 자리에 앉은 무력한 왕의 이미지가 전부였던 그가 사실은 정조를 능가하는 위대한 왕이 될 자질들을 두루 갖춘 인물이었다고 하니 그의 이른 죽음이 못내 아쉬워졌다


역사는 이미 기록된 이야기들이다

지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지 않는한 바꿀 방법이 없는 확정된 사실들이지만 우리는 항상 어느샌가 "만약에~" 하는 상상과 기대를 하곤 한다

우리의 만약에가 진짜 역사되었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을지에 대해 이 책에서 어느 정도 알 수 있었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역사도 많이 알 수 있어 재밌게 읽었던 거 같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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