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시화 에고와 비밀여행 - 이야기와 손글씨가 있는 스토리 캘리그래피 컬러링북
정다혜 지음 / 우철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컬러링도 하면서 내 손으로 만드는 이야기책이라니 신기하기도 해서 기대도 되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받은 이 책은 기존에 했었던 컬러링북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

일단 책의 페이지 수가 기존에 했었던 컬러링 북에 비해 양이 괘 되고 목차가 있어서 읽어보았다

지금까지 했었던 컬러링 북들은 대부분 부드러운 그림체였고 풍경을 주로 한 컬러링북이었다

 

이 책의 그림들은 꼭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에 다니는 조카가 그린 거 같다

책의 재질 또한 너무 매끈해서 컬러링하는데는 그다지 좋은 거 같지는 않다

나처럼 평범한 컬러링북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이 명랑만화를 연상시키는 그림체 또한 낯설기만 하다

명절날에 온 조카가 자신이 그린 것과 비슷한 그림체에 끌리는지 컬러링도 하고 뒷장에 자유롭게 그린 수 있게 되어있는 페이지에 그림을 그리고는 보여준다

 

북한의 핵도발로 시끄러웠던 때라 이런 그림을 그렸다

지금도 그림을 곧잘 그려서 학교 대표로도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아오는 아인데 아주 예전에 했었던 반공 그림 같은 것을 그려서 ㅎㅎ

역시 아빠가 군무원이다 보니 이런 뉴스에 민감한 거 같기도 하다

만화를 봐서 그런지 자막까지 넣었다 ㅎㅎ

 

그림은 조금 어린아이가 그린 거 같이 유치한 감이 없지 않지만 밑부분의 글을 차근차근 읽어보면 철학서를 읽는 거 같다

뭔가를 찾아 헤매다 우연히 보물을 찾고 그 보물을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전전긍긍하지만 사고로 인해 그 보물을 모두 잃어버리고 나서 스스로를 찾고 스스로에게 용기와 믿음을 주는 주인공의 여정을 그린 내용이다

보물을 다 잃어버렸지만 자아를 성장시키는 내용들이 한 페이지 당 한두 줄의 인상적인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솔직히 그림과 내용이 조금 언밸런스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하지만 스토리를 읽고 느끼는 점이 많았던 책이었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들 - 하버드대 최고 인류학자 아서 클라인만의 위대한 수업
아서 클라인만 지음, 이정민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서명을 본 순간~ 잠시 멍해지는 거 같았다

내 삶의 결정하는 것들이라~~

책의 상세 설명을 보다가 네 가지 물음에 답을 묻는 문항이 있었다

책을 보기전에는 그저 일반적인 문의라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바로 이 질문들이 이 책의 주된 내용임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도 나는 이 네 가지 문항 중에 나를 배신한 동료를 오지로 보내는 질문에서 고민을 했었다

웬만해서는 타인의 인생에 깊게 관여하고 싶지 않고 굳이 남에게 원한을 살만한 일을 해서 그 사람과의 사이에서 좋건 나쁘건 인연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내 생각이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괘 오래전에 봤던 일본 시사 토크 프로그램의 영향이었다

 

당시 일본어를 알아듣기 시작한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자막이 없는 그 프로를 봤었고 그 프로에서 일반적인 살인이든 복수이든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은 그 피해자와 가해자가 끊임없는 인연을 맺는 것이라는 어느 패널의 말이 너무나 강인하게 각인되었다

죽이고 싶을 만큼 싫은 사람과 영원히 끊어지지 않는 연을 맺는 일이라니~~

지금도 당시에도 그것만큼 끔찍한 일은 없는 거 같았다

 

책의 첫 번째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때 생각했던 부분들이 생각났다

아무리 전쟁 중이라고 하나 무장도 하지 않은 일본인 군의관을 죽인 원스럽 코헨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스스로 아무리 정당화를 하려 하지만 스스로의 행위가 잘못이라는 것을 느끼는 죄책감의 발현이라고 생각되었다

전쟁이니까~ 적군이니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스스로가 전쟁이라는 광기에 휩싸여 죄 없는 선량한 사람을 죽였다는 것은 이 이야기처럼 살아가는 내내 스스로를 괴롭힐 것이다

 

처음에는 하버드대학의 최고 인류학자라는 저자의 소개에 평소에 접하던 강의 스타일의 인문학 저서라고 생각했었는데 읽다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차이가 많은 책이었다

인문학 기본서가 아닌 정신과 임상의의 기록 같은 책이었다

저자가 진료 아니 상담했던 특별하고 인상적인 케이스의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문제점과 극복하는 모습들을 독자들에게 알려주면서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서의 조금은 극단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거 같았다

 

다음 사례는 이디라는 비정부기구에서 일하는 현장요원의 이야기였다

누구나 멋진 이상을 꿈꾸며 일할 거 같은 비정부기구의 참상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어느 조직이나 책상머리에서 일하시는 윗분들의 이상은 항상 자신들의 위상과 이익만 있나보다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만 같은 수많은 기구들의 현실이 이렇다면 큰돈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기부했었던 스스로가 순진했으며 멍청하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 같았다

 

아마도 이디라는 이 사람이 하는 고민은 이런 기구에서 일하는 현장요원들이 대부분 겪게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떻게 생각하면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을 위해 내 목숨까지 걸고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겠다는 그 생각 하나만으로 모든 불편과 위험을 무릅쓴다는 것도 힘들지만 자신들이 현장에서 하는 일들이 상부에서는 그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와 기부금을 끌어 모으기 위한 이슈거리일 뿐이라는 것이 일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읽었던 사례들 중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나 처음 책의 설명에서 머뭇거리게 했던 질문에 대한 이야기였다

중국인 의사인 얀종슈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험에 처허게 만든 친구였던 수웨이칭에게 복수할 기회가 왔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뒤에 수웨이칭이 하는 짓거리를 들을 보면 결과적으로 그는 그때 복수를 했었어야 했다고 생각된다

그가 그 기회를 놓아줌으로 얀종슈는 자신을 도와주었던 서기에게까지 피해즐 입히게 되고 결국 자신의 병원도 잃게 되니 말이다

 

저자는 그가 복수를 하지 않은 것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수웨이칭을 제외한 다른 다수의 이들을 위해서라도 얀종슈는 그를 그때 오지로 보내 다시는 높은 지위에 오르기 못하게 했어야 했다고 생각된다

이 이야기를 읽기 전에 머뭇거렸지만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으며 내가 그를 용서함으로 인해 다른 이들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면 그리고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인간이라면 절대로 복수를 기회를 그냥 놓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수웨이칭에 대한 저자의 견해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이해를 하는 것과 그가 한 행위들을 용서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저자의 인턴 시절의 연구만을 중시하는 교수의 이야기도 그렇고 저자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나게 되었던 하수도 수리공의 이야기들은 읽으면서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 자신이라는 확신은 점점 엹어지는 거 같았다

책에서 등장하는 사례들이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평생을 일본인 의사를 죽인 죄책감에 시달리는 이도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자신의 힘의 한계를 느꼈던 이디도 질 나쁜 인간을 믿은 대가로 아내를 잃고 가족 전체가 불행에 빠졌던 중국인 의사 얀종수의 이야기는 우리의 인생을 결정짓는 것들이 우리 자신의 의사나 결정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의해 된다는 무력감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나 에이즈에 걸린 후에 인생을 멋지게 바뀐 샐리라는 여성의 이야기는 당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당신 자신의 마음가짐과 행동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주는 거 같다

생각해보니 왜 이들의 이야기가 뒷부분에 나오지는 알 것도 같았다

저자가 가장 먼저 말했듯이 삶은 불확실하다

그리고 그 불확실성이 가장 힘을 발휘하는 부분은 사람을 불행에 빠뜨릴 때인 거 같다

 

하지만 그 불확실성으로 인해 불행에 빠진다고 모든 결말이 불행하게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해주고 싶어 하는 거 같다

뒷부분에 들려주는 사례들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주는 거 같다

"아사시의 프란체스코"라는 성인이 한 말이 말이다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어가는 용기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겸허한 마음과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생각해보면 이 책의 중반 이후에 실린 사례들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할 수 없는 것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자신들이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기 위해 힘들지만 노력하는 삶을 살았던 아니 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자신을 돈줄로만 여기는 끔찍한 와이프와 두 딸과 자신의 연금을 위해 짜증나는 쓰레기 상사를 참고 견디는 하수구 수리공도 그렇고 에이즈에 걸렸지만 오히려 병에 걸리기 전보다 활동적이며 타인을 위해 도움이 되는 사람을 살고 있는 여류화가도 그렇다

저자가 비행기에서 만난 종교인이나 뛰어난 학자인 리버스의 이야기는 솔직히 그다지 공감이 가거나 감동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처음에 생각했던 인문서는 아니었지만 그리고 조금은 특히 뒷부분의 리버스의 이야기에서 지루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잠시 잊고 있었던 이야기며 예전에 읽었던 다른 책들도 생각났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의 힘 디데이 북 (D-Day Book) - 매일이 새로워지는 그림의 힘 시리즈
에이트 포인트 지음 / 8.0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한동안 힐링 그림책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림의 힘"이 달력으로 나왔다고 해서 너무 기대를 했나보다

택배상자에서 나는 짤랑거리는 소리에 뭔가가 배송중에 부서진건가 하는 걱정도 앞섰다

막상 상자를 해봉하고보니 이건 ㅎㅎ

조금 당황했다

 

너무 허술해 보이고 없어 보이는 스케일에 허걱~~

그래도 나야 서평단 응모에서 그 많은 응모자들 중에서 당첨되어서 어쨌든 무료로 받은 거지만 이걸 제값 다 주고 샀다면 글쎄 어떨지~~

가격도 알아보니 20000에 가까운 결코 적지 않은 가격인데...

이런 생각은 아마도 내가 너무 기대를 많이 환 찻도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날짜의 숫자는 심플한 검은색이라 그냥 평소에 달력으로도 좋지만 깔끔하고 눈에 확 띄어서 중요한 시기의 디데이를 세는 것으로 더욱 유용할 거 같다

그림을 넘기다가 몇 장 넘기지 않아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발견하고 날짜와 상관없이 그냥 그 그림을 정해서 걸었다

방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에 택배 상자안의 그 짤랑거리는 소리의 정체였던 걸이를 끼워서 걸어 두었다

 

아마 내 경우에는 날짜는 세는 것보다 그냥 좋아하는 그림을 보는 쪽으로 많이 사용할 거 같다

명화 달력이라고 해서 명화와 날짜를 같이 확인할 있는 식이라 생각했는데 날짜나 그림 둘 중 하나를 양자택일해서 걸어야 한다

날짜를 확인하는 달력으로는 사이즈가 적당하지만 그림을 보는 쪽으로 조금만 더 사이즈가 컸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이런 멋진 그림들을 작은 사이즈로 보려니 조금은 답답하고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은 하는 수가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예전에 "그림의 힘"이라는 책을 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지는 못했지만 예전에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두고 요즘도 가끔씩 빌려와 보곤 한다

달력에 있는 그림들은 내가 익히 알고 있는 그림들도 있고 처음 보는 듯한 그림들도 있다

그리고 본래의 용도가 디데이를 세는 달력용인만큼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할 때도 디데이 정해두고 보는 것이 좋을 거 같아 그렇게도 사용하고 있다

 

나처럼 그림을 감상하는 용도로도 그리고 스스로의 스케줄에 맞춰서 달력을 사용하는 것도 좋을 거 같고 특별한 시험 등의 디데이가 있다면 더욱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을 거 같다

하지만 D-31이 끝이니 흔히들 디데이를 세는 D-100일에 비해 긴박한 감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올해 안 아니 이달안으로 끝내야 할 교재들을 공부하면서 D-DAY를 세고 있다

이 D-DAY 달력이 1이 되기 전에 목표한 바를 다 이룰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 장 한 장 줄어드는 숫자를 바라보고 있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이 순간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 년에 하루만 사는 남자의 이야기~

기욤 뮈소~ 이 작가의 작품은 참 많이도 들어왔다

다른 작품들도 궁금했지만 특히 이 작품은 내용이 독특해서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평단을 모집하는 글에서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읽었다

서평단에 응모를 했지만 작가의 인기가 원체 높은지라 당첨이 되지 않았다

 

다른 책들을 읽느라 잠시 잊고 있었는데 도서관에 다른 책들을 검색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작품이 들어왔을까 싶어 검색을 해봤다

신작이라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역시 인기 작품이라 그런지 벌써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대출 중~~

제목도 느낌이 있고 작품 해설에서 본 내용도 너무 궁금해서 예약을 해두었다

 

그렇게 예약을 해둔지 2주 정도가 지난 후에 문자가 왔고 책을 빌려왔다

앞서 읽어야 하는 다른 책들을 다 읽고 난 뒤 드디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24방위 등대에서 벌어지는 신기한 체험~

종합병원에서 응급실에서 근무 중인 의사 아서는 평소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던 아버지의 방문에 조금은 의아해한다

어린 시절 아무도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몸소 알려줬던 냉정한 아버지~

 

그 아버지가 갑자기 자신의 집에 찾아와 친근한 아버지 코스프레까지 하며 낚시를 가자고 한다

의외의 제안이라 어안이 벙벙하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내민 손을 잡기로 한다

아버지와 함께 간 곳은 낡은 등대가 있는 코스텔로 집안의 별장이다

등대에 도착한 아버지는 아서에게 줄 유산이 이 등대와 등대에 딸린 집뿐이라고 한다

성공한 외과의사이기도 한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사업체는 이미 형과 누나에게 넘겨줬다

 

포기하려면 포기서에 사인을 하면 된다는 냉담한 아버지에게 조금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그러니까 누나와 형은 아버지의 친자이지만 자신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은 어머니의 불륜으로 태어난 아버지로서는 그 불륜의 증거라는 것을 그러니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역시 아버지를 선뜻 따라나서는 것이 아니었다

 

고교 졸업 후 바로 집을 나와서 부모님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니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자신에게 유산을 물러주지 않겠다는 아버지의 이야기에 상처를 받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길러준 아버지에게 애정을 구하는 아들이 자신에게 있었다

그저 귀찮고 번거로워 유산상속에 사인을 한다

아버지는 등대 안의 창고를 건드리지 말라고 말하고는 아서를 두고 떠났다

 

역시나~ 아버지와의 만남이 좋게 끝날 리가 없다

콘크리트로 발린 두꺼운 벽을 보다 호기심에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분노에 창고를 열어보기로 한다

콘크리트를 부수고 오래 열지 않아 잘 열리지 않은 문을 여는 순간 서늘한 한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오렌지 향기가 나고 몸에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느껴지기 시작하며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뜨니 웬 여자의 나신이 보인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 여자의 아파트의 샤워부스이다

샤워를 하다 웬 남자가 그것도 속옷만 입고 있는 자신의 알몸을 보고 있으니 여자는 소리를 치고 난리도 아니다

급하게 밖으로 나왔지만 경찰이 오고 유치장에 잡히게 된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시간이 일 년이나 지나있다

하룻밤 사이에 일 년이 지난 것이다

아서 자신에게는 그저 하룻밤이 지난 것뿐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일 년이 지난 것이다

 

이런 식의 시간여행이 이제부터 시작된 것이다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유치장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그 등대에 대한 비밀과 사라져버린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 다시 통증을 느끼고 사라지게 된다

 

다시 나타났을 때는 다시 일 년이 지났고 장소도 어딘지 모르겠다

자신과 같은 일을 겪었을 거 같은 할아버지를 찾아서 정신병원으로 가고 할아버지의 탈출을 도와주게 된다

자신이 시간 여행을 하게 되면서 처음 만나 여자는 이름은 리자~

시간 여행 중에 리자가 자살하는 것을 구해주게 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할아버지에게 들은 저주의 정체는 자신이 리자를 사랑해도 24번의 여행이 끝나면 사랑도 그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들도, 자신이 24년간의 기억이 자신에게만 남은 채로 모두 사라진다는 것이다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시간여행을 하면서도 리자와의 사랑으로 아이들도 태어나지만 그 사랑은 위태롭기만 하다

20번의 여행이 끝나자 나머지 네 번의 여행은 현재에 머무르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24번의 여행이 끝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며 피곤한 눈을 비벼가면서 새벽까지 읽었다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에는 등대의 비밀을 알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과 호기심에서  였었는데 마지막 부분에 가서 액자식 구성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허탈하고 어이가 없다

아서가 자신의 도플갱어를 만나는 순간부터 조금 이상하다고 느껴지만 "알고보니 모든 것이 꿈이었다'라는 전개에, 이 경우에는 "모든 것이 소설이었다"라고 해야하나~~

부인 리자와의 다툼과 사고로 인해 아들과 딸을 잃은 유명 작가 아서와 유명 배우인 리자 부부~~

아서는 아이들을 잃은 충격과 부인과의 이혼으로 인한 고통을 자신의 책으로 써내고 있었고 그 작품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인 것이었다

 

마무리 부분의 급작스러운 전재와 조금은 식상한 끝맺음으로 인해 허탈해지는 것은 하는 수가 없지만 그 부분의 앞까지는 정말이지 흥미진진했다

영화로 만든다면 괘 재밌을 거 같기도 한다

반전이라면 나름대로 반전도 있는 셈이고 일 년에 하루만 살 수 있다는 설정도 괘 신선했다

말 그대로 지금 살고 있는,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서운 그림 3 - 위험한 진실의 명화들 무서운 그림 3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서운 그림 3 - 위험한 진실의 명화들~ 이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다시 만났다

3권 그렇다 이 무서운 그림을 시리즈로 읽는 것이 이번이 세 번째다

1권과 2권은 나왔을 때 바로 알아서 봤는데 이 세 번째 책은 우연히 알게 되어서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 세 번째 책을 끝으로 저자는 더 이상 이 "무서운 그림"시리즈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이 시리즈를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 서운한 생각이 든다

 

책의 표지에 있는 그림을 자세하게 보지 않았는데 책의 끝 부분에 이 그림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온다

축 늘어져서 잠이 아름다운 여인의 가슴 위에 유인원 같은 것이 앉아 있다

책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표지에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 유인원처럼 보이는 것이 악마라고 한다

"몽마"라고 해서 한자를 자세히 보니 "夢魔" 란다

 

영국의 화가인 헨리 푸젤리가 그린 이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흰색 원피스를 입은 책 기이할 정도로 축 늘어져 있는 여인의 형태가 그다지 자연스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잠이 들었다기 보다 기절하거나 유난히 힘이 없이 늘어진 팔과 목부분을 보면 죽은 것처럼도 보인다

저자는 조금은 에로틱하게도 보인다고 했지만 글쎄~~

 

이 책에는 이런 느낌이 드는 그림이 많다

그야 당연히 제목이 무서운 그림이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남편이었던 이아손의 배신에 치를 떨며 그에 대한 복수로 자신의 아이들을 죽이려는 메데이아도 그렇고 저자가 메데이아와 비교하면서 예로 든 오이와의 그림 또한 괘나 인상적이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인상적이다

 

문득 생각해보니 이 책에서 가장 무서운 그림은 이렇게 사람이 죽거나 악마가 나오는 그림이 아니었다

언뜻 봐서는 즐거운 파티를 그린 듯한 "전의 거리"였고

그보다 더 무서운 그림은 평화로워 보이는 전원을 배경으로 젊은 부부가 있는 "앤드루스 부부의 초상"이라는 그림이었다

그림만 봐서는 알 수 없지만 그 그림이 그려진 시대적 배경을 알게되면서 이 책에서 이 그림만큼 무서운 그림은 없는 거 같았다

아마도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더욱 와 닿았을 것이다

 

예술작품을 보는 것은 보는 자체만으로도 좋지만 교양적인 면이나 지식을 쌓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예전에 누군가가 자신은 이런 책들처럼 그림이나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책을 싫어한다고 한 적이 있다

작품을 선입견 없이 자신의 눈으로만 감상하겠다는 의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림이 그려진 시대적 상황이나 화가가 그린 의도를 전혀 모르고 그림을 본다면 제대로 그 작품을 보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마 그 사람이 앞서 이 책에서 가장 무서운 그림이라고 했던 젊은 부부의 초상을 본다면 그 사람에게 그 그림은 그저 평화로운 전원을 산책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무서운 그림~

물론 책의 표지에 실린 그림을 비롯하여 몇몇 작품들처럼 그림 자체가 이미 끔찍하거나 무섭게 그려진 작품들도 다수 있다

하지만 보여지는 그림이 아무리 평화롭고 아름답게만 보여도 그 그림을 그린 작가의 의도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들을 종합하여 볼 때 더욱 무서운 작품들이야말로 진짜 무서운 그림이라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