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8
나카 칸스케 지음, 정수윤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인 나카 간스케는 나쓰메 소세키의 애제자입니다. 이 소설을 읽어보니 나쓰메 소세키가 나카 간스케를 아낀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네요.

나카 간스케는 이 소설 '은수저'에서 병약하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돌보아준 이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모는 너무나 마음이 착해 늘 손해만 보는 사람이지만 그만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자는 어릴 뿐더러 너무나 병약하고 예민한 성품에 자잘한 손이 많이 가는 아이이지만 이모는 전혀 귀찮아하지 않고 화자를 돌봅니다. 그러면서 이모는 일본 어린아이들이 즐겨 노는 전통놀이를 화자에게 가르쳐주기도 하지요. 그리하여 화자와 이모와의 관계와 더불어 근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의 일본 사회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입니다.

또한 이모가 화자에게 먹이는 일본의 전통 먹거리 또한 화자에게 깊은 추억거리를 남기지요.

이렇듯 누군가를 어릴 때부터 지켜보며 사랑해온다는 것은 따스한 마음입니다. 맛있는 것을 먹이고, 넘어질 때마다 안아주는 누군가의 마음은 성장해서까지 우리에게 큰 힘이 되어 주지요. 저자가 성장해서까지 맑은 마음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모의 덕분일 겁니다.

나쓰메 소세키는 '은수저'를 저자인 나카 간스케보다 사랑했다고 합니다. 이모에게서 나온 마음은 스승에게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관계 또한 이 소설의 백미입니다. 예, 정말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가 삼킨 세계사 - 12척 난파선에서 발견한 3500년 세계사 대항해
데이비드 기빈스 지음, 이승훈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의 다양성은 끝이 없나 봅니다. 이렇게도 역사를 볼 수 있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리스마스 잉어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7
비키 바움 지음, 박광자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 책은 휴머니스트의 세계문학 시즌 6에 속한 또 다른 소설집 '크리스마스 잉어'이다.

이 소설집에는 비키 바움의 소설 네 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특히 '크리스마스 잉어'는 출판사의 의도에 맞게 음식이 우리 인간사에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너무나 잘 보여주는 수작이다.

저자는 오스트리아 출생으로, 오스트리아 유대인 사회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잉어를 먹으며 가족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풍습이 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합병되고, 제2차 세계대전에 휘말리면서, 축제에 잉어를 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된다. 하지만 말리 고모는 크리스마스 한 달 전에 살아있는 잉어를 구했고, 식구들은 궁핍한 상황 하에서도 한 달 동안 욕조에서 잉어를 길렀다. 그 한 달 동안 식구들은 잉어에게 깊은 애정을 느꼈지만, 한 달 후 파티를 위해 잉어를 죽여야 하는 순간이 오고, 모든 사람들이 거부하는 와중에 말리 고모가 그 잉어를 죽인다.

이 작품은 잉어라는 소재를 이용해 잃어버린 시간 속의 풍요와 사랑을 상징케 하며 전쟁의 비극을 너무나도 간명하게 보여준다.

솔직히 나는 이 작품을 읽었을 때, 왜 우리에게 비키 바움이리는 저자가 생소한지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 걸출한 작품을 남긴 작가를 우리는 왜 몰랐단 말인가?

다른 작품들도 인물들의 삶은 힘겹고 우울한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줄기 희망을 놓지 않는 인물들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책을 읽을 때 이렇게 뜻하지 않게 훌륭한 작품을 만나면 너무나 기분이 좋다. 이번에도 정말 즐겁게 읽은, 마치 기분좋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