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즈 엔드 열린책들 세계문학 98
E. M. 포스터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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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표지그림도 애틋해서 나는 연애소설인줄 알았더랬다. 즉, 브론테 자매의 소설 같을 거라고 예상했달까? 하지만 이 소설은 결코 달콤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사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하워즈 엔드'라는 집이다. '하워즈 엔드'라는 장소가 이 소설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배경을 이루고 있으며, 결국 화해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 소설의 시대배경은 19세기 말~20세기 초로, 영국에서 자본주의가 가장 절정이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두 가문이 등장하는데, 세속적인 윌콕스가와 정신적인 슐레겔가다. 또한 월콕스가 안에서도 유능한 헨리와 무능한 찰스가 대비되며, 슐레겔 가에서도 현실적인 마거릿과 이상주의를 품은 헬렌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즉, 그 시대 영국의 정신적인 문제에 대해 이 소설은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사실 이 소설에서 인물들은 각자의 성격 속에서 각각 파국을 맞는다. 하지만 이들은 마침내 '하워즈 엔드'에서 서로 화해를 하게 된다. 즉 '하워즈 엔드'에서 현대 사회의 온갖 부서지고 끊어진 것에 대한 치유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저자의 작가적 역량이 최고조로 꽃핀 작품이다. 소설의 시작에 나오는 헌사 '단지 연결하라'가 빛나는, 대단한 소설로 한번쯤은 읽어봐야 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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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6 세트 - 전6권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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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 유명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했다.

이 소설은 한 번에 13권을 한꺼번에 읽은 것이 아니다. 아마도 그랬으면 굉장히 진이 빠졌을 터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고전독서회에서 이 소설이 선정되었고,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각 소재목별로 한 달에 약 2권씩 꾸준히 읽어 이제야 끝을 보게 되었다.

이 소설의 마지막권 '되찾은 시간2'를 읽고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이 소설이 작가들의 소설인지 납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 마르셀 프루스트는 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기 위해 삶을 살아간 듯 싶다. 1권 초기에 과거 소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시작한(이 때 그 유명한 마들렌 씬이 나온다) 장대한 소설은 13권에서 자신이 쓸 소설의 내용을 결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 화자가 자신의 꿈을 작가로 정하게 된 계기에서부터, 자신의 소질을 의심하여 꿈을 거의 포기하였다가 장년기에 이르러 자신의 인생을 소재로 소설을 쓸 것에 영감을 받는 장면까지, 한 작가가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이 너무나 생생하게 나온다.

또한 그 유명한 만연체의 문장들은 너무냐 치밀한 묘사와 함께 심리적 흐름을 상세하게 그려낸다. 이렇게 치밀하게 쓰기까지 마르셀 프루스트는 얼마나 힘들게 원고지를 채웠을 것인가!

그리고 이 소설 세계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의 파리의 귀족문화와 살롱 문화, 또한 그 시대의 그림, 음악, 소설, 시사 등에 대한 방대한 내용과 함께 그와 함께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도 생생하게 나온다. 그 시대의 계급의식, 부르조아 계층과 귀족 계층 간의 갈등, 그리고 작품 후반기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도로 변화하는 파리 사회까지 정말 벨 에포크 시대의 인류학적 보고서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이다.

무엇보다 이 소설을 통해 마르셀 프루스트는 끊임없이 예술에 대해 탐구하고, 자신이 완성할 소설에 대해 계속해서 모색한다. 그리하여 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불멸의 고전으로 완성한다.

세상에는 대단한 고전이 존재하고, 모두 그 이름값을 하지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또한 명불허전 그 자체다. 이 소설을 완성시킨 마르셀 프루스트가 대단하고 이 소설을 번역해준 번역자에게 감사하다. 정말 대단한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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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25-03-02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을님, 6개월동안 읽으셨네요. 저 어제 이 글 보고 그동안 몇 십년이나.. 미루고 미루던 프루스트 읽기 시작해보려고 바로 독서모임 만들었습니다. 올해 안에 읽어보는게 목표에요. 올해 완독하고, 완독 글 올려주신 노을님께 미리 감사드리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5-03-02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을님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작년에 참 힘들게 읽었던 책이었는데 읽고 나니 참 뿌듯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프루스트의 묘사력은 참으로 탁월하다는 생각을 했지요. 말씀하신 대로 당시의 사회상을 이해하고 문화, 예술을 이해하는 데 이만한 책이 없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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