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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ㅣ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평점 :
이 책이 출간된 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을 때, 나는 이 에세이가 흔해 빠진 인생론 정도로 생각했다. 무엇보다 부제가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이지 않은가? 그래서 거들떠도 보지 않다가 알라딘 중고서점 서가에 꽂혀있는 이 책을 망설임 끝에 구매하게 되었다.
하지만 읽어본 결과, 이 에세이는 결코 흔해빠진 인생론 따위가 아니었다. 물론 저자는 잘 나가는 경영인 생활을 그만두고 17년 동안 승려생활을 한 후, 또 갑자기 그만두고 사회에 나와 사람들에게 영적인 생활을 강연하고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루게릭병으로 사망을 하게 된다. 그러니 부제를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이라고 한 것일 터이다.
그러나 내게 인상깊었던 것은 그가 자신의 삶에서 터득한 가르침이 아니라, 망설임없이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는 20대에 부와 명예의 절정의 삶을 누렸지만, 그 모든 것을 버려두고 승려가 되었고, 17년간이나 승려로서 자신의 생을 치열하게 살았으면서도, 한순간에 환속했다. 단지 내면의 목소리를 따르기 위해.
그 한발짝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는 충분히 알고 있다. 14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무일푼의 몸으로 세상에 나설 때의 내 마음이 그랬으니까.
그래서 나는 저자의 글이 너무나 절절하고 생생하게 다가오고, 그 용기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나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가 아니라, 정말 자신이 두 손에 가진게 많음에도,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소유한 것을 과감하게 버려두고, 필요한 순간에 한 발 나선 그가 하는 말이기에 그의 말이 진실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통상적으로 베스트셀러에 흥미를 느끼지는 않지만, 어쩌면 어떤 좋은 책은 충분히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깨닫는다. 덕분에 나도 이 책을 읽을 기회를 가졌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