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플러 - 가장 진실한 허구, 퍼렇게 빛나는 문장들
존 밴빌 지음, 이수경 옮김 / 이터널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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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케플러는 코페르니쿠스 이후 행성의 운동법칙을 밝힘으로서 지동설을 더욱 공고히한 천문학자이다. 하지만 그는 시력에 문제가 있어 자신을 고용했던 티코 브라헤가 남긴 관측결과를 토대로 끈질긴 연구 끝에 결국 과학혁명의 선구자로 남게 된다.

이 책은 저자 존 밴빌이 이런 요하네스 케플러의 생애를 소설로 쓴 것이다.

케플러의 시대는 종교혁명의 시대였고 중세와 근대가 혼재된 시대였다. 티코 브라헤도 그러했거니와 케플러도 어느 정도는 점성술사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케플러는 고향에서 쫓겨나면서도 자신의 신앙(신교도)을 고수했고,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에 확신을 가진 후, 몇십년에 거쳐 끈질기게 지동설의 허점을 해소하고자 노력하였으며 결국 그 유명한 케플러의 법칙을 발견해냈다. 또한 사생활에 문제가 많았던 갈릴레이와는 달리 자신의 아내에게 끝까지 충실했던 성실한 가장이기도 했다.(사망도 생활비를 구하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객사했다)

존 밸빌은 이런 케플러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온갖 탄압과 어려움 속에서도 세상을 탐구하며 진리를 찾고싶은 마음과 신념을 꺾지않는 케플러의 모습은 저자의 유려한 문장안에서 우리의 마음속에 큰 울림을 준다. 아마도 저자 또한 이런 케플러의 마음에 매료되어 이렇게 훌륭하게 써내려갔으리라.

시대적 한계 아래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내는 인간은 분명 우리가 탐구할 가치가 있다. 특히 훌륭한 소설가가 이렇게 친절하게 그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려내준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 한 인간을, 그 탁월함을 이렇게 쉽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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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보다 소중한 것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하연수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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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세이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시드니 올림픽을 취재하면서 느낀 것을 쓴 참관기인데, 역시 훌륭한 작가는 참관기도 훌륭하다.

많이들 알고 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라톤 마니아이며, 스스로도 인생에 있어 스포츠가 가지는 의미를 알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이야말로 스포츠의 한 순간에 모든 것을 건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던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시드니 올림픽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그린다. 올림픽에 얽힌 여러 정치학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축제를 즐기고 선수들은 각자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다. 즉 올림픽 현장은 현실로부터 탈구하는 공간인 것이다.

올림픽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자가 존재하고, 그 반대로 수많은 패배자가 실패를 경험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참관기의 뒤편에, 올림픽이 끝난 후 승자가 되지 못했던 두 선수를 따로 만난다. 그들은 승리를 위해 올림픽에 갔지만 결국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경기에서 승자가 되지 못한 실패가 두 선수의 존재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실패는 했으나 그들의 인생은 끝나지 않았고, 그들은 또다른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즉 무라카미 하루키는 모두가 승리를 희구하는 올림픽 관람기를 적으면서도 결국 승리만이 인생의 목표가 아님을 말하고 있다. 그야말로 올림픽의 인생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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