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겐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를 읊조리게 되는 가을은, 단연 국화의 계절이다.

월곡2동 주민참여예산사업 독서원예 프로그램 힐링7080, 7회는 10월 23일 대덕아파트경로당(7명)에서, 8회는 10월 24일 상록경로당(12명)에서 어르신들과 함께했다.

먼저 손뼉을 치며 하하하 웃음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그림책 ‘민들레 꽃집이 된 밥솥‘을 읽어 드렸다. 수십년을 쓰고 바닥이 뚫려 마당가에 버려진 밥솥이, 마치 쓰임을 다하고 늙어버린 당신들 같다고 하셨다. 하지만 젊은이보다 힘이 없을 뿐이지 삶의 지혜가 많아, 민들레 씨앗을 받아들여 꽃피운 밥솥처럼 쓸모가 생긴다는 말씀으로 위로를 받으셨다.♥

밥솥과 바람의 대화를 다른 목소리로 읽어드리니 성우처럼 잘한다고 칭찬도 후하셨다.^^

생전 처음 꽃꽂이를 한다며 좋아하셨고, 국화 향기에 절로 노래가 나온다며 즐거워하셨다. 국화꽃바구니를 완성하곤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고 예쁘게 만들었다며 흐뭇해하셨다!♥♬

어머니들은 당신이 만든 꽃바구니가 제일 예쁘다며, 아들딸에게 사진을 보내달다고 휴대폰 번호를 불러주셔 바로 전송했다. 사진을 받은 자녀가 어머니와 통화를 했는지
˝저희 어머니가 많이 행복해하시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라는 정중한 문자도 보내왔다!^^

멀리 떨어져 사는 친정엄마께는 이런 이벤트를 못해드렸는데, 마을 어르신들께라도 국화 꽃바구니를 만들게 해드려 다행이다. 이제 11월 두 번만 하면 끝나지만 나름 보람있는 일이어서 나도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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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1-1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꽂꽂이도 순오기님께서 가르쳐드렸나봐요. 성우처럼 읽어주시는 그림책 저도 듣고 싶네요. 영상 찍어 올리는 것도 어서 배우세요 ^^
어르신 얼굴에 모두 행복이 가득합니다.

순오기 2018-11-14 01:22   좋아요 0 | URL
네~ 우리동에 있는 경로당이 10곳인데, 그곳 어르신들과 한 번씩 원예활동하는 마을 프로그램인데 정말 즐거워하셨어요!^^
진행자가 사진이나 영상은 찍을 짬이 없지요.ㅠ

단발머리 2018-11-15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바구니 덕분인지 어르신들의 표정이 아주 환해보이네요. 행복해하시는 마음이 여기까지 느껴져요.
한결같으신 순오기님, 역시나 열일하셨습니다!!! ^^

순오기 2018-11-15 19:35   좋아요 0 | URL
네~ 어르신들이 웃는 모습도 아이들이 웃는 것처럼 예쁘다는 걸 알았어요~ ^^
꽃은 참 사람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아이템이지요!!^^
 

10월의 마지막 날~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김영하 작가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이라는 주제 강연에 500석이 꽉 들어찰만큼 그 열기가 뜨거웠다!♥^^

김영하는 역시 작가다. ˝작가는 감당할 수 없는 첫 문장을 쓰고, 다음 문장을 말이 되게 써야 한다.˝ 는 플로베르의 말을 인용하며, 카프카의 ‘변신‘과 자신의 ‘오빠가 돌아왔다‘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예로 들었다. 나도 소설 첫 문장에 꽂혀 몇몇 작품을 암송하던 시절이 있어 크게 공감했다.

강연에서 얘기한 주옥같은 어록을 정리하면...

˝우리는 모두 예술가로 태어난다. 수준은 높지 않지만 본능적으로 그리고 싶어한다.˝
˝예술은 원래 즐거운 것인데, 목적이나 목표가 있으면 즐거움이 사라진다.˝
˝하룻밤 새우면 단편이 나왔는데, 소설가가 되고나서는 괴로웠다.˝
˝원고 청탁을 받으면 마감에 피가 마른다.˝
˝일은 인간 본성에 맞지 않다. 하면 피곤해지는게 그 증거다.˝, ˝아이들은 무리지어 다니고, 청춘은 쌍쌍이 다니고, 노인은 혼자서 다닌다.˝-미셸 투르니에-
˝어린 예술가의 죽음-내 속에 있는 예술가는 학교에 가면서 죽이게 된다.˝
˝우리 마음 속의 어린 예술가를 구하라.˝
˝어린 예술가는 죽지 않고, 어떤 계기가 되면 금세 살아난다.˝
˝미친듯이 무조건 쓰고 나중에 고치라.˝
˝마음 속에 비판하는 목소리가 떠오르지 않게 살라. 예술가의 악마는 내면에 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리어왕-
˝나는 보는 것을 그리는게 아니라 생각한 것을 그린다.˝-파블로 피카소-

강연을 마치고 질문에 답을 한 후, 사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재빨리 나와 17번째로 줄을 서서 ‘오직 두 사람‘책에 사인도 받고, 감동후불제 공연이라 준비한 봉투도 넣었다. 김영하작가 강연 전 여성 트리오의 공연은 가을밤의 호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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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8-11-12 0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흑 세상에... 순오기님 너무 부럽습니다 ㅜㅜ

순오기 2018-11-12 08:12   좋아요 1 | URL
우리구에서는 해마다 10월에 작가 초청 강연으로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을 선물해줍니다.^^
매달 명품공연도 하는데 올해는 거의 가보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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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곡2동 주민참여예산사업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독서원예 프로그램 힐링7080, 5회는 9월 18일 태양아파트경로당(11명), 6회는 9월 19일 월산경로당(15명)에서 함께했다.

건강체조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그림책(각시각시 풀각시, 리디아의 정원)을 읽어드리니, 어르신들은 어린시절 풀각시 놀이와 빠꼼살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소녀 리디아처럼 꽃을 가꾸었던 이야기를 나눈 후 빨강 연두 화분을 골라 그에 어울리는 식물(꽃기린과 페페)을 심었다.

이번에도 주민참여예산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래드리니 어르신들은 역시나 감사하며 잘 키우겠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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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8-09-28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르신들도 그림책을 좋아하시는 거 보면 신기해요 .

순오기 2018-09-29 05:13   좋아요 1 | URL
그림책은 0세부터 100세까지 즐겨보는 책이 분명한 듯...♥
 

요즘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이 무어냐고 물으면,

대개는 하고 싶은 게 없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일이 무어냐고 물어도,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한다.

물론 게임이나 오락 등 시간을 많이 쓰는 것은 있지만

진지하게 자신의 미래를 위한 설계는 하고 있지 않다.

 

우리 아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일도 없다고 했었다.

가령 좋아하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직업으로 하고 싶지는 않다 했고.

 

군대를 갔다와서도 복학해서 1학년만 겨우 마치고 휴학했다.

명분은 공무원 시험을 치겠다는 거였지만,

엄마가 생각하기엔 성향상 공무원이 맞지도 않고

공무원시험에 합격할 만큼 열공하는 스타잉도 아니다.

 

결국 2년을 허송세월하고

작년 가을 수시로 호텔조리학과에 합격하고

휴학했던 학교는 부모의 동의하에 자퇴를 했다.

 

타고난 미식가라 엄마가 권했을 땐 직업으로 하고 싶지 않다더니

다행히 취향에 맞았는지 즐겁게 공부하고 실습하더니 전과목 A+ 가 나왔다..

아이를 셋이나 키우다보니 전과목 A+ 성적표도 받아본다.^^

 

이번주 2학기가 시작되어 필요한 책을 장바구니에 담아뒀기에

열공하는 아들을 위해 결제하러 로그인했다!

 

사람이 앞일은 모르지만, 훗날 우리집을 리모델링해서

아들에게 월세 안내는 가게를 만들어줘야 될지도 몰라

도시재생 관련 워크숍이나 교육 프로그램도 시간이 맞으면 찾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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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8-09-03 1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진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스스로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아드님이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아 정말 다행이고 응원합니다.

순오기 2018-09-13 14:17   좋아요 1 | URL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정말 좋겠다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