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빠져드는 미술관 - 누구라도 빠져들어 내 것으로 남는 미술 교양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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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미술에 대해 잘 모르지만 미술관을 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어떤 그림들이 왜 유행하게 되었으며 그 그림들이 어떻게해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추적하듯 이야기를 해줘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화가마다의 어떻게 남과 다른 나만의 그림을 찾을 것인가에 대한 고뇌와  삶을 조명하는 부분들이 많아 그 시절 화가들의 삶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  안용태 작가는 CGV 무비 토크를 진행한 바 있으며, 지난 10년간 전국의 도서관, 학교, 기관 등에서 2,300회가 넘는 인문학 강연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의 강연은 단순하게 예술과 인문학의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그것이 내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쉽게 알려주고 자신의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합니다.
지은 책으로는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유쾌한 고독》,《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가 있다.


이 책에 나오는 화가는 16 명이다. 자크 루이 다비드,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프란시스코 데 고야, 외젠 들라크루아, 구스타브 쿠르베, 장 프랑수아 밀레,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 조르주 쇠라,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폴 세잔, 바실리 칸딘스키, 에드바르 뭉크  등이 나온다. 그들의 삶을 조명하며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으며 그들의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있었는지 우리는 그들의 작품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이 책을  읽어보자.

자크 루이 다비드와 프란시스코 데 고야는 조금 비슷한 면이 많았다. 내가 볼 때 어떤 게 비슷했냐하면 정치적인 면이었다. 자크 루이 다비드와 프란시스코 데 고야는 왕실 수석 화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 자크 루이 다비드는 힘든 시기를 오랫동안 보내오다 한때는 루이 16세의 주문을 받아 그림을 그리다가 급진적인  자코뱅 당원으로  깊숙이 관여하며 활동하다 자코뱅의 공포 정치가 끝나자 처형될 위기였는데 자신은 자코뱅의 지도자였던 로베스피에르에 속았다고 항변해서 빠져나갔단다. 그리고 나폴레옹을 만난 후 인생이 폈다. <알프스 산맥을 오르는 나폴레옹>을 아주 멋지게 그려 나폴레옹을 영웅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렇게 계속 꽃길이면 좋으련만 나폴레옹의 치세는 10년 정도밖에 가지 못했다. 자크 루이 다비드는 줄을 잘 잡아 활동했다. 정치를 잘 하려면, 사회 생활을 잘하려면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자크 루이 다비드의 삶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거 같다. 권력은 끝이 있기  때문이다.

프란시스코 데 고야는 참혹한 전쟁과 열병과 이별로 큰 충격을 받고 인간의 광기에 대해 관심을 쏟았다고 한다. 1792년  열병을 앓고 청력을 잃은 후 그의 그림의 스타일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행동이 있다.

일단 아래 그림을 보자.




이 그림은 <마드리드의 알레고리> 라는 작품이다.

작품의 오른편 거울에  처음에는 조제프  보나파르트의 초상을 그려 넣었다. 그러다 1812년 조제프가 쫓겨나자  고야는 초상화를 지우고 그 자리에 헌법이라는 글자를 새겨 넣는다. 그런데 조제프가 다시 돌아오자  고야는 다시 초상화를 그려넣는다.그러다 프랑스가 완전히 축출되었을 때 다시 헌법이라고 새겨 넣는다.그 이후 페르난도 7세가 다시 왕으로 복귀하자 페르난도의 초상화를 그려  넣는다. 그 그림은 고야가 사망한 이후 헌법을 새겨 넣었다가 지금은 독립전쟁을 기념하는  의미로  5월  2일(Dos de Mayo)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정치적인 권력자가 바뀔때마다 바꾸는 고야의 행동은 정말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 도대체 몇번이나 바꿨는지....
그렇게까지 살고 싶었을까?
그때 당시 정치적으로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짐작이 간다. 
우리나라 고종 세력이 청나라에 붙었다 러시아에 붙었다 하는 꼴과 닮았다.
줏대없이 이 사람한테 붙었다가 저 사람에게 붙었다가 이것이 기생충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물론 고야의 작품들은 좋아하지만 이런 줏대없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  좀 어이가 없었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에 대해 나온다.
흔히 이런 주의는 미술 뿐 아니라 음악 또한 이 흐름과 같이 한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는 무엇일까?
왜 고전주의와 낭만주의가 나왔으며 나중에 인상주의, 추상화까지 발전했을까?
그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화가와 작품, 그 시대 상황까지 이해하기에 더 좋았다.





이 그림은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안개>이다.
그림을 보면 무엇이 느껴지는가?
나는 이 그림을 보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미래 같았다. 알 수 없는 미지를 향해 나아가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막막한 현실.
등대라도 있다면 좋을텐데 빛조차도 없어 더 막연하게만 느껴진다.

 




이 그림은 폴 세잔의 <대수욕도> 인데  피카소는 이 그림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피카소는 이 그림을 보고 <아비뇽의 처녀들>을 발표하게 되었다고 한다. 앙리 마티스 역시 세잔의 영향을 받아 <사치 ㆍ고요 ㆍ쾌락> 을 발표했다고 한다. 피카소는 세잔에게서 기하학적 요소를 배워 입체주의로, 마티스는 색채의 효과를 배워 야수주의로 나아갔다고 한다.  이 그림으로 인해 입체파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폴 세잔에 의해 현대 미술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폴 세잔이 왜 그렇게 중요한 화가일까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와 빈센트 반 고흐, 에드바르 뭉크의 어린 시절이 안타까웠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는 굉장히 명망있는 귀족이었으나 근친상간으로 태어나 장애를 가지고 있어 사랑받지 못하고 자랐고, 빈센트 반 고흐는 첫째의 사산 이후 태어나 그 사산된 아이의 이름을 가지고 태어나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교회를 왔다갔다하면 거기에 고흐의 이름이 씌어진 사산된 아이의 무덤이 있었다고 한다. 그  무덤을 수시로 보며 고흐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에드바르 뭉크는 5살 때 엄마가  결핵으로 돌아가시고, 엄마처럼 따른 누나 마저 14살에 결핵으로 죽었다고 한다. 장애도 있었지만 아버지한테 학대와 폭력도 당했다고 한다.

사랑받지 못하며 자란 그 화가들은 그 아픔과 외로움과 고독을 평생을 통해 그림작품으로 승화했으니 우리에겐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 화가들을 보며 아이들에게 더 사랑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화가들은 나에게 끊임없이 이렇게 묻는 것 같았다.

너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니?
너는 너만의 것을 찾았니?
네가 꿈꾸고 있는 게 있다면 일단 해봐!


화가의 삶과 그들이 남과 다른 나만의 것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처절한 고민들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지혜와 통찰을 준다.
누구에게나 산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다보면 귀한 보배를 얻을 것이다.
그래서 삶 자체가 아름다운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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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 모든 순간, 내 마음의 기록법 - 고단한 마음을 보듬고 성장을 돕는 153가지 글쓰기 매뉴얼
박미라 지음 / 그래도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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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글쓰기 중 이런 글쓰기는 없을까?
나 자신을 보듬어주고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나를 성장시키는 글쓰기 말입니다.


'나'라는 인간은 도대체 어떤 인간인가?

나를 뼛속까지 깊이 알고 느끼고 싶었어요.


이  책을 쓴 박미라님은 치유하는 글쓰기 안내자로, 마음 칼럼니스트로, 그리고 심리상담자로 살아가고 있다고 해요. 존재의 본질을 찾고 싶어 하는 성격 때문에 가족학과 여성해, 나아가 심리학과 자아초월심리학까지 공부했다고 합니다.

저 또한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찾고자 여러 책들을 읽어보았지만 완벽히 알 수는 없었습니다.
이 저자의 방법대로 한다면 '나'라는 존재를 이해할 수 있을까? 기대가 되었어요.

여러 글쓰기 중 의식흐름 글쓰기가 나옵니다.
저 또한 사춘기까지는 이 방법을 많이 썼습니다. 특히 뭔가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나거나 우울할 때 이 방법을 자주 썼었던 거 같아요.
내 안의 생각들을  펜이 가는대로 한참을 쓰다보면 희한하게도 마음이 진정되었습니다.
물론 저자는 아무 자극없이 무작정 의식이 가는대로 써보라고 했지만 저는 대체로 화가 나는데 어디 풀 데가 없을 때 무작정 글을 쓰다보면 풀렸던 거 같아요.
요즘은 아이를 키우다보니 글쓰기와 멀어졌는데 하루하루 이런 의식의 흐름대로 막 휘갈기며 써보고 싶어집니다.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글쓰기를 하라고 합니다. 나의 마음을 혹은 내가 경험했던 갈등 상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듯 묘사해 보라고 해요.
마치 소설을 쓰듯이요.
소설을 읽다보면 작가가 글로 시각적인 묘사를 하는 부분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부분들을 읽다보면 저도 모르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제가 생각하는 인물을 떠올려 보게 되잖아요. 그래서 늘 제 생각엔 소설가는 글로써 사람들의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게 하는 화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거든요. 글로 쓰는 화가  혹은 시인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소설가의 표현들에 가끔 놀라기도 하는데 저는 그렇게 하는 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이 책에서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글쓰기는  제게는 많은 연습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며 연습하다보면 제 마음의 결을 더 자세하게 다듬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이 파트를 읽고 빵터졌어요.
어쩜  이런 말을...
글로 써 있는 것만 봐도 제 마음이 속시원하달까요?
가끔 화가 나는 일들이 생기지요.
하지만 무작정 누구에게나 화를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저보다 상사라면요.
그때 이렇게 글을 쓴다면 정말 시원할 거 같아요.
저는 욕을 잘 못하는데 제 동료중에 욕을 시원하게 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래서 가끔 욕은 하고 싶은데 못 해서 대신 부탁도 했었습니다.
어찌나 욕을 찰지게 하던지요.ㅋㅋㅋ
그 욕을 들으며 속이 시원했던 경험들이 있어요.
그것처럼 이 파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시원했습니다.



나의 내면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할까요?

심리학 책을 보다보면 내면아이를 잘 보듬어주고 알아주라는 글을 많이 보았어요. 하지만 어떻게  내면아이를 알아차리지?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에 내면아이와 대화하는 방법이 나옵니다.
약간은 낯간지러워도 내면아이와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거 같아요.





4일 연속 글쓰기 방법이 나옵니다. 
사회 심리학자 페니 베이커는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글쓰기  방법으로 4일 연속해서 써보라고 제안해요.

4일간 연속해서  매일 20분씩 트라우마 글쓰기를 시도해보라고 합니다.
제 지인중에 심각한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방법을 조심스럽게 권유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그 트라우마의 실체를 알고 다시 일상을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당신의 무의식이 궁금하지 않나요?

이 책을 읽으며 여러 퍼즐 조각을 맞추듯 자기를 이해하면 할수록 자신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의 단계로 진입한다고 해요.
깊은 무의식과 만나기 위해서는 투사적 기법의 글쓰기와 대화기법 글쓰기가 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남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지요.
내가 잘 아는 남이 볼 때 나는 어떻게 보일까요?
나를 잘 알고 친한 사람들  혹은 불편한 사람들이 나를 보는 관점으로 나를 바라봅니다. 이렇게 바라보면 좀더 객관적으로 내가 보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심정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거 같아요.
사물의 관점에서  나를 보는 것도 나오는데 이 파트를 보며 내  주위를 둘러보게 됩니다.
내가 사용하는 물건, 내가 키우는 식물, 내가 사용하는 공간.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렇게 사물의 시선으로 나를 보니 조금 더 소중하게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파트를 보며 사람이든 사물이든  나와 속한 모든 관계가 굉장히 소중하면서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다른 책에서는 보지 못했던 여러가지 알아차림 글쓰기와 나의 가치 찾기 글쓰기가 있어요.
나의 무의식까지 깊이 쳐다보며 나를 이해하고 나의 가치까지 찾게 된다면 정말 좋을 거 같습니다.

이 책 서평을 마치고 글쓰기로 천천히 저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야겠어요.
하루 한편씩 글을 쓰며 저를 알아가고 싶습니다.
매일 글을 쓰며 날마다 성장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네요.


여러분은 '나' 를 찾았나요?
여러분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나요?

아직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면 이 책을 보며 글을 써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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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질병, 전쟁 : 미생물이 만든 역사 - 인류의 운명을 바꾼 아주 작은 생물
김응빈 지음 / 교보문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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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우리는 자연에 둘러싸여 자연과 하나가 되었다. 
자연에서 떨어져 나올 힘도, 자연을 넘어서 나아갈 힘도 없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들이 한순간에 변화했다.
인간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은 이 미생물의 출현.
미생물의 존재를 알게 된지는 이제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 때문에 지금도 인간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어떤 병들이 미생물들에 의해 감염되어 퍼졌을까?





이 책은 크게 효모, 포도상구균, 콜레라균, 탄저균,매독균, 발진티푸스균, 독감바이러스, 페니실륨, 결핵균, 한타바이러스, 장티푸스균, 클로스트리듐에 대해 풀어놓았다.
세부 주제에 들어가기 전 이렇게 인류사와 미생물사에 대해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 이해하기 쉬웠다.

예전 서양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이 미생물의 공격으로 여러 사람이 고통을 받고,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데 사람들은  그 원인을'나쁜 공기'를 뜻하는 '미아즈마'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것은 사체나 배설물 따위가 썩을 때 나오는 악취가 병을 일으킨다는 말이었다. 또한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내려오던 4체액설의 주요 의학 원리가 19세기까지도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생각이 사람들 머릿속에 얼마나 깊이 박혀 있었는지   그 당시  지식인이었던 과학자나 의사들마저도 '미아즈마'가 원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1844년 헝가리출신 의사 이그나즈 제멜바이스는  시신과 산욕열이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산욕열을 없앴고 동료의사들에게 손씻기를 권하다가 쫓겨났다고  한다. 말년까지  의문의 죽음으로 외면받았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다. 지금은 당연한 것을 그 당시에는 맞는 말을 해도 다들 그게 아니라며 외면받을 때 제멜바이스는 얼마나 외로운 싸움을 하였을까?

 그 당시 영국은 콜레라가 유행하여 600 여명의 사람들이 죽었다고 한다. 그때도 역시 미아즈마로 콜레라가 전염되었다고 소문이 났지만 존 스노라는 사람은 콜레라가 더러운 식수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추적해나가 마침내 펌프손잡이를 뽑아버렸다고 한다. 존 스노의 조사 방법은 현대 역학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왜 전쟁이 나면 역병이 창궐할까?

역사책을 보다 보면 이런 의문이 들었었다. 
희한하게 전쟁이 난 후 이상한 감염병들이 유행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 이유를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그 이유는 인간이 전쟁을 벌이면 미생물은 신이 난다고 하였다. 새로운 서식지 개척, 즉 감염 기회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생긴 상처와 제대로 먹지 못하고 스트레스로 저하된 면역 기능은 미생물들이 인간에게 들어가 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군인들은 몰려 다니며 열악한 환경에서 같이 생활하고 적군과 싸우다가 다친다. 피가 나면 그 곳으로 세균들이 들어간다. 혹은 호흡기로 들어가는데 평소 건강한 몸이라면  면역세포가 죽일텐데 영양실조라 면역세포도 힘을 못쓴다. 그래서 미생물들은 아주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개를 치고 다니는 것이다.
미생물은 적군, 아군을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게다가 미생물은 배나 비행기에도 탑승해 이동한다.

 




이 미생물과 감염병의 연관성을 알게 되어 감염을 일으키는 미생물들과의 전쟁에 관여한 여러 과학자들이 나온다. 루이 파스퇴르와 로버트 코흐의 치열한 경쟁이 인류를 감염병에서 구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항생제의  발견과  펠릭스 데렐의 파지요법에대해서도 나온다. 
항생제는 지금까지도 쓰이고 있으며 항생제의 발견으로 인류는 살 수 있었다.
페니실린이 안맞는 병도 있다. 결핵균이 그에 속한다. 페니실린은 세포벽 합성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메 왕성하게 성장하는 세균에게만 효과가 있다. 그래서 휴지 상태에 있거나 아주 느리게 자라는 세균은 페니실린의  공격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여 항생제에 내성을 띤 박테리아가 출현하게 되었다.
이것은 플레밍 또한 이미 예견하였다고 한다.


실험실에서 세균을 죽지 않을 정도의 페니실린 농도에 노출함으로써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지게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약국에 가서 누구나 페니실린을 살 수 있는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별생각 없이 약을 먹다 보면 
똑같은 일이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다. 
페니실린 치료를 무분별하게 하는 사람은 페니실린 내성균 감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에 대해 윤리적 책임이 있다. 
나는 이런 비극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플래밍-


어릴 때 어른들은 아프면 마이신 먹어야겠다라는 것을 많이 들었었다. 그만큼 항생제는 만병통치약처럼 흔하게 사용되고는 했다. 지금도 병원에 가 잘 낫지 않으면 항생제를 처방해주고는 한다. 우리 나라의 빨리빨리 문화 때문에 빨리 낫게 하는 병원(항생제를 많이 쓰는 병원) 이 유명한 명의라고 소문이 나기도 한다.  우리 나라는 항생제를 무분별하고 과도하게 사용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것을 이미 플레밍은 알고 있었다는 것에 놀랐다.


항생제 내성에 대처하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1917년 펠릭스 데렐은 이질균을 배양하고 있었는데 잘 자라고 있는 세균 배양액에 이질 환자의 분변 여과액을 첨가했더니 배양액이 하룻밤 사이에 맑아진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에 그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세균(박테리아) 를 먹어 치운다고 직감하고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 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데렐은 이에 세균 바이러스, 즉 파지를 세균 감염병에 사용하자고 제안했지만 아쉽게도 항생제의 그늘에 가려져 버렸다고 한다.
이 기발한 방법이 이제 빛을 볼 수 있을까?


바이러스는 숙주가 있어야만 살 수 있다.
그런데 왜 바이러스는 사람을 괴롭히고 죽이는 것일까?


이 저자의 표현이 기가 막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우리 집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생전 처음 보는 곳이다. 당황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빨리 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다보니 그만 그 집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만다'

이 표현으로 그간 궁금했던 나의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박쥐에서 오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박쥐에 있을 때는 아무렇지 않았던 이 바이러스가 왜 사람의 몸에 들어와 이런 피해를 줄까? 생각했었는데 이제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요즘은 환경 파괴와 기후 이상으로 바이러스가 인간과 만날 기회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우리는 미생물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미생물은 우리가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늘 함께한다.
미생물은 우리 삶의 반려자이자 조력자이다.
 '반감'보다는 '공감'의 자세로 미생물을 바라보자.
감염병 팬데믹이 전통적 유대감을 파괴하고 우리를 자기밖에 모르는 외톨이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이를 치유하려면 '정신적 백신'이 필요하다. 아마도 그건 소통과 배려, 나아가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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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피레트 라우드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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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지은 피레트 라우드는 빈센트 반 고흐의 귀에서 영감을 받아 이 그림책을 지었다고 합니다.
옮긴 사람은 신형건 시인이세요. 치과 의사이지만 동시를 짓는 시인으로 <거인들이 사는 나라> 동시집으로 유명하시지요. 신형건 님이 옮긴 책으로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책과 <친구를 모두 잃어버리는 방법> <이름짓기 좋아하는 할머니> <때문에> 등이 있어요. 동시를 지어서 아이들의 마음을 아는 걸까요? 제 아이들도 신형건님이 옮긴 이 책들을 참 좋아한답니다.
 
 




어느날 귀는 머리에서 떨어져 버려요.
항상 머리에 붙어 있던 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개구리와 코끼리, 토끼 등 여러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들을 가만히 들어주어요. 
토끼는 자신이 어떻게 눈사람의 코를 먹어 치웠는지 귀에게 말하지요.
토끼 안에 눈 사람 그림이 정말 인상적이지요. ^^

 




머지않아 귀는 이 땅에서 가장 잘 들어 주는 것으로 유명해졌어요.
귀는 모든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었고, 모두들 기분이 나아졌어요.
귀 또한 행복해졌지요.

단순히 들어준다는 것. 이처럼 쉬우면서 어려운 일도 없는 거 같아요. 저도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어야지 생각하다가도 여러 할 일들이 떠올라 아이들의 말을 다 들어주지는 못하거든요.

한번 아이들이 하는 말을 잘 들어줘 보세요.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잘 들어주면 아이들은 신이 나서 눈을 반짝이며 신나게 이야기들을 조잘조잘 해댑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도 행복해지고는 합니다.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해서 들어준다는 것.
그것처럼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일도 없는 거 같아요.
 
 




그런던 어느 날, 거미가 찾아와 다른 친구들을 험담합니다.
귀는 듣고 싶지 않았어요.
모든 이들을 나쁘게 말하니 너무 괴로웠거든요.
그러면서 거미는 실로 귀를 둘둘 감아 버립니다.
귀는 뒤틀며 벗어나려 하지만 꽁꽁 묶이고 말지요.

이 위기를 귀는 어떻게 극복할까요?



세상에는 이런 거미처럼 남의 험담이나 나쁜 소리들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사람들이 있어요. 혹은 내뱉는 소리 마다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사람들도 있어요.
아이들도 어떤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에서 나쁜 소리가 나오면 아이들은 귀를 막아버립니다.

이런 부정적인 말들로부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은 알고 있다 실험은 굉장히 유명하죠. 사랑해 라는 말을 들은 물 결정은 아주 완벽하고 예쁘지만 못된 말들을 들은 물 결정은 모양도 이상했다는 그 실험.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말들을 해주세요.
그리고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이들에게 온전히 집중해 들어주려고 노력해보아요.
만약 그러기 힘들다면 잠깐만. 이따가 해줄래? 라고 아이에게 허락을 구해  보아요.

아이의 말을 온전히  집중해서 들어 보아요.
끊임 없는 엄마, 엄마 하며 찾는 소리.
엄마 이것 봐봐! 엄마 이것 들어봐!
크면 많이 듣지 못하겠지요.


아이들의 말을 온전히 들어줄 때 아이들은 그게 큰 위로와 관심과 칭찬과 격려가 될거라 믿어요.
그리고 아이들도 다른 사람이 말 할때 자기 말만 하지 않고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될 거라 믿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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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시간, 영원한 현재 - 김봉렬의 건축 인문학
김봉렬 지음 / 플레져미디어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500년이라는 시간을 축적한 우리나라 건축물들이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문자는 거짓될 수 있으나 건축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오랜 세월 남은 그 흔적들을 보며 역사적 상상력을 보태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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