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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즐겁게 -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박호순 지음 / 비엠케이(BMK) / 2021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알면 말을 할때 더 조심하기도 하고 어디서부터 유래했는지 생각하면 재미있을 거 같았다. 책은 청소년부터 대상이라 읽기 쉽겠다는 생각으로 집어든 책.
이 책의 저자는 초등교사를 하고 교감, 교장을 거쳐 장학사, 장학관도 하셨던 분이신데 평소에 민속에 관심이 많아 <알고보면 재미있는 우리민속의 유래 1,2> 를 저술하였다고 한다.
어떤 말들의 어원들을 알려줄까? 궁금반 설렘반으로 차례를 보았다. 언어, 민속, 역사,식물과 지명, 교훈 등으로 엮어서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청소년 대상이라길래 지금 쓰는 말들의 어원이나 청소년들이 쓰는 말들에 대한 어원 같은 것들에 대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개인적인 민속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개인적인 소회에 가까웠다. 어원도 여러 근거를 들지만 결국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그 말의 의미를 적은 것이 많아서 아쉬웠다. 국어를 즐겁게 공부하기 위한 어원을 알기위해 집어든 책이었는데 나도 잘 모르는 지역의 고개 이야기나 어떤 버스안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 등을 적어놓은 것도 있어 약간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 내용도 있었다. 민속학자나 언어학자가 적은 게 아닌 개인적인 관심에 의해 적은 것들이 많아서 아쉬웠다. 청소년 대상이라길래 청소년들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나도 잘 모르는 지명이나 옛말은 청소년들이 과연 재미밌게 읽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도 얻은 것들도 있었다.
1. 언어
'한참'이란 몇시간일까?
아이가 어려서 조금만 기다려. 잠깐만 기다려. 엄마가 한참 기다렸어. 등 시간개념에 대해 가끔 이야기할 때가 있는데 아이는 물어본다. 잠깐만, 조금만, 한참이 어느 정도의 시간인지, 시간개념이 없는 어린 아이들은 수시로 지금이야? 라고 물어본다. 그래서 평소의 한참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시간일까? 궁금했다.
한참은 한자로 일참(一站)을 지칭하며 옛날 두 역참( 역말을 갈아타던 곳)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며 30 리를 걷는 데 소요되는 시간. 약 세 시간으로 보는 게 타당할 거라고 이야기한다.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에 대해서도 나온다. 씻나락이 무슨 의미일까? 싶어 읽어보니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래서 어떻게 이런 의미가 씌였는지에 대해 나온다.
2.민속
근친(覲親)과 눈썹 세는 날
근친(覲親)이라고 시집간 딸이 친정에 가서 친정어버이를 뵙는 일을 뜻한다고 한다. 시집와서 고생한 며느리를 위해 1년에 1번쯤 근친을 갈 수 있도록 날을 정하여 풍속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날이 바로 음력 정월 대보름날이라고 한다. 이런 아름다운 풍속도 있었다고 하니 이 날이 여자로써 며느리로써 숨통 트이는 날이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 전래동화에서 시집 가서 방귀를 못껴 얼굴빛이 안좋다가 방귀를 시원하게 뀌어보라는 말에 시원하게 꼈다가 소박맞을 뻔한 며느리가 생각난다. 시집가서 얼마나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으면 방귀도 제대로 못꼈을까 싶어 아이들은 재미있다고 웃지만 나도 며느리인지라 그 마음을 알 것 같아 답답함을 느꼈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오죽했으랴! 그런데 이런 며느리를 생각하는 아름다운 풍속이 있었다니 정월대보름이 다르게 보였다.
3. 역사
고구려 ㆍ백제 ㆍ신라의 명칭
고구려ㆍ 백제 ㆍ 신라의 명칭의 유래는 잘 몰랐는데 이런 뜻이 있었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역사를 알기에도 좋은 내용이었다.
동곳에 얽힌 일화
동곳이 무슨 물건인 줄 몰랐는데 시집간 여인이 머리에 꽂는 것을 비녀라 하며 동곶은 남자의 상투를 틀때 머리를 고정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동곳에 얽힌 일화는 정조왕이 동곳을 쓴 일화에 대해 나온다. 예전에 <이산> 이라는 드라마에서 정조를 해치려던 자객을 정조가 미리 알고 물리쳤던 장면이 떠올랐다.
4.식물과 지명
아리랑고개의 의미
어릴 때 아리랑 민요를 자주 불렀었다. 가사도 쉽지만 왠지 그 민요안에 뭔가 의미가 있을 거 같은데 무엇인지는 모르겠고 알고 싶었다. 전국에 많은 아리랑들이 있는데 도대체 아리랑 고개는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에 관한 여러 유래설들을 읽어보았다.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것이라 유래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민요. 수많은 외세의 침략과 그 안에서 힘들게 살아갔던 우리 민족의 한. 이것이 이 민요에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우리나라 가곡도 들어보면 슬프다. 노래안에서 구슬피 우는 우리나라만의 가곡들도 있다. 서양의 오페라와는 다른 우리민족의 한이 가곡에도 느껴진다.
5. 교훈
동방예의지국과 열사와 의사의 의미에 대해 나온다.
태극기의 유래도 나온다. 이 파트를 읽으면 우리나라 민족으로써의 자긍심, 청소년들에게 역사의식을 고취할만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일본에 의해 지배된 적이 있었던 우리나라는 그것이 백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우리 민족의 역사를 알지 못하고 그냥 지나친다면 그것은 또다른 쓰라린 아픔으로 되돌아올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는 역사를 반드시 기억하고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다.
여러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책 제목이 국어를 즐겁게 였지만 그것보다는 우리나라 민속에 관한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하는 게 맞을 듯 싶다. 가끔은 이 책이 언어의 어원과 유래를 찾는것인지 민속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가 관심있었던 궁금했던 내용들도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