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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것들의 세계 - 가장 크고, 가장 빠르고, 가장 치명적인 생물의 진화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하윤숙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이런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게 반갑다. 아직도 모르는 게 많은 생물의 세계. 제목이 '굉장한 것들의 세계'인데 문어 그림으로 가득차 있다. 문어에게도 굉장한 뭔가가 있을까? 궁금하다. 어떤 신비로운 생물들이 있을지 어떤 굉장한 것들이 있을지 그 생물들에게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한번 알아보자.
이 책을 쓴 메슈 D. 러플랜트 는 유타대학 언론학과 부교수로 기자 시절 이라크, 쿠바, 에티오피아, 엘살바도르 등 열두 곳이 넘는 국가를 다니며 보도했고 전쟁, 집단 학살, 영아 살해 의식, 조직 폭력 등 인간 사회의 암울한 주제들을 다루는 저널리스트라고 한다. 그는 스스로 이러한 불행을 상쇄하고 균형을 이루고자 "기쁨과 경외감을 가져다주는 일"로서 최상위 생명체들을 취재했다. 하버드 대학 유전학자 데이비드 싱클레어와 함께 쓴 인간 장수에 관한 책[《노화의 종말》은 아마존 45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전 세계 30 여 개국에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직업적으로 불운하고 암울하고 불행한 여러사람들을 취재하며 거기에서 역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더 느꼈기에 이런 책들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책을 다 읽고보니 이 저자는 어릴 때부터 생명에 대해 생물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거 같다.
코끼리는 그 큰 몸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왜 그럴까? 암의 생성의 부분적 원인은 세포분열인데 코끼리는 세포 분열이 미친듯이 분열한다고 한다. 그런데 왜 암이 걸리지 않을까? 그것은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 p53 대립 유전자 가 20개나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코끼리의 세포는 만약 악성 돌연변이의 불가피성 을 인식하는 순간 스스로 망가진 것을 수선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세포 자살이라고 알려진 과정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한다.
코끼리는 초저음파로 멀리서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동물이라고 한다. 참으로 놀랍다. 코끼리 밀렵꾼들이 활개를 쳐 코끼리를 보호 하려는 직원들이 코끼리를 찾으려하지만 코끼리는 어찌 알고 자취도 없이 조용히 사라진다고 한다. 사람을 피하는 것이다. 씁쓸하면서 슬펐다.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과 싸움과 정책으로 그 큰 코끼리들이 숨고 있다니...
모든 것은 늙기 때문에 오래 사는 강털소나무도 역시 아주 느린 속도로 노화가 진행되지 않을까 가정하고 미 산림유전학연구소에서 노화징후를 찾아보았다. 모든 곳을 살펴 보았는데 노화징후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장수의 삼위일체는 단순한 생활-스트레스-생존력 이다. 유리 해면, 사시나무, 북극고래 등 오래 사는 것들에게 인간도 이 공식을 익힐 수 있을까? 스태퍼드 대학과 존스홉키스 대학에서 교육받은 심장전문의 존 데이는 그렇다고 한다. 장수 생활의 비결이 없으며 단지 음식, 움직임, 마음가짐.공동체, 리듬, 환경, 목적 등 일곱가지 기본 원칙이 있는데 이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것은 단순한 삶이라고 이야기했다.
단순한 생활을 하며 스트레스도 적당히 있지만 계속 움직이고, 가공되지 않은 음식을 먹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사랑하는 사람 속에 둘러싸여 살며 안정적인 리듬에 따라 생활하면서 건강한 환경을 찾을 때, 삶의 목적을 찾을 때 우리 몸의 세포는 생존력을 가지게 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오래 사는 생명체들을 통해 우리는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를 들으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뱀독과 경제적 불평등의 상관 관계를 지적한다. 연구를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부자와 선진국의 입맛에 맞는 것들만 연구를 하게 하고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을 저자는 꼬집는다. 그나마 요즘 뱀독의 가치를 평가할 기회가 생긴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유럽 연합의 독액 프로젝트에서는 "염증, 당뇨병, 자가면역질환, 비만, 알레르기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치료방안을 만들겠다"고 분명히 밝혀두었다고 한다. 인도주의적인 목적이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씁쓸하다. 뱀독이나 말라리아 등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그것에 사람이 많이 죽는데도 투자도 관심도 못 받고 지금도 어디선가 사람들은 많이 죽을 텐데 자기들 살 궁리만 하며 돈이 될 만한 일들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현실이 참 마음이 아프다. 개미처럼 함께하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통찰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 밖에 완보동물을 헤치는 방법은 없다는 것과 개미들의 놀라운 생존력에 감탄을 하였다. 코끼리나 돌고래 등의 동물에게는 혹시 영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 정도로 경외심이 생겼다. 기자의 냉철하지만 따뜻한 필체로 굉장한 것들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 버렸다.
《 노화의 종말》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완보 동물, 유리 해면 등 사진이나 그림도 같이 나와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지구에서 기막힌 동물의 세계와 우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이 지구에 사는 기막힌 생명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고자 한다면 이 책 강력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