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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에게 배우는 생존의 지혜 - 인간을 뛰어넘는 적응력의 비밀
송태준 지음, 신지혜 그림 / 유아이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어릴 때 거미를 참 무서워하고 곤충을 징그러워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작가님도 곤충을 싫어했다고 해요. 집 주변에 밭이 있어 곤충이 자주 날아들어 곤충을 박멸하기 위해 공부하다가 아이러니하게도 곤충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저도 요즘 아이들 책을 보다가 곤충이나 동물, 식물에 관심이 생겨 이 책 저 책 보고 있네요. 참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세계입니다. 자그마한 곤충들이 어떻게 이 생태계를 살아가는지 그리고 어떤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지 보았습니다.
차례를 보면 곤충의 가르침으로 네 파트로 나눠 설명합니다.
머리(잘 배우고, 잘 써먹는 법), 가슴(마음을 잘 다스리는 기술),다리(험한 세상 속에서 우뚝 서는 법),더듬이(직접 느끼며 배우는 관계의 기술) 로 나누어 곤충에게서 배울 점들을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각 곤충별 <곤충 박사의 비밀 수첩>에 곤충의 신기한 사실들이 정리되어 있고 각 파트가 끝날 때마다 <곤충 박사의 연구 파일>이 나옵니다.
신기한 곤충들이 참 많습니다. 제가 본 것 중 신기한 곤충들을 소개해 드릴께요.
사람만 농사를 짓는 게 아니었어요. 인간보다 앞서 수천만 년전부터 농사를 시작해 온 생명체가 있었다고 해요. 그것은 바로 잎꾼개미. 버섯을 재배하는데 정교화된 분업화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턱이 발달한 큰 일개미가 잎을 잘라오면 작은 일개미들이 잘라온 나뭇잎을 건네받아 잎을 다지고 몸집이 더 작은 개미가 더욱더 최대한 잘게 다져 배설물과 섞어 죽처럼 만들어 이파리 위에 거름을 깐 다음 버섯을 심는다고 해요. 게다가 버섯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항상 유지하며 관리에도 힘을 쓴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하지요? 수천만년전부터 분업화해서 버섯 농사를 지었다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사막은 황량하고 물도없어 만약 제가 사막에 있다면 망연자실할 거 같은데 이런 사막에도 사는 동물들이 있지요. 여기에 특이한 딱정 벌레가 산데요. 거저리라는 곤충인데 나미브 사막의 아침에 짙은 안개가 가득한데 그 안개 속으로 뛰어들어 등을 위로 치켜든 채, 머리를 숙인데요. 거저리는 등에 작은 돌기가 많이 나 있어서 효과적으로 습기를 모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하지요. 안개 속에서 물을 얻다니 상상도 못했어요. 척박한 환경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살아가는 이런 곤충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네요.
가끔 물웅덩이에 보면 물 위를 뱅글뱅글 도는 물맴이를 볼 수 있는데 요 물맴이가 살아가는 방식도 참 신기합니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물맴이는 초소형 잠수함이나 다름없답니다. 물맴이는 겹눈이 위와 아래로 나뉘어 있어 물속과 바깥을 함께 볼 수 있대요. 만약 물 위에서 포식자를 만나면 물속으로 숨고, 물속에서 만난다면 날아서 도망간대요. 하하 그냥 뱅글뱅글 도는 줄 알았는데 요 물맴이도 나름 살아가는 방식이 멋지죠?
이 밖에도 여러 곤충들이 나와요. 납치를 해 노예개미를 삼는 아마존개미, 일부러 전쟁을 일으켜 먹이를 훔쳐오는 코노머마 개미, 잎에 알을 낳아 나비애벌레가 그 잎을 먹으면 그 안에 편하게 기생하게 하는 갈고리벌 등 여러 신기하고 얌체같은 곤충들도 나옵니다. 곤충들을 보며 참 사람의 세계와 닮았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보이스피싱 처럼 얌체같이 남의 돈 쉽게 벌려는 사람들, 언론플레이, 사기꾼들이 참 많은데 곤충들을 보며 경종을 울리는 거 같았습니다.
곤충들에게서도 배울점이 참 많네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꼭 닮은 곤충의 모습에 놀라기도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곤충 관련 속담 몇개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굼벵이가 지붕에서 떨어지는 것은 매미 될 셈이 있어 떨어진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벌도 법이 있지
거미도 줄을 쳐야 벌레를 잡는다.
이 책을 보고나니 이 저자가 지은 <동물에게 배우는 생존의 지혜>란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