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포지셔닝의 전략가들 - 초파격의 차별화를 만드는 래디컬 컨셉의 법칙
김동욱 지음 / 래디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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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로는 이길 수 없다.” 


브랜드는 늘 ‘어떻게 보여야 할까’를 고민한다. 착하게, 무난하게,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로 남고 싶어 한다. 하지만 김동욱의 『슈퍼 포지셔닝의 전략가들』은 그런 태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다.

“정말 착하고, 진정성 있다고 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오늘날 시장에서 기억되는 브랜드는 미움받을 용기를 가진 자들이 아닐까?


20년 넘게 광고 업계에서 트렌드의 중심을 통과해온 저자는 결론을 내린다. “트렌드로는 이길 수 없다.” 빠르게 뜨고, 더 빠르게 사라지는 유행에 올라탄 브랜드들은 대왕 카스텔라, 탕후루처럼 잠깐의 열풍만을 남긴다. 김동욱은 그런 단명하는 트렌드가 아닌, 뿌리 깊은 전략과 태도로 시장을 전복해버린 브랜드들의 실전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그들이야말로 진짜 ‘슈퍼 포지셔닝 전략가’다.


포지셔닝(Positioning)이란 단순히 ‘눈에 띄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의 머릿속에 특정한 개념으로 각인되는 일이다. 김동욱은 이 책에서 소비자의 인식 안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전투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 싸움은 ‘힘’이 아니라 ‘관점’의 문제라고 말한다. 강자와 정면으로 붙지 않고, 약자의 유연함으로 틈을 파고드는 방식. 그것이 바로 언더독의 전략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미국 생수 브랜드 ‘리퀴드 데스(Liquid Death)’다. 이 브랜드는 이름부터 반칙이다. 죽음을 뜻하는 단어를 생수에 붙였다. 헤비메탈 공연장에서 마신 생수 캔에서 착안한 창업자 마이크 세사리오는 ‘물도 태도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알루미늄 캔에 생수를 담았다. 그것도 극단적인 태도로. 그는 포르노 배우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광고에 쏟아진 악플을 모아 22분짜리 메탈 앨범을 만들었다. 누군가는 ‘지나쳤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는 단호하다. “건강한 브랜드도 재미있을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의 머릿속에 남으려면, 기꺼이 미움을 감수해야 한다. 그는 착한 마케팅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한다.


이 책은 단순히 튀는 사례를 나열하지 않는다. 저자는 언더독 전략이 작동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컨셉’과 ‘태도’라는 두 키워드로 정리한다. 그는 말한다. 컨셉은 공격이고, 태도는 수비다. 컨셉은 브랜드가 세상에 어떤 존재로 자리 잡을 것인지 정의하는 방향이며, 태도는 그것을 밀고 나갈 내면의 힘이다. 컨셉이 아무리 좋아도 태도가 약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강한 태도를 가진 브랜드는 크지 않아도 오래 버틴다. 결국 승자는 컨셉과 태도를 모두 가진 자다.


이는 단지 브랜드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김동욱은 비즈니스와 인생을 동일 선상에 놓고 바라본다. 스타트업 ‘토스’의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복잡한 금융의 세계에 ‘직관적 UI’라는 컨셉으로 접근한 토스는, 기존 금융권이 생각하지 못한 지점을 파고들며 언더독에서 미래 금융의 대안으로 도약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거대한 무기가 아니라, 약점의 정확한 진단과 거기에 맞춘 정교한 전략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뱅크시, BTS, 미스치프(MISCHIEF) 같은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은 모두 기존의 판을 거부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계를 바꾸려 했다. 뱅크시는 그림을 그린 후 작품을 경매장에서 파쇄했고, BTS는 사랑 노래 대신 청춘의 고통을 이야기했다. 미스치프는 에어맥스 밑창에 사람의 피를 넣어 ‘사탄 신발’을 만들었다. 이 파격적인 전략의 공통점은 단 하나다.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선언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전략이란 ‘예상 가능한 수를 두는 것’이 아니라,판을 새로 짜는 용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전략의 핵심에는 ‘래디컬 컨셉’이 있다. 래디컬은 단지 과격한 것이 아니다. 그는 챗GPT를 통해 ‘래디컬(radical)’의 본래 의미를 확인한다. ‘근본적인’, ‘철저한’, 그리고 ‘멋진’. 즉, 세상을 뒤흔들 정도로 깊은 본질에서 출발한 전략이야말로 진짜 래디컬한 것이다.


결국 『슈퍼 포지셔닝의 전략가들』은 “어떻게 이길 것인가?” 보다 “어디서 싸울 것인가?”,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를 먼저 묻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당신도 이 싸움에 참여할 수 있다.” 강한 컨셉과 태도를 가진다면 말이다. 작지만 오래된 브랜드가 새로운 것을 이길 수 있고, 약한 브랜드가 판을 뒤집을 수 있다. 이 책은 그 가능성을 믿는 이들을 위한 전략서이자 선언문이다.


모든 것은 결국 머릿속에 어떻게 남느냐의 싸움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질문을 해보자.


“당신은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래디시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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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힘으로 돛을 당겨라"라는 말이 있어요. 잡초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비즈니스 자체를 성장시킬 수 있는 초강점에 집중하세요."
ㅡ 여행용 캐리어 브랜드 줄라이(July)의 CEO이자 디다스칼루 줄라이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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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 위인 2 : 근현대편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2
이건홍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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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책이라고 하면 많은 아이들이 먼저 얼굴을 찌푸린다. 딱딱한 문체, 복잡한 연도, 낯선 인물들. 하지만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1』은 그런 편견을 시원하게 깨부순다. 무겁고 어려운 주제일 수 있는 역사 위인 이야기를 밝고 유쾌한 만화 형식으로 풀어낸 이 책은, 초등학생에게 한국사를 친근하게 소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 책은 단군왕검부터 흥선대원군까지, 고조선에서 조선 말기까지를 아우르는 전근대사 속 150명의 위인을 소개하는 시리즈의 첫 권이다. 각 인물의 핵심 사건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이야기 구조를 구성해, 단순한 연표나 업적 나열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 안에서 위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만화 형식을 빌린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교육 효과까지 뛰어나다. 예컨대 김옥균 편에서는 아이의 태권도장 대표 선출 사건을 통해 ‘삼일천하’의 상징인 갑신정변을 연결하는데, 이는 어린이들이 낯선 역사적 개념을 실생활과 연결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김옥균이 개화당과 함께 조선을 근대화하기 위해 우정총국 개국 파티에서 정변을 일으켰지만, 청의 개입으로 3일 만에 실패한 역사적 사건이 “그리의 3일 천하”와 자연스럽게 겹쳐지며 등장한다. 이런 구성은 어린 독자들에게 역사가 어려운 게 아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게다가 단순한 줄거리 나열에 그치지 않고, “더 알아보기” 코너를 통해 독자가 직접 문제를 풀어보며 복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김옥균 편의 경우, ‘근대적 우편 사무를 담당하기 위해 설치된 기관은 무엇인가?’, ‘김옥균이 일으킨 정변의 이름은?’과 같은 퀴즈를 통해 본문 학습 내용을 정리하고 스스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저자인 이건홍은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 교사와 교장을 역임한 역사 교육 전문가로, 오랜 시간 교육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이 책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교과서 집필진답게 교과 과정의 흐름과 주요 개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할 방식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림을 그린 박빛나 작가는 웹툰 작가이자 캐릭터 디자이너로, 귀엽고 생동감 있는 캐릭터로 위인의 삶을 감정적으로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이 책은 위인을 ‘완벽한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 고민하고 실수하고 좌절했던 인간 김옥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했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로써 독자 아이들은 역사 속 인물이 우리처럼 고민하고 도전했던 사람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고, 나도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어!라는 용기를 품게 된다.


이러한 접근은 위인을 단지 ‘외워야 할 인물’이 아닌, 친구처럼 만나고 느끼게 한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150명의 위인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만나고 대화를 나눈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친구들이 겪었던 시대적 상황, 선택, 결과를 통해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나아가 현재의 삶과 연결지을 수 있는 역사 감각을 키우게 된다.


물론, 만화 형식의 특성상 역사적 배경이나 복식이 일부 사실과는 다를 수 있으나, 이는 서문에서 이미 언급하고 있으며, 부모나 교사가 함께 읽으며 지도한다면 오히려 역사적 사고력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2』는 웃고 즐기고 배우고 기억하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초등 역사 입문서로서 충분한 깊이와 재미를 모두 갖춘 책이며,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아이의 자존감과 미래를 향한 상상력을 키우는 데 기여한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건 과거를 아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출발점에 아이들을 따뜻하게 세워준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유앤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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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태권도장에서 대표를 뽑았는데 제가 뽑혔어요!"
"와, 정말 축하해!"
"그리가 엄청 신났나 봐요. 정말 열심히 하네."
"그러게요. 저런 열정이면 대표 일을 아주 잘하겠는데요?"
"앞으로 우리 태권도장에서 소외당하는 친구가 없게 할 거예요! 그리고 또…"
"그링댜, 무슨 일 있어?
"태권도장 대표 말이에요. 집계가 잘못 돼서 제가 뽑힌 거였대요! 그래서 다른 형이 대표가 됐어요."
"그리의 3일 천하가 이렇게 끝나 버렸네."
"갑신정변의 김옥균 같군."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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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 위인 1 : 전근대편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0
이건홍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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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이라고 하면 많은 아이들이 먼저 얼굴을 찌푸린다.

딱딱한 문체, 복잡한 연도, 낯선 인물들. 하지만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1』은 그런 편견을 무너뜨린다. 무겁고 어려운 주제일 수 있는 역사 위인 이야기를 밝고 명랑한 만화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눈높이에서 한국사를 재밌고 똑똑하게 안내하는 길잡이가 된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5천 년 역사 속 인물 중 150명의 위인을 엄선해 소개하는 시리즈 중 첫 권으로, 단군왕검에서 흥선대원군까지, 즉 전근대 시기 위인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조선부터 삼국, 고려, 조선까지 이어지는 전근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떤 인물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민족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역사에 대한 감각과 자긍심도 함께 키워진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만화 형식’의 서술이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위인의 일대기나 사건을 짧고 리듬감 있는 대사, 그리고 표현력 있는 캐릭터 일러스트로 전달하면서, 어린 독자들에게 지루함 없이 몰입하게 만든다. 일방적인 설명이 아닌, 위인과 친구들이 등장해 실제로 대화를 나누며 사건을 풀어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연결고리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각 장의 끝부분에는 ‘더 알아보기’ 코너가 있어 해당 위인의 주요 활동이나 사건에 대한 퀴즈를 직접 풀어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읽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본문 내용을 복기하고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학습 장치로 기능한다. 이는 아이들이 스토리를 따라가며 즐겁게 익힌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유도하는 매우 유익한 구성이다.


 이 책은 시대 구분의 개념도 명확하게 짚어준다. 전근대와 근현대를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 각각의 시대가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구성되는지를 자연스럽게 알려주기 때문에, 초등 역사 교육 과정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 함께 이룰 수 있다. 특히 1권에서는 전근대 시대에 집중하여 고조선, 삼국시대, 고려, 조선 시대까지의 흐름을 따라가며, 각 시대의 대표 인물을 중심으로 서사를 펼쳐나간다.


 저자는 단순히 위인을 위대한 사람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이 위인을 가까이 느끼고, 그들의 고민과 선택, 실수를 통해 역사 속 인물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점을 알게 해준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들에게 “나도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어”라는 가능성과 자극을 선물한다.

 또한, 이 책은 역사를 단지 과거의 이야기로 끝내지 않는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왜 역사를 알아야 하고, 왜 위인의 삶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묻고 있다. 역사를 공부의 대상이 아니라 마음의 자양분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 역사 입문서로서 모범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다만 참고할 점은, 만화 형식이라는 특성상 등장인물의 복식이나 배경이 당시 실제 역사와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이 점은 책에서도 미리 언급하고 있으므로, 부모나 교사가 아이와 함께 읽으며 사실과 표현 사이의 균형감을 지도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1』은 그저 웃고 넘기는 만화책이 아니다. 웃고, 배우고, 기억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히 인물의 이름과 업적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각 인물이 처한 시대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건 과거를 아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출발점에 아이들을 세워준다.

그리고 부드럽고 따뜻한 그림, 탄탄한 구성, 흥미로운 서술을 통해 “역사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라는 놀라운 경험을 선물한다.

 책을 읽다 보면 역사책을 읽었다는 느낌보다 150명의 친구를 만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친구들처럼 나도 내 삶에서 멋진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될 것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유앤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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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부여를 세운 사람은 누구예요?"
"나 알아, 해모수!"
"맞아, 해모수에게는 해부루라는 아들이 있었지. 해부루의 아들이 금와이지!"
"그리고 금와는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을 자기 자식들과 함께 키운 사람이야."
"아, 그러면 고구려도 결국은 부여에서 시작된 거네요."
"그러니까, 금와가 주몽의 아빠예요?"
"아니, 그건 아니야. 주몽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자세히 얘기하고 이번엔 금와왕의 탄생에 대해 얘기해줄게."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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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걸어요 밝은미래 그림책 62
홍우리 지음 / 밝은미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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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걷기’라는 평범한 행위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장을 읽다 보면, 우리는 정말 다시 걷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에겐 처음 걷기 위한 시작이자 누군가에겐 다시 시작하는 용기다.


 주인공은 걷기를 멈췄던 아이지만, 어느 순간 천천히 주변을 바라보며 다시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수많은 다른 걷는 이들이 있다.

유모차를 미는 엄마, 자전거를 타는 사람, 반려견과 산책하는 이들, 서로 손을 잡고 걸어가는 사람들, 셋이서 걸음을 맞춰 걷는 가족. 휠체어를 탄 노인, 시각장애인과 안내견, 한 몸이 되어 걷는 연인들. 이들은 모두 같은 길 위에 있지만,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모두가 두 다리로 걷는 것은 아니야”라고 말한다.

“봐, 두 다리가 아니더라도 걷기가 가능하잖아.”

이 문장은 단지 신체 조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반드시 정해진 모습일 필요가 없다는 걸 이야기한다.


 이 책의 가장 아름다운 지점은, 걷기의 다양성과 연결을 서정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다.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걷는 장면, 아기를 품에 안고 한 몸이 되어 걷는 장면, 땅만 보고 걷는 이와 하늘을 바라보며 걷는 이가 같은 그림 안에 있다. 심지어 빠르게 달리는 개를 끌어당기며 열심히 뛰는 소녀의 모습에서는, 웃음과 함께 삶의 에너지가 뻗쳐 나온다.


“마음에 서로 온전히 기대야만 걸을 수 있어.”

이 말은 단지 동행의 조건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삶이란 결국 서로 기대어야 가능하다는 고백이다.

혼자서 걷는 사람도 있지만, 혼자서만 걷는 이는 없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달팽이와 강아지의 장면도 인상 깊다.

“달팽이처럼 걸어 본 적 있지? 그 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삶은 빠르게 달리기만 해서 이해되는 게 아니다.

더디게 가는 것! 그 자체가 오히려 더 깊은 감각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 한 아이가 말한다.

“난 다시 걷기 시작했어.”

이 짧은 문장이 전하는 울림은 크다. 

다시 걸음으로써 세상을 다시 보고, 다시 관계를 맺고, 다시 살아가는 마음이 피어난다.

그동안 책 속 아이는 단지 움직임이 아니라 마음을 다시 움직이는 여정을 걸어온 것이다.


 이 책의 그림은 부드러운 색채, 따스한 연필 선, 공간감을 살린 나무와 호수, 군더더기 없는 인물 묘사. 이 모든 것이 걷는 장면을 더 깊이 있게 만든다.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그걸 굳이 설명하지 않는 점이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나는 다시 걸어요』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이 먼저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는 종종 너무 바쁘게 걸어왔기에 지금 어디쯤 있는지도 잊은 채 살아간다.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한다.

천천히, 나답게, 그리고 다시 걸을 수 있다고.


 걷는다는 건 단지 땅을 딛는 행위가 아니다.

삶을 향해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나아가는 선언이다.

나는 지금 어디쯤 걷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다시 걸을 준비가 되었는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밝은 미래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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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의 시기에
저마다의 모습으로
저마다 가능한 걷기를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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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지배하는 마케팅 법칙 - 뇌과학이 알려주는 무의식적 선택의 비밀
레슬리 제인 지음, 이상훈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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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이 선택을 지배한다.”


우리는 왜 특정 브랜드를 더 좋아할까? 왜 어떤 광고는 머릿속에 오래 남고, 어떤 메시지는 금세 사라질까? 대다수의 마케팅 서적이 “감성에 호소하라”, “스토리를 팔아라” 같은 익숙한 해답을 반복하는 가운데, 레슬링 제인의 『뇌를 지배하는 마케팅 법칙』은 그 익숙함을 철저히 부정하는 한 권이다. 이 책은 단순한 감성 마케팅이 아니라, ‘무의식’을 겨냥한 실전 전략에 집중한다. 그리고 이 무의식이야말로 오늘날의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책의 시작점은 간단하다. 사람은 ‘의식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논리, 사실, 심지어 자기 입으로 말한 니즈조차 진짜 선택의 이유가 아니다. 선호하는 생수 브랜드부터 대통령 후보까지, 인간의 선택은 대부분 무의식이 관장한다. 저자는 이를 ‘의식적 마음’과 ‘무의식적 마음’으로 구분한다. 전체 뇌가 하나로 작동하긴 하지만, 일상적인 선택에서는 무의식이 9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 단순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기존의 마케팅 모델을 근본부터 흔든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대부분의 기업은 의식적 마케팅에만 집중하는가? 고객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무한 반복 광고, 쿠폰, 1+1 프로모션, 포인트 적립 등 전형적인 방식을 고수한다. 그러나 결과는 뻔하다. 고객은 피로감을 느끼고 브랜드는 정체된다. 이제는 그런 낡은 설득 모델을 버려야 한다. 

대신 선택의 본질, 즉 뇌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에 기반한 ‘본능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뇌를 지배하는 마케팅 법칙』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핵심 전략은 ‘브랜드 커넥톰(Brand Connectome)’이다. 뇌 속에서 브랜드와 관련된 신경망을 얼마나 넓고 깊게 구축하느냐가 바로 브랜드 파워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기억, 연상, 감각, 이미지, 언어… 모든 감각과 경험이 브랜드와 연결될 때, 고객의 무의식은 그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찾아 손을 뻗는다. 브랜드가 소비자 마음속에서 존재감을 갖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이 커넥톰을 키우는 실질적인 방법으로 책은 ‘성장 트리거(Growth Triggers)’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미지, 언어, 후각, 미각, 촉각 등 다섯 감각을 자극하는 간결한 코드나 신호를 통해 긍정적인 연상을 축적하는 것이다. 즉, 브랜드는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익숙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브랜드가 익숙해지면, 사람들은 이유 없이, 설명도 없이, 그냥 손을 뻗는다. 반사적으로 말이다.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 조사에 대한 저자의 태도다. 사람들은 왜 그 브랜드를 선택했는지 그럴듯한 이유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무의식의 선택을 나중에 언어로 정당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책은 소비자 인터뷰나 설문조사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강조한다. 진짜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의 말이 아니라 반응에서 찾아야 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이것이다.

“브랜드가 시장에서 성장하려면 먼저 소비자의 마음 안에서 성장해야 한다.”

단순하지만 핵심을 찌른다. 시장에서의 성공은 결국 사람의 ‘마음속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마케팅을 단지 팔기 위한 기술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 심리의 본질을 파고드는 행동과학의 실전 응용서에 가깝다.

그리고 이 마케팅 철학은 거대한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1인 기업, 정치 캠페인, 개인 브랜딩, 심지어 아이디어 설득까지 적용할 수 있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다. 무의식은 조작이 아니라 연결의 영역이다.

고객의 무의식과 교감하는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선택된다.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건 인정받는 것이며, 브랜드가 그 마음을 정면에서 밀어붙이기보다,

익숙함과 공감을 무기로 다가가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이다.


『뇌를 지배하는 마케팅 법칙』은 소비자를 쫓기보다 소비자의 뇌에 먼저 자리를 잡으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마케팅이 단순한 설득의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을 읽어내는 과학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나고 싶은가?

사람들의 선택을 이성이 아니라 본능이 좌우한다는 진실을 마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은 단연, 지금의 시대가 요구하는 필독서 중 하나다.


'더퀘스트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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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도프 효과는 부분적으로 희소성 효과, 즉 공급이 부족한 무언가를 더 가치 있게 여기는 인지적 편향에 의존한다. 무언가 다 팔리거나 그것을 다른 사람이 원한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더 간절히 원하게 된다.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있어 텅 빈 선반보다 효과적인 것은 없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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