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한국사 - 멸망으로 시작해서 건국으로 이어지는 5,000년 역사 이야기
조경철.조부용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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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자리다.”


 우리는 대개 한국사를 ‘시작되고, 번성하다가, 결국에는 망하는’ 흐름으로 배운다.

고조선이 세워지고, 삼국이 흥하고, 고려가 다시 나라를 세우고, 조선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그래서인지 역사의 중심은 언제나 ‘건국’에 찍혀 있는 듯하다.

그러나 조경철, 조부용의 『거꾸로 읽는 한국사』는 그 익숙한 흐름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이 책은 나라가 사라진 뒤, 그 빈자리에서 꺼지지 않고 이어졌던 이야기에 집중한다.

한마디로, ‘멸망 이후에도 끝나지 않았던 사람들의 역사’를 되살리는 작업이다.


책은 “나라가 망하면, 그걸로 정말 끝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 질문은 단순한 궁금증에서 그치지 않는다.

고조선이 무너진 후에도 그 문명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백제와 고구려가 패망한 이후에도 복원을 꿈꾼 사람들이 존재했다.

조선이 쓰러진 뒤에도, 우리는 일제에 맞서 싸웠고, 결국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 이 책은 그 ‘끝 이후의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역사란 단지 시작과 끝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며, 바로 그 사이에서 몸을 던진 이들의 시간이야말로 놓쳐서는 안 될 진짜 이야기라고 말한다.


책의 목차를 처음 펼쳤을 때, 각 장이 ‘첫 번째 편지’, ‘두 번째 편지’라는 제목을 달고 있어 편지글 형식을 따랐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아는 전통적인 편지—인삿말이나 회신이 오가는 글—형식은 아니었다. 대신 마치 독자에게 말을 걸 듯, 정성스럽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무엇보다 이야기 중간중간 던지는 질문들이 인상적이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독자로 하여금 한 걸음 멈춰 서서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그 덕분에 책을 읽는 일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기억을 복원하는 시간이 된다.


이 책이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멸망 이후의 시간도 역사다.”

우리는 흔히 한 나라가 망한 뒤의 시간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역사의 중심 서사에서 밀어내곤 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그 자리에 남겨진 이들의 삶을 다시 불러낸다.

끝난 줄 알았던 자리에 머물렀던 사람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지켰던 이들, 

무너진 터전 위에서 다시 시작을 꿈꿨던 존재들을 복원한다.

역사는 단지 승자의 이야기, 권력의 기록이 아니다.

그보다는 패배와 부서짐 이후에도 묵묵히 살아갔던 사람들의 흔적이기도 하다.


특히 고조선 멸망 이후의 이야기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보통 우리는 고조선이 무너지고 곧장 고구려로 이어졌다고 배운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유민의 이동, 공동체의 재편, 타 민족과의 충돌 같은 복잡하고 중요한 사건들이 존재한다. 이는 단지 다음 나라로 넘어가는 중간과정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역사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사이의 시간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흥미로운 점은, 『거꾸로 읽는 한국사』가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협업으로 탄생한 책이라는 점이다.

조경철은 연세대학교 사학과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정통 역사 교육과 연구를 기반으로 한 서사를 제공한다. 반면 조부용은 영화와 책을 소개하는 에디터 출신으로, 역사학자인 아버지와 함께 <나만의 한국사 편지> 뉴스레터를 연재했고, ‘유물시선’ 팀을 통해 유물과 역사를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해왔다. 이러한 두 사람의 시선이 만나, 이 책은 학문적인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언어와 구성으로 채워졌다.


이들의 글은 특정한 결론을 내리기보다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가 잊고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면, 그걸 다시 기억해내는 것이야말로 역사공부의 시작이 아닐까?”라는 저자들의 질문처럼 이 책은 독자와 함께 질문하고 함께 사유한다.

역사란 단순히 연대기적으로 나열된 사건의 목록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선택, 그리고 남겨진 자취들이 엮인 서사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읽는 한국사』는 단지 다르게 보는 시도에 그치지 않는다.

기억해야 할 것은 오직 승리와 번영만이 아니다. 

오히려 좌절과 실패의 뒤편에 남겨졌던 이야기야말로 지금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오늘의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당신이 기억하는 멸망(실패) 이후의 시간은 어떠하였는가?”


책장을 덮고 나면, 역사책을 한 권 읽었다기보다 오래 잊고 있던 이야기를 다시 들은 기분이 든다.

잊혔다고 생각했던 시간 속에도, 누군가는 살아 있었고, 역사는 그 속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거꾸로 읽는 한국사』는 기억을 되살리는 책이다.

식상하지 않게, 교훈만 전하지 않게, 단단하고도 따뜻하게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역사는 멈추지 않았다. 무너진 자리에도, 누군가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클랩북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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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의 지혜 강자의 품격 - 중국 성현들의 삶의 철학과 전략 대가 고전·인문 시리즈 (LINN 인문고전 시리즈) 17
장석만 지음 / 린(LINN)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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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말한다. 강자는 다르게 생각하고, 품격으로 행동한다.”


인생이 공평하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그 불공평함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은 왠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인생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마음으로는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럼에도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고 묻는다.


장석만의 『성현의 지혜 강자의 품격』은 성공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진정한 강자란 누구인지?” “강자는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진정한 품격의 의미를 고전 속에서 되짚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책 초반에서 등장하는 메시지는 다소 낯설게 다가왔다.

“펼치고 싶으면 오히려 움츠려라.”

“사랑이 지나치면 반드시 손해를 본다.”

“얻고 싶으면 반대로 줘라.”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조언인가?

하지만 곱씹어 보면 이것이야말로 장기적인 전략을 아는 사람의 태도인 것 같다.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순간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절제.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강자의 첫 번째 품격’이다.

만족을 아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고 오래간다.


칭기즈칸을 생각해보자.

세계 제국을 세운 전쟁의 귀재!

하지만 저자는 그를 뛰어난 전략가로만 보지 않는다.

그는 겸허함과 절제의 리더십으로 말단 병사에게도 공동의 권리를 나누었다.

그는 자신의 유년기를 절망 속에서 보냈다.

아홉 살에 아버지를 잃고, 들쥐를 잡아먹으며 생존했다.

그 시절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전쟁의 기술이 아닌 사람을 얻는 법,

품격을 세우는 리더의 자세를 보여준다.

“가난하다고 탓하지 말라. 배운 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고 했다.

불공평한 세계를 인정하되 그것에 매몰되지 않고 스스로를 바로 세우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공자와 맹자의 사유, 노자의 유연함, 한비자의 통찰, 주원장의 결단(냉정한 현실 인식+철저한 전략+감정의 절제), 유방의 정치력 등 그 각각의 성품과 상황을 파헤치며 오늘날의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리더십의 기술을 꺼내 보인다.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혜 – 상황을 읽고 사태를 꿰뚫는 힘.

결단 – 흐름을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나아가는 용기.

품격 – 타인을 설득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도덕적 균형감각.

강자는 이 세 가지를 갖춘 사람이며 이 책은 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철저한 실전 수업서다.


책 후반부에서는 조선의 정조, 장소, 법수, 조설근 등 문관들이 세상을 바꾸는 언술을 어떻게 구사했는지를 조명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세상을 보는 독특한 안목, 상대를 설득하는 기백, 그리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처리하는 임기응변력은 오랜 시간 내면을 단련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말은 결국 강자의 품격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이 어떤 문제든 명확히 포착하고, 분석 및 평가하며,

뛰어난 슬기와 전략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 말처럼 이 책은 우리가 맞닥뜨리는 불합리, 모순, 좌절 앞에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주는 하나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무턱대고 참으라고 하지 않는다.

억울함을 잊으라고도 하지 않는다.

대신, 그 억울함을 품격으로 돌파하라고 말한다.

이 책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생존의 미학, 사유의 무기, 리더십의 본질이다.


세상은 여전히 공평하지 않다.

하지만 그 불공평 속에서도 우리는 품격 있는 강자로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길을 묵묵히 안내해주는 가장 고요하지만 가장 강력한 멘토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린LINN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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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시기와 상황에 따라 굽혀야 할 때는 굽히고 나서야 할 때는 나서야 한다. 굽힌다는 것은 힘을 아끼고 모으는 것이며 나선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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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 인간의 본능을 사로잡는 세계관―캐릭터―플롯의 원칙
전혜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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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이제 소설가나 영화 시나리오 작가만의 것이 아니다. 요즘 우리는 누구나 이야기꾼이다. 

자신이 겪은 일이나 감정, 전하고 싶은 생각이나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 매일같이 무언가를 써 내려간다.

하지만 수많은 이야기 중에 정말 오래 기억되는 건 아주 적다.

전혜정의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것이다.


“도대체 좋은 이야기란 무엇일까?”

“왜 어떤 이야기는 기억에 오래 남고, 어떤 이야기는 금방 잊히는 걸까?”


이 책은 그런 질문에 철학적이면서도 실질적인 통찰을 준다.

저자는 인간이 왜 이야기를 만들고, 왜 그런 이야기 구조에 끌리는지부터 차근차근 짚어간다.


1부는 ‘호모 픽투스(Homo Fictus)’ ― 곧 ‘이야기하는 인간’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걸까?

왜 옛날부터 지금까지 비슷한 이야기 구조가 반복되는 걸까?

그건 인간이 세상에 나름의 질서를 찾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답답한 현실을 이해하고 싶을 때,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그 의미를 붙잡으려 한다.

그래서 이야기 안에는 "이래야 해", "그게 맞지"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이런 흐름은 『오이디푸스』나 『심청전』, 『아서왕 이야기』처럼 고전 이야기 속에도 나타난다.

이야기는 단순한 재미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이며, 우리가 믿고 싶은 세계의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의 콘텐츠 환경은 이 본능을 잘 이용하기보다는,

그저 소비하기 쉬운 이야기만을 빠르게 쏟아내고 있다.

웹소설이나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를 보면, 클릭 수나 수익이 이야기의 기준이 된다.

속도감, 자극적인 전개, 결말의 반전이 필수가 되었고

작가의 생각이나 진심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저자는 묻는다.

“지금은 반응이 없더라도, 10년 뒤에도 살아남을 이야기를 쓰고 있는가?”

그리고 제안한다.

'많이 읽히는 글'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는 글'을 써보자고.

독자가 단 한 명이어도 좋다. 그 한 사람의 마음에 가 닿을 진심을 담아보자고 말한다.


2부에서는 좋은 이야기의 구조를 깊이 있게 분석한다.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단 하나.

모든 이야기는 ‘결핍’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주인공이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출발해,

그 결핍을 채워나가는 여정이 바로 이야기의 뼈대가 된다는 것이다.

그 여정 속에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는 세 가지다.

첫째, 공감.

주인공의 감정과 상황에 마음이 닿아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둘째, 맥락.

인물의 배경, 상황, 시간 흐름 등 맥락이 풍부할수록 이야기의 감정선은 깊어진다.

셋째, 변주.

익숙한 이야기 흐름을 살짝 비틀어주는 의외의 전개.

이 작은 반전이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든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면, 이야기는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하나의 ‘의식’처럼 독자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마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이는 것처럼.


3부는 이야기의 설계 방식에 대한 실제적인 원칙을 다룬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본능을 자극하는 플롯 설계’가 핵심이다.

요즘 사람들은 집중력이 짧다.

몇 초, 몇 문장 안에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이야기는 버려진다.

그래서 긴장감, 갈등, 변화를 빠르게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감정의 흐름을 움직일 수 있는 장면과 리듬, 구조의 예시를 풍부하게 소개한다.

하지만 여기서 저자는 다시 질문을 던진다.

“무엇을 위해 당신은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가?”

반드시 감동적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보기 불편하고, 결론이 없고, 불완전한 이야기야말로

진짜 삶을 떠올리게 하고, 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다.

저자는 이를 “창문에 균열을 내는 이야기”라고 표현한다.

모두가 믿는 ‘정의가 승리하고, 착한 사람이 복을 받는 세계’에서 벗어나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를 직면하게 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는 독자의 세계관에 조용한 균열을 만든다.

그리고 그 틈 사이로 ‘진짜 삶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책이 전하려는 핵심은 간단하다.

이야기란 단지 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일이다.

무엇을 쓸 것인지보다

어떤 세상을 보고 싶은지,

무엇을 믿고 싶은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는

글쓰기를 배우는 책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는 책이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좋은 이야기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도,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하나의 이야기로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은 단단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우리는 결국 모두 이야기 속에 살아간다.

누군가는 주인공이고, 누군가는 조연이며,때로는 아무 역할 없는 배경일 수도 있다.

살아남는 이야기는 결국, 진심을 담아 세상의 균열을 마주한 사람이 쓰는 것이라고.

그 마지막 문장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웅진지식하우스'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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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가 공유하는 신화를 보면, 그 사회가 중시하는 신념과 도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교, 선화, 전래동화, 속설, 속담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허구의 신화는 한 사회에 부족한 질서를 인위적으로 부여해 당위성을 채워줍니다. 신화가 세계관을 지탱하는 셈이죠.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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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태오 지음 / 부크럼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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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다.

남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에 멈춘 것 같고,

함께 있어도 외로운 마음에 괜히 혼자라는 생각이 들고,

나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데, 그 노력조차 의미 없어 보일 때.

“괜찮다”는 말은 입에 붙어 있지만, 정작 마음은 ‘괜찮지 않다’는 걸 알고 있을 때.


태오의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는 바로 그 순간에 건네는 말 한마디 같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 흔한 문장을, 이토록 조심스럽고 진심 깊게 꺼내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단지 위로의 말을 건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위로조차 조심스러운 사람에게, ‘마음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깊게 스며드는 말’을 전한다.


책의 서문에서 태오는 이렇게 말한다.

“괜찮다는 위로가 너무 흔해진 세상에서 누군가는 이제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길 원합니다.”

우리는 바로 그 말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일지도 모른다.

무너지기 직전에, 애써 웃으며 견디던 밤들 속에서 “나만 이렇게 힘든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함께.


태오의 글은 특유의 낮은 호흡으로 우리 안의 감정을 톡톡 두드린다.

무거운 얘기를 하지만 결코 부담스럽지 않고,

상처를 짚지만 그것을 들쑤시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 각자가 저마다의 이유로 힘들었던 날을 인정하는 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렇게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삶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다고 말해준다.


“그 말, 나도 듣고 싶었어요.”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는 자꾸만 자신을 후순위로 두는 사람들,

관계 속에서 애쓰느라 자기 마음을 돌볼 여유조차 없던 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을 먼저 챙기세요. 그것이야말로 진짜 다정함의 시작입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괜찮아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믿음을 아주 조용하게 부수며, 이렇게 속삭인다.

“오래 참은 감정은 결국 삐뚤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제때 흘려보내는 것이 용기입니다.”


태오는 무언가를 이루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더 열심히 살라고 다그치지도 않는다.

그저 오늘,

그저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조금이라도 덜 외롭기를 바란다.

스스로를 미워하는 마음에서 단 한 발짝만이라도 벗어날 수 있기를.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곧 이 책의 모든 것이다.

“저는 당신이 정말로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얼마나 단순하고, 아름다운 진심인가.

그 문장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문장보다 그 마음이, 그 마음보다 그 온기가.


이 책은 ‘무너지기 전에 읽는 책’이 아니다.

무너진 그 순간에, 오히려 나를 붙잡아주는 책이다.

말보다 숨결에 가까운 언어로 건네는 말.

“정말로, 진심으로, 당신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혹시 당신이 지금 괜찮지 않다면 이 책을 한 번 꼭 읽어보길 바란다.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책장 사이에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부크럼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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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면서 깨닫는 것
1. 세상에 공짜는 없다.
2. 하지만 모든 것을 꼭 돈으로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3. 사람은 생각보다 잘 죽지 않는다.
4. 그런데 또 쉽게 죽기도 한다.
5. 영원한 내 편은 없다.
6. 영원한 적도 없다.
7. 하늘이 무너져도 그런대로 살 만하다.
8.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가지만,
좀 더 늦게 지나가는 것도 있다.
9. 아픈 것도 익숙해지면 덜 아프게 느껴진다.
10. 그렇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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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한 우리말 해방 사전 - OX만 보면 바로 알게 되는 맞춤법과 표준어
양성필 지음 / 포르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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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누다가, 혹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의 모임 속에서 문자로 생각을 전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도 모르게 손이 멈칫하게 만드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어휘 때문이다. ‘틈틈이’가 맞는지 ‘틈틈히’가 맞는지처럼, 익숙한 듯하면서도 자주 헷갈리는 단어들 말이다. 검색으로 정확한 표현을 확인해 놓고도 며칠만 지나면 다시 기억이 흐릿해진다. 같은 단어를 몇 번이나 다시 찾아보며, 스스로에게 ‘주의력이 부족한 걸까, 기억력이 나쁜 걸까’ 자책했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요즘은 흔히 ‘문해력 저하의 시대’라고들 한다. 디지털 매체의 사용이 늘고, 독서량은 점점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어휘력 부족은 점점 심화되고 있고, 이는 고스란히 문해력 저하로 이어진다. 그 여파는 생각보다 깊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지만, “심심한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할 일이 없어 지루하다”는 의미로 알고, 그 표현을 비난했다는 사례도 있다. “심심한 사과”에 대해 “진심이 안 담긴 대충 하는 사과 아니냐”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심심하다’는 원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이라는 뜻의 고어적 의미가 있다. 즉,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는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란 뜻이고,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는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합니다”가 되는 것이다.


 이런 오해는 비단 일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학생들이 시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문제 자체를 풀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질의응답’이라는 표현을 ‘질책과 응답’이라는 식으로 오해하여 부정적인 문답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질의응답’은 어디까지나 ‘질문과 대답’을 의미하는 전혀 부정적이지 않은 단어다. 이런 어휘 오해 사례는 지금 우리가 겪는 문해력의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어휘력의 부족과 문해력 저하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소통 능력과 사고력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문제다. 그러니 올바른 어휘 사용과 한국어 문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일은 개인의 언어 능력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언어 수준을 한층 성숙하게 만드는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역할을 이 책이 해주고 있다.


 『알쏭달쏭한 우리말 해방 사전』은 자주 헷갈리는 단어와 표현들을 쓰임에 따라 보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사전처럼 필요한 단어를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실제 일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순우리말과 외래어 표기법, 띄어쓰기 규정까지 알차게 담겨 있다.

게다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등 공신력 있는 기준들을 기반으로 내용을 구성했기 때문에 신뢰도도 높다.


 한국어 어휘나 문법이 늘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한 번쯤 곁에 두고 읽어볼 만하다. 까다롭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우리말이 한결 가깝고 유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포르체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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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출/갹출
친구들이 각출(X)/갹출(O)해 철수의 결혼 축하 선물을 샀다.

각출(各出) 각각 내놓음.
(예1) 연말이면 재벌 기업마다 불우 이웃 돕기 성금의 각출을 약속한다.
(예2) 우리 회사 직원들은 수재 의연금을 각출했다.
갹출(醵出) 같은 목적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돈을 나누어 냄.
(예1) 테니스 동호회 회원들이 갹출하여 운영비를 마련했다.
(예2) 각 팀에서 행사 비용을 갹출했다.

‘각출’과 ‘갹출’은 형태와 의미가 비슷한 단어입니다. 다만, ‘각출’은 ‘각각 내놓다’라는 의미이고, ’갹출’은 ‘나누어 낸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상황에 맞게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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