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지능 - 인공지능은 할 수 없는 인간의 일곱 가지 수학 지능
주나이드 무빈 지음, 박선진 옮김 / 까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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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의 역사는 1956년 컴퓨터 과학자 존 매카시(John McCarthy)가 다트머스 워크샵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AI 개념에 대한 연구는 이보다 앞서 1950년 앨런 튜링(Alan Turing)이 '모방 게임'을 소개하면서 시작 됐다고 한다. 그 후 2022년 11월, ChatGPT가 AI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이 확산되고 발전되었다. 그후로 우리의 삶도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자동 번역, 자율 주행 기술, 원하는 이미지까지 뚝딱 만들어 주는 AI가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특히 수학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AI가 이미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복잡한 계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적의 해답을 찾아내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시대에서 “우리는 수학을 배워야 할까?”라고 다시 한번 생각 해볼만 하다.


 주나이드 무빈의 『수학 지능』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수학이 사고하는 방식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추정, 표상, 추론, 상상, 질문, 조율, 협동’이라는 일곱 가지 능력을 제시한다. AI가 아무리 계산을 잘해도, 인간이 가진 직관적인 사고력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수학 문제를 풀 때 공식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려서 이해하거나 대략적인 값을 추정하며 직관적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하지만 AI는 데이터가 충분히 주어져야만 답을 낼 수 있고,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해결책을 떠올리는 능력은 부족하다. 이런 차이를 고려하면, AI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계산 능력이 아니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우리는 종종 수학을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처럼 느낀다. 하지만 저자는 수학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도구라고 말한다. 가령, ‘추정’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능력이다. 마트에서 대략적인 예산을 가늠하거나, 출근할 때 교통 상황을 고려해 도착 시간을 예측하는 것 모두가 수학적 사고의 일부다. 또,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표를 활용해 정리하고, 어떤 사람은 그래프를 그려서 이해하는데, 이렇게 정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능력 역시 수학적 사고와 연결된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질문’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우리는 흔히 수학을 ‘혼자 푸는 학문’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수학적 발견들은 협력과 논의를 통해 이루어졌다.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미적분 연구,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앤드루 와일스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증명 등은 모두 수많은 연구자들의 아이디어와 논의가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협력적 사고방식은 수학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전반에서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 데 필수적이다.


 이 책 ‘수학 지능’을 읽게 되면 좋은 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AI가 발전할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수학 지능』은 수학을 학문이 아니라 사고의 도구로 바라보게 해주며,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강점을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이 책은 수학을 배우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의 역할과 가치를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까치 서포터즈 3기' 활동을 통해 '까치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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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 알고리즘은 나무를 식별하는 데는 매우 능숙할지 모르지만, 인간들이 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나무를 보지 않으며 또한 나무가 어디에 서 있는지에 관한 세계관도 가지지 않는다. 숲은 전혀 보지 못하는 것이다. 콜렛의 통찰은 20세기 중반 선구적인 컴퓨터학자인 존 폰 노이만이 디지털 기계의 설계 원칙이 인간 뇌의 처리 기전과 유사하다고 제안하면서 유명해진 "컴퓨터로서의 뇌"라는 은유에 직격탄을 날린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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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함께, 유럽 - 여행 작가 양영훈의 다시 찾고 싶은 유럽 도시 기행
양영훈 지음 / 퍼블리온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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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영훈의 『당신과 함께, 유럽』은 기존 여행서와 차별화된 책이다. 일반적인 호텔이나 숙소 대신 캠핑장을 이용하며 유럽을 여행한 경험을 담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유럽 전역에서 130여 곳의 캠핑장을 방문하며 약 140박을 캠핑으로 보냈다. 책 속 저자의 사진에서도 늘 백팩을 메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여행지마다 캠핑을 해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은 특히 해외 캠핑을 시도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캠핑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선정한 여행지는 가족, 친구, 혹은 혼자 여행하기에도 좋은 곳들이 많았다. 저자는 여행지를 선정할 때 ‘아내와 다시 찾고 싶은 곳’ 혹은 ‘여행 중 만족스러웠던 곳’을 기준으로 삼았다. 책에 소개된 나라보다 훨씬 많은 곳을 여행했지만, 한 권으로 정리하기 위해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만을 엄선했다.


 이 책은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체코, 리투아니아, 그리스 10개국의 도시와 명소 21곳을 소개한다. 단순한 관광지 정보가 아니라 저자가 직접 걸으며 보고 느낀 감성을 담고 있으며, 여행지의 분위기와 매력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책의 첫 번째 여행지는 스위스의 실스마리아다. 이곳은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의 배경이 된 곳으로, 저자는 영화 속 풍경에 매료되어 이 마을을 찾았다. 실스마리아는 스위스 알프스에서도 유독 한적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가진 곳으로,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압권이다.

 저자는 실스마리아에서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며, 아침마다 호숫가를 산책하고, 해 질 녘에는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실스마리아는 철학자 니체가 영감을 얻었던 곳이기도 하다. 니체는 이곳에서 사색하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집필했다. 저자는 그가 머물렀던 니체 하우스를 방문하고, 니체가 걸었던 길을 따라가며 철학자의 시선으로 풍경을 바라본다.

 또한, 저자는 실스마리아에서 캠핑을 하며 자연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한다. 저녁이 되면 호수 근처 캠핑장에서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처럼 실스마리아에서는 자연과 문학, 그리고 영화 속 장면이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아를을 방문한다. 아를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15개월 동안 머물며 수많은 작품을 남긴 곳으로, 그의 예술혼이 깃든 도시다. 저자는 아를의 골목길을 걸으며 반 고흐가 사랑했던 장소들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카페 반 고흐’다. 이곳은 반 고흐의 대표작 <밤의 카페 테라스>의 실제 배경이 된 곳이다. 그는 그림 속 강렬한 노란색 차양과 밤하늘의 푸른색이 대비되는 풍경을 직접 마주하며 감탄한다. 그러나 낮에는 그림처럼 인상적인 색감이 드러나지 않아 아쉬움을 느꼈다고 솔직하게 적고 있다.

 이어 방문한 곳은 ‘에스파스 반 고흐’, 즉 반 고흐가 정신병을 앓으며 입원한 요양원이다. <아를 요양원의 정원>에 등장하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현재 이곳은 문화공간으로 바뀌었으며, 정원은 반 고흐의 그림 속 풍경 그대로 복원되어 있다. 이외에도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의 배경이 된 론강과, 폴 고갱과 함께 작품을 남겼던 알리캉스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론강의 강변을 거닐며 반 고흐가 바라보았던 풍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한 세기를 넘어 예술가와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이 밖에도 유럽 곳곳의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

- 이탈리아 시칠리아 : 독일 대문호 괴테가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서는 이탈리아를 봤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을 만큼 아름다운 곳

- 노르웨이 프레이케스톨렌 :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촬영지로, 아찔한 절벽 위에서 만나는 장엄한 풍경

- 스웨덴 피엘바카: 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이 영원한 안식처로 삼은 곳

- 체코 모라비아: 목가적인 전원 풍경과 꽃양귀비가 가득한 지역

- 그리스 아테네: 찬란한 문화유산과 행복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도시


 이처럼 다양한 여행지 정보와 감성적이고 솔직한 경험을 담았다.

또한, 각 여행지 마지막장에는 실질적인 캠핑&여행 팁도 함께 제공한다. 저자는 130여 곳의 캠핑장을 경험한 만큼, 다양한 캠핑장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캠핑장의 자연환경, 시설, 접근성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캠핑을 처음 해보는 사람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각 지역의 캠핑장 중 가장 추천할 만한 곳을 알려주고, 유럽 캠핑 시 유의할 점과 준비물 리스트도 공유한다. 뿐만 아니라, 교통, 숙박, 지역 특산 음식, 투어 운영 방식 등 여행 전반에 대한 팁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 장거리 버스를 예약하는 팁, 현지인들이 찾는 맛집을 찾는 법 등 유용한 정보를 아낌없이 제공한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여행 작가로서의 소명을 언급하며, 자신의 사진 한 장, 글 한 줄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여 같은 길을 떠나게 만든다면 그보다 고맙고 뿌듯한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전한다. 『당신과 함께, 유럽』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여행의 영감을 주는 초대장과도 같은 책이다. 이 책은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유럽의 분위기를 마음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



'퍼블리온 출판사 2기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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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 하면 비운의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가 맨 먼저 떠오른다. 37세의 길지 않은 삶을 스스로 마감한 그가 아를에 머무른 기간은 사실 15개월밖에 안 된다. 하지만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 대부분이 아를의 따뜻하고 강렬한 햇살 아래에서 탄생했다. 그래서 아를 여행은 고흐의 자취와 작품 속 배경을 찾아가는 여행이나 다름없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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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 요양원을 탈출한 엄마와 K-장녀의 우당탕 간병 분투기
유미 지음 / 샘터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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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감상평 먼저]

 이 일이 나에게도 벌어진 수 있는 현실이라는 생각 때문에 머릿속이 아주 복잡했다. 엄마의 입장도 너무 공감이 가서 마음 아팠지만, 변해 버린 엄마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도, 그런 엄마를 케어하는 것도 모든 것이 두렵고 힘든 자식의 마음 또한 공감이 갔다. 그리고 딸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라 나 역시 누군가의 딸이기에 더 깊이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내용이었다. 이 책을 읽고 또 한번 어느 구절에 눈물 펑펑, 콧물을 쏟았다. 이 이야기는 내 엄마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미래의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에 공포스럽고 먹먹했던 소설이었다. 그리고 과학이 발달한 현대라고는 하나 나아지지 않은 병원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병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의의를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한 것 같다. 삭막한 사회에서 아픈 사람들이 더 서럽게 고통 받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들을 따뜻하게 케어해줄 수 있을만한 환경이 조성되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해봤다.


 건강하게 잘 지내던 내 부모가 갑자기 병들어 점차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면 어떨까?

내가 그런 부모를 마주한 나의 감정은 어떨까? 그런 부모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

혹은 그런 상황을 겪었을 때 타인의 도움을 빌려서라도 케어를 도와줄 수 있을 만큼 나의 처지나 상황이 넉넉할까? 책을 읽다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부모가 아프다면 자식된 도리로 치료를 해주고 케어를 해주는 것이 당연 하지만,

그런 도움을 줄 수 없는 형편이나 사정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무섭고 끔찍해지기도 했다.

어떻게하지? 라는 물음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다.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는 이러한 현실적인 고민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엄마는 오랜 세월 암과 싸워왔다. 여러 번의 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회복했지만, 결국 뇌종양 판정을 받고 병원과 요양원을 오가며 지내게 된다. 하지만 낯선 병실과 낯선 사람들의 손길 속에서 엄마는 점점 변해간다. 한때 다정하고 인자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욕설을 내뱉으며 자식들에게 간절히 애원한다. “날 여기서 데리고 나가 줘.”


 엄마의 변화를 지켜보는 자식들의 감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딸과 아들은 엄마를 사랑하지만, 병든 엄마를 온전히 돌볼 자신이 없다. 엄마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과 곁을 지켜주지 못하는 죄책감이 뒤섞이고,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부담과 두려움이 마음을 짓누른다. 예전의 엄마가 아니라는 괴리감은 이들의 갈등을 더욱 깊게 만든다.


병들어버린 부모를 자식은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를 감당할 수 있을까? 돌봄은 오직 사랑만으로 가능한 것일까? 소설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현실을 마주하도록 한다. 엄마는 요양원에서 남은 생을 보내고 싶지 않다. 병원 침대에 누워 간병인의 손길에 의존하는 삶을 거부한다. 하지만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이 현실적인 한계에 씁쓸한 감정을 남긴다.


 이 책은 부모의 노환과 간병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부모님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고 있는 사람, 병든 가족을 돌보며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 요양병원이나 간병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특히, 간병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라면 더욱 절절하게 와닿을 것이다. 돌봄이 단순한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인 감당의 문제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는 우리가 외면하고 싶지만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현실을 이야기한다. 부모가 병들고, 자식이 그 부모를 돌보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들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너무 쉽게 애정으로만 해결하려 한다. 이 책은 그러한 낭만적인 환상을 무너뜨리고, 돌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던진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고 싶었던 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그런 엄마를 보며 흔들리는 자식들의 감정선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부모와 자식, 돌봄과 책임, 사랑과 현실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2025 상반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샘터사 출판사'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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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엄마가 좋아하는 시 있다. 들어 볼래?

사랑하는 이여, 나 죽거든 날 위해 슬픈 노래를 부르지 마오
내 머리맡에 장미꽃도 그늘진 사이프러스도 심지 마오
무덤 위 푸른 잔디가 비와 이슬방울에 젖게 해 주오
그리고 생각이 나시면 기억하고, 잊고 싶으면 잊어 주시오
나는 그림자도 보지 못하고, 내리는 비도 느끼지 못할 거요.
고통스럽게 노래하는 나이팅게일 소리도 듣지 못할 거요
해가 뜨거나 저물지도 않는 희미한 어둠 속에서 꿈을 꾸며
어쩌면 기억하겠지요, 어쩌면 잊을지도 모르지요.

크리스티나 로세티의 시야."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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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라는 세계 -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 것인가
켄 베인 지음, 오수원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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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리뷰를 남기기 전, 이 책은 1995년 버지니아 및 워런 스톤 기금Virginia and Warren Stone Fund이 제정한 하버드대학교 출판부상을 수상한 책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하버드대학교 출판부상은 교육 및 사회 관련 탁월한 출판물에 수여하는 상이다. 그만큼 인정 받은 책임을 밝혀둔다.


 켄 베인(공동 저자인 ‘마샤 마셜 베인Marsha Marshall Bain)이 집필한 ‘공부라는 세계‘라는 책은 2013년에 출간되었던 ’최고의 공부가’가 12년이 지난 2025년에 ’공부라는 세계’로 재출간된 책이다. 그동안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학생들에게 읽혀졌다. 그동안 많은 학생들과 소통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있었고, 그 학생들로부터 이 책을 통해 학습 접근법을 알게 되고, 독서 습관을 바꾸었으며 깊이 있는 사고를 배우는 데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다양한 질문과 주제들 중에서 저자는 특히, 한국 사회와 학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주제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은, ‘창의적인 삶’에  특별한 관심이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발전시키는 창의적 배움에 관한 질문과 논의가 이 책을 둘러싼 대화의 중심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전히 우리가 논의한 것들을 쇄신하고 확장할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켄 베인의 『공부라는 세계』는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적이고 실용적인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다. 저자는 수십 년간 탁월한 학습자들을 연구하며 단순히 성적을 잘 받는 것이 아니라 ‘깊이 이해하고 사고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탐구한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인가?

베인은 학습을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뛰어난 학습자들은 새로운 개념을 배우면서 자신의 기존 사고방식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수정하는 태도를 가진다.

2. 우수한 학습자의 특징

 저자는 ‘심층적 학습자(Deep Learners)’의 특징을 강조한다. 이들은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배운 내용을 실생활과 연결하고, 개념을 활용하여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춘다. 또한 그들은 ‘자기 주도적 학습(Self-Directed Learning)’을 실천하며, 배움을 스스로 탐구하는 과정으로 여긴다.

3. 좋은 학습 환경의 조건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장려하는 환경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베인은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질문하고 탐구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주어진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격려하는 교육 방식이 핵심이다.

4. 성적보다 중요한 것

 이 책은 성적을 위한 공부와 진정한 배움의 차이를 강조한다. 높은 성적을 받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전략적 학습자’나 시험 직전에 벼락치기하는 ‘피상적 학습자’와 달리, 심층적 학습자는 공부를 통해 사고방식을 확장하고, 삶과 연결하려고 한다.

5. 배움과 성장 마인드셋

 저자는 배움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나는 원래 머리가 나빠’ 혹은 ‘이건 내가 할 수 없는 일이야’라는 고정된 사고방식 대신, 인간의 능력은 학습과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태도를 가진 학습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장기적으로 더 큰 성취를 이룬다.


 또한, 저자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능과 배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실패를 대하는 태도와 성장 마인드셋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인물의 이야기는 3가지가 있다.

 그 중 첫 번째가 제프 호킨스의 이야기다. 그는 컴퓨터 과학과 인간 지능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모바일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개발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인텔에서 일한 후 실리콘 밸리의 ‘그리드시스템’이라는 회사로 이직한 그는, 최초의 태블릿 컴퓨터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동료들이 터치스크린을 즐겁게 사용하며 “여기에 내 연락처를 넣을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그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다. 컴퓨터는 더 이상 거대한 기계가 아니라,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기기여야 한다는 확신이었다.

 그러나 당시 기업들은 그의 아이디어를 시장성이 없다고 외면했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모바일 컴퓨터’라는 개념을 실현해냈다. 팜 파일럿과 트레오(Treo)라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을 개발하며, 컴퓨터의 사용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은 것이다. 이후 그는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연구하기 위해 누멘타(Numenta)라는 회사를 설립하며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그가 끊임없이 배움을 추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노력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과 성장 마인드셋이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쉽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두 번째는, 지능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한 부분으로, 평범했던 학생이 성장 마인드셋을 통해 변화를 경험하는 이야기다. 뉴욕에 사는 내성적인 학생 찰리 기어스는 수학 성적이 형편없었지만, 7학년 때 ‘지능은 확장될 수 있다’는 내용을 배우는 워크숍에 참가했다. 심리학자들은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는 “뇌는 새로운 정보를 학습할 때 실제로 변하고 성장한다”는 내용을 가르쳤다. 다른 그룹은 단순히 기억력 향상 방법만 배웠다. 놀랍게도, 뇌의 성장 가능성을 배운 찰리의 그룹 학생들은 이후에도 수학 공부에 더 적극적으로 임했고, 성적도 급격히 향상되었다. 이 실험은 우리가 자신의 능력이 고정되어 있다고 믿을 때 쉽게 포기하지만, 노력하면 성장할 수 있다고 믿으면 끝까지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부분을 읽으며, 학창 시절 ‘나는 수학을 못해’라고 단정 짓고 포기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어떤 마인드셋을 가지느냐에 따라 배움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세 번째는, 의사가 되기 위해 편견과 한계를 극복한 데브라 이야기다. 그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배움을 추구하며, 결국 뉴저지에서 명망 높은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의과대학 상담사는 그녀에게 “의대 공부는 너무 어려우니 포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고, 한 의대에서는 흑인 학생들은 여름 학기부터 들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하지만 그녀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결국 노력과 끈기야말로 진정한 지능의 척도라는 것을 그녀는 몸소 증명했다. 그녀는 “똑똑하다는 것은 얼마나 노력하는가”라고 말하며, 진정한 배움은 타고난 재능보다 지속적인 노력과 도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는 머리가 나빠서 안 돼’라는 생각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태도와 배우려는 의지다.


 『공부라는 세계』 는 배움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책이다. 지능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과 학습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성장 마인드셋을 강조하며, 실제 사례를 통해 이를 증명한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다.

공부가 어렵다고 느끼는 학생들(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배움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배움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학습을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사고 방식의 변화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직장인과 창업가들(제프 호킨스의 사례처럼, 실패 속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이 봤으면 한다.


 배움이란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성적이나 외부의 기준에 맞춘 공부가 아니라, 자기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배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결국 『공부라는 세계』는 우리가 배움을 통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다산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지만 데브라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살면서 처음으로 어려운 과목을 만나며 고군분투했다. 그럼에도 문학과 수학만은 영혼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녀는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를 만났다. 그 시는 데브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 속의 여행자처럼, 저는 늘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어요."
데브라는 언제나 자신을 몰아붙일 방법을 찾았다.
"더 편한 학교에 다닐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제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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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한 예술의 뇌과학
수전 매그새먼.아이비 로스 지음, 허형은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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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트레스를 받는다. 끝없는 업무와 성과 압박, 복잡한 인간관계, 그리고 SNS와 뉴스 속 쏟아지는 정보까지. 우리 뇌는 쉴 틈 없이 가동되며 피로해진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고 싶어도, 습관적으로 다시 폰을 집어 들고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쇼츠 같은 짧고 강한 자극의 영상 속으로 빠져든다. 이렇게 뇌가 끊임없이 과부하 상태에 놓이다 보니 번아웃과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운동이나 명상을 떠올리지만, 막상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수전 매그새먼과 아이비 로스는 색다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바로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이다.


 수전 매그새먼과 아이비 로스가 공동 집필한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는 예술과 신경과학을 접목해 예술 감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흔히 예술은 감성적인 영역으로만 여겨지지만, 저자들은 이를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며,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신경망을 활성화하고 정서적 안정을 돕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즉,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우리의 뇌는 새로운 자극을 받아 스트레스로 지친 신경망이 회복될 수 있다.


 책은 예술 감상이 단순한 기분 전환을 넘어 뇌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치유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이 예술 치료를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거나, 치매 환자들이 그림을 감상하면서 기억을 되찾는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직접 예술을 창작하는 행위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만드는 활동이 신경 가소성을 촉진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며,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예술이 단순한 감상 차원을 넘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부분은 ‘6장 잘 사는 삶’에서 소개된 창의적 글쓰기와 호기심에 관한 내용이다.

첫째, 창의적 글쓰기는 뇌를 훈련하는 방법 중 하나로 소개된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상상하고 그것을 글로 서술하는 연습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단순한 습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낙관주의와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일상의 기록이나 생각을 글로 남기는 일을 가볍게 여기지만, 이러한 행동들이 쌓이면 결국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호기심은 잘 사는 삶의 핵심 요소로 강조된다. 호기심이 긍정적 감정을 촉진하고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우리는 종종 익숙한 것에 안주하지만,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배울 때 뇌는 더욱 활발하게 작동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 와닿았던 본문 내용을 공유해본다.

신경 생물학적으로 보았을 때 호기심이 뇌의 여러 영역을 활성화하긴 하지만, 사실 우리의 천성적 호기심을 가장 직접적으로 주관하는 부위는 해마에 있다. 탐구 끝에 답을 얻어 호기심을 충족시키면 뇌의 보상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몸에 퍼지고 행복감과 만족감이 느껴진다. 그 결과 인간은 ‘행복은 호기심을 타고 온다’를 쓴 심리학자 토드 카시단의 말처럼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추구하고 불확실성을 끌어안는 데서 강렬하고 장기적인 충만감을” 느낀다. 그런 점에서 “낯선 것을 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탐구하기를 택하는 것이야말로 충만하고 의미 있는 삶의 비결”일 수 있겠다.

 예술은 호기심을 키우기에 특히 제격인데, 왜냐하면 호기심의 본질은 우리가 품은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와 감동하고픈 욕구뿐 아니라 모호함을 편안히 받아들이고자 하는 욕구까지 전부 건드리기 때문이다. 인간은 마음에 강하게 호소하는 것을 보거나 느낄 때 그 대상에 관심이 생기고 더 알고 싶어 한다. 예술 작품을 아무 판단없이 그저 관찰하고 마음에 무엇이 떠오르는지 보는 행위는 통찰을 끌어내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이렇게 예술은 호기심의 매개가, 궁극적으로는 스스로와 세상을 발견하는 매개가 된다.

 호기심은 잘 사는 삶의 주춧돌이다. 호기심이 긍정적 감정을 부추겨 행복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은 연구로도 밝혀졌다. 공감력을 키우고 관계를 강화하기도 하는데, 공감력이 뛰어난 사람은 타인에게 호기심이 가장 많은 타입이라는 것도 다수의 연구로 증명되었다.

p258-259

 그리고 이 책은 예술 감상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미술관 방문을 망설이기도 한다. 저자들은 예술을 이해하려는 부담 없이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뇌는 자연스럽게 반응하며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미술관은 우리의 뇌와 감정을 돌볼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는 예술이 취미나 문화적 소비를 넘어 우리의 정신 건강을 회복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신경과학적 연구와 실질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예술 감상이 스트레스로 지친 뇌를 어떻게 회복시키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은 특히 끊임없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번아웃을 느끼는 현대인,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사람, 그리고 예술을 좋아하지만 미술관을 방문하는 습관이 없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예술이 멀게 느껴졌던 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 미술관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이 아니라 뇌를 쉬게 하고 감정을 정돈하는 치유의 장소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혹시 최근 정신적으로 지쳐 있다면, 가까운 미술관을 찾아가 조용히 작품 앞에 서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이 제안하는 방법을 직접 경험해 본다면 예술이 주는 위로와 회복의 힘을 몸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윌북 willbook '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연구자들은 낙서, 색칠하기, 프리 드로잉 모두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기능적근적외선분광법fNIRS으로 알아냈다. 전전두피질은 집중을 돕고 감각 정보에서 의미를 찾게 도와주는 뇌 영역이다. 이 연구로 단순히 낙서하는 행위가 혈행을 촉진하고 쾌락과 보상의 느낌도 촉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낙서를 하는 사람은 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분석적이고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저장하며 집중도 더 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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