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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 ㅣ 비룡소 클래식 9
제임스 놀스 지음, 루이스 리드 그림, 김석희 옮김 / 비룡소 / 2004년 7월
평점 :
"저는 살아있는 한 영원히 왕비님의 진정한
기사이니까요."-484
우리에게 기사는 이런 존재가 아니였나 싶은데요. 오랫만에 다시 만나게 된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은 기사의 역할이 지켜주기만 하는 것도,
싸우는 일만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아서왕이 바위에 꽂혀있던 아무도 뽑지못했던 칼을 뽑았다는 것부터 마법사 멀린을 만나기까지,
그리고 그의 수많은 원탁의 기사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들은 그들이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는 걸
보여주기때문인데요.
아서왕이 반짝 반짝 빛나고 원탁의 기사들은 받쳐주는 역할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던 분들은 각각의 기사들에게도 사연이 있었다는 걸 보게
될텐데요. 마법과 성배, 마귀와 탐욕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 외에도 기사들이 제일 욕심내었을 명예가 그들 사이에 늘 문제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원탁의 기사중에서 란슬롯이 제일 기억에 남는 분들도 이번에는 다른 기사들에게 눈길이 가지 않을까 하는데요. 저도 보맹이나
트리스탄이라는 기사에게 더 눈길이 가게 됩니다. 출생과 사랑, 그리고 모험이라는 면에서 좀 더 새로운 면들을 많이 보여주기때문인데요.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도 힘든거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며 순간의 지혜롭지 못한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보게 됩니다.
수많은 예언과 힘을 가진 멀린에게서도 이런 걸 보게되지않을까 하는데요. 그 힘을 가지고도 멀린이 여인에게 갇혔다는 이야기는, 그
누구라도 생각지도 못한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사람은 힘이나 능력만으로 행복을 차지하지는 못한다는 걸 알려줍니다.
기네비어 왕비와 란슬롯 경, 그리고 아서왕의 진실은 과연 무엇이였는지도 그들이 진짜 성배를 찾았을까도 궁금해지지만 제일 궁금한건
아서에게 보검을 건넨 호수의 여인처럼 많은 이들이 기사들에게도 조건을 걸며 뭔가를 주는데요. 그들이 진짜 원한 건 뭐였을지, 그리고
나였다면 나중에 내가 원하는 걸 꼭 들어주신다면 이걸 드리죠.... 하는데 그 물건을 받을 수 있을지입니다. 나중에 뭐가 될 줄 알고 모두들
알겠다고 한건지, 그 기사들이 지금 세상을 살아간다면 "절대 안 받겠소"라고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상상에 웃게 되지만 그만큼 믿음과 신의,
충성으로 살아가던 시대와 달라졌기때문이라 생각하니 울어야 하는건 아닌지 하게도 되는데요.
예전에 알던 아서왕에게서 용맹함과 화려함만 보았다면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은 그들 모두가 나처럼 빈구석이 있는 이들이였다는 걸 보게
될텐데요. 19세기의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고전을 "모든 사람이 읽기 싫어하고 모든 사람이 이미 읽었으면 하고 바라는 책"이라고
했다는데, 이번 이야기에서 우리 아이들은 뭘 보게 될지 기대가 되는 것도 이 안에서 많은 걸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지 않을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