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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냅
루이스 프리에토 감독, 할리 베리 외 출연 / 루커스엔터 / 2018년 3월
평점 :
원제 - Kidnap, 2017
감독 - 루이스 프리에토
출연 - 할리 베리, 세이지 코레아, 크리스 맥긴, 류 템플
여섯 살 먹은 아들 ‘프랭키’와 놀이공원에 놀러온 ‘칼라’. 그런데 전화를 받는 사이에 아들이 사라진다. 통화 시간은 단지 일분 정도였고, 공연을 보는 아이의 뒷좌석으로 몇 칸 이동한 것뿐이었다. 정신없이 공원을 헤매던 그녀의 눈에 보인 것은 어떤 차에 강제로 태워지는 아들의 모습! 칼라는 차를 몰고 납치범을 뒤쫓기 시작하는데…….
초반에 차를 운전하면서 뒷좌석에 있는 아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내가 프로 불편러인지 아니면 성격이 꼬인 건지 몰라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것이 불안했다. 운전할 때 앞을 봐야지 왜 뒤에 있는 아들을 돌아보고 장난을 치는 거지? 저러다 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런데 그게 그녀의 뛰어난 운전 실력을 보여주는 복선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렸다. 차선 변경과 후진 역주행을 그토록 능숙하게 하다니!
영화를 보는데, 어쩐지 몇 년 전에 본 ‘콜 The Call, 2013’이 떠올랐다. 두 작품 다 납치된 아이를 구출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고, 주연을 맡은 배우가 똑같이 ‘할리 베리’라서 그런 모양이다. 전에는 남의 집 아이를 구하느라 애쓰더니, 이번에는 자기 아들 찾느라 고생한다. 게다가 전작에서는 그래도 911 응급 전화 센터에서 일하기에 자기편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녀 혼자 유괴범을 추적하고, 몸싸움을 벌인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제 때에 경찰에 연락도 못한다. 게다가 범인은 그녀가 계속 따라오자, 아이의 목숨을 미끼로 협박까지 한다. 정말 전반적으로 그녀에게 불리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칼라는 아이를 납치한 사람을 봤고, 갈림길에서도 범인이 간 방향을 잘 따라갈 수 있었다. 정말로 운이 좋았다. 범인의 차량과 비슷한 종류의 차가 도로에 없었던 것도 천만다행이었다. 범인이 인적이 드문 곳으로만 다닌 것도 좋았고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칼라의 행동들 중에 왜 저럴까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더러 있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조카를 내 앞에서 잃어버렸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그녀는 특수훈련 같은 것 받아보지도 못한, 식당에서 일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단지 아들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덤빈 것이다. 딸을 납치당한 어느 아빠처럼 총과 무술로 유괴범을 제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아, 그래서 좀 답답하게 느껴졌나 보다.
영화는 거의 할리 베리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대사의 60%는 그녀의 독백이 차지했고, 영화의 반 이상은 그녀의 운전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적당히 긴장감을 주고, 적당히 늘어졌으며, 적당히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