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 루시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22
김지연 글.그림 / 북극곰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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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김지연

  그림 - 김지연

 

 

 

 

  전망 좋은 집에서 사는 걸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똑같은 아파트라도 한강이 보이느냐 아니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는 얘기만 들어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창을 열었을 때 멋진 광경이 보이길 바라는 것은 인간만이 아닌 모양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고양이들 역시 그러했으니 말이다.

 

 

  어떤 마을에 한 집이 있었다. 그 집의 지붕은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장소였다. 책의 주인공 ‘루시’ 역시 그곳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 지붕을 혼자 차지하고, 혼자 멋진 광경을 보길 원했다. 다른 고양이 친구들이 올라오지 못하게 막아서고, 친구들이 모여 노는 것을 구경하면서 지붕을 지켰다. 좋아하던 공놀이도 안하고, 밥도 안 먹으면서 말이다. 그런데…….

 



 

  가끔 아이들은 장난감 하나에 꽂혀서 그것만 갖고 놀기도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자기 마음에 드는 장난감이 있으면, 다른 아이들이 만지지도 못하게 하기도 한다. 싫증이 날 때까지, 아니면 한바탕 싸우거나, 그것도 아니면 다 같이 놀아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에 한바탕 울고 나서야 장난감을 손에서 놓는다.

 

 

  루시도 그러했다. 지붕 위에서 보는 풍경이 너무 좋았기에, 혼자만 보고 싶었다. 그래서 독점은 했지만, 대신에 다른 친구들이 노는 것을 구경만 해야 했다. 일부러 공놀이 안 좋아한다고 다짐하고, 밥도 먹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다. 루시는 친구들과 놀고 싶었고, 다 같이 낮잠도 자고 싶었고, 배가 너무 고팠다.

 



 

  그래서 루시는 마음을 바꿨다. 혼자 노는 것보다 다 같이 노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친구들이 노는 걸 구경만하는 건 재미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좋은 것을 다 같이 하면 더 좋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책은 루시의 행동과 표정 그리고 친구들과의 훈훈한 결말을 통해, 독점하는 것보다 다 같이 공유하는 것이 더 좋다고 얘기하고 있다. 또한 혼자 하는 것보다 다 같이 하면 더 재미있는 것도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장난감을 혼자 독점하려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이 책마저 혼자 읽으려고 하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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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 숨어 있는 아이들 옛 그림에 숨어 있는 시리즈
이상권 지음 / 현암주니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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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이상권

 


 

 

  저자의 이름이 낯익다 생각했더니만, 전에 읽었던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 그리고 ‘풀꽃도 맛이 있었어요.’를 쓰신 분이다. 어쩐지 내 취향의 글만을 내시는 것 같다. 이젠 확실히 기억해야지.

 

 

  생각해보니 아이들이 주인공이 옛 그림을 별로 본 기억이 없다. 미술책에 실렸거나 미술관에 있는 그림들의 대부분은 산이나 강 같은 자연, 동물이나 꽃과 벌레, 선비나 신선 등등이었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아이들이 등장하는 그림은, 서당에서 훈장님에게 혼나는 아이를 그린 것뿐이다.

 

 

  물론 이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 역시, 아이들이 주인공인 것은 아니다. 저자는 그림 한구석에 그려진 아이들의 모습을 찾아서, 어떤 상황인지 구연동화를 하듯이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글을 읽으면서 그림을 보면, 마치 그려진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엄마 등에 매달린 아기는 졸리다 칭얼대는 것 같고 어린 동생을 돌봐야하는 어린 형이나 누나는 놀러가지 못해서 귀찮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따르는 동생을 귀여워하는 것 같다. 또한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은 ‘너도 같이 하자!’고 손짓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선비들의 심부름을 맡은 꼬꼬마들이 속으로 궁시렁대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선비들이 심부름꾼이자 짐꾼으로 어린 아이들을 썼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아이들에게 술심부름까지 시키다니! 지금이라면 아동 학대 내지는 청소년 보호법에 걸릴 일들이다. 아기일 적에는 금이야 옥이야 싸고돌다가, 조금 크니까 밥값 하라고 일을 시키는 격이다. 음,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서 강하게 키우는 것이라 보면 괜찮을까?

 

  그 전에는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니 은근히 아이들이 구석구석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 눈이 나쁜 것이 이리도 억울할 줄이야! 아이들의 모습과 표정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은데, 안타깝다.

 

 

  이 책에 실리지 않은 다른 그림 속 어딘 가에도 아이들이 숨어서 ‘나 찾아봐라~’라면서 숨죽여 웃고 있을 것 같다. 좋았어! 나중에 미술관이나 그림 관련 전시회를 가게 되면, 꼭 찾아봐야겠다. ‘너희들은 지금 그 그림 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니?’라고 물어보면, 그곳의 아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 궁금하다.

 

  다른 아동용 책들 같은 경우에는 서점 사이트에 삽화라든지 책 목차 사진 정도는 들어있었는데, 이 책은 전혀 그런 게 없었다. 아무래도 명화라서 안 되는 모양이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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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냅
루이스 프리에토 감독, 할리 베리 외 출연 / 루커스엔터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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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Kidnap, 2017

  감독 - 루이스 프리에토

  출연 - 할리 베리, 세이지 코레아, 크리스 맥긴, 류 템플





  여섯 살 먹은 아들 ‘프랭키’와 놀이공원에 놀러온 ‘칼라’. 그런데 전화를 받는 사이에 아들이 사라진다. 통화 시간은 단지 일분 정도였고, 공연을 보는 아이의 뒷좌석으로 몇 칸 이동한 것뿐이었다. 정신없이 공원을 헤매던 그녀의 눈에 보인 것은 어떤 차에 강제로 태워지는 아들의 모습! 칼라는 차를 몰고 납치범을 뒤쫓기 시작하는데…….



  초반에 차를 운전하면서 뒷좌석에 있는 아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내가 프로 불편러인지 아니면 성격이 꼬인 건지 몰라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것이 불안했다. 운전할 때 앞을 봐야지 왜 뒤에 있는 아들을 돌아보고 장난을 치는 거지? 저러다 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런데 그게 그녀의 뛰어난 운전 실력을 보여주는 복선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렸다. 차선 변경과 후진 역주행을 그토록 능숙하게 하다니!



  영화를 보는데, 어쩐지 몇 년 전에 본 ‘콜 The Call, 2013’이 떠올랐다. 두 작품 다 납치된 아이를 구출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고, 주연을 맡은 배우가 똑같이 ‘할리 베리’라서 그런 모양이다. 전에는 남의 집 아이를 구하느라 애쓰더니, 이번에는 자기 아들 찾느라 고생한다. 게다가 전작에서는 그래도 911 응급 전화 센터에서 일하기에 자기편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녀 혼자 유괴범을 추적하고, 몸싸움을 벌인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제 때에 경찰에 연락도 못한다. 게다가 범인은 그녀가 계속 따라오자, 아이의 목숨을 미끼로 협박까지 한다. 정말 전반적으로 그녀에게 불리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칼라는 아이를 납치한 사람을 봤고, 갈림길에서도 범인이 간 방향을 잘 따라갈 수 있었다. 정말로 운이 좋았다. 범인의 차량과 비슷한 종류의 차가 도로에 없었던 것도 천만다행이었다. 범인이 인적이 드문 곳으로만 다닌 것도 좋았고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칼라의 행동들 중에 왜 저럴까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더러 있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조카를 내 앞에서 잃어버렸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그녀는 특수훈련 같은 것 받아보지도 못한, 식당에서 일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단지 아들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덤빈 것이다. 딸을 납치당한 어느 아빠처럼 총과 무술로 유괴범을 제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아, 그래서 좀 답답하게 느껴졌나 보다. 



  영화는 거의 할리 베리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대사의 60%는 그녀의 독백이 차지했고, 영화의 반 이상은 그녀의 운전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적당히 긴장감을 주고, 적당히 늘어졌으며, 적당히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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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어택 : 크리스티 처결단
올리버 블랙번 감독, 애슐리 그린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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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Kristy , 2014

  감독 - 올리버 블랙번

  출연 - 헤일리 베넷, 애슐리 그린, 루카스 틸, 크리스 코이





  알바하고 공부하고 연애하느라 바쁜 ‘저스틴’. 추수감사절이라 다른 친구들은 다 집으로 가지만, 그녀는 비행기표 값을 구하지 못해 학교에 남기로 한다. 남자친구 ‘아론’은 자기 집으로 같이 가자고 하지만, 그의 부모가 가난한 고학생인 자신을 마땅찮아하는 것을 알기에 거절한다. 함께 있기로 한 친구마저 집안 사정으로 가버리자, 혼자 남게 된 저스틴은 학교의 모든 시설을 즐기며 연휴를 보낸다. 그런데 친구가 빌려주고 간 차를 타고 마트에 간 그녀를 따라오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저스틴을 부유한 집안 딸이라 오해하고, 죽이려고 하는데…….



  ‘크리스티’라는 이름에는 ‘신을 따르는 자’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신을 죽인다는 의미로, 크리스티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들만 죽이는 단체가 있다. 그런데 음? 어찌된 일인지 오프닝에 나오는 희생자의 이름은 크리스티가 아니다. 게다가 그들이 목표로 하는 주인공 이름도 크리스티가 아닌 저스틴이고, 그들이 오해한 차의 주인인 친구 이름 역시 크리스티가 아닌 ‘니콜’이다.



  그러니까 그들이 저스틴을 죽이려는 이유는, 단지 그녀가 젊고 예쁘고 남친도 있고 부유해보여서였다. 초반에 나왔던 신을 죽인다는 거창한 명분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나보다 잘난 사람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배배꼬인 심성 때문이었다. 어쩌면 그냥 예쁘고 젊은 여자애들만 보면 크리스티라고 부르면서 죽이는 모양이다. 대신 그걸 그대로 말하면 자기네들이 욕먹을 테니까 그냥 신의 이름을 갖다 붙인 것이다. 이런 나쁜 미친놈들! 그냥 사회에 불만이 많으면, 사회를 공격해! 재벌이나 언론, 공권력 등등 많잖아? 왜 하필 여럿이 어린 여자애 하나를 노려서 공격하는 건데? 그들은 자기보다 약해보이는 존재를 죽이고 싶은 것뿐이었다. 헐, 생각하니 더 화가 나네?



  비극적인 상황을 겪은 저스틴은 마침내 그들에게 반격하기 시작한다. 그 전까지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떻게 상황을 넘기려고 했지만, 마침내 깨닫게 된 것이다. 이 세상은 결국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 과정에서 영화는 적절한 액션 장면과 긴장감을 준다. 그런 부분은 좋았다. 물론 중간에 멍청한 짓 하다가 죽어버리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그건 이제 이런 유의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설정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도 극에서 보여주는 긴장감이나 쫄깃함은 제목의 유치함을 이겨내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저스틴의 반격 장면도 멋졌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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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는 어떤 소설을 읽었을까?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아름다운 우리 문학 이야기 3
김태옥 지음, 안윤경 그림 / 큰북소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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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김태옥

  그림 - 안윤경

 

 

 

 

 

 

 

 

 

  제목을 보고는, 막연히 일제 강점기에 우리 조상들이 책 읽을 시간이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루 종일 농사짓느라 바쁘지 않았을까? 하지만 문득 예전에는 책을 읽어주는 직업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일제 강점기에도 그런 사람이 남아있었는지 잘 모르지만 말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예전에 학교에서 배웠던 근현대문학사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1910년 근대문학의 출발기’부터 시작해서, ‘1920년대 근대문학의 성장기’, ‘1930년대 근대문학의 절정기’ 그리고 ‘1940년대 근대문학의 암흑기’까지 각 시대에 대표적인 작가와 그의 작품을 보여주는 흐름이 딱 그런 인상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지만, 근대 문학의 출발은 이광수부터였고, 암흑기는 황순원으로 마무리되었다. 만약에 소설이 아닌 문학 전반을 다루었다면, 마무리는 윤동주였을 것이다.

 




  예전에 학교에서 배울 때는 무조건 작가 이름과 작품을 그 당시 시대 배경과 연결시켜 달달 외우기에 급급했었다. 특히 시험에 나올 확률이 높은 작가 위주로 외웠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실속 없는 공부였다. 작품 하나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은 주제에, 주제나 소재, 특징만 외웠으니 말이다. 물론 나중에 모르면서 아는 척하기엔 좋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시대 배경과 작가 이름 그리고 작품만을 나열해놓은 게 아니었다. 대표작의 대략적인 내용과 해설, 작가의 일생에 대한 짧은 설명, 작가와 작품에 관련된 그 외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또한 친일 행위를 했으면 어떻게 했는지 밝혀놓았고, 월북 작가라고 무조건 제외하지 않은 것도 좋았다. 어찌되었건 작가와 작품에 대해 뭘 알아야, 까든지 품든지 할 테니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잡다한 상식이라고 해야 할까?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를 알게 되었다. EBS FM에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낭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는 것,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모델이 피천득이었다는 것, 타슈켄트의 나보이 박물관에는 ‘조명희기념실’이 있다는 등등. 평생 원고지를 마음껏 써본 적이 없어서 죽을 때라도 원고지를 수북이 쌓아놓고 싶다는 채만식의 유언은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김유정이 죽기 직전까지 번역했다는 탐정 소설이 무엇인지도 궁금하고…….

 

 

  본격적으로 한국 문학에 대해 공부하기 전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입문서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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