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 픽스 시즌 1 S.E
데이비드 린치 감독, 카일 맥라클렌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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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제 - Twin Peaks, 1990

  감독 - 데이비드 린치

  출연 - 카일 맥라클란, 마이클 온키언, 셰릴린 펜, 다나 애쉬브룩, 라라 플린 보일, 레이 와이즈, 조앤  첸.







  작은 마을 ‘트윈픽스’의 강가에서 비닐에 싸인 사체가 한 구 발견된다. 마을에서 제일 인기 있고 누구에게나 사랑받았던 ‘로라 팔머’의 시체였다. 그리고 그녀와 같이 백화점 향수 코너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로넷 폴라스키’가 피투성이가 되어 철길을 배회하다 발견된다. FBI에서 파견된 ‘데일 쿠퍼’는 작년에 근처에서 있던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알아낸다. 로라의 사건을 파헤치면서, 쿠퍼는 로라를 비롯해 마을 사람들에게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이 로라를 벼랑으로 몰고 갔으리라 추측한다. 사건의 해결에 다가섰다고 생각한 순간, 쿠퍼는 뜻밖의 위기에 처하는데…….



  1990년대에 밤잠을 설레게 만들었던 외화 시리즈를 꼽자면, 아마 ‘트윈픽스 Twin Peaks, 1990’과 ‘X 파일 The X-Files, 1993’이 아닐까 싶다. 두 시리즈 다 범죄수사물을 가장한 미스터리 심리 호러물인데다, FBI라는 조직에 대한 이상한 망상을 품게 했다. 두 작품에서 나오는 FBI 요원은 다른 이들은 인정하지 않는 초자연적인 뭔가를 쫓고 있었다. ‘트윈픽스’의 쿠퍼는 꿈 해몽에 의지했고, ‘엑스파일’의 ‘멀더’는 유령이라든지 괴물, 외계인 등등에 열성적이었다.



  어릴 적에 본 트윈픽스는 등장하는 배우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인상적이었다. 물론 지금 다시 봐도 다 미모가 후덜덜했다. 주인공인 로라도 예뻤지만, 그녀의 친구인 ‘다나’라든지 ‘오드리’, 식당 주인인 ‘노마’와 종업원 ‘셀리’의 미모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친구가 좋아하는 남자를 마음에 둔 다나라든지 마을을 떠나고 싶은 오드리,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만남을 계속하는 노마, 그리고 의처증에다가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바비’와 사랑에 빠진 셀리까지, 그들의 사랑과 현실을 계속해서 엇갈리기만 했다. 제일 안타까운 건, 다나였다. 로라가 죽은 후, 로라와 비밀 연애 중이던 ‘제임스’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지만…….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볼 때도 그랬지만, 지금 봐도 제임스는 나쁜 XX였다.



  여기에 그들을 둘러싼 여러 남자들의 삶이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더 복잡해졌다. 로라와 다나 사이에서 방황하는 제임스, 겉으로는 로라의 공식적인 연인이지만 뒤로는 셀리와 연애하는 바비, 오로지 책임감 때문에 결혼해야했기에 아직도 첫사랑을 못 잊는 ‘빅 에드’, 겉으로는 건실한 사업가이지만 뒤로는 매춘업을 하는 ‘벤자민’, 자신의 환자였던 로라를 사랑하고 만 의사 등등.



  그들의 삶은 어떻게 보면 막장이고 또 달리 보면 무척이나 비극적이고 폭력적이었다. 도대체가 이 마을에서 불륜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거기에다 서로의 뒤통수를 치기위해 또 다른 사람과 손을 잡기도 하고, 이중삼중의 덫을 놓고 있었다. 이 마을에서 살아남으려면, 모든 것에 무관심하고 오직 자기 일에만 신경을 쓰거나,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잔머리를 열심히 굴려야 할 것 같았다.



  아마 모든 등장인물의 관계도를 그리면 이리저리 화살표가 겹치는 것도 모자라 얽히고설켜서 뭐가 뭔지 알아보기 힘들 것 같다. 하아, 8편밖에 되지 않는 1시즌만으로도 이렇게 복잡한데, 20편이 넘는 2시즌은 얼마나 헷갈릴지 두렵기까지 하다. 그래도 어느 정도 나올 사람은 대충 나왔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다.



  어릴 적에 보았기에, 사건의 진행이라든지 범인이 누구인지 대략적으로는 기억이 났다. 그래서 어떤 장면에서는 ‘아, 그래서 저 사람이 그랬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고, 저런 내용이 있었는지 의아하기도 했다. 요즘 드라마와 비교해보면, 속도가 상당히 느렸다. 여백의 미가 뭔지 영상으로 보여준다고 해야 할까? 그 때문에 사람들의 표정이라든지 배경, 색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나온 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지만, 배우들이 입고 있는 옷에서만 지난 세월을 느낄 수 있었지 다른 면에서는 여전히 감각적인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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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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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Breakdown, 2017년

  작가 - B.A. 패리스







  * 어쩌면 중요한 힌트를 주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



  ‘캐시’는 폭풍우가 몰려오자,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숲길로 차를 몬다. 숲 중간쯤에 차 한 대가 멈춰서있는 걸 발견하고 잠시 멈췄지만, 어쩐지 불길한 느낌에 그냥 집으로 와버린다. 다음날, 그녀는 숲에 세워진 차 안에서 자신 또래의 여자가 죽은 채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듣는다. 그리고 그 피해자가 얼마 전에 알게 된 ‘제인’이라는 사실에, 캐시는 절망한다. 그런데 그 이후, 그녀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남편 ‘매튜’가 출근한 이후에만 걸려오는 전화라든지, 자신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이 배달되거나, 기억에 없는 친구들과의 약속 등등. 게다가 누군가 집에 침입했던 것 같지만, 아무런 증거가 없다. 캐시는 혹시 자신의 어머니처럼 조기 치매가 발병한 것은 아닐까 불안해하는데…….



  살아가다보면, 우리는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어떤 것은 잘 골랐다고 자화자찬을 할 때도 있고, 또 어떨 때는 내가 왜 그랬을 까라며 밤에 이불을 펑펑 찰 때도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캐시 역시 선택을 해야 했다. 폭풍우 치는 밤, 지나가는 차는 한 대도 없는 깜깜한 밤, 으슥한 숲길에 조용히 서 있는 차,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잠시 멈춰봤지만 상대방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문득 전에 들었던 범죄 얘기가 떠오른다. 캐시는 결정한다. 그냥 지나가기로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그녀는 자신의 선택이 가져온 비극에 엄청난 죄책감을 느낀다. 만약 자신이 차에서 내려 살펴봤다면, 하다못해 집에 와서 경찰에 연락이라도 했다면, 제인은 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며 그녀는 자책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후 심해져가는 건망증과 맞물려 그녀를 서서히 망가뜨린다. 분명히 누군가 집에 들어왔지만, 사람들은 믿어주지 않는다. 두 눈으로 직접 봤지만, 다른 사람이 왔을 때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렸다. 자신은 약속을 한 적도 없고 주문한 적도 없지만, 상대방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결국 캐시는 자신을 믿을 수 없을 지경에 처한다. 소설은 그녀가 무너져가는 과정을 차분히, 그러면서 자세히 보여주었다. 거의 후반까지, 그녀가 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녀를 구원한 것은, 다른 사람의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어떻게 보면, 사건 해결이 너무 우연에 기댄 것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었다. 논리적으로 추론을 거듭해 범인의 계획에 있는 빈틈을 찾아내는 것이 아닌, 여기서는 타인의 우연한 도움으로 사건의 진상을 알 수 있게 된다. 이건 제인의 사건과 대비를 이룬다. 물론 캐시가 그날 밤 차에서 내려 다가갔다고 해서, 제인이 죽지 않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어쩌면 캐시마저 살해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캐시는 선의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정작 자신은 제인에게 그런 도움을 주지 않았지만 말이다. 이건 뭐랄까, 캐시에게 죄책감을 더 갖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 사건이 다 해결된 뒤에도, 캐시의 남은 삶에는 제인의 그림자가 어른거릴 것 같다.



  책 뒤표지에 보면, ‘가스라이팅Gaslighting 심리 스릴러’라고 적혀 있다. 이 문구를 적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스라이팅이 대개 이루어지는 관계를 생각해보면, 캐시를 위협하는 범인의 정체가 너무 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폴라 호킨스’의 소설 ‘걸 온 더 트레인 The Girl on the Train, 2015’가 떠올랐다. 두 작품 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비슷했다. 그건 어쩌면 요즘에는 가스라이팅이라는 감정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일까? 그건 타인의 감정을 착취해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결국 세상은 약한 사람들이 서로를 도우면서 살아가야하는 모양이다. 비록 모두가 다 그런 도움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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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ereditary, 2018

  감독 - 아리 애스터

  출연 - 토니 콜레트, 가브리엘 번, 알렉스 울프, 밀리 샤피로







  ‘애니’의 집안에는 유독 정신 이상으로 인한 자살자가 많았다. 우울증이 있던 아버지는 스스로 굶어죽었고, 오빠는 어머니가 뭔가를 자신에게 넣으려 했다며 자살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일주일 전 그녀는 이상한 종교를 믿던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렀다. 하지만 그녀의 집에 뭔가 음울한 기운이 흐르고, 그 여파는 애니의 아들인 ‘피터’와 딸인 ‘찰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어린 시절 할머니가 봐줬다는 찰리는 대낮에 갑자기 할머니의 환상을 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파티에 갔던 피터와 찰리에게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고, 애니의 가족들은 상상도 못할 일에 부딪히는데…….



  처음에는 유령이 나오는 심령물일까 생각했고,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는 정신병이 대를 이어 내려오는 가족의 이야기일까 추측했다. 그러다가 역시 심령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포영화답지 않게, 영화는 아주 느릿하게 진행이 되었다. 그래서 인물들의 행동이나 표정 변화를 주의 깊게 보게 만들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머뭇거리는 행동이라든지, 천천히 정신을 차리면서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으며 눈물이 고이는 눈동자,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따라 천천히 변하는 표정, 그리고 가족들의 눈치를 보는 그 서글픈 장면까지, 별다른 말없이 심경의 변화라든지 상황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사실 가족들이 식탁에서 감정을 표시하는 장면에서는 너무도 슬퍼서 울컥하고 말았다. 나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나보다. 물론 그러면서 ‘이 영화는 가족 힐링물이 아니라, 공포물이야.’라는 걸 잊지 않게 해주려는 듯이, 중간 중간에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들이 숨어있었다.



  영화는 계속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편한 감정을 들게 했다. 아마 배경으로 낮게 깔리는 둥둥 소리가 신경을 자극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가족들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기엔 힘겨웠다. 차라리 그냥 귀신이나 괴물이 우르르 등장해서 쾅쾅 부수거나 비명을 지르게 하면 좋으련만, 너무도 잔잔한 가운데 처절한 상황으로 이끌었다. 다음 장면에서 뭔가 불길한 일이 확실히 벌어질 거라는 최악의 상상만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보는 내내 무섭다기보다는 불편했다. 다른 공포 영화들은 어떻게든 유령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볼 수 있었는데, 이 작품은 그럴 것 같지 않다는 불안감만 줄 뿐이었다. 희망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극의 분위기는 암울했고 우울했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아마 극을 이끌어가는 애니의 상태가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녀 스스로도 자신을 믿지 못하고 흔들렸기에, 보는 이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어쩐지 그녀가 하는 일이 다 잘못될 것 같다는 막연한 예감만 주었다.



  영화를 보면서 두 작가의 작품이 떠올랐다. ‘스티븐 킹’과 ‘아이라 레빈’의 소설인데, 제목을 말하면 스포일러 같아서 말하지 않겠다. 제목을 말 할 수 없는 두 소설의 설정을 적절히 잘 섞어서 나온 게 이 영화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가 전반적으로 너무 잔잔해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중간에 숨어있는 힌트를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후반부에 왜 그렇게 되는 건지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감독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들은 얘기를 해줬지만, 자질구레한 힌트들은 그냥 보여주는 것으로 넘어가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서 애인님과 얘기할거리가 꽤 많았다. 게다가 애인님이 다른 가설을 내세웠는데, 그러면 결말이 완전 달라질 수도 있었다. 아무래도 나중에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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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Major Crimes: Sixth & Final Season (메이저 크라임)(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WarnerBrothers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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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ajor Crimes, 2017

  제작 - 제임스 더프, 데이빗 맥휘터

  출연 - 매리 맥도넬, G.W. 베일리, 안소니 존 데니슨. 마이클 폴 챈, 레이몬드 크루즈, 키어런 지오반니, 그레이엄 패트릭 마틴






  메이저 크라임의 마지막 시즌으로, 중간에 충격과 공포를 안겨준 시즌이기도 하다. 이건 진짜, 와,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시리즈 마지막을 이딴 식으로 마무리하나? 약 먹었나?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이런 일을? 메이저 크라임 부서는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봤지만, 그래도 역시 이건 아니었다.



  마지막 시즌은 총 세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현장학습을 나간 세 학생의 실종, 또 다른 하나는 변호사의 살해 사건, 그리고 마지막은 스트로의 귀환이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실종된 세 학생은 부유한 백인 집안이 아니라, 이주민 출신이었다. 이를 통해 현재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백인 우월주의와 총기 소유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덧붙여 가톨릭 사제들의 성 스캔들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부추기는 것은, 관심을 끌만한 것을 찾기 위해 자극적인 것만 추구하는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였다. 처음에는 단순 가출로만 여겼던 사건이, 점점 확대 재생산되더니만 현대 미국의 모든 치부를 다 드러내고 있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살해된 변호사 사건을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유명인이 저지른 강간과 성상납에 대해 보여주었다. 거기에 술집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강간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도리어 유명인인 가해자의 말을 믿는 경찰의 구태의연한 태도도 나온다. 음, 낯설지 않다. 이 이야기의 끝부분에, 충격과 공포 그리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내용이 들어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부터 징조가 보여서 불안해하긴 했지만, ‘설마 진짜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라고 넘겼었다. 하지만 설마가 사람 잡았고,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



  마지막 이야기는 메이저 크라임 팀이 그동안 잡으려고 애썼고, 잡았다가 놓쳤던 ‘필립 스트로’ 사건이다. 여기서는 컴퓨터 해킹과 도청 같은 기기를 이용한 범죄를 이야기한다. 과학 기술은 놀랄 정도로 발전했고, 이를 이용한 범죄자들의 수법 역시 정교해졌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아직까지 먼 나라 이야기였고, 이건 경찰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경찰 중에서도 그런 기술을 알고 응용할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메이저 크라임 팀원은 난관에 부딪힌다. 스트로가 고용한 해커가 너무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팀원들 간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메이저 크라임에 새로운 형사가 투입되었고, ‘섀런’은 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웨딩 드레스를 입었고, ‘러스티’는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물론 ‘거스’와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면서,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라는 속담을 현실화시키기도 한다.



  깨알같은 유머와 사회 전반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드라마였다. 그런데 이제 다시 볼 수 없다니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너무 질질 끌지 않고 끝난 것 같아서 마음에 들기도 한다. 다만 그 충격과 경악의 사건만 없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안녕, 프로벤자, 플린, 타오, 훌리오, 버즈, 에이미, 러스티! 그리고 특히 섀런. 당신이 처음 ‘클로저 The Closer, 2005’에 등장했을 때, 재수 없다고 생각했던 거 미안해요! 당신은 참 좋은 상관이고, 엄마였고, 부인이었어요! 당신처럼 차분하고 예쁘고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안녕! 어디에 있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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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Major Crimes: The Complete Fifth Season (메이저 크라임: 시즌 5)(지역코드1)(한글무자막)(5DVD)
WarnerBrothers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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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ajor Crimes, 2016

  제작 - 제임스 더프, 데이빗 맥휘터

  출연 - 매리 맥도넬, G.W. 베일리, 안소니 존 데니슨. 마이클 폴 챈, 레이몬드 크루즈, 키어런 지오반니, 그레이엄 패트릭 마틴







  다섯 번째 시즌에서는 여러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그 중에서 전반부 전체에 계속 이어지던 사건은 바로 ‘버즈’의 가족에 얽힌 일이었다. 30여 년 전, 버즈의 아버지와 삼촌이 ATM 기계에서 돈을 인출하다가 살해당했다. 그때는 증거도 증인도 없어서 미궁에 빠졌지만, 현대 과학의 발달로 마침내 범인을 찾아낸다. 살인에는 시효가 없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범인을 찾아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범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까지 보여주는 게 인상적이었다. 범인을 체포하면서 버즈는 자신이 과연 잘하는 것일까 자문한다. 아버지 없이 고생하며 자랐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범인의 아이들을 걱정한다. 하아, 버즈 이 착한 사람 같으니라고.



  그리고 10화부터 13화까지 인종차별주의자들에 관한 사건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인종차별주의에다가 백인우월주의에 빠진 무장조직에 관한 사건일까 여겼는데,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엄청난 배후가 드러났다. 백인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교육받아 흑인 아동 보호소 직원과 멕시코계인 ‘훌리오’를 혐오하는 발언을 일삼던 꼬마의 변화는 놀라웠다. 어떤 환경에서 아이를 길러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에피소드였다.



  또한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일으킨 사건 때문에 경찰 조직 내에 빈자리가 생기고, 그 때문에 갈등이 벌어진다. ‘Person of Interest, 2013’에서 ‘컨트롤’로 등장했던 ‘캠린 만하임 Camryn Manheim’이 사사건건 메이저 크라임 부서에 태클을 거는 간부로 나왔다. 이 배우, 그런 역할 전문인 것 같다. 어쩌면 그렇게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얄밉게 나오는지 모르겠다.



  어떤 에피소드는 심각했고, 또 어떤 에피소드는 보는 내내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범죄 사건을 보면서 웃으면 안 되지만, 17번째 에피소드에서 ‘모랄레스’ 검시관의 돌출 행동은 웃음을 참기가 어려웠다.



  많은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팀원들은 자책도 하고 갈등을 겪기도 하고 화해하길 반복한다. ‘새런’과 ‘플린’은 서로를 존중하면서 차분한 연애를 즐기고, ‘러스티’와 ‘거스’는 오해하고 화해하길 반복한다. 그리고 ‘훌리오’는 연애대신 육아를 결심한다. 그는 죽은 아내를 절대로 잊지 못하는 모양이다.



  어쩐지 지쳐 보이는 팀원들의 표정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던 시즌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깨알같은 유머와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잃지 않음에 감사했던 시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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