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Major Crimes: The Complete Third Season (메이저 크라임: 시즌 3)(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Warner Home Video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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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ajor Crimes, 2016

  제작 - 제임스 더프, 데이빗 맥휘터

  출연 - 매리 맥도넬, G.W. 베일리, 안소니 존 데니슨. 마이클 폴 챈, 레이몬드 크루즈, 키어런 지오반니, 그레이엄 패트릭 마틴







  3시즌으로 들어오면서 신규 캐릭터들의 성격도 어느 정도 잡혔고, 팀의 분위기도 안정된 느낌이다. 그리고 기본 줄기인 ‘필립 스트로’ 재판과 ‘러스티’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여러 가지 사건들이 얽히고설키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 삶을 보여주고 있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라든지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는 과정, 최악으로 치닫는 사람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을 다루고 있다.



  보면서 느낀 점은 러스티는 그 부모는 진짜 만나지 말았어야 할 인연이었고, ‘섀런’과는 정말 잘 만난 사이 같았다. 러스티 엄마는 와, 진짜……. 아무리 대본이라지만 어쩜 그렇게 막장인지, 보면서 화가 너무 났다. 어떻게 아들에게 자기 보석금을 내야하니, 몸 팔아서 돈 만들어오라고 말을 하지?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진짜. 아, 그리고 드라마를 보다가 섀런과 브렌다의 공통점이 떠올랐다. 바로 두 사람 다 첫 번째 인연이 참으로 거지같았다는 점이다. 특히 섀런의 전남편은 어쩜 그리도 이기적이고 재수 없는지 모르겠다. 그와 이혼하길 정말 잘했다. 이번 시즌에서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러스티를 입양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 음, 그러니까 똥차 가고 벤츠 온다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섀런, 앞으로 꽃길만 걸어요! 브렌다, 어디 있는지는 모르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죠?



  그나저나 ‘프로벤자’, 양심도 없다. 지금까지 마흔 살이 넘는 여자는 만나본 적이 없다니……. 여자 나이 마흔 어쩌고 하기 전에, 자기 나이를 돌아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면서 이번 시즌에서는 새로 사귄, 나이 지긋한 여성과 깨를 한 톤 정도 볶고 있다. 거기다 계속 조마조마하던 ‘산체스’의 욱하는 성질이 드디어 사고를 크게 쳐버렸다. 안타깝다. 그 성질만 버리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인데.



  이번 시즌의 사건들도 역시 다양했다. 인신매매라든지 대리모 이야기, 집값에 얽힌 사건, 강간범에게 복수한 이야기, 이슬람 유학생의 연애에 얽힌 사건, 길에서 생활하는 노숙 청소년의 살해 사건, 리벤지 포르노 사건, 이별에 앙심을 품은 사건 등등. 이 드라마가 나온 지 3년이 되었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사건들을 꽤 다루고 있다. 인간이란 어디서나 비슷비슷해서, 일으키는 사건 역시 비슷한 모양이다. 하여간 인간들이란 세계 평화에 1도 도움이안 된다.



  친모에게 상처받은 러스티에게 건네는 섀런의 말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엄마가 하는 말은, 엄마가 하는 게 아니라 그녀의 중독이 하는 말이라는 내용이었다. 엄마는 진심으로 널 사랑하지만 다만 중독 때문에 자기도 무슨 뜻인지 모를 말을 하는 거라며 러스티를 위로하는데, 감동이었다. 어쩜 그리 말을 예쁘고 사려 깊고 다정하게 하는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과연 주요 범죄수사국과 러스티는 안전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을 것인가! 다음 시즌을 빨리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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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 Quiet Place , 2018

  감독 - 존 크래신스키

  출연 - 에밀리 블런트, 존 크래신스키, 노아 주프, 밀리센트 시먼즈






  거의 폐허가 된 마트에서 한 가족이 물건을 챙기고 있다. 아빠, 엄마, 십대 초반의 두 아이와 대여섯 살로 보이는 막내로 이루어진 그들은 맨발로 하얀 흙이 뿌린 길만 걷는다. 그런데 맨 뒤에 있던 막내가 커다란 소리가 나는 우주선 장난감을 작동시킨다. 아빠는 아들을 막아보려 달려가지만, 괴생명체가 나타나 아이를 공격한다. 찢긴 신문에 적힌 헤드라인에는 그것은 소리에 반응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로부터 1년 후, 남은 네 사람은 여전히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겉으로는 전과 똑같지만, 내적으로는 많이 달라져있다. 큰딸은 동생을 챙기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아빠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아이를 임신했고, 출산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빠는 청각장애를 가진 큰딸을 위해 보청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큰아들은 장남으로 가져야 할 책임감에 버거워하며 집밖으로 나가기를 두려워한다. 어느 날 가족들이 집을 비운 사이, 엄마의 양수가 예정보다 빨리 터지는데…….



  포스터와 카피만 보고 몇 년 전에 개봉한 ‘맨 인 더 다크 Don't Breathe, 2016’ 류의 영화가 아닐까 추측한 작품이었다. 예고편을 보니 인류가 멸망에 처한 이후를 그린 것 같았다. 어쩐지 기대가 되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무척이나 재미있는 영화를 보았다는 만족감을 갖고 극장을 나왔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교훈은 역시 이과를 전공해야 세상이 망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극중에서 아빠는 인간의 신체에 대한 연구까지 해가면서 딸의 보청기를 만들고, 괴생명체의 약점을 찾아낸다. 게다가 집 주변에 CCTV까지 다 설치하여 여러 개의 모니터로 감시도 하고, 틈나는 대로 소리 나지 않고 다닐 수 있도록 자주 다니는 길에 고운 흙까지 뿌려놓는다. 그뿐일까? 아이가 태어나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지하에 방음장치까지 만들고 있었다. 저 아빠, 분명히 이과 그것도 기계 분야를 전공한 게 틀림없다. 부부의 출산 준비는 너무도 꼼꼼해서, 보는 내내 놀랍기만 했다. 처음에 엄마가 산소 호흡기를 준비하기에 왜 그럴까 했는데, 나중에 보고 ‘우와’하고 감탄했다. 굳이 그 상황에서 아기를 갖고 싶었을까 생각했지만, 막내를 그렇게 잃고 나서 내린 선택이라고 여기기로 했다. 그나저나 나나 애인님이나 둘 다 문과인데 큰일이다!



  소리를 낼 수 없는 주인공 가족들처럼, 보는 내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다른 공포 영화였다면 깜짝 놀라면서 ‘헐!’ 내지는 ‘으악!’하는 소리가 나왔겠지만, 이 작품은 그런 소리가 나오는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손으로 입을 막았다. 전에 ‘맨 인 더 다크’를 볼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비슷했다. 내가 작은 소리라도 내면, 그걸 듣고 괴생명체가 주인공을 공격할 것 같았다. 하지만 영화는 계속해서 가족들을 하나둘씩 위기로 몰아넣었다. 마치 관객에게 ‘이래도 소리 안 낼래?’라고 시험하는 분위기 같았다.



  특히 집에 혼자 남은 엄마에게 닥친 시련은 너무 치명적이었다. 아이가 태어날 때 소리가 나는 건 당연하다. 갓 태어난 아이의 특징이라면 우렁찬 울음소리이고, 엄마 역시 출산 시 엄청난 비명을 지르게 된다. 그 위기 상황을 어떻게 넘길지 기대가 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두근거리고, 설마 하는 불길한 느낌에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영화는 각기 밖에 있던 가족들이 집으로 달려오는 장면과 아이를 낳는 엄마를 교차편집해서 보여준다. 들리는 것이라고는 괴생명체가 돌아다니면서 때려 부수는 소리밖에 없었지만, 어쩐지 가족들의 외침이 들리는 것 같았다.



  90분 정도 되는 상영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 내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물론 가족들이 말 대신 수화로 하기에 한순간이라도 놓치면 안 되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초반 상황을 보여줄 때 빼고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빠른 속도의 교차편집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눈물을 자아내는 장면도 있었지만, 신파라고 ‘에휴’하기보다는 비장미가 느껴졌다.



  영화는 ‘마이클 베이’가 제작에 참여한 것치고, 건물이 폭발하고 자동차나 폭탄이 펑펑 터지는 장면은 없었다. 그 말은 즉, 괴생명체와 벌이는 대규모 전투 장면이 없다는 얘기다. 그런 걸 예상했던 사람들에게는 결말이 조금 뜬금없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서로를 믿고 성장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는, 폭발 장면이나 전투 장면이 없어도 감동적이고 훌륭했다.



  대사 하나 없이 고통을 표현하는 걸 보고, ‘에밀리 블런트’를 다시 보게 되었다. 전에 보았던 영화 ‘걸 온 더 트레인 The Girl on the Train , 2016’에서 알코올 중독자 역할을 진짜 술 취한 사람처럼 잘 한다는 인상을 받기는 했는데, 여기서 보여준 표정 연기는 그보다 훨씬 엄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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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유혼2 - 人間道 ( 天女幽魂 2 )
정소동 감독, 장국영 외 출연 / SRE (새롬 엔터테인먼트)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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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A Chinese Ghost Story II: The Story Continues

  원제 - 倩女幽魂 II : 人間道, 1990

  감독 - 정소동

  출연 - 장국영, 왕조현, 장학우, 우마







  1편에서 ‘소천’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마을로 내려온 ‘영채신’. 그런데 수배인물로 오해를 받아 감옥에 갇히게 된다. 꽤 시간이 흐른 후, 영채신은 사형당하기 직전에 감옥에 같이 있는 노인의 도움으로 탈출한다. 도망치던 그는 숲에서 아버지를 구하려는 자매와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공교롭게도 감옥의 노인이 준 패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유명한 학자로 오인하고, 그가 하는 말에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려 애쓴다. 한편 자매 중의 언니인 ‘청풍’을 본 영채신은 소천과 똑같은 그녀의 얼굴에 놀란다. 한편 우연히 길에서 만난 젊은 도사 ‘지적’까지 동행하여 자매의 아버지를 구하기로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들이 머무는 곳에 요괴가 나타나는데…….



  1편에서 보여준 이루어질 수 없는 인간과 귀신의 애절한 사랑은 무척이나 서글펐다. 거기에 두 주연 배우의 뛰어난 미모와 아름다운 화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특히 목욕통 안에 ‘장국영’이 숨어 있을 때, 그에게 숨을 불어넣고자 ‘왕조현’이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라든지, 나풀거리는 옷을 입고 왕조현이 나타나는 장면은 진짜 아름답고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내용을 따져보면 엄청난 민폐남이었지만, 장국영이었기에 용서가 될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2편은 전편처럼 서글프다거나 애절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냥 뭐랄까, 요괴와 싸우는 액션물에 로맨스가 가미된 그런 분위기? 전편과 달리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기억에 남는 장면은 하나도 없었다. 굳이 따지자면, 악당 요괴가 부처로 변신해서 나오던 정도?



  결말도 그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에게서 남을 투영해보는 사람이 사랑하는 것은 나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일까? 예전에 좋아하던 사람과 닮은 사람을 마음에 두었다면, 그건 예전의 그 사람과 닮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새로운 사람 그 자체가 좋아졌기 때문일까?



  그리고 아직까지 모르겠는 건, 청풍을 본 영채신이 이런 생각을 한다. 소천이 환생했다면 저 정도 나이가 되었을 것이라고. 어, 음 그러면 영채신이 감옥에 몇 년이나 있었던 거지? 그런데 어째서 그의 얼굴엔 주름하나 없는 걸까? 그리고 만약 환생이 맞는다면 나이 차가……. 양심도 없지, 도둑놈도 이런 도둑이 없다. 하지만 다행히도 영화에서는 장국영의 미모 때문에 그런 나이 차가 느껴지지 않는다. 원래 설정을 맞춘다면 영채신 역할은 중년 배우가 맡았어야 할 것이다. 헐, 잠깐만! 그러면 그때까지 살아있던 ‘난약사’의 도사 ‘연적하’는 도대체 나이가 몇 살이라는 거지? 1편에서도 꽤 나이가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도사라서 무병장수하는 건가?



  설정을 세세하게 따지지 말고, 그냥 등장인물들의 미모와 영상을 보는 재미로 감상하면 좋았다. 이번 편에선 두 주인공뿐만 아니라 ‘장학우’와 ‘이가흔’까지 출연해서, 젊을 때의 풋풋함을 보여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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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발 살인사건 코니 윌리스 소설집
코니 윌리스 지음, 신해경 옮김 / 아작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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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 Lot Like Christmas, 2017

  작가 - 코니 윌리스






  코니 윌리스의 작품 중에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이야기만 모은 단편집이다. 2000년도에 한 번 나왔던 단편집에 신작을 추가하여 이번에 개정판으로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첫 출간일 테니, 개정판이건 아니건 상관이 없을 것 같다. 책이 나왔다는 것만으로 고마운 일이니까. 그리고 한 권짜리였던 것을 두 권으로 나누어 출판했으니, 이 시리즈를 제대로 즐기고 싶으면 다른 한 권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를 꼭 읽어봐야겠다. 이번 책에는 모두 여섯 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말하라, 유령』의 주인공은 이혼한 서점 직원이다. 딸의 양육권을 부인에게 빼앗기고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기만 기대하고 있었는데,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연말연시를 맞아 서점 행사로 바쁜데다가 전부인은 어떻게든 딸을 보내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그의 앞에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의 세 유령을 연상시키는 사람들이 나타나는데…….



  『고양이 발 살인사건』에는 명탐정과 조수가 등장한다. 둘은 유인원의 지능을 연구하고 향상시키며 더 나아가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연구소에 초대된다. 그런데 연구소의 창업자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음, 어떤 작품이 떠올랐는데, 그걸 말하면 엄청난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패스하겠다.



  『절찬 상영중』의 주인공은 친구들과 멀티플렉스 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간다. 그런데 그녀가 원하는 영화를 보기가 쉽지 않다. 우연히 만난 전남친에게서 그녀는 멀티플렉스 극장의 음모에 대해 듣게 되는데……. 조만간 벌어질 수도 있는, 돈만 밝히는 기업과 아무런 생각이나 비판도 하지 않는 대중이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말하는 이야기였다.



  『소식지』의 주인공은 어느 날부턴가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사람들이 전과 달리 너무 성실하고 착해진 것이다. 그녀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밝혀내려고 하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착해지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어쩐지 잭 피니의 소설 ‘바디 스내쳐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1955’의 패러디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방박사들의 여정』에서 주인공인 목사는 설교 중에 계시를 받는다. 바로 예수가 재림했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재림한 예수를 찾아 길을 떠난다. 그리고 그가 만난 것은……. 예수가 재림하면 과연 그걸 알아차릴 사람이 몇이나 될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알던 이들처럼』은 특정한 주인공 한 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동시에 다른 곳에서 겪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갑자기 전 세계적으로 폭설이 내리고, 그 와중에 사람들은 지금까지와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누구에게는 행복한 크리스마스이고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못한 날이 될 것이다. 만약 진짜 그런 일이 벌어지면, 나에게는 어떤 크리스마스가 될까?



  몇 십 년 동안 글을 써도 마르지 않는 상상력을 가졌고,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걸 글로 써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스토리텔링이 뛰어난 작가’라거나 ‘훌륭한 이야기꾼’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런데 왜 이 작가에 대해서는 ‘수다쟁이’라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다. ‘수다’는 쓸데없이 말이 많이 하는 걸 뜻하고, ‘수다쟁이’는 그런 사람을 얕잡아 보는 표현이다. 처음에 이 작가에 대한 소개에서 수다쟁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그런가보다.’라고 넘겼는데, 그녀의 책을 읽을수록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로 비유되기에는, 그녀의 이야기들은 너무 좋았다. 주저리주저리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유쾌하게 얘기하고 있는데 왜 수다라는 말로 폄하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따지면 다른 작가들은? 왜 그녀만 그렇게 불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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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정범식

   출연 -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3월이 되기 전, 결심을 하나 했다. ‘3월에는 책도 안 읽고 리뷰를 하나도 안 쓸 거야!’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3월에는 가끔 영화만 보고 게임만 열심히 했다. 그렇다고 렙이 많이 오른 건 아니지만, 무척 열심히 했다.



  유튜브에서 방송을 하고 있는 ‘하준’을 중심으로 모두 일곱 명의 사람들이 곤지암에 있다는 폐건물로 공포 체험 생중계를 하기 위해 떠난다. 일행은 최첨단 장비로 무장을 하고, 건물 탐사를 시작한다. 여러 가지 흉흉한 소문이 끊이지 않는 그곳에서, 일행은 미심쩍은 물건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어서 그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유료 시사회라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으로 개봉 전에 본 영화다. 말이 유료 시사회지, 그냥 편법 개봉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이 작품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곤지암에 있다는 폐건물이 된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제목도 정직하게 그냥 곤지암이다. 세 사람이 모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옛말을 증명하는 좋은 예로, 익명성과 빠른 전파력이라는 특징을 가진 인터넷 덕분에 유명해진 곳이다. 진짜로 뭔가가 나왔는지 아니면 사람들의 허세와 거짓말과 선동이 만들어냈는지 모르지만, 폐건물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담력시험을 하기에 좋은 장소가 되어버렸다. 거기다 미국의 CNN에서 소름끼치는 곳 중의 하나로 선정하는 바람에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영화는 예상보다 재미있었다.



  거의 모든 외계인 음모론 영화는 드라마 ‘X 파일 The X-Files, 1993’의 아류라 불리고, 거의 모든 파운드 푸티지 영화는 영화 ‘블레어 위치 The Blair Witch Project , 1999’의 아류라고 불리는 것처럼, 이 작품 역시 영화 ‘그레이브 인카운터 Grave Encounters, 2011’의 한국 버전이라 불리는 운명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어떤 장면에서는 ‘그레이브 인카운터에서 본 거랑 비슷한 구도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다른 장면에서는 감독의 전작인 ‘기담 Epitaph, 奇談, 2007’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재미있었다.



  페이크 다큐나 파운드 푸티지 영화를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설정이 있다. 뭐나면 위험에 빠진 인물들이 끝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는 부분이었다.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카메라를 놓고 달리면 더 빨리 도망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점을 보완했다. 바로 카메라를 몸에 부착시킨 것이다! 그러니 죽을 때까지 영상이 찍힌다고 해도 억지스럽지 않았다.



  또한 배우들이 다 신인이었기에, 진짜 일반인이 인터넷 생중계를 하는 인상을 주었다. 그래서 신선했다. 물론 그 와중에 짜증나는 성격의 캐릭터도 있었고, 연기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주는 배우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그리고 뭔가 튀어나올 것 같은 장면에서 한 박자 내지는 반 박자 쉬었다가 놀라게 하는, 조였다 풀었다하는 흐름도 좋았다. 문제는 그런 것도 여러 번 나오면 예측가능하다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뭔가 보일 듯 말듯하면서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귀신들의 등장도 나쁘진 않았다. 그런데 내가 영화를 본 상영관에서는 귀신의 엉뚱한 짓 때문에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 상황이 감독이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일어난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의도한 것이라면, 상당히 영리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긴장을 완전히 내려놓게 한 다음에 놀라게 하는 게 효과가 더 좋을 테니 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다른 비슷한 설정의 영화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치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장면으로 찍고, 이 소품은 이렇게 움직여야 한다는 교본이라도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그게 이런 장르의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원인을 밝히기보다는 탐사가 목적이었기에, 보여주는 것이 이야기의 전부였다. 아이들이 남의 사유지에 몰래 들어갔다가 갈등을 겪고, 하나둘씩 위험에 빠지는 게 다였다. 솔직히 이야기라고 할 것도 없었다.



  팝콘을 흘릴 정도로 무섭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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