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Strippers Vs Werewolves (스트리퍼 vs 늑대인간)(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Well Go USA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원제 - Strippers vs Werewolves, 2012

  감독 - 조나단 글렌드닝

  출연 - 아델레 실바, 세바쉬틴 알레인, 바바라 네델야코바, 루시 핀더






  스트립 클럽의 룸에서 춤추던 ‘저스티스’는 자신의 앞에 앉아있던 남자가 이상하게 변하자, 그만 만년필로 그의 눈을 찔러버린다. 늑대인간으로 변하던 남자는 은으로 만든 펜촉 때문에 사망하고, 클럽 주인 ‘자넷’은 시체를 은밀히 처리한다. 동료에게 일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늑대 인간의 수장 ‘페리스’는 복수를 다짐한다. 그는 동료 늑대인간들을 이끌고, 사건에 관련된 클럽 사람들을 공격한다. 그리고 마침내 늑대인간들과 스트리퍼들의 격돌이 시작되는데…….



  영화는 무척이나 정신없이 진행되었다. 늑대인간에 뱀파이어, 그리고 퇴마사(또는 헌터)까지 등장했다. 정신없이 진행되었다고 해서, 속도감이 있거나 보는 이를 긴장시키고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 속도감은 있었다. 그냥 등장인물이 많았고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다 보여주느라 헷갈렸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여자들을 구별하기가 힘들었다. 스트리퍼일 때와 보통 때의 모습이 좀 많이 달라서……. 안경을 쓰고 안 쓰고에 따라 느낌이 달랐다. 음, 만화에서 안경을 벗은 여주인공을 못 알아보는 남자를 욕했던 나를 반성한다. 나도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러고 있으니까. 그래서 나중에는 그냥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그냥 퇴마사와 사귀는 사람, 늑대인간과 사귀는 사람, 썸남이 늑대인간에게 살해당한 사람, 그리고 클럽 주인 등으로 구별했다.



  영화는 복잡하지 않고 가벼웠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여지를 조금도 주지 않았다. 위에서 말했듯이 속도감 있게 진행이 휙휙 넘어가서, 각 인물들의 심리적인 갈등이나 고뇌 같은 걸 보여줄 시간이 없었다. 아무 생각 없이, 복수하고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게 다였다. 물론 그 와중에 틈틈이 스트리퍼들의 댄스를 보여주는 건 기본이다. 그런데 스트리퍼들이 춤을 추면 남자들이 다 흥분하는데, 진짜 그럴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음, 내 취향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들이 늑대여서 쉽게 흥분했을 지도?



  대신 재미있는 장치들이 종종 등장했다. 예를 들어, 클럽에서 대결을 벌일 때 늑대 인간과 스트리퍼들의 승패를 자막으로 보여준다거나, 스트리퍼들이 늑대 인간들 앞에 빨간 망토를 두르고 나타나는 장면 등등이다. 그 외에도 코믹한 장면들이 더 있었는데, 그걸 다 적을 수는 없어서 넘어가겠다. 저런 장치들이 없었다면, 영화는 무척이나 심심했을 것이다. 중간 중간에 잘린 팔다리가 그대로 보이지만, 그렇게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마 전반적인 분위기가 코믹하고, 만화 컷이나 합성 티가 확실히 나는 장면들이 이어져서 그런 모양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번 정도 보기에 적당했다. 꼭 보라고 하거나 두 번 보라고는 권하지 않겠다.



  오프닝에 흘렀던 영국 그룹 ‘듀란듀란 Duran Duran’의 ‘Hungry Like the Wolf’를 오랜만에 들으니 좋았다. 아! 이 영화 영국에서 만들었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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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된 과학자들 - 전염병의 비밀을 푸는 열쇠, 페이션트 제로를 찾아라
마릴리 피터스 지음, 지여울 옮김, 이현숙 감수 / 다른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원제 - Patient Zero, 2014

  저자 - 마릴리 피터스






  이 책은 치명적인 전염병에 대해 인간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쓰고 있다. 특히 그 질병에 대해 처음 인지하고, 원인과 전염 경로 그리고 대처법을 연구했던 사람들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다. 그 중에는 다른 이들이 하지 않은 독특한 방법을 쓰거나, 다른 이들로부터 헛수고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좌절하지 않은 사람도 포함된다. 여기서는 1665년 런던을 휩쓴 ‘페스트’, 1854년 소호에 퍼졌던 ‘콜레라’, 1900년 쿠바의 ‘황열병’, 1906년 뉴욕을 공포에 빠트린 ‘장티푸스’, 1918년 전 세계를 죽음의 위기로 몰아넣은 ‘스페인 독감’, 1976년 모두를 경악시킨 ‘에볼라’ 그리고 1980년 ‘에이즈’까지, 총 일곱 개의 전염병을 다루고 있다.



  책은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읽기가 수월했다. 게다가 꽤 많은 부연 설명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이나 연관된 사항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맨 뒤쪽에는 우리나라의 역사서에 기록된 한국의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도 간략하게 실려 있었다. 문득 서양과 우리나라의 질병에 대한 관련성이 궁금해졌다. 요즘은 외국에서 어떤 병이 유행한다싶으면, 몇 주내에 한국에서도 발병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몇 년 정도 걸렸을 것이다. 그런 걸 얘기해주는 책은 없는지 찾아봐야겠다.



  다시 이 책으로 돌아와서, ‘탐정이 된 과학자들’이라는 제목이 참 절묘했다. 최초로 페스트에 대한 기록을 작성한 ‘그랜트’나 콜레라의 발병 원인을 알기 위해 소호를 샅샅이 수색한 ‘존 스노’의 연구 방법은 그야말로 발로 뛰고, 자료를 표로 정리하며, 이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추론을 거듭하는 것이 마치 탐정이 사건 수사를 하는 것과 비슷했다. 그런 존 스노의 ‘가죽 구두 전염병학’ 방법을 바탕으로 ‘소퍼’는 어째서 그나마 위생적으로 깨끗했던 뉴욕에서 장티푸스가 발병했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인간은 전염병에 대처해왔다. 그 와중에 자신의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스스로 병에 걸린 의사들도 있었다. 그야말로 대단한 열정이고 책임감이며 자신에 대한 확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희생과 도전이 있어서 우리가 지금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음, 저 문장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아직도 우리는 여러 가지 질병의 위험에 노출되어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마다 돼지와 닭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그건 자연이 주는 시련인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언제쯤이면 돼지와 닭이 땅에 파묻히지 않을까?



  뉴욕의 장티푸스 편을 읽으면서, 개인의 위생 의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이 보균자라는 사실을 몰랐을 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알고 난 뒤에는 조심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 사람이 좀 더 신중히 행동했다면 그 정도로 퍼지지는 않았을 텐데……. 어쩌면 복수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하는 추측도 해보았다. 어떤 미국 드라마에서 그런 비슷한 내용을 본 것 같다. 자신에게 병원균을 주사하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이나 버스 손잡이를 일부로 잡고 다니는 장면이 기억난다. 어째서 모든 이야기가 다 범죄물로 이어지는지 잘 모르겠다. 나란 사람은 뼛속까지 추리호러스릴러인가!



  하지만 좀 이건 아니라는 부분도 있었다. 추가 설명 부분이 파란 박스 안에 들어 첨부가 되는데, 어떤 페이지에서는 그게 내용의 흐름을 끊는 경우가 있었다. 다음 페이지로 문장이 이어지는데 그 밑에 떡하니 박스가 자리 잡고 있으면, 다음으로 넘어가야 하나 아니면 추가 설명을 읽고 넘어가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혹시라도 개정판이 나오게 된다면, 그런 부분에 좀 신경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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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외전 : 일반판 (2disc)
이일형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영제 - A Violent Prosecutor, 2015 2016.2

  감독 - 이일형

  출연 - 황정민, 강동원, 이성민, 박성웅







  철새 도래지 재개발을 둘러싼 환경단체와 개발회사와의 갈등이 증폭되던 어느 날. 경찰을 공격한 혐의로 검찰에서 취조를 받던 청년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당시 조사를 하던 검사 ‘황정민’은 살인 혐의로 재판에 서게 된다. 죄를 인정하면 감형해주겠다는 부장 검사 ‘이성민’의 말에 따랐지만, 그는 희생양에 불과했다. 결국 그는 교도소로 가게 되고, 부장검사는 승승장구하다 마침내 정치인으로 변신을 꾀한다. 교도소 안에서 전직 검사의 능력을 살려 나름 권력을 쥐고 있던 황정민. 어느 날 사기 혐의로 잡혀온 ‘강동원’이 허세를 부리며 떠드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부장 검사와 개발업자의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동안 쌓아놓은 감옥 인맥 네트워크와 강동원을 이용해, 황정민은 자신의 무죄를 밝히고자 하는데…….



  뷔페는 좋은 곳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쏙쏙 골라먹을 수도 있고, 다양한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맛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가 뷔페에서 절대로 하지 않는 일이 있는데, 그건 바로 한 접시에 향이나 맛이 강한 음식들을 모아놓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각자의 향이나 맛이 뒤섞여 요리를 제대로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얀 까르보나라 떡볶이에 빨간 매운 소스가 묻는 건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기분은, 딱 그랬다. 출연한 배우들은, 심지어 조연까지 연기 꽤 한다는 평을 받는 사람들이었다. 아마 다른 작품에 혼자 출연했다면, 주연도 충분히 가능할 배우들이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사람들을 모아놓고, 아무 맛도 나지 않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아니, 맛은 났다. 맛없는 맛. 배우들은 각자 가진 개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장면이 이어졌으며, 복선이나 생각하면서 볼 여지가 전혀 없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 팀과 악역 팀은 각각 법조인과 범죄자가 한 명씩 포함된 구성이었다. 그렇기에 잘만 만들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법정 장면과 통쾌한 액션이 이어지는 싸움 장면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액션과는 거리가 먼 사기꾼 캐릭터가 주인공이었기에, 잔꾀를 써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그건 인물의 설정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면 법정에서 벌어지는 두뇌 싸움은 어떨까? 두뇌 싸움? 그런 건 없었다. 기대한 내 자신에게 어쩐지 미안했다. 황정민이 싸움을 걸어왔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악역 때문에, 승부는 너무 시시했다.



  게다가 황정민과 강동원이 포섭한 인물이 가세하면서, 재판은 그냥 한숨이 나올 정도로 유치했다. 아무래도 영화 제작진은 복선이라든지 반전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두 사람이 포섭한 인물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면, 더 긴장감을 주지 않았을까? 그가 그렇게 대놓고 편파적인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긴가민가할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제작진이 이런 부분에서는 너무 무성의하게 각본을 쓴 것 같다. 어차피 여기저기서 설정을 인용할 거면, 반전도 좀 응용하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두 주인공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가 않았다. 두 사람 다 그들의 전작에서 연기했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황정민은 애초에 선량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촉을 믿고 강압적으로 용의자를 취조하는 폭력검사였다. 그에게는 과거의 자신에 대한 반성보다 억울함을 푸는 것이 먼저였다. 마지막에 법정에서 과거의 자신이 어쩌구하면서 변론을 하는데, 그게 진심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의 연기톤은 한결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동원. 아, 진짜 법정에서 그가 증언하는 부분에서 그냥 웃음이 나왔다. 좋아서 웃는 게 아니라,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절로 피식하는 웃음이 나왔다. 그가 입을 열 때마다 마치 ‘난 지금 중요한 열쇠를 쥔 증인 연기를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증언에 전혀 신뢰를 할 수 없는, 가식적이고 연기하는 중이라는 게 뻔히 보이는 연기였다. 저런 증언을 믿는 사람들이 있기는 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의 연기력이 과대평가된 게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로 엉망이었다.



  전형적이고 뻔한 스토리와 구멍이 숭숭 뚫린 설정 그리고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인물들까지, 영화는 너무 무성의했다. 오직 강동원의 얼굴로 밀어붙인 작품 같았다. 영화를 다 보고 기억에 남는 건, ‘Jessy Matador’라는 가수가 부른 ‘Bomba’라는 노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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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Big Ass Spider, 2013

  감독 - 마이크 멘데즈

  출연 - 그레그 그룬버그, 린 샤예, 레이 와이즈, 클레어 크레이머





  언제나 그렇지만, 미국 정부와 군대는 비밀리에 위험한 연구를 하고 있다. 거기에 가끔 옵션으로 거대 다국적기업이 끼어들기도 한다. 이 영화도, 그런 미국 군대의 연구로 생겨난 거대 거미를 퇴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활약을 그린 코미디 영화이다. 괴수가 나오긴 하지만, 그리 심각하지도 않고 그냥 웃기기만 했다.



  해충 퇴치업을 하는 ‘알렉스’는 거미에 쏘여 근처 병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그곳에 군 연구소에서 도망 나온 거대 거미가 몰래 숨어들어온다. 직업정신을 발휘하여 거미 소탕에 나선 알렉스는 보통보다 큰 거미의 크기에 놀란다. 거미를 잡기위해 병원에 나타난 군인들은 알렉스를 무시하고, 이에 화가 난 그는 혼자서라도 잡겠다고 나서는데…….



  내용 요약에 군인들의 무시에 열 받아 거미 퇴치에 나섰다고 적었지만, 사실 그보다는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라는 이유가 더 커보였다. 군인 중에 알렉스가 한눈에 반한 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직업을 무시한 군인들에게 한방 먹일 겸, 자신의 우수함을 마음에 든 여자에게 보여줄 겸 그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뛰어든다. 아, 혼자가 아니라 친구까지 함께.



  코미디라서 그럴까? 친구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어딘지 나사가 풀려있었고, 주인공 역시 어딘지 모르게 허당끼가 있었다. 그건 군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민간인에게 주요 정보를 마구 알려주고, 대책 회의에 끼어들어도 다 받아주고……. 그가 미국 최고의 실력을 가진 해충 전문가라면 모르겠는데, 그런 얘기는 없었다. 또한 해충 전문가가 아는 정보를 최첨단기술을 가진 군에서 몰랐다는 것도 좀 어색하고. 음, 군대에는 곤충 전문가가 없었다는 설정인 모양이다. 그리고 알렉스가 사랑한 여자, ‘칼리’ 중위 역시 전혀 군인 같지 않았다. 군인이 저런 둔한 몸놀림을? 중위면 간부급인데 저렇게 부족한 상황 판단을? 연구원이라서 그럴까라고 생각해봤는데,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 그냥 주인공이 왜 사건에 개입했는지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일부로 끼워 넣은 역할 같다. 다만 군인이라는 설정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서 그렇지. 거미가 크기만 했지, 공격력은 별로 없었다. 스파이더맨처럼 거미줄을 아무 때나 쏘아대는 게 아니었나보다.



  굳이 남들에게 재밌으니 보라고 권할만한 영화는 아니었고, 할 일은 없고 조용한 것은 싫어서 모니터에 뭔가 틀어놓고 싶을 때 보면 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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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천둥의 신
케네스 브래너 감독, 나탈리 포트만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원제 - Thor, 2011

   감독 - 케네스 브래너

   출연 -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안소니 홉킨스, 톰 히들스톤







  언젠가 얘기한 것 같지만, 내가 그리 즐겨보지 않는 장르가 있으니 바로 메카닉 물과 코믹스 원작이다. 다시 말하자면, 트랜스포머나 ‘어벤져스’, ‘배트맨’, ‘슈퍼맨’, 그리고 ‘엑스맨’ 시리즈 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10월 말에 개봉하는 이 시리즈의 3편을 애인님이 보고 싶어 하기에, 미리 예습과 복습을 하기로 했다.



  신들의 아버지인 ‘오딘’의 후계자로 지목된 ‘토르’. 하지만 대관식 날, 그들의 신성한 땅 ‘아스가르드’의 지하 보물 창고에 몰래 침입한 자들이 있었다. 바로 예전에 오딘에게 패했다고 알려진 ‘프로스트 자이언트’ 족의 ‘라우페이’ 일당이었다. 토르는 친구들과 함께 본때를 보여주겠노라며, 그들이 숨어사는 ‘요툰하임’으로 잠입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위기에 처하고, 아버지 오딘의 도움으로 겨우 돌아올 수 있었다. 오딘은 다혈질인 아들에게 실망하며, 그를 인간계로 추방한다. 신이 아닌 인간의 몸으로 지구에 떨어진 토르는 우연히 과학자인 ‘제인’을 만난다. 한편 이 모든 것을 꾸민 동생 ‘로키’는 아스가르드뿐만 아니라 요툰하임까지 지배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는데…….



  미리 말하자면, 이 리뷰는 순전히 내 생각과 망상 그리고 공상을 엮어서 쓴 것임을 밝혀두겠다.



  어느 재벌 집에 아들이 둘이 있다. 하나는 친자이고, 다른 하나는 양자이다. 친자는 머리가 좀 나쁘지만 쾌활하고 낙천적이다. 회장인 아버지는 친자에게 사업을 물려주려니 부족한 머리가 걱정되어, 똑똑한 양자에게 보좌를 맡기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양자가 보기에, 친자의 머리가 부족해도 너무 부족한 게 아니었다. 게다가 욱하는 성질머리에 어떻게 보면 호구 같은 기질이 있어서, 그런 친자가 회장이 되면 회사를 말아먹거나 자신이 고생할 것은 뻔할 뻔자였다. 그래서 그는 결심한다. 어차피 고생할 거, 내가 회장이 되겠어! 게다가 알고 보니, 회장이 바로 양자의 친부 집안을 쫄딱 망하게 한 장본인이었다. 그는 친자의 욱하는 성질과 세부적인 사항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른 사람들이 보면 화통하다고 칭찬할-성격을 이용해 함정을 판다. 이후 모든 것은 그의 계획대로 이루어졌다. 단 한 가지, 아버지인 회장이 아무도 몰래 친자에게 가문의 비기를 전해주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자신에게 부족했던 단점을 깨닫고 아버지가 내 준 수수께끼를 푸는 순간, 친자는 가문의 후계자만 가진다는 비밀을 알게 된다. 그래서 친자는 양자를 내쫓고 후계자로 복귀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부족한 친자를 훈련시키기 위한 회장의 빅 픽쳐였던 것이다. 양자는 단지 이를 위한 제물에 불과했다.



  이런 경우, 제일 나쁜 것은 누구일까?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자기 것도 아닌 자리를 탐한 양자? 자기 딴에는 망하게 한 집안 아이를 기르는 것으로 죄책감을 덜려고 했지만, 결국 능력보다는 친자의 손을 들어준 회장? 지적 능력보다는 머리길이와 힘만 길렀던 친자?



  어떤 잡지에서는 양자를 최고의 빌런 랭킹에 넣기도 하는데, 내 생각에는 회장도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가 양자와의 대결에서 쓰러지는 등의 희생자 코스프레를 하긴 했지만, 이 모든 사태를 만들어낸 방조죄도 만만찮을 것 같다. 친자가 양자보다 덜 똑똑하고, 성격이 급하고 욱하는 성질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주었다. 그래놓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추방시키고, 양자가 활개 치게 내버려둔 다음에 친자를 다시 불러들이는 치밀함! 결국 두 아들은 그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장기말이 아니었을까? 그는 양자에게 악역을 맡김으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친자에게 후계 자리를 물려주는 것에 이견이 없도록 판을 짜놓았다. 원래 겉으로 나대면서 일 저지르고 다니는 놈보다 뒤에서 조용히 계획을 짜주는 놈이 더 무서운 법이다. 역시 한니발 렉터!



  영화는 주인공인 토르보다 조연인 오딘과 로키에게 더 눈길이 갔다. 2편에서는 주인공의 존재감이 느껴지면 좋겠다. 영상, 특히 아스가르드의 전경과 ‘헤임달’이 지키는 관문은 무척이나 멋졌다. 주인공의 무존재감을 영상이 메워주었다. 북유럽 신화를 새롭게 재해석한, 설정만 흥미로웠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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