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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널 걸스
토드 스트라우스 슐슨 감독, 말린 애커맨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5년 12월
평점 :
원제 - The Final Girls, 2015
감독 - 토드 스트라우스 슐슨
출연 - 테이사 파미가, 말린 애커맨, 토머스 미들디치, 애덤 드바인
80년대 공포 영화의 스크림 퀸이라 불렸던 엄마 ‘아맨다’를 교통사고로 잃은 ‘맥스’. 그런 그녀에게 절친 ‘거트’의 오빠 ‘던컨’이 추모 상영회를 제의해온다. 엄마의 대표작이었던 ‘피바다 캠프’ 시리즈를 기일에 맞춰 상영하려는데, 참석해달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내켜하지 않았지만, 과제를 해주겠다는 말에 참석하기로 한다. 불행히도 상영회 도중 극장에서 화재가 나고, 맥스를 비롯한 그녀의 친구 몇 명은 영화 스크린 뒤로 대피를 한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일까? 분명 스크린 뒤로 대피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영화 속으로 오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영화가 반복되자 그들은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적극적으로 영화에 참여해서 엔딩을 봐야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들은 살인마에게서 살아남으면서 동시에 영화의 엔딩을 완성하기위해 노력하는데…….
작품의 내용은 다른 작품에서도 접했던 여러 가지 소재들의 짬뽕이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다른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작품은 ‘Last Action Hero, 1993’밖에는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 부분은 여러 공포영화에서 따온 것 같았다. 예를 들면, 피바다 캠프의 포스터를 보면 살인마다 쌍칼을 교차시켜 들고 있는데 그건 영화 ‘버닝 The Burning, 1981’의 포스터와 비슷하다. 또한 살인마가 나오기 전에 들리는 음향효과는 ‘13일의 금요일 Friday The 13th, 1980’을 연상시킨다. 게다가 피바다 캠프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버닝’과 ‘13일의 금요일’을 적절히 섞었다. 여름 캠프, 아이들의 장난으로 화상을 입고 복수하려는 살인마, 섹스만 하려면 죽어나가는 아이들 등등.
하지만 은근히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기발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보는 내내 자잘한 재미를 주었다. 살인마가 등장할 때 들리는 음향 효과가 맥스와 친구들에게밖에 들리지 않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또한 영화에서 회상장면으로 넘어가는 효과가 아이들에게는 실체화가 되는 부분은 진짜 기발했다. 아! 영화에서 자막이 등장하는데, 아이들이 그걸 넘어가는 장면은 아이디어의 승리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재치 있는 화면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다른 작품들을 적절하게 짜깁기한 틴에이지 공포 영화일까 생각했는데, 맥스가 엄마를 만나면서 조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실 맥스의 엄마는 과거의 유명세에 비해 그리 평탄한 삶을 살지 않았다. 영화를 찍다가 만난 남자는 그녀에게 달콤한 말만 속삭이다가 떠나버렸고, 들어오는 배역 역시 그리 신통찮은 것들뿐이었다. 나중에는 오디션을 봐도 떨어지기가 일쑤였다. 이미 영화를 여러 번 봐서 어떻게 영화가 흘러갈지 알고 있던 맥스는 갈등한다. 비록 영화 속이지만, 엄마가 어긋난 삶을 살게 내버려둬야 할까? 현실에 이어 영화에서도 엄마가 죽는 걸 또 지켜봐야 하는 걸까?
예전에 자주 가는 포털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서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라는 제목에 달린 댓글이었는데, 바로 엄마에게 자기 낳지 말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엄마 삶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맥스도 그런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을 다 해보면서 살아보라고 엄마에게 말할 때,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약간은 감동적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웃기고, 예전에 봤던 공포 영화에 대한 향수까지 불러일으키는 그런 영화였다.
그나저나 여자애가 셔츠 단추만 풀어도 나타나는 이 살인마는 무슨 금욕주의단체에서 나왔나보다. 야, 그게 뭐가 야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