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Cabin Fever (캐빈 피버) (2002)(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Lions Gate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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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Cabin Fever, 2002

  감독 - 일라이 로스

  출연 - 제임스 드벨로, 조던 래드, 쉴로 스트롱, 라이더 스트롱

 

 

 

 







 

  한적한 숲속 시골 마을에 있는 호숫가에 다섯 명의 친구들이 놀러온다. 두 커플은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해대고, 한 친구는 사냥을 하겠다고 나선다. 그러다 동물로 착각하여 한 남자를 총으로 쏘고 황급히 도망치는데, 그가 숙소로 도움을 청하러 나타난다. 그런데 어쩐지 그 남자의 상태가 이상한 병이 걸린듯하여, 친구들은 그를 내쫓으려다가 사고가 생긴다. 모닥불이 그 남자에게 옮아 붙은 것이다. 결국 그는 호수에 빠져죽고, 다음날 일행 중 한 명이 남자와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 결국 그들은 그 친구를 창고에 격리시키지만, 이미 그들에게도 병은 전염된 상태였다. 급히 도움을 요청하려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호러 영화에 나오는 십대들을 보면 참 안타까울 때가 있다. 방학을 맞아 어디론가 놀러만 가면 꼭 사고를 당한다. 연쇄살인마 가족에게 걸려서 사지가 절단된다거나, 마스크를 쓴 괴한에게 살해당하기도 한다. 아니면 시골에서 괜히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가 보복을 당하기도 하는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죽어나간다. 그게 아이들끼리 놀러가서 섹스를 하고 술과 마약을 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싸가지 없는 말버릇과 태도 때문인지 확실히 잘 모르겠다. 아니면 공교롭게도 그들이 지나가는 길목에 미친 살인마가 살고 있어서일 수도 있다. 저 이유들이 다 합쳐져서 수도 있고 말이다.


  이 영화 역시 비슷한 내용과 설정을 갖고 있다. 시골로 놀러간 십대들, 중간에 버릇없는 짓도 좀 하고, 섹스도 하고, 대마도 좀 피고, 심지어 실수라지만 동네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이 정도면 뭐 동네에 숨어사는 살인마가 등장해도 아쉽지 않을 설정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여기서 방향을 살짝 틀었다. 살인마가 등장하는데, 그게 사람이 아니다. 바로 오염된 물이다. 어디서 어떻게 오염이 시작되었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처음에 죽은 남자도 그렇고 아이들도 물을 마시면 병에 걸렸다. 게다가 처음에 좀 재수 없게 굴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의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도리어 주인공 일행이 병을 옮긴다고 생각되어 공격을 당했다. 아이들이 처음에 행실을 바르게 했다면, 좀 달라졌을까? 음, 잠시 생각해보니 그랬을 것 같지 않다. 마을 사람들에게 중요한 수입원은 자연경관과 식수로 파는 깨끗한 물인데, 혹시라도 아이들이 이상한 질병과 소문을 퍼트리면 안 되니까……. 후반부에 마을 사람들과 경찰이 보여주는 행동에서 혹시 그들이 다 알고 있는 건 아닐까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알면서 그랬으면 진짜 나쁜 X새X 들이고, 몰랐다면 무책임한 것이다. 아니 그렇게 해놓고 사건이 무마될 거라 여긴 걸까? 아이들도 좀 문제가 있었지만, 마을의 어른들은 더 한심했다.


  그렇다. 무책임과 무분별함이 합쳐지니 엄청난 재앙이 되었다.


  영화의 몇몇 장면들은 무척이나 고어했다. 이상한 질병에 걸린 모습도 그렇고, 죽은 시체도 그렇고, 하지만 제일 무섭고 오싹한 장면은 시체에서 나온 피가 섞인 호수의 물을 사람들이 맛좋다고 해맑게 웃으며 마시는 부분이었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모르니까 저런 표정으로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마시는 생수는 안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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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위증: 전편 - 사건
나루시마 이즈루 감독, 이타가키 미즈키 외 출연 / 다일리컴퍼니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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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olomon's Perjury, ソロモンの偽証 前篇・事件

  감독 - 나루시마 이즈루

  출연 - 후지노 료코, 이타가키 미즈키, 이시이 안나, 시미즈 히로야

 

 






 

 

  12월 25일. 조토 3중학교 후문 화단 근처에서 눈 속에 파묻힌 2학년 ‘가시와기’의 시체가 발견된다. 발견자는 같은 반인 ‘료코’와 ‘노다’. 토끼 사육장 청소를 위해 일찍 등교하던 참이었다. 학교와 경찰은 자살로 결론짓지만, 새해가 되면서 익명의 고발장이 전달된다. 같은 학년의 ‘오이데’ 패거리가 그날 밤 가시와기를 옥상에서 밀어버리는 것을 목격했다는 내용이었다. 다시 조사를 한 경찰과 학교는 투서의 내용이 거짓이며 또한 누가 보냈는지 대충 파악하지만, 학생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덮어버리기로 한다. 하지만 그 고발장이 방송국에 보내지면서, 사태는 심각하게 변한다. 오이데의 집이 부자이고 그동안 그가 일으켰던 여러 가지 사건들을 돈으로 무마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혹시 학교에서 일부러 사건을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다. 새 학년이 되어도 학생들의 의혹과 불안은 점점 커져간다. 사태를 지켜보던 료코는 그동안 방관자로 지냈던 자신을 버리고, 학생들만의 재판을 열기로 한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책은 세 권이지만, 영화는 두 편이다. 소설은 너무 길어서 읽지 않았지만, 영화는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먼저 보기로 했다.

 

 

  영화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고, 그만큼의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만큼의 오해와 갈등과 원한이 들어있었다. 그런 감정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자기도 모르게 미움 받고, 함정에 빠지고, 외면하고, 거부당하고, 분노했다.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서로 말 못할 비밀을 갖고, 그걸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했다. 보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화도 나고, 답답했다.

 

 

  외모 때문에 오이데 패거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주리’와 ‘마츠코’. 그 둘이 길에서 짓밟히는 장면을 보면서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 둘이 오이데에게 원한을 품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만약 주리의 엄마가 딸의 바람대로 피부과 치료를 받게 하거나 식단 조절을 해줬다면? 그랬다면 오이데에게 괴롭힘을 덜 당하지 않았을까? 오이데 역시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맞고 자라지 않고, 사랑받고 컸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만약 누군가 괴롭힘을 당하던 주리와 마츠코를 외면하는 대신에 도와줬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영화는 ‘방관자’와 ‘위선자’라는 가시와기의 말을 통해 폭력에 대처하는 태도를 말하고 있다. 알면서 보기만하는 방관자와 말만 번드르르하게 하고 외면하는 위선자. 영화는 여기에 한 부류의 사람을 더 추가했다. 그것을 유흥거리로 생각하고 더 부추기는 류이다. 언론이 그런 역할을 했다. 고발장의 진위를 구별하기보다는 학교를 비난하고 책임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고, 나중에는 고발장을 거짓으로 보낸 학생을 찾아내 비난하려고 했다. 사태를 둘러보거나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기는커녕,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고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한다. 어른들의 세상이 추악하고 더러운데, 그걸 고스란히 지켜보는 아이들의 세계가 깨끗하고 아름다울 수는 없다. 어른들은 언제까지나 아이들이 자기들의 말을 잘 듣고 순수할 것이라 맹목적으로 믿었다. 그게 문제였다. 아이들도 감정이 있었고, 생각이 있었고, 마음속에 순수함과 악이 공존했다.

 

 

  고발장을 보낸 사람은 밝혀졌지만, 가시와기를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면, 과연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 어른들에게는 말하지 않은 아이들만의 비밀이 드러날 지, 아니면 어른들의 사회처럼 은폐되고 축소될 지 의문이다.

 

 

  아! 빼먹을 뻔 했다. 이 영화의 몇몇 장면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가시와기의 사체를 발견한 두 학생의 모습을 위에서 찍은 부분은 하얀 눈의 세상과 검은 교복이 대비되면서 멋지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고, 마츠코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세차게 내리던 비가 아스팔트 위에서 튀기는데 흐르는 빗물이 서서히 검붉게 변하는 장면 역시 멋졌다. 사고 당한 사람의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도 중상을 입었다는 걸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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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숲 속에서 Best 그래픽 노블 시리즈 1
에밀리 캐롤 글.그림, 김선희 옮김 / 책빛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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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rough the Woods, 2014

  작가 - 에밀리 캐롤

 

 

 

 

 


 

  이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체도 멋지다는 평을 들었기에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 기대는 택배 포장지를 뜯고 표지를 보자마자 더 높아졌다. 이 책의 표지는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붉게 타오르는 커다란 태양과 그에 대비되는 검은 나무들. 그리고 흰색으로 표현된 나뭇가지들은 얼핏 보면 비쩍 마른 손 같았다. 파란 망토를 쓴 사람이 종종걸음으로 숲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그 손들이 잡아챌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든다.

 


 

  그렇다. 이 책은 여섯 개의 이야기 이루어진 공포 단편 그래픽 노블이다.

 

 

  『내 이웃의 집』은 사냥을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세 자매의 이야기다. 사흘이 지나도 자신이 돌아오지 않으면 이웃으로 가라는 아버지의 말을 어기고, 셋은 집에 남는다. 그리고 그 날부터 한명씩 아프더니 어느 남자가 찾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지는데……. 으아, 오싹하다. 사라진 자매를 찾아 집안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구석구석에 누군가 숨어있다.

 

 

  『차가운 손의 여인』은 부잣집에 시집을 간 한 소녀의 이야기다. 밤마다 집안에서 들려오는 처량한 노래 소리에 그녀는 불안해하고, 마침내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나선다. 제일 인상 깊은 것은 노래가 저택에서 뚝뚝 떨어진다는 문장이었다. 그림 역시 진짜 노랫소리가 집안 곳곳에서 떨어지는 듯이 그려져 있었다. 그림과 글의 조화가 멋진 이야기였다.

 



  『형의 얼굴은 붉다』는 어느 정도 결말을 예상했는데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면에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의 차이가 큰 모양이다.

 

 

  『내 친구 재나』는 귀신을 보는 소녀 ‘이본’과 귀신을 보는 척 하는 소녀 ‘재나’의 이야기다. 어느 날부턴가 이본은 재나의 주위에서 이상한 것을 보기 시작하고, 그와 동시에 재나는 기이한 행동을 하는데…….

 

 

  『보금자리』는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서 아빠를 잡아간 이상한 존재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 소녀 ‘벨’이 주인공이다. 오빠의 약혼녀를 만나기 위해 시골 농장으로 향한 벨. 그런데 그곳에서 그녀는 이상한 것을 보게 되는데……. 제일 징그러운 그림이 나오는, 바디 스내쳐 류의 이야기였다.

 

 

  『마지막 이야기』는 빨간 두건과 늑대 이야기의 변형이었다. 밤의 숲 그림이 너무너무너무 멋졌다. 그런데 왜 밤에 아이를 숲을 통과해서 엄마 집으로 보내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상한 아빠다. 하여간 그건 넘어가고, 마지막 부분이 후덜덜했다.

 

 

  어떤 이야기들은 영화로 만들어도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이지만 충분히 장편으로 만들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음, 아니다. 괜히 길게 만들어서 이 책에서 보여줬던 오싹함과 기괴함 그러면서 동시에 환상적인 장면들을 지루하게 만들면 안 되니까 그건 패스. 그냥 이 작품 자체로만 즐기는 게 낫겠다. 그것만으로도 멋진 책이니까 말이다.

 

 

  음, 큰일 났다. 어제 ‘혁명하는 여자들 Sisters of the Revolution, 2015’을 읽은 것만으로도 이 달의 큰 수확이라고 했는데, 이 책도 그 정도로 재미있다. 이 두 권을 읽은 게 1월의 보람이라고 말을 바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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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하는 여자들
조안나 러스 외 지음, 신해경 옮김 / 아작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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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isters of the Revolution, 2015

  작가 - 조안나 러스, 팻 머피, 수전 팰위크, 어슐러 K. 르 귄, 파멜라 사전트, 히로미 고토, 엘리자베스 보나뷔르, 켈리 에스크리지, 반다나 싱, 캐서린 M. 밸런트, 캐롤 엠쉬윌러, 안네 리히터, 카린 티드베크, 에일린 건, 앙헬리카 고로디스체르

 

 



 

 

 

  우연히 책 광고를 보는 순간, ‘어머, 이건 꼭 읽어야 해!’라는 생각과 함께 질러버린 책이다. SF 단편집인데다가 모두가 다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로만 구성되어있다니 어떤 내용일지 무척 궁금했다.

 

  읽으면서 무척이나 독특한 이야기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까지 읽은 SF 소설들은 주로 남성 작가들 위주라서, 로봇이 나오거나 우주선을 타고 다른 별로 간다거나 또는 시간여행을 하면서 범죄자를 잡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에도 로봇이 나온다거나 우주선을 타기도 하고 심지어 핵폭탄이 터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비슷한 재료를 가지고 이렇게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다니, 참으로 놀랍고 재미있었다. 어떤 건 너무도 기발해서 그냥 읽으면서 ‘와-’하고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이상한 농담이나 드립 때문이 아니라, 그냥 뭐랄까……. 새로운 세계를 만난 기쁨? 그런 느낌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작가들 또한 미국이나 영국을 벗어나 일본과 인도 작가까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어서, 각 나라 특유의 개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는 인도 작가의 단편인데, 부인의 변화를 보는 남편의 심리에서 인도 계급 사회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부인의 상태를 보듬어주기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전전긍긍해하는 남편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했다. 일본 작가의 단편인 『가슴 이야기』는 육아와 집안 살림을 전담하는 주부와 다른 가족의 갈등을 통해 가정이란 무엇인가 말하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웃음이 나온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디스토피아적 미래 사회를 다룬 이야기들도 있었다. 특히 지금처럼 남아선호사상이 극에 달해, 여자가 부족해진 미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들이 돌아온다 해도』, 『애들』 그리고 『공포』가 그런 내용이었는데, 조금씩 달랐다. 여자는 남자가 없어도 살 수 있는데, 남자는 그러지 못한 것 같았다. 특히 『애들』은 설정부터 속된말로 쩌는 내용이었다.

 

  『늑대여자』는 무척이나 마음 아픈 내용이었다. 늑대인간인 여자가 인간남자를 사랑하면서 겪는 비극을 다루고 있다. 인간이란 참으로 비열하고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관리자를 위한 안정화 전략』『무척추동물의 사랑과 성』그리고 『바닷가 집』은 로봇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이 다른 종류의 생명체와 접합되기도 하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인공물을 만들어내는 설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식물의 잠』은 식물이 되고 싶었던 한 여성의 이야기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해야 할까? 과연 가능한 일인지 의아하기만 하다. 음, 그럼 인간이 돌로 되는 것도 가능할까?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책에 실린 내용 중에서 제일 코믹했다. 그렇다고 개그 드립이 마구 들어있는 내용은 아니다. 세계최초로 남극을 여행한 여성 탐험가의 얘기인데, 계속해서 이 이야기가 아문센이나 다른 남성 탐험가에게 알려지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 말이 나올 때마다 그냥 웃겼다.

 

  『시공간을 보는 열세 가지 방법』은 여러 신화와 한 SF 작가의 인생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여러 창세 신화를 SF적인 관점에서 서술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완벽한 유부녀』는 어쩐지 장편 모험극으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설정이었다. 문을 열 때마다 다른 시공간으로 가는 이야기라니, 매력적이다.

 

 

  그 외에도 『숙모들』『그리고 살로메는 춤을 추었다』도 있었는데, 음. 이 이야기들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단편인데 왜 내용 요약을 하려니 장편이 되는지…….

 

 

  읽으면서 무척이나 좋았던 책이다. 아직 20일이나 남았지만, 이달엔 이 책을 읽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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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Stitches (킬러 광대)(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Dark Sky Films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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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titches, 2012

  감독 - 코너 맥마흔

  출연 - 토미 나이트, 로스 노블, 젬마 - 레아 데브뢰, 존 맥도넬

 

 

 

 





 

  ‘톰’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다. 어렸을 때, 그의 엄마는 아들을 위해 생일 파티에 광대를 한 명 불렀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의 서툰 마술에 흥미를 잃고, 도리어 짓궂은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그러다 잘못해서 광대가 어이없게 사고로 죽고 만다. 비밀스런 광대의 장례식에서 한 광대가 톰에게 ‘파티를 마치지 못한 광대는 편히 잠들지 못한다.’라는 경고의 말을 남기는데, 이후 그건 그에게 트라우마로 남게 되었다. 어느덧 고등학생이 된 톰. 계속되는 광대의 환상에 불안해하지만, 그의 생일에 친구들을 초대하기로 한다. 어쩌다보니 스케일이 커진 그의 생일 날. 뜻밖에도 죽었던 어린 시절의 그 광대가 되살아나 톰과 친구들을 공격하는데…….

 

 

  영화는 비록 청소년이 주인공이지만 당당히 ‘청소년 관람불가’였다. 그래서 혹시나하는 기대를 했는데, 이건 기대 이상이었다. 내용은 별거 없다. 몇 년 만에 무덤에서 되살아난 광대가 자신을 죽였던, 이제 고등학생이 된 예전의 그 꼬꼬마들에게 복수를 한다는 간단한 내용이다.

 

 

  그러면 뭐가 기대 이상인가? 바로 ‘고어함’이다. 열 살 남짓한 꼬꼬마의 생일 파티에서 광대가 죽어나가는 장면부터 ‘애들 생일인데 너무 무시무시하게 죽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하게 하더니, 수업시간에 광대가 나타나는 톰의 환상장면부터는 ‘으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아무리 환상이라지만, 남자의 성기를 그냥 뽑아내서……. 이후 아이들이 하나둘씩 죽어 가는데, 그 고어함이란 상상을 초월했다. ‘아, 저렇게 죽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되살아난 광대의 복수방법은 왜 이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초반에 보여줬던 성기가 뽑혀나가는 장면은 나중에 비하면 별거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 영화는 그냥 잔인한 장면만 나오는 건 아니다. 잔인하면서 동시에 어이없는 웃음이 나오는 연출을 해서, 눈살을 찌푸리다가 피식 웃게 된다. 특히 아이들이 음료수 캔을 따는 장면과 광대가 한 아이의 뇌를 따는 장면이 교차 편집되는 부분은 배경음악까지 잘 조화를 이루었다. 진짜 인상적이었다.

 

 

  그냥 편안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보면 되는 영화였다. 단 고어 작품을 못 보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겠다. 광대가 쇼를 할 때 쓰는 소품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었다. 심지어 토끼마저! 세상에 안전한 것은 별로 없는 모양이다. 하아, 사실 따지고 보면 이불 속도 그리 안전한 곳은 아니다. 가야코가 있으니까. 이 세상에 위험하지 않은 도구와 안전한 곳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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