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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파트1
야마자키 타카시 감독, 아베 사다오 외 출연 / 콘텐츠게이트 / 2015년 8월
평점 :
원제 - 寄生獣 Parasyte: Part 1, 2014
감독 - 야마자키 타카시
출연 - 소메타니 쇼타, 후카츠 에리, 아베 사다오, 하시모토 아이
'기생수 寄生獣, 1990'라는 만화를 처음 봤을 때, 무척 놀랐었다. 그리고 인간은 거의 비슷비슷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은 지구에 존재하는 기생충과 같은 것이고, 인간이 없다면 다른 동식물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여기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영화는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의 오프닝은 인상적이다. 인간 때문에 일어나는 모든 재해와 전쟁, 오염된 지구를 보여주면서 한 여자가 말한다. 지구상의 누군가가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그리고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 수 없는 발이 달린 민달팽이 같은 생명체가 인간의 몸속으로 침투한다. 그것들은 인간의 뇌를 장악하여 신체를 자유자재로 변형시키고, 인간을 공격하여 주식으로 삼는다. 각지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국가적으로 비상이 걸린다.
주인공인 '신이치' 역시 밤에 괴생명체의 습격을 받는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뇌가 아닌 오른손만 빼앗긴다.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진 ‘그것’은 '오른쪽이'라는 이름으로 불러달라며 공생관계를 요청한다. 한편 사람들의 뇌를 장악한 기생 생물들은 인간 사회에 숨어들고, 신이치와 오른쪽이를 위험한 존재로 여겨 없애려고 하는데…….
일본에서 추억의 만화를 실사화한다고 하면, 걱정부터 앞선다. 얼마 전에 본 '바람의 검심 るろうに剣心, 2012'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영화 '독수리 오형제 Gatchaman, 2013'와 이토 준지 만화를 영상화한 영화들, 그리고 드라마 '오란고교 호스트부 桜蘭高校ホスト部 Ouran High School Host Club, 2011'의 악몽을 생각하면 으…….
하지만 이번 작품은 '와-'하는 감탄을 자아냈다. 내용에서도 원작 파괴를 최소한 줄이면서, 실사화를 만들면 꼭 들어가는 인물들의 쓸데없는 감정선도 줄였다. 원작이 길고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생략해야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러면서도 연결이 어색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신이치는 원래 부모님이 다 계셨는데, 영화에서는 어머니하고만 사는 걸로 나온다. 그런데 아버지를 빼버렸으면서도, 내용에서는 무리 없이 연결이 잘 되었다. 마치 원작에서도 아버지가 없었던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CG 효과가 너무 멋졌다. 오른쪽이와 다른 기생 생물들의 변신 장면은 합성 티가 나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 움직임이 매끄러웠다. '아, 진짜 마음만 먹으면 원작을 이렇게 훌륭하게 실사화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감정선을 너무 생략해서인지,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타미야 료코'의 비중이 너무 줄어든 것 같아 아쉬웠다. 인간과 기생 생명체들의 공존공생 관계를 찾고자 노력했던 인물이었는데, 그녀의 그런 생각이 그리 드러나지 않았다. 그게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나중에 그녀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잘 설명이 되지 않을 텐데 말이다. 혹시 2편에서 나올 예정일까?
1편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2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퀼리티를 그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