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살아있다(1disc) - 할인행사
숀 레비 감독, 벤 스틸러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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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Night at the Museum, 2006

  감독 - 숀 레비

  출연 - 벤 스틸러, 칼라 구기노, 딕 반 다이크, 미키 루니

 

 

 




 

  겨우 구한 직장인 자연사 박물관에서 야간 경비원으로 일을 시작한 래리. 그는 첫날부터 예상치 못한 놀라운 경험을 한다. 바로 박물관에 있는 모든 전시품들이 밤이 되자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영토 확장을 핑계로 싸우는 서부 개척시대 관과 로마 관, 뼈다귀 물어오는 걸 즐기는 뼈만 남은 티라노사우루스, 그를 잡아다 고문을 하겠다고 난리치는 훈족, 걸핏하면 열쇠를 갖고 도망치는 원숭이 등등. 만약 왁스모형이었던 루즈벨트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래리는 첫날부터 큰일을 당했을 것이다. 이집트 박물관에 새로 들어온 금판 때문에 밤만 되면 살아나는 전시품들. 래리는 이혼한 부인과 사는 아들 닉에게 놀라운 경험을 시켜주겠다고 결심한다. 그런데 닉을 데리고 온 바로 그 날, 박물관에 도둑이 들어 금판을 훔쳐 가는데…….

 


  아, 영화는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밤마다 박물관의 모든 것들이 살아 움직인다니! 상상만 해도 즐거울 것 같다. 도란도란 앉아서 그들이 살았던 과거 시대 얘기도 듣고, 현대 문물을 그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얼마나 신날까? 그전에 그들과 말이 통할까가 의문이지만.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동물들이 살아 움직인다면 으음……. 배경이 자연사 박물관이라 그런지 사자 같은 야생 동물들 박제가 많았다. 심지어 공룡 전신 골격 모형까지! 그러면 좀 문제가 심각할 것 같다. 아니면 밤이 되기 전에 그들이 나오지 못하게 잡아두는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다. 그래도 하루 종일 움직이지도 못하다가 밤에 겨우 움직이는데 그걸 못하게 하는 건 너무한 것 같기도 하고.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박물관의 개성 넘친 전시품들이 살아 움직이는 장면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로마 전사들과 미국 서부 시대 카우보이들의 전투는 미니어처간의 싸움이라 그런지 귀엽기만 했고, 거대한 모아이 석상의 사자후는 굉장했다. 제일 귀여웠던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티라노사우루스였다. 처음에 등장했을 때는 래리를 잡아먹는 게 아닐까, 만약 잡아먹으면 소화되지 못하고 공룡의 뼈 사이로 빠져나오는 걸까 하는 이상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뼈다귀를 내려놓고 역시 골격만 남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장면에서는 ‘귀여워!’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나도 저런 애완동물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마구 들었다. 그리고 미이라로 등장한 이집트 파라오는 너무 착해서 쓰다듬을 해주고 싶었다. 걔가 너무 착해서 그의 무덤을 지키던 아누비스 석상들이 불쌍할 정도였다. 아, 애가 호구가 될까봐 지켰던 거였을까?

 


  영화는 자유와 책임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박물관의 전시품들은 밤만 되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한다. 하지만 그들의 자유는 무한이 아니었다.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으면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만다. 야간 경비원은 그들이 위험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야간 경비원들만 아는 비밀 임무인 셈이다.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을 아는 특권(?)을 가졌지만, 세상물정모르는 전시품들을 관리해야 한다.

 


  전시품들은 정신줄을 놓고 놀면 큰일이고, 야간 경비는 그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안 된다. 움직일 수 있는 자유와 남들이 모르는 비밀을 아는 특권도 좋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막중하다. 자유를 누리고 싶으면, 그에 따른 책임을 느끼고 규칙을 지켜야 서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쉬울 때 놀이를 끝내야 다음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웃으면서 영화를 보다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나도 먼지가 되어 사라지기 전에 정신줄을 잡아야겠다. 헐, 그러고 보니 호러 영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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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 잭슨과 번개도둑 - 아웃케이스 없음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 로건 러먼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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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ercy Jackson and the Lightning Thief, 2010

  감독 - 크리스 콜럼버스

  출연 - 로건 레먼, 피어스 브로스넌, 우마 서먼, 케빈 맥키드

 

 

 

 

 

 

 

 

 "올해가 무슨 해인 줄 알아?"

 

 "2016년?"

 

 "그거 말고, 한자로 부르는 거 있잖아."

 

 "아……그런데 며칠 전에 트윗에서 그걸 대놓고 부르면 장애인과 여성비하가 될 수 있어서 자제한다는 글을 본 거 같은데."

 

 "그게 무슨 웃긴 소리야. 볼드모트도 아니고."

 

 "그런데 올해는 왜? 몰라서 물어본 것 같지는 않은데?"

 

 "내가 방금 영화를 하나 봤는데, 올해 이름과 잘 어울리는 등장인물이 나왔거든."

 

 "무슨 영화를 봤는데?"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 들어봤지?"

 

 "음, 소설? 아직 안 읽어봤는데. 그리스 로마 신들의 자식들이 나온다고는 들었어. 현대 배경이지? 그게 영화로도 있었구나."

 

 "응. 퍼시 잭슨은 포세이돈과 인간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인데, 미국에서 살고 있었어. 몸에서 악취가 나는 새아버지와 엄마하고."

 

 "그런데?"

 

 "그런데 여기에 제우스가 나오는데 말이지, 아주 병시……웁! 왜 남의 입을 막고 그래! 화장실 갔다 와서 씻지도 않은 손으로!"

 

 "씻었거든? 그리고 그 단어는 말하면 안 된다니까!"

 

 "어우, 알았어. 별 걸 다 갖고 난리야, 진짜. 하여간 제우스가 아주 XX 중의 상XX이고 좆XX인거야. 얘가 얼마나 찌질하냐면, 걔 무기가 번개잖아. 그런데 그걸 잃어버렸어. 누가 훔쳐갔는지도 몰라. 그런데 포세이돈에게 와서는, 네 인간 아들이 내 번개를 훔쳐간 게 확실하니까 빨리 내놓으라고 억지를 쓰는 거야. 말이 되냐? 신이라며? 그 중에서도 왕이라는 새끼가 말이야, 괜히 증거도 없으면서 내놓으라고 생떼를 쓰는 거야. 안 내놓으면 전쟁을 벌이겠다고."

 

 "그래서 CCTV가 필요한 거야. 블랙박스라도."

 

 "아니 신인데, 그거 하나 못 알아내가지고 그 난리였다니까. 심지어 퍼시 잭슨한테 자객까지 보내서 내놓으라고 협박질을 해요. 아주 그냥 몇 천 년 산 노인네가 꼴랑 십 몇 년 산 애한테 별의별 지랄을 다 하더라니까. 가스통만 안 들었지 완전 막무가내야. 그래서 퍼시 잭슨이 친구의 도움으로 신과 인간의 혼혈이 모여 사는 캠프로 피신을 했어."

 

 "그런 곳이 있어? 그러면 신과 인간의 자식들이 많다는 얘기구나."

 

 "말이 캠프지, 어떻게 보면 옛날 미국에 있던 '인디언 보호 구역'이나 유대인을 격리시켰던 '게토'랑 다를 게 없겠더라. 더 웃긴 거 알려줄까? 거기서 애들한테 뭘 가르치는 줄 알아? 활쏘기, 칼싸움 같은 거야."

 

 "배경이 현대라고 하지 않았어?"

 

 "그래, 애들한테 현대 사회에서 살아갈 방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옛날 그리스 로마 시대 싸움 기술을 가르치더라니까. 제정신이 아닌 거지. 그러니까 애들이 바깥세상에 나가서 살 엄두를 못 내게 만드는 거야. 그냥 거기서 숨죽이고 자기들끼리 살다가 죽으라는 거지. 아니 그게 자기 자식들에게 할 짓이야?"

 

 "신의 자식이지만, 신들은 전혀 아이들을 돌보지는 않았다는 걸로 들리는데?"

 

 "내 말이. 인간하고 붕가붕가는 하고 싶고, 양육비는 주기 싫고. 그러니까 애가 태어나면 나 몰라라 도망갔다가 애가 좀 크면 캠프로 밀어 넣는 거지. 그리고 찾아보지도 않고 다른 인간하고 또 붕가붕가하고. 완전 발정난 개새...웁! 왜 또!"

 

 "그 단어도 볼드모트라고! 그리고 좀 천천히 말해봐. 너 너무 흥분했어. 심호흡 좀 하고."

 

 "후우~. 생각할수록 신들한테 화가 나서. 하여간 퍼시 잭슨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엄마를 저승에서 구해오고 번개를 찾아서 제우스에게 돌려주지."

 

 "제우스도 못한 일을 했다니, 대단하네. 주인공 버프일까? 아니면……."

 

 "아니면?"

 

 "번개 도난 사건은 제우스의 자작극일수도 있다는 거야. 물론 번개를 훔쳐간 존재가 있었겠지만, 제우스가 다 알고도 모르는 척 했을 수도 있지. 다른 노림수가 있던 게 아닐까?"

 

 "오, 나도 그런 생각했었어. 퍼시 잭슨이 번개를 찾아오니까 뭔가 마음에 안 드는 얼굴이었거든. 전쟁을 하고 싶었는데 못 하니까 김이 팍 새는 그런 느낌?"

 

 "그럼 포세이돈을 죽이고 싶었나보네. 아니면 인간 자식들을 제거하거나."

 

 "그럴 수도 있겠다. 하여간 영화를 보는 내내 신들 때문에 짜증이 났어. 신들이 그렇게 무능력한지 처음 알았다니까.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올림푸스 12신들인데, 인간 퍼시가 한 일을 못한다는 게 말이 돼? 하긴 그렇게 무능력하니까 갈릴리 청년에게 밀려났지."

 

 "영화가 별로였나 보네."

 

 "응, 두 번째 이야기가 있다는데 난 안 볼 거야. 배경 설정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 이건 완전 부잣집 자식이 원나잇해서 임신시켜놓고 튀었다가, 나중에 문제 생기니까 그제야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거랑 뭐가 달라? 그 아이가 좀 똑똑하고 그러니까, 그제야 자랑스럽구나라면서 인정해주는 척 하는 거잖아. 만약에 걔가 안 똑똑하고 안 예쁘고 별로였으면, 거들떠도 안 봤을 거잖아."

 

 "음, 그럼 결국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노력하는 사생아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란 말이군."

 

 "그렇지. 거기에 능력은 쥐뿔도 없는 주제에 왕이라고 폼 잡는 상ㅂ……. 알았어, 그 단어 말 안할게. 그러니까 올해 이름과 딱 맞는 놈이 나오는 영화였어."

 

 "고생했다. 그런 영화 보느라. 자, 한 잔 받아"

 

 "너도 고생했어. 내 투정 들어주느라. 고마워."

 

 "그래, 쭉 들이키고 그딴 영화는 잊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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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러너
웨스 볼 감독, 딜런 오브라이언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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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Maze Runner, 2014

  감독 - 웨스 볼

  출연 - 딜런 오브라이언, 카야 스코델라리오, 윌 폴터, 토마스 브로디-생스터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는 거대한 미로 벽으로 둘러싸인 곳이 있다. 밤이 되면 혼자서 움직이면서 다른 길을 만들어내며, 그 안에는 '그리버'라는 괴물들이 살고 있다. 사방이 미로로 막힌 곳에는, 영문도 모르고 보내져 생활하는 소년들이 있다. 매 달 '박스'를 통해 필요한 생필품이나 다른 소년이 공급되고, 그들은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토마스'가 그곳에 도착한다. 자기 이름도 기억 못했던 그였지만, 차츰 이상한 것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러너였던 '벤'이 그리버에게 찔려 이상하게 변하고 무리의 대장격인 '알비'가 사고를 당하면서, 소년들은 갈등을 빚고 패가 나뉘게 된다. 그러던 중 '트리시'라는 소녀가 약을 갖고 도착한다. 그녀 역시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기억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를 마지막으로 밤이 되어도 미로가 닫히지 않고, 그 '장벽 너머 미로 안에 있던 존재'들이 아이들을 공격하는데……

 


  '메이즈 러너'라는 제목과 포스터를 봤을 때, 소설 '십오 소년 표류기 Deux ans de vacances, 1870'와 영화 '주만지 Jumanji, 1995'가 결합한 류가 아닐까 생각했다. 어느 외딴 섬이나 다른 차원에 떨어진 소년소녀들이 미로를 빠져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런 내용일 것이라 추측했다. 처음에는 그런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다. 각각의 능력에 맞게 팀을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는 점, 그 중 체력이 좋은 아이들이 '러너'라는 팀을 이루어 매일 미로를 탐험하는 것,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미로에 뛰어 들어가 탈출구를 찾는 부분 등등을 보면서 추측이 맞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다 보고나니, 어쩐지 영화 '큐브 Cube, 1997'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놓고 큐브처럼 방에다 함정을 파서 죽이지는 않지만, 미로 자체가 덫이었고 함정이었다. 또한 이 영화의 미로처럼, 큐브도 자체적으로 움직이면서 배열을 계속해서 바꾸었다. 게다가 누군가 그들을 관찰하고 실험하고 있었다는 것 역시 비슷했다. 단지 아이들이 죽어나가는 장면을 보여주는 수위가 약한 것뿐이었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난생처음 보는 곳에 보내지고, 그곳에서 살아남아야하는 것이 비슷했다.

 


  영화는 규칙을 지키면서 안전하게 살아남자는 무리와 다른 시도를 통해 다른 길을 알아보자는 무리로 나뉜다. 지금까지처럼 그리버들과 마찰을 빚지 않고 피해 다니면서 미로를 빠져나갈 지도를 완성하자는 '갤리'와 3년 동안 해봤는데도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한다는 '토마스'파로 나뉜 것이다. 미로의 문이 밤이 되어도 닫히지 않아 그리버들이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갤리의 주장이 먹혀들어갔을 것이다.

 


  토마스가 주인공이라 그의 의견이 맞는다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도 있지만, ‘안정적인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주기위한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안정되어있다는 건, 어떻게 보면 정체되어있다는 말과 비슷하다. 편안하고 안락하긴 하지만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는 건, 긴장감이나 자극이 별로 없다는 의미도 된다. 그런 삶이 재미있을까? 하다못해 며칠 먹은 반찬을 오늘 또 먹으라고 하면 싫은데, 과연 매일 매일이 안정적이다 못해 똑같으면 좋을까? 도전을 하고 변화를 무서워하지 말라고 영화는 말하고 있었다.

 


  물론 그 도전이나 변화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 아쉽지만……. 2편을 볼 의향은 그저 그렇다. 얘네들은 미로에서 나와도 구를 운명이다. 배후 단체가 모두를 속이고 있는 게 아니라면, 얘네들은 그들에게 반격도 못할 것 같다. 그랬다가는 인류의 적이 될 것 같은 분위기라.


 

  문득 배후 단체가 미로를 만들 시간과 노력과 돈 그리고 정성으로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고 했으면 오래 전에 성공하지 않았을까하는 의문도 들었다. 콜로세움에서 사자와 대결하는 사람들을 보고 좋아하던 자들과 별로 다른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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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루더스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딜로 감독, 클라이브 오웬 외 출연 / 유니버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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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Intruders, 2011

  감독 -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딜로

  출연 - 클라이브 오웬, 다니엘 브륄, 까리세 판 하위텐, 케리 폭스

 



 

 

 

 

  스페인에 사는 ‘후안’은 엄마에게 이야기 들려주는 것을 좋아하는 소년이다. 어느 날부턴가 상상의 괴물 ‘할로우 페이스’, 남의 얼굴을 빼앗아가는 얼굴 없는 악령에 대한 악몽을 꾸기 시작한다. 급기야 그 괴물은 현실에도 나타나 후안과 엄마를 공격한다. 이에 위기를 느낀 소년의 엄마는 카톨릭 신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영국에 사는 ‘미아’는 우연히 할머니 집 근처 나무 구멍 속에서 상자를 발견한다. 그 안에는 할로우 페이스에 대한 이야기가 적힌 쪽지가 들어있었고, 미아는 재미삼아 그 이야기를 이어 써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때부터 그녀는 근처에서 뭔가 지켜보는 느낌을 받는다. 결국 그녀도 악령의 습격을 받고, 이를 막으려던 아빠가 되레 미아를 폭행했다는 누명을 쓰게 되는데…….

 


  이야기 속에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악령이 실체를 갖고 공격을 한다는 설정은 생각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그 때문에 후안은 시력을 잃었고, 미아는 목소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뒤늦게야 그것이 상상의 괴물이 아니라 실존한다는 걸 알아차린 부모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 특히 미아의 아빠는 딸을 때렸다는 누명을 쓰고 집에서 쫓겨나야했다.

 


  얼마 전에 본 영화 ‘바바둑 The Babadook, 2014 ’도 이야기 속의 존재가 현실에 나타나는 설정이었다. 바바둑이나 할로우 페이스, 두 존재 다 사람들 마음속의 불안 같은 것을 양분삼아 자라나고, 사람들에게 퍼지면 퍼질수록 강해졌다. 다만 바바둑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지만, 할로우 페이스는 어린아이들에게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대처법도 달랐다. 바바둑은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고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야 물리칠 수 있었다. 하지만 할로우 페이스는 가족의 사랑으로 아이가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그 존재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했다. 시작한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했다.

 


  말에는 힘이 있다고 한다. ‘말이 씨가 된다는 옛말’도 있다. 뭔가를 자꾸만 생각하고 두려워하다보면, 언젠가는 그것에 지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자꾸 생각을 하다보면 엄청난 크기로 부풀려지고 무서워진다. 어떻게 보면 마인드 컨트롤과 관련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하면 나에게 좋은 결과가 될 것이고, 부정적인 쪽으로만 생각하면 무섭고 두려운 결과만 남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것을 말하고 있다.

 

 

  스페인과 영국이라는 꽤 먼 곳에 사는 후안과 미아가 어떻게 똑같이 할로우 페이스의 공격을 받았는지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좀 놀랐다. 그런 함정이! 그리고 후안이 할로우 페이스의 모델로 삼았던 존재가 누구였는지 나오는 장면에서도 의외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그러면 미아는? 그녀의 할로우 페이스 모델은 누구였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영화는 그리 친절하게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아서, 이런저런 가설만 세워볼 뿐이다. 포스터는 무서워보여서 ‘오오!’하고 골랐는데……. 그냥 사람의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을 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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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fterimages, 2014

  감독 - 토니 컨

  출연 - 마이크 카셈, 올리비아 러쉬, 제레미 마이어, 멜리사 페이스 여

 

 

 



 

 

 

  중국 문화권에는 죽은 사람들을 위해 종이로 만든 모형을 태우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영화학과의 다섯 친구들은 중국의 '귀신 달' 얘기를 하면서 종이로 만든 카메라를 태워본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잿더미 속에서 사진이 네 장 발견된다. 호기심에 그들은 종이로 만든 촬영 카메라를 태워보기로 한다. 그러자 다음 날 약간 오싹한 이야기가 하나 들어있는 영화 필름이 발견된다. 다섯 친구들은 더 많은 카메라를 종이로 만들어서 태워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자기네 학교 과제로 내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다섯 번째 필름을 현상하면서 그들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영화는 다섯 친구들의 이야기와 함께 그들이 잿더미 속에서 발견한 네 편의 짧은 공포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서서히 무서워진다. 첫 번째 이야기는 그냥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이게 뭐야, 시시해'라고 했는데,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오싹하면서 주위를 둘러봤고, 마지막에 가서는 '오-'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첫 번째는 망원경으로 옆집을 훔쳐보던 남자가 수영장에서 겪은 일이다. 경비원이 밤에는 수영장에서 귀신이 나온다고 경고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홀로 수영을 즐긴다. 그런데 분명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했지만, 누군가 있는 느낌이 드는데…….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것도 좋지만, 남의 의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여자의 사진을 휴대전화로 찍은 후, 이상한 일을 겪는 여성의 이야기다. 왜 죽은 사람의 사진을 찍었는지 모르지만, 그 날 이후 그녀 주위에 누군가 배회하는 기분이 든다. 물론 영화를 보는 우리는 그게 기분이 아니라, 실제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녀 위로 죽은 여자가 벽을 타고 기어 다니고 있으니까. 죽은 사람의 사진을 찍으면 혼이 붙잡혀서 성불을 못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그 때문에 죽은 여자가 그렇게 헤매고 다녔나보다. 생전 처음 보는 여자 때문에 하늘에도 못가고 배회하는 귀신이 불쌍했다.

 


  세 번째는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이 나온다. 처음에는 영화 '데블 Devil, 2010'이 떠올랐는데, 여기서는 귀신이 노리는 건 단 한 명뿐이었다. 바로 아름다움을 위해 주술사와 거래를 한 여인이 목표였다. 중국 문화권의 주술은 진짜 무섭다. 부두교의 주술이 영화나 드라마로 유명해서 그렇지, 아시아의 주술도 잘만 만들면 만만찮게 오싹할 것이다. 어쩌면 더 잔인할지도 모르겠다.


 

  네 번째는 말다툼 끝에 행방을 감춘 약혼녀를 걱정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녀가 남긴 반지를 소중히 갖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것은 똑바로 서있기만 한다. 도대체 약혼녀는 어디로 사라졌고, 그의 주위를 맴도는 것의 정체는 뭘까? 아무래도 다른 나라에서 신붓감을 데려온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니까 돈을 노리고 외국 남자와 결혼하려는 여자와 신부를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한 남자가 빚은 비극이었다.


 

  영화는 과제는 스스로 하자는 교훈을 남기며 끝이 난다. 남의 것을 날로 먹으려다간 큰 코 다친다. 그런데 나중에 경찰이 등장하더니 남은 영상들을 봐야겠다고 한다. 설마 이거 2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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