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Anguish (앵귀시)(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Ent. One Music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원제 - Anguish, 2015

  감독 - 소니 말히

  출연 - 라이언 심킨스, 애니카 막스, 카리나 로그, 클리프 체임벌린

 

 



 

 

 

  마을에 ‘테스’라는 소녀가 엄마 ‘제시카’와 함께 이사 온다. 어려부터 우울증과 불안증을 겪는 테스를 위해 한적한 시골로 온 것이다. 마을을 돌아다니던 테스는 우연히 갓길에 놓인 ‘루시’의 추모비를 발견한다. 시작 부분에서 엄마 ‘사라’와 싸우고 차에서 내리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소녀다. 그곳에서 테스는 알 수 없는 기운을 느끼고, 이후 그녀 주위에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더 이상 포스터에 낚이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또 한 번 파닥파닥 줄에 걸린 물고기가 되었다. 심지어 포스터의 장면은 영화에 등장하지도 않는다! 이거 사기 아닌가? 어디다 신고해야하지? 보는 내내 고민하고 한숨 내쉬기를 반복했다.

 

 

  영화는 미국에 정신 질환을 겪는 십대가 많고 그 중의 일부는 약으로도 치료가 안 된다는 문장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주인공인 테스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소녀다. 그런데 이 마을로 이사 오면서 이상한 일이 자꾸만 일어난다. 처음에는 병으로 인한 환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다른 존재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사건의 연속이었다. 감독은 이런 설정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정신질환이라고 생각한 환자 중의 일부는 귀신들림일지도 모른다? 현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아직 많다? 아니면 가족의 끈끈한 정은 죽음도 끊을 수 없다?

 

 

  명색이 공포 장르에 들어있으면서, 이토록 잔잔하고 조용한 영화는 참 오랜만이다. 시골 마을이라 그런지 동네는 너무 조용해서 심지어 그 흔한 취객이나 폭주족 하나 등장하지 않는다. 하다못해 노숙자라든지 이상한 습관으로 사람들과 동떨어져 살지만 사건에 힌트를 주는 노인 하나 살지 않는다. 학교를 안 다니기 때문인지 테스가 마을에서 마주치는 또래도 드물다. 나중에 모든 것이 해결되니 아이들이 바글바글 많아진다. 또한 신부님이 등장하지만 그렇게 큰 인상을 남기지도 않고, 상담 외엔 별로 하는 것도 없다. 두 엄마의 갈등이 있을 것 같았지만, 그럴 것처럼 보이기만 했다. 딸을 사랑하는 마음은 다 똑같기 때문일까?

 

  전반적으로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만 잔뜩 잡아놓고, 바람 빠진 풍선처럼 힘없이 쪼그라든다. 아, 내가 제일 싫어하는 진행 방식이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끝이 엄청난 것이 좋은데, 이 영화는 시작은 조용하고 마무리 역시 잔잔했다. 일관적으로 잔잔하기도 힘들 텐데, 이 영화의 감독은 그걸 해냈다. 그것도 공포 영화 장르에서!

 

 

  제목인 Anguish는 고통이라는 뜻인데, 누구에게 고통인지 모르겠다. 한순간의 실수로 죽어버린 루시? 자신의 눈앞에서 딸이 죽는 걸 봐야했던 사라? 평생을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이번에는 빙의까지 되었던 테스? 자신의 딸이 난 당신의 딸이 아니라고 말하는 걸 봐야하는 제시카? 어쩌면 살아가는 그 자체가 고통일지도 모르겠다.

 

 

  특이하게 영화에서 두 집안은 아버지가 등장이 거의 없다. 존재만 언급된 루시의 아빠는 딸이 죽은 뒤 부인과 이혼하여 마을을 떠났고, 테스의 아빠는 파병군인으로 나온다. 왜 일까 생각해봤더니, 그런 상황이 엄마가 딸에게 더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적합해서일지도 모르겠다.

 

  테스 역을 맡은 배우의 초지일관적인 무표정이 돋보였다. 아빠와 영상통화 할 때 빼고는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다. 영화가 초지일관 잔잔함을 유지하더니, 주인공 표정까지! 편집이라든지 음향 같은 부분을 어떻게 잘 조절하면 오싹하게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기만 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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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루시아 1권 루시아 1
하늘가리기 지음 / 조아라 / 2015년 1월
평점 :
판매중지


  작가 - 하늘가리기

 

 

 


 

 

  웹소설 연재 사이트인 J 모 사이트는 예전부터 판타지가 강세인 곳이다. 무협은 M모 사이트, 판타지는 J 모 사이트. 이런 식으로 나뉘어져있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은 판타지보다는 로맨스 판타지 장르가 그곳의 대세가 되었다. 이 작품 ‘루시아’도 J 모 사이트에서 연재가 되었던 로맨스 판타지 소설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지금 확인을 해보려고 사이트에 접속해서 찾아보니, 현재 총 조회수가 천 만이 넘는다.

 

 

  사이트에 연재가 될 때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책으로 구입할까 했지만, 19금 장면이 다소 들어있었던 관계로 포기했었다. 조카들이 가끔 고모 방에 어떤 책이 재미있을까 넘겨볼 때가 있어서……. 이 소설, 19세 이상 이용가답게 두 주인공의 섹스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몇 번을 해도 지치지 않는 정력왕 남주인공과 마성의 육체를 가진 여주인공의 만남이다보니……. 그러다 이번에 이북으로 냉큼 질렀다. 아싸! 신난다! 아직 조카들은 고모의 컴퓨터까지는 건드리지 못한다.

 

 

  ‘루시아’는 열여섯 번째 공주이다. 열두 살이 되던 해에 그녀는 이상한 꿈을 꾼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생생한, 어쩌면 다른 세상에서의 삶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은 꿈이었다. 거기서 그녀는 아버지가 사망하자, 지참금을 가장 많이 낸, 나이 많은 백작에게 팔려가듯이 결혼한다. 백작은 그녀를 무참히 괴롭히고 성적 학대를 일삼는다. 꿈에 깬 루시아는 절대로 그런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열여덟이 된 그녀는 미래를 바꾸기로 결심한다. 마침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고 돌아온 타란 공작 ‘휴고’와 거래를 하기로 한다.

 

 

  사랑을 믿지 않는 휴고 타란. 그에게 여자는 잠자리 상대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오는 여자 막지 않지만, 그들이 사랑을 고백하면 가차 없이 이별을 고하는 차가운 성격의 남자이다. 어차피 명목상으로 내세울 부인이라도 있어야 했기에,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루시아의 제의를 받아들인다.

 

 

  절대로 그를 사랑하지 않겠다는 루시아와 사랑을 믿지 않는 휴고.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것이 있었다. 루시아는 본인도 모르지만, 주인공 버프로 남자를 끌어들이는 마성의 육체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1권에서는 등장인물 소개와 배경 설명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각자를 위한 계약으로 묶인 두 사람이 어떤 결혼 생활을 보낼 지 궁금하게 만든다. 게다가 어떻게 꿈에서 본 것이 그대로 일어나는지, 예지몽인지 아니면 회귀인지도 궁금하고. 연재본에서는 없던 외전이 이북에 실려 있다니, 빨리 8권까지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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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残穢 (ざんえ) 住んではいけない部屋, The Inerasable, 2015

  감독 - 나카무라 요시히로

  출연 - 타케우치 유코, 하시모토 아이, 사카구치 켄타로, 타키토 켄이치

 

 

 

 

 

 

  ‘나’는 독자들이 보낸 괴담 실화를 받아 잡지에 단편 소설 형식으로 연재하고 있다. 어느 날 ‘쿠보’라는 대학생이 자신이 살고 있는 맨션이 이상하다고 편지는 보내온다. 밤마다 방에서 누군가 다다미를 쓰는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그것을 계기로 두 사람은 메일을 교환하게 되고, 나는 전에 받은 독자 편지 중에 쿠보가 사는 주소에서 온 것이 있었다는 걸 기억한다. 두 사람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맨션에 살았던 사람들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맨션이 지어지기 전에 살았던 땅주인들에게도 이상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한동안 일본 공포 영화는 거의 ‘가야코’ 아니면 ‘사다코’와 같은 비슷한 소재로 이어졌기에, 예전과 달리 관심이 가지 않았다. 이 작품도 개봉한다는 얘기를 듣고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대신, ‘보게 되면 보고, 안 되면 말아야지.’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원작 소설을 쓴 사람 이름을 보자, ‘어머, 이건 꼭 봐야해!’라고 마음이 바뀌었다. 이 영화의 원작을 쓴 사람은 바로 ‘오노 후유미’였다. 원작이 괜찮을 테니까, 아무리 망쳐놓아도 다른 공포 영화보다는 낫겠지……. 이런 생각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원작을 읽어보자!’였다.

 

 

  이 영화, 그렇게 오싹하거나 소름끼치는 내용은 아니었다. 귀신이 등장하는 몇 장면 좀 놀라는 정도였지, ‘아, 너무 무서워. 엄마랑 자야겠다.’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극의 진행이 무척 느릿하게 흘러가서, 중간에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주인공인 소설가와 대학생 쿠보, 두 사람의 조사는 이어 편집장에 괴담을 좋아하는 작가와 심령 마니아까지 가세하면서 범위가 확대되었다. 그런데 관청에 가서 토지 대장을 떼어오는 과정까지 보여주다 보니, 좀 심심했다. 필요한 장면이긴 했지만 굳이 넣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 모든 단서들이 하나로 만나면서 괴담의 근원을 파헤치는 후반부에서는 ‘와-’하는 감탄이 나왔다. 이건 구성의 힘이었다. 어쩐지 원작 소설을 읽어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결국 결제를 하고 말았다. 으음, 오노 후유미 의문의 1승이라고 해야 하나?

 

 

  제목인 ‘잔예(殘穢)’의 뜻은 ‘부정(不淨)을 탄 터에 재앙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고 나와 있다. 이미 땅이 부정을 탔기에, 새로 건물을 짓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도 그 더러움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걸 보면서 영화 ‘주온 Ju-on: The Grudge, 2002’이 떠올랐다. 주온에서도 그 집을 한발자국이라도 들어갔다 나오면 어김없이 ‘토시오’와 ‘가야코’의 방문을 받게 된다. 이 영화에서도 그랬다. 다른 집으로 이사 간 사람이 그곳에서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나온다. 그렇게 죽어간 사람들의 한이 쌓이고 쌓여서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었다. 앞으로도 얼마나 뻗어갈지 모르는 일이다.

 

 

  우리나라에도 숙박업소의 객실이나 살해당한 사람이 있는 집에서 기이한 일이 일어나는 괴담이 꽤 많이 있다. 그런데 그 집이나 방에서 나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의 괴담은 그곳을 벗어나도 안전하지 않았다. 이건 그냥 재수 없으면 죽는 거다. 돈이 없어서 좀 싼 집을 얻었는데,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급히 방을 구해야 해서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았는데, 그게 자기 목을 죄는 일이 되어버렸다. 와, 이런 꿈도 희망도 없는 괴담이라니…….

 

 

  사실 영화를 다 보고나서는 별로 무섭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잠을 자기 전에, 어디선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무서워졌다. 설마 우리 집에도 예전에? 옆집에서 자꾸 고양이가 우는데, 설마 그게 고양이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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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NOTE 1 (Student Book) - Workbook + MP3 CD + 정답 및 해설 + 단어장 Reading NOTE 시리즈
Steve Brown 외 지음 / A*List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저자 - Steve Brown,Anne Hendler,Michael A. Putlack,이영선

 

 


 

 

 

  중학교에 들어간 조카에게 공부하는 것 중에서 뭐가 제일 어렵냐고 물어보니, ‘전부 다’라고 대답한다. 질문을 잘못했다. 고모가 미안해. 전 과목 말고 영어에서 어려운 건 뭐냐고 다시 물어보니, 좀 생각하다가 ‘해석?’하고 대답한다. 해석은 다 아는 단어로만 되어 있어도 그걸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게 아직 어렵다고 한다. ‘조카야, 해석이 어려우면 다 못하는 거야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아직 어린애 기죽일 수는 없어서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 원래 네가 책 읽기를 싫어했지. 유치원 다닐 때, 읽은 동화책이 무슨 내용이었는지 물어보면, ‘고모는 나이가 몇인데 아직 한글을 몰라?’라고 대꾸했었으니까. 그래서 이번 여름 방학, 이라지만 겨우 3주 밖에 안 되는 시간 동안 독해 공부를 뭐로 시키면 좋을까 고민했다.

 

 

  짧고,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다루고, 단어가 그리 어렵지 않고, 문장은 너무 길거나 짧은 것으로만 되어 있지 않아야 했다. 딱 보기에 ‘어렵다’보다, ‘괜찮겠네.’라는 생각이 들고, 공부하면서 ‘이야기가 재미있네.’라고 호기심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했다. 가뜩이나 공부라는 게 그리 즐거운 일이 아닌데, 교재까지 지루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러다 새로 나왔다고 해서 신청한 것이 이 교재다.

 



  10개의 챕터는 일상생활이나 음식, 문화, 연예오락, 과학기술, 운동 같은 주제로 각각 4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총 40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으음……. 방학 동안에 다 끝내지는 못하겠다. 남은 것은 여유를 갖고 풀어보도록 해야겠다. 다행히 이야기들이 그리 어렵지 않은,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친숙한 소재들이라 지루해하지는 않을 것 같다. 책장을 넘겨보더니, ‘이 이야기 재미있겠다.’라고 몇 개 짚기도 했다. 표시해뒀다가 흥미 있어 하는 것 위주로 먼저 공부시켜야겠다. 조카가 고른 이야기는 희한한 음식과 공룡, 아이돌, 오로라, 레고, 로또 등이었다.

 

 

  각각의 이야기는 한 페이지정도 되는, 많아봤자 150단어를 넘지 않는 분량이었다. 그림이 반 정도 차지하기에, 사실 한 페이지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문제가 3~4개 정도 옆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 또한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단어와 표현, 문법을 잘 학습했는지 풀어보는 ‘리뷰 테스트’가 15문제 들어있다. 그 뒤에는 ‘어휘력 상승 노트’라고 해서, 다의어를 하나씩 여러 가지 예문과 더불어 설명하고 있다.

 

 



  따로 첨부된 워크북에는 주어진 단어를 맞게 재배열하는 문제가 3개, 주요 구문 해석하는 게 한 개, 그리고 CD를 들으면서 받아쓰기까지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거의 모든 교재의 첫 부분은 쉽기에, 아직까지는 순조롭게 공부하고 있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단어 수가 늘어나는데, 끝까지 지루해하지 않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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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Amityville Horror (아미티빌 호러)(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20th Century Fox / 200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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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Amityville Horror, 1979

  감독 - 스튜어트 로젠버그

  출연 - 마고 키더, 제임스 브롤린, 로드 스타이거, 제임스 톨칸

 

 

 

 

 

 

 

 

 

 

  얼마 전에 본 영화 ‘컨저링 2 The Conjuring 2, 2016’의 오프닝에서 등장했던 귀신 들린 집이 있었다. 워낙에 유명한 심령 스팟이라 그 집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영화가 있을 정도였다. 어느 여름날 동생과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걸 보다가 정전이 되는 바람에, 나중에 비디오로 빌려보기도 했다. 검색해보니 리메이크작은 감상문을 썼지만, 오리지널에 해당하는 작품은 기록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적어보기로 했다.

 

  어느 천둥번개 치는 날, 일가족이 살해당한다. 그리고 1년 후, 조지와 캐슬린 부부가 집을 보러 온다. 사람이 죽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집값도 싸고 창고에 보트하우스까지 있어서 그들은 과감하게 이사하기로 결정한다. 처음에는 서로 사랑하고 화기애애하던 그들이었지만, 남편을 시작으로 조금씩 이상해지는데…….

 

 

  부부가 집을 보러 와서 방문을 열 때마다 전에 있었던 살해 장면을 보여주는 편집방식이 참 인상적이었다. 마치 그들이 이사 오면 이런 꼴이 날 것이라고 예고하는 것 같았다.

 

  악령의 영향 때문에 아이들과 새아빠인 조지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처음에는 무척 사이가 좋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조지가 신경질적으로 변하면서 차가워진다. 그 때문에 아이들에게 고함도 치고, 부인과도 다투게 된다. 그걸 보면서 가정 폭력을 하는 아빠를 악령에 빙의했다고 정당화시키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좋은 사람인데 집터가 나빠서 이상하게 변했다고……. 술김에 자식을 때리는 부모는 술 때문에 그랬다고 변명거리를 만들어주고, 이번에는 집이 귀신에 씌어서 그런 거라는 핑계를 대주는 것 같았다. 문득 얼마 전에 본 영화 ‘잔예 The Inerasable, 2015’가 떠올랐다. 부정 탄 집터에서 살았기에 저주를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이 영화의 가족이 겹쳐보였다.

 

  영화는 음, 끊긴다는 느낌이 간혹 들었다. 몇몇 지인이 등장하는데, 그 등장과 퇴장이 너무 뜬금없었다. 제일 먼저 황당한 건 교구 신부님. 그는 이사한 가정에 축복기도를 해주려고 집에 들른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집에 아무도 없으면, 밖에서 노는 소리가 들린다고 해도 우선은 기다리는 게 맞지 않을까? 그냥 이층으로 올라가서 기도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엄청난 파리 떼의 공격과 함께 나가라는 고함을 듣고는 정신없이 집에서 도망친다. 그런데 그 이후 방문해달라는 요청도 거절하고, 캐슬린의 전화는 받지도 않는다. 아니, 신부님? 그러면서 신도들의 존경을 바라시나요? 뭔가 이상한 것이 있다고 귀띔이라도 해줘야져. 그 다음은 친척인 수녀님. 이 사람 역시 이사 축하를 하기 위해 집에 오지만,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는 급한 일이 있다고 떠나버린다. 아니, 저기 이사한 집에 올 정도면 가까운 친척이잖아요? 그런데 그냥 가버려요? 그리고 조지의 회사 동료 부인. 이 사람은 심령 현상에 관심이 많고 약간 끼도 있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아무리 친해도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다고 호기심에 남의 집에 막 몰래 들어가도 되는 건가? 급기야 뭔가 찾아내겠다고 지하실 벽을 부순다. 주인 몰래! 허락도 안 받고! 물론 그 사람들 덕분에 집에 뭔가 있다는 건 알게 되었지만, 등장이 너무 뜬금없다. 이건 주거침입으로 신고해도 할 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부는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기에, 그냥 보내줬나 보다. 처음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신부님과 수녀님이 뭔가 행동을 했다면, 가족들의 고통은 좀 덜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종교는 실질적인 문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신도가 불안해하는데 거기에 조언도 해주지 못하고 외면한다면, 굳이 종교를 믿고 따를 이유가 없잖아? 설마 이 모든 것은 모든 신도에게 ‘욥’과 같은 시련을 주어 시험하려는 신의 의도인가?

 

 

  (* 욥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인물로 하나님을 잘 믿어 축복을 받았지만. 갑자기 모든 재산과 자식을 다 잃고 말았다. 사람들은 그가 신의 저주를 받았다고 했지만, 욥은 끝까지 하나님을 버리지 않고 믿었다. 그 결과 전보다 몇 배나 되는 축복을 받았다.)

 

  그런데 새벽 3시 15분만 되면 조지가 잠에서 깬다. 바로 1년 전, 일가족이 살해당했을 것이라 추측되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아마 악령의 힘이 가장 강해지는 때인가 보다. 내가 요즘 새벽에 종종 잠에서 깨는데……. 그건 더워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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