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Echoes (에코스)(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Starz / Anchor Bay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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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Echoes, 2014

  감독 - 닐스 팀

  출연 - 케이트 프렌치, 스티븐 브랜드, 스티브 행크스, 캐롤 휘트니 스미스

 

 

 

  



 

 

  시나리오 작가인 ‘애나’는 계속되는 불면증과 악몽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 그것이 계속 수정 요구를 하는 편집자이자 애인인 ‘폴’때문인지, 아니면 마음먹은 대로 써지지 않는 원고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런 그녀에게 폴은 외딴 곳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서 머무르며 잠시 쉬자는 제안을 한다. 사람이라곤 거의 보이지 않는 사막 지대에 지은, 삼면이 통유리로 되어 밖이 훤히 보이는 집에서 두 사람은 달콤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하지만 폴이 급한 일이 있어 도시로 가게 되고, 애나는 혼자 남게 된다. 그리고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밖이 훤히 보인다는 얘기는 밖에서도 안을 볼 수가 있다는 말과 비슷할 것이다. 카메라가 밖에서 집을 비출 때 안의 모습이 보였으니, 겉보기에는 예쁘지만 사생활이라고는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집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집을 지었을까?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는 사막지대라서 그런 걸까? 하긴 침대에 누워서 바깥을 바라보며 게으름을 부리는 재미가 있겠지만, 글쎄? 어쩐지 내 취향의 집은 아니다. 그런 집에서 자면, 없던 두려움과 불안감이 생길 것 같다. 사람 하나 지나가지 않고 늑대 울음소리만 들려도 그건 그것대로 무섭고, 사람이 지나가도 그건 또 그것대로 문제다.

 

 

  누구의 작품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혼자서 겨울 산장에 남게 된 사람이 결국 미쳐버리고 마는 단편이 있었다. 밖에서 부는 바람 소리와 동물의 울음소리에 자신의 상상력이 덧붙여지면서 결국 그는 긴 겨울 내내 끔찍한 환상 속에서 살아야만 했다. 그리고 미쳐버렸다. 이 영화의 애나 역시 그런 상황이었다. 그녀는 평소에도 악몽을 자주 꾸고 가위에 잘 눌리는 편이었다. 이러니 이상한 일이 안 생기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헛것을 봤다고 말하지만, 애나는 자신이 본 것을 믿었다. 귀신이 이끄는 대로 조사를 하던 그녀는 마침내 집에 얽힌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알게 된다.

 

  이야기의 설정이나 배경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진행은 흥미롭다고 할 수 없었다. 너무 지루해서 중간에 왜 내가 이걸 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흐름을 너무 느긋하게 잡은 것 같다. 조금만 더 속도를 내도 좋았을 텐데.

 

 

  영화를 보면서 사람 사이의 일이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까지는 죽고 못 사는 사이였지만, 신뢰가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또한 평생 사랑할 것처럼 보였지만, 마음이 멀어지기 시작하면 상대가 부담스럽고 급기야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된다. 집착이나 증오, 급기야 살의까지 생기고 말이다. 누군가를 사랑했다가 마음이 식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상대에게 집착하거나 협박하고 죽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영화는 그런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결국 증오만 남은 사랑의 결말을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호러적인 부분이 약했던 건가……. 이래저래 아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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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 시즌3 (6disc)
크리스 피셔 외 감독, 타라지 P. 헨슨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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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erson Of Interest, 2012

  제작 - J.J. 에이브람스

  극본 - 조나단 놀란

  출연 - 제임스 카비젤, 마이클 에머슨, 타라지 P. 헨슨, 케빈 채프만, 에이미 애커, 사라 샤이.

 

 

 






 

 

  이번 3시즌은 앞으로의 극 진행에 중요한 분기점이 된 에피소드들로 가득 차 있었다.

 

 

  초반은 1,2시즌 내내 이어졌던 뉴욕 경찰 조직 내의 비리 조직인 ‘인사부’에 대한 수사로 이루어졌다. 아무도 몰랐던 인사부의 수장을 알아내기 위한 ‘카터’의 집요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도시 내의 거의 모든 경찰이 그들을 잡으려고 쫓아다니는 걸 보면서, ‘일부가 잘못인 거지 전체가 그런 건 아니다’는 말이 얼마나 의미가 없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잘못된 일부가 전체를 썩어 들어가게 하고 있는데, 단지 일부의 잘못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일부와 일부 그리고 또 일부를 합하면 전체가 된다는 걸 모르는 걸까? 아니, 알면서도 외면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걸 인정하면 자신들도 썩었다는 걸 인정하게 되니까. 인사부와의 대결은 큰 상처를 남기고 끝이 났다.

 

 

  내 모든 것을 걸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생각을 해보았다. 잘 모르겠다. 난 용기 없는 겁쟁이니까.

 

 

  시리즈의 후반에서는 ‘데시마’와 ‘자경단’, ‘정부’ 그리고 ‘기계’가 정식으로 부딪혔다. 그 전까지는 가끔 마주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서로 노골적으로 각자의 욕망을 드러냈다.

 

 

  정부는 그동안 기계가 보내온 번호로 테러리스트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계를 자신들이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자, 불안해하고 조바심을 냈다. 그 틈을 파고든 것이 바로 데시마였다. 그들은 핀치의 MIT 친구가 만들었다 폐기한 ‘사마리안’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해, 기계의 자리를 대신하길 원했다. 그들이 바라는 세상은 전능한 신이 모든 것을 굽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건 자경단이 증오하는 사회였다. 자경단은 국가가 개개인의 사생활을 마음대로 도감청하고 개인 정보를 정보가 소유하는 것에 반대한다. 처음에는 테러리스트를 잡기 위해서였지만, 그 의도는 이미 변질되었다고 그들을 주장한다. 이제 국가는 독재정치를 하기 위해 국민을 엿보고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그들의 대립을 보면서, 몇 달 전에 있었던 ‘테러방지법’과 관련된 논란이 생각났다. 그것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적으로 위협이 되고 있는 테러조직에게서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했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과연 그것이 온전히 테러 방지에만 쓰일 것이냐는 것에 의문을 가졌다. 이미 정부의 입맛대로 만들어진 법이 어떻게 국민을 억압하는지 경험해봤기에,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문득 깨달았다.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다는 이유로 0.1%의 위험도만 보여도 제압을 하고, 전후맥락을 살피지 않고 번호만 나오면 무조건 테러리스트로 몰아가며, 그것을 위해서라면 누구든지 제거하는 정부. 그리고 이에 맞서 정부가 뭔가 숨기고 있으며, 국민의 개인 정보와 사생활을 몰래 엿보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경단. 두 조직 다 국민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들의 행위에 정당화를 스스로 부여하고, 자기들은 정의의 용사라는 공명심에 취해서, 급기야 자신이 하는 모든 것은 옳다는 비뚤어진 믿음마저 갖게 되었다. 결국 그들이 처음에 가졌던 목적은 변질되고 말았다. 초심 위에 덧씌워진 이런저런 것들이 너무 커져서, 처음에 자기들이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결국 똑같은 모습을 하고 말았다. 처음의 좋은 취지를 잃어버리고, 저열한 도구만이 되어버린……. 그들을 보고 있자니, 변질되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한 핀치가 얼마나 고생이 심했을지 알 수 있었다.

  매 시즌마다 핀치 왕자는 납치를 당하고, 전직 암살자에서 기사로 전직한 리스는 그를 구하러 간다. 충실한 동료이자 심부름꾼인 근위병 푸스코, 왕자를 안쓰러워하는 마녀 루트 그리고 암살 길드원이었던 쇼와 함께. 음, 이런 설정으로 뭔가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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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나카시마 데츠야 감독, 마츠 다카코 출연 / 이오스엔터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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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告白, Confessions, 2010

  감독 - 나카시마 테츠야

  출연 - 마츠 다카코, 니시 유키토, 후지와라 카오루, 오카다 마사키

 

 

 

 

 



 

  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아이들은 담임인 ‘유코’의 말은 듣지 않고 저마다 자기 할 일 하기에 바쁘다. 그런데 매번 그랬던 것처럼 공지사항을 무표정한 얼굴로 읊던 유코가 갑자기 충격적인 발언을 한다. 학교를 그만 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남편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비밀을 털어놓고, 몇 달 전에 학교에서 죽은 자신의 딸 '마나미‘는 사실 사고사가 아니라 이 반의 학생 둘에게 살해당했다는 놀라운 얘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남편의 피를 그 두 명의 학생이 먹은 우유에 넣었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학생들은 패닉에 빠지고 범인으로 지목된 두 소년은 공포에 질린다. 유코는 그 말만을 남기고 학교를 떠난다.

 

 

  그 모든 것을 자기들만의 비밀로 간직하기로 한 반 학생들. 하지만 그 날 이후, 아이들의 생활은 완전히 바뀌었다. 소년 중의 한 명인 ‘나오키’는 등교거부를 하고,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을 거라는 불안감에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인 ‘수야’는 학교에서 다른 반 아이들의 괴롭힘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유코의 복수는 치밀하고 집요하게 두 소년을 파멸의 길로 이끈다.

 

 

  ‘촉법소년(觸法少年)’이라는 용어가 있다.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인 소년’으로 형사사건을 일으켜도 법적 책임을 물 수 없는 나이대의 미성년자를 일컫는 말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나이다.

 

 

  유코는 두 소년이 소년법 때문에 처벌을 받지 않고, 자기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지도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의 우유에 에이즈에 걸린 남편의 피를 주입하고, 그 사실을 반 전체에 알린다.

 

  방학이 지난 후, 그 반은 변함없이 화기애애하고 웃음이 넘치며 아이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지낸다. 하지만 그건 겉으로만 보이는 평화였다. 아이들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은 너무도 팽팽해서, 보는 내내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했다. 수업 시간에 환하게 웃으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데, 그것은 마치 아이들이 보내는 SOS 신호 같았다. 아니, 절규였다. 그들에게 학교는, 교실은 지옥이었다. 벗어나고 싶지만 그 이유를 다른 사람에게 말 할 수는 없다. 그들만의 비밀은 지켜야하니까. 아이들이 슈야를 괴롭히는 것에 과할정도로 몰입한 것은, 어쩌면 그런 짓을 하면 지옥에서 나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 아닐까?

 

 

  요즘 사람들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량을 얻는다. 아마 선조들보다 아는 것은 훨씬 많을 것이다. 그 때문에 중학교 2학년이라고 해도, 영악함이나 잔머리는 어른들 못지않은 아이들도 간혹 있을 수 있다. 그 때문에 이 규정은 심심찮게 여러 작품에서 소재가 되었다. 어른을 능가하는 어린아이가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그런 일들은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작품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그건 아니다. 리뷰를 쓰려고 어린이가 저지른 범죄를 검색해보니, 하아……. 영화에서 마나미에게 일어났던 일은 약과였다.

 

  우리나라도 중고등학생들이 일으킨 강력사건이 종종 뉴스에 등장한다. 얼마 전에도 있었다. ‘그게 그렇게 큰 죄인 줄 몰랐어요.’ 경찰에 잡힌 그들이 한 말이다. 모를 수밖에 없다. 어른들도 술을 먹었다거나 효자였다거나 앞날이 창창한 대학생이라거나 먹여 살릴 처자식이 있으면 감형이 되니까. 사람을 집행유예를 받고 미성년자를 임신시켜도 무죄 판결이 내려지는 세상에서 사람의 생명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유코의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너무 과한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좋았다.

 

 

  무엇이 중하냐고? 그건 생명이다.

 

  그건 영어 단어를 잘 외우고, 수학 문제를 빨리 푼다고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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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THE WAILING, 2016

  감독 - 나홍진

  출연 - 곽도원, 황정민, 쿠니무라 준, 천우희, 김환희

 

 

 

 

 

  산골 마을 곡성에 의문의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모자라, 몸에 이상한 종기 같은 것이 생기면서 죽는 사건까지……. 야생 독버섯 때문일 수도 있다는 공식적인 발표가 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않는다. 마을 주민들이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마을에 흘러들어와 혼자 살고 있는 일본인이었다. 처음에는 그런 얘기에 심드렁했던 경찰 ‘종구’였지만, 일본인의 집에서 자기 딸인 ‘효진’의 실내화가 발견되자 소문을 믿게 된다. 급기야 효진이 피해자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자, 일본인의 집에 가서 난동을 부린다. 병원에 가도 딸의 병이 나아지지 않자, 결국 그는 용하다는 무당인 ‘일광’을 부르기로 한다. 일광은 일본인이 모든 사건의 원흉이라고 지목하고, 그를 제압하기 위해 굿을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감독의 전작인 ‘추격자’를 무척이나 재미있게 보았기에, 이번 작품도 아주 조금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청개구리 심보를 가진 나는,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하는 작품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 영화도 나중에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럴 수가! 모임을 나갔었는데, 사람들의 대화에 끼기가 힘들었다. 모임에 나온 사람들이 다 재미있었다면서 각자의 해석을 얘기하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건 애인님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회사에서 다른 사람들이 영화 얘기를 하는데, 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보기로 했다. 예정보다 빨리.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왜 사람들이 두세 번씩 봤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어떤 사람은 닫힌 결말이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열린 결말이라고도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수많은 상징과 이미지, 복선과 암시로 가득한 영화였다. 작품 속에서는 일본인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고유 신앙, 일광과 무명이 보여주는 한국 토속신앙, 그리고 이삼이 의미하는 가톨릭, 이렇게 세 개의 종교가 등장한다. 그리고 각각의 종교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상징과 기호들이 작품 속에 뒤섞여 드러난다. 그 때문에 어느 부분을 주의 깊게 보느냐에 따라 놓친 상징도 있고, 눈에 확 들어오는 기호도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 얘기하다가 ‘어, 난 그거 놓쳤는데?’라는 생각에 다시 한 번 관람할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퍼즐 맞추기를 하듯이 각자 본 것들을 맞춰가는 재미도 있을 테고 말이다.

 

 

  하지만 명확한 결말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그냥 그랬다. 거기에 상영 시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인간적으로 두 시간 반은 너무 한 거 아닌가? 게다가 너무 많은 힌트를 주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것도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건 마치 관객들에게 ‘너희들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넣어보았다.’는 것과 비슷했다. 아니면 감독이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다 넣어보겠어!’라는 생각을 한 걸까?

 

 

  그래서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몰래 한국을 혼란에 빠트리려는 외세와 그에 협조하는 매국노 그리고 희생당하는 한국 사람들과 이를 모른척하는 기득권 세력으로 구도를 잡을 수도 있다. 또는 몰래 생체실험을 하는 사람과 그에 협조하는 사기꾼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니면 각자 다른 목적으로 사람들을 혹세무민하는 악당과 거기에 휘말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말이다. 어쩌면 그냥 귀신이 나오는 내용일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믿음’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걸 수도 있다. 요즘은 너무도 많은 정보가 범람하고 있다. 그 중에는 진짜도 있지만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조작한 가짜도 있다. 그것을 구별해내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결국 그런 상황에서 믿을 것은, 지금까지 갖고 왔던 자신의 가치관과 판단력밖에 없다. 너무 남의 말에 휘둘려도 안 되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해도 좋지 않다. 심하면 팔랑귀가 되거나 아집에 갇힌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딸아이의 말대로 ‘무엇이 중한 지도 모르고’ 남의 말에 무조건 따르거나 자신의 믿음이 맞는다고 밀고 나가면 안 된다는 얘기다.

 

 

  종구는 마을 사람들의 말에 넘어가 일본인을 범인으로 지목하여 행패를 부렸다. 급기야 그의 개까지 때려죽였다. 그는 자신의 생각이 절대로 틀리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일광의 말에 혹해서 그가 시키는 대로 한다. 그 때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인 무명의 경고를 무시했고, 끔찍한 참상을 목격하고 만다. 너무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그가 우왕좌왕하는 것이 이해가 갔다. 내가 그런 입장이었으면, 더 난리를 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동네 병원에서 안 되면 서울에 있는 큰 대학 병원으로 가볼 생각은 안 해봤나요? 게다가 동네 병원에서도 그 정도로 이상한 증세가 여러 사람에게서 나타나면, 정부 기관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하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여기 나온 배우 중에서 효진 역할을 맡은 어린 배우의 연기가 눈에 들어왔다. 얼마 전에 본 ‘컨저링 2 The Conjuring 2, 2016 ’에서도 어린 배우가 엄청난 내공을 보여주더니,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요즘 아역배우들은 연기력이 대단하다.

 

 

  아, 맞다! 영화에 나오는 종교 중에 불교가 없어서 아쉬웠다. 그랬다면 진정한 종교 전쟁이 되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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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 시즌2 (6disc)
리처드 J. 루이스 외 감독, 타라지 P. 헨슨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원제 - Person Of Interest, 2012

  제작 - J.J. 에이브람스

  극본 - 조나단 놀란

  출연 - 제임스 카비젤, 마이클 에머슨, 타라지 P. 헨슨, 케빈 채프만

 





 

 

 

  전 시즌의 마지막에 ‘루트’에게 납치당한 ‘핀치’와 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리스’ 그리고 여전히 번호를 보내오는 ‘기계’를 중심으로 2시즌이 시작했다. 지난번에 경찰 조직 내에 숨어있는 부패권력집단인 ‘인사부’를 잡아들이긴 했지만, 불행히 두목은 놓쳤었다. ‘카터’와 ‘푸스코’는 리스를 도우면서, 한편으로는 인사부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의 역습도 만만치 않아서, 두 사람은 함정에 빠지고 만다. 게다가 ‘기계’에 대해 숨기고 싶어 하는 국가조직의 추적과 역시 ‘기계’를 노리는 기업 ‘데시마’까지 가세하면서, 사건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그와 더불어 리스가 과거 CIA에 있을 때 맺었던 악연은 그의 목숨을 위협하고, ‘양복 입은 남자’를 잡겠다는 FBI의 추적은 바로 뒤까지 쫓아왔다. 이 와중에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줘야하고…….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상황의 연속이다.

 

 

  그 와중에 새로 투입된 인물들이 있다. 우선 ‘리온’이라는 동양계 인물이 등장했는데, 완전 개그 캐릭터이다. 유능하지만 운은 지질이도 없는, 범죄에서 멀어질 수 없는 그런 인물이었다. 그리고 ‘베어’라는 셰퍼드 개 한 마리가 나온다. 그런데 이 개가 핀치의 도서관에서 아시모프 초판 책을 물어뜯는다! 이에 핀치는 조용히 개취향이 고급이라고 하지만, 보던 나는 부들부들……. 아시모프 초판이라니……. 이놈의 개XX가!!! 마지막으로 ‘쇼’라는 CIA 비밀 요원이 있다. 그녀 역시 정부에게 배신당한 인물로, 리스에 못지않은 전투 실력에 시크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였다. 이 언니, 빠져들 것 같다. 언니라고 부르게 해주세요! 아니, 그냥 내 맘대로 언니라고 부를래요!

 

 

  이 시즌의 초반과 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한 루트는 이 드라마에서 제일 미친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똑똑하고 영악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순수하기도 하지만, 사람 죽일 때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고……. 하지만 언니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다.

 

 

  제일 안타까운 부분은 카터와 연애를 시작하려던 ‘비처’ 형사가 인사부의 음모로 살해당하는 장면이었다. 카터가 오랜만에 연애를 해볼까하는 마음이 들었던 상대였는데……. 결국 인사부에 대한 카터의 행동은 단순한 정의 구현을 넘어선, 증오와 개인적인 감정이 뒤섞인 게 되어버린다. 특히 푸스코를 돕기 위해 불법 행위를 하고 난 뒤에 보여준 그녀의 표정은 참 묘했다. 자신의 신념을 저버린 것에 대한 후회라든지 자책, 그러면서 동료를 구했다는 안도감에 혼란스러움까지 느껴졌다.

 

 

  후반부에 데시마의 바이러스 공격으로 기계가 감염되면서, 이야기는 급박하게 돌아간다. 잊을 만하니 돌아온 루트의 역습과 함정에 빠진 푸스코와 카터. 뭐 어떻게 손 써볼 수도 없이 공격이 막 들어온다. 그 설정과 흐름과 호흡은 진짜 와……. 내가 원래 영화가 두 시간이 넘으면 막 좀이 쑤시고 화를 내는데, 이 드라마는 중간에 멈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이어서 계속 보고 말았다.

 

 

  지난 시즌이 기차가 막 출발해 천천히 속도를 높여가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시즌은 충분히 빨라진 속도를 유지하는 분위기였다. 중간에 몇 개 역에서 서긴 했지만, 그 속도는 절대로 늦춰지지 않았다. 마치 ‘내릴 테면 내려 봐’라는 느낌?

 

 

  다음 시즌은 또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또 중간에 멈출 수가 없으면 어떡하지?

 

 

 

 

 

                             현재 내 최애캐 쇼 언니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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