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Elfie Hopkins: Cannibal Hunter (엘피홉킨스)(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Screen Media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원제 - Elfie hopkins, 2012

  감독 - 라이언 앤드류스

  출연 - 제이미 윈스톤, 아뉴린 바나드, 루퍼트 에반스, 케이트 매고원

 

 

 



 

 

 

  한국에서 수입한 외국 영화에 붙이는 제목이 마음에 안 들 때가 종종 있다. 그냥 영어로 된 제목을 발음 그대로 적어둔다거나, 관련 없는 유명작의 아류로 만들어 버리거나 등등. 하지만 이 영화는 DVD 제목을 보는 순간, ‘차라리 이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스포일러를 하다니, 후우…….

 

 

  조용한 시골 마을에 사는 '엘피'는 친구라고는 '딜런'밖에 없는, 자칭 마을의 탐정이다. 그녀는 숲에서 총에 맞아 죽은 엄마의 범인을 찾겠노라 딜런과 함께 여기저기 참견을 하고 다닌다. 그녀의 아빠나 새엄마, 그리고 이웃 사람들은 그녀가 나이가 들어도 탐정 놀이나 하고 있다고 못마땅해 한다. 특히 딜런의 아버지는 자기 아들에게 엘피와 어울리지 말라고 할 정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엘피의 옆집에 ‘게먼’ 가족이 이사 온다. 그들은 언제나 웃는 낯으로 사람들을 대하며 인심을 얻는다. 그런데 게먼의 소개로 여행을 떠난 일가족이 연락이 두절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엘피는 게먼을 의심하고 그의 뒷조사를 시작하는데…….

 

 

  극 중에서 엘피와 딜런은 무척이나 순수한 아이들로 나온다. 비록 하루 종일 둘이 붙어 다니고, 기회만 되면 대마초를 피우고, 온갖 공상과 망상을 나누며, 앞날에 대한 목표도 없이 시간만 때우는 할 일 없는 백수같이 보이지만, 적어도 남을 이용할 줄 모르고 자신의 재미를 위해 타인을 괴롭히지 않았다. 다만 모든 것을 의심할 뿐이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않고, 모든 것을 관찰하여 사건을 눈치 챌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들이 상대하는 악당은 타인을 이용해먹는 기술이 엄청나서, 엘피와 딜런은 곤경에 빠지고 만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사람과 모두가 믿어주는 사람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다.

 

 

  영화는 겉으로 보이는 것만 믿으면 얼마나 위험한 지 말하고 있었다. 외면이 루저같다고 해서 그들의 정신까지 루저인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단정한 머리를 하고 정장을 입는 가운데 혼자서 청바지를 입고 머리를 염색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정신이 나간 것은 아니다. 그냥 청바지와 염색한 머리를 좋아하는 취향인 것이다. 굳이 단정한 머리와 정장을 입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니까 안 입은 것이다. 단지 자기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옷을 입고 다른 머리를 한다고 무슨 큰 암적인 존재인 것처럼 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딜런의 순애보는 너무도 지극했다. 엘피를 위해서 마을을 떠나 대학에 진학할 기회도 미룬 건 좀 오버 같기는 했다. 하지만 잠든 그녀를 위해 안경을 벗겨주고 잠자리를 봐준 다음 나가는 장면에서는 감동받았다. 이야~ 저런 게 진짜 상대를 위하는 것이지!

 

 

  잔잔하게 흘러가던 영화는 어느 순간부터 피와 살점이 튀기기 시작했다. 엘피와 딜런이 그들의 정체를 파악하는 순간부터, 그들은 거리낌 없이 행동하기 시작했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배경음악은 너무도 잔잔해서, 의외로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더 비극을 강조하는 그런 느낌?

 

 

  곰곰이 되짚어보면 생각할 거리도 있고 삐딱하게 세상을 보는 엘피 캐릭터도 꽤 괜찮았다. 하지만 처음 볼 때는 초반에 너무 느슨하게 흘러가고, 그들의 정체가 너무 싱겁다는 인상을 줘서 별로였다.

 

 

  인간적으로 누가 공격해오면 빨리 밖으로 도망치거나 경찰에 신고하자, 제발. 다른 사람이 공격받고 있는 동안 벌벌 떨면서 구경하고 있지 말고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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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레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6년 3월
평점 :
일시품절


  원제 - Regression, 2015

  감독 -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출연 - 엠마 왓슨, 에단 호크, 아론 애쉬모어, 데이빗 튤리스

 

 



 

 

 

  예전에 동생과 집에서 ‘떼시스 Tesis, 1996’이라는 영화를 보았을 때의 놀라움을 기억한다. 별거 아닌 것 같았던 사건이 확장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문제가 되는 그 흐름이 놀라웠다. 그리고 또 혼자서 ‘디 아더스 The Others, 2001’을 볼 때의 충격도 잊지 못한다. 귀신이 나오는 장면은 물론, 마지막 반전은 이야~ 이 작품을 만든 감독이 바로 그 두 영화를 만든 사람이라 믿고 보았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작품에서는 그 두 영화만큼의 놀라움이나 충격은 느껴지지 않았다.

 

 

  평범한 어느 시골 마을이 혼란에 빠진다. 집을 떠나 교회에 머무르는 ‘안젤라’라는 소녀가 아빠를 고발한 사건 때문이다. 그녀는 작년부터 아빠가 자신을 강간했다고 경찰에 신고한다. 아빠는 딸의 신고 소식을 듣더니, 순순히 자신의 죄를 인정한다. 그래서 사건은 그렇게 끝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시작일 뿐이었다. 이상하게 아빠는 자신의 죄는 인정하지만 딸에게 언제 어떻게 그런 짓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자기 딸이 그렇게 말했다면 그런 일이 있었을 거라는 식으로 대답한다. 그런 사실에 의문을 가진 형사가 ‘최면퇴행요법’을 쓰면서 엄청난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아빠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최면을 걸었더니 공범이 있었다는 게 밝혀진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었다. 피해자인 안젤라는 계속해서 아빠와 함께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을 지목해갔고, 점차 그들이 그녀에게 한 짓은 단순한 강간이 아니었다는 게 밝혀진다. 사건은 사탄을 숭배하는 대규모 집단의 존재 유무로까지 연결이 되었다. 거의 마을 사람 대부분이 그 집단의 일원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사건은 커져만 갔다. 물론 사람들은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한다. 죄를 인정한 것은, 자신의 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아빠뿐이다. 도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영화를 보면서 ‘세일럼의 마녀 사건’이 떠올랐다. 17세기에 있었던 한 무리의 소녀들이 일으켰던 대규모 마녀 사냥 사건이다. 지금이야 마녀는 없었다고 하지만, 그 당시에는 거의 광적으로 사람들이 마녀 색출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마녀를 찾는다는 본래의 목적보다는 다른 것에 더 관심이 있었지만 말이다. 여기서 나온 안젤라의 사건 역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광기에 휩싸인 것처럼 보였다. 사탄 숭배 의식이라는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소재와 피해자인 소녀의 아름다운 외모는 뉴스거리가 되고도 충분했다. 그러니 당연히 숟가락을 얹으려는 세력들이 있기 마련이다.

 

 

  가끔 채널을 돌리다 케이블 텔레비전을 보면,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특종이라는 이름으로 자극적인 용어를 써가면서 뉴스를 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의 불안함을 부추기고 자신들이 미리 정해놓은 방향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여기서도 그랬다. 최면을 하면서 어떤 답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 상태에서 사건을 수사하니 당연히 혼란스럽고 사건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음, 어쩌면 이건 감독이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보는 사람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일부러 넣은 걸지도. 악마 따위는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면, 그건 종교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영화는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태도를 취했다. 어쩌면 악마를 따르는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위에서 말했지만, 종교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그게 아니라 암시와 세뇌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도 말한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수많은 정보들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어떤 상황에서는 그 정보들이 의도적으로 오인될 수 있다고 보여준다. 예를 들어 수학문제가 어려워서 끙끙대다가 잠이 들면, 수학에 시달리는 꿈을 꾸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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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아들
세르게이 보드로프 감독, 줄리안 무어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원제 - Seventh Son, 2014

  감독 - 세르게이 보드로프

  출연 - 제프 브리지스, 벤 반스, 줄리안 무어, 킷 해링턴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궁금한 게 있다. 이 영화의 제목이 ‘7번째 아들’이라고 적혀있는데, 뭐라고 읽어야 할까? 칠 번째 아들? 일곱 번째 아들? 이 영화를 예스 24나 알라딘에서 ‘일곱 번째 아들’이라고 하면. 소설밖에 나오지 않는다. 반드시 ‘7번째 아들’이라고 해야 나온다. 흐음, 그러면 4번 타자를 네 번째 타자라고 읽어야 하는 건가?

 

 

  오랜 시간 동안 마녀를 비롯한 어둠의 존재들과 맞서 싸우던 기사단이 있었다. 그곳은 특이하게도 일곱 번째 아들의 일곱 번째 아들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들은 남다른 특별한 능력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톰’ 역시 일곱 번째 아들로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갖고 있다. 유일하게 남은 기사단원인 ‘그레고리’는 마녀들의 여왕인 ‘멀킨’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며, 톰을 찾아와 자신의 제자가 되라고 명한다. 그와 함께 마녀가 사는 산으로 향하던 톰은 또래로 보이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내용은 평범했다. 붉은 달이 뜨는 밤 악당은 풀파워로 돌아와 세상을 정복하려고 한다.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건 늙은 기사와 그의 신입 제자 뿐. 훈련이랍시고 심부름만 하던 제자는 우연히 한 여인을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그 여자는 악당의 편이지만 착하다. 마녀는 무조건 죽이라는 스승과 사랑하는 여인 사이에서 제자는 방황한다. 하지만 언제나 해결책은 있는 법. 제자는 세계도 구하고 사랑도 지켜낸다.

 

 

  일곱 번째 아들의 일곱 번째 아들이라니……. 영화의 배경이 된 시대는 무척이나 아이를 많이 낳는 문화가 있는 모양이다. 아들을 일곱이나 얻기 위해 딸을 얼마나 많이 낳았을까? 설마 마법이 있는 곳이니 골라서 낳을 수 있는 걸까? 톰의 엄마가 아들을 일곱이나 낳은 것치고는 무척이나 젊어 보이니, 골라 낳을 수 있다는 것에 한 표를 던지겠다.

 

 

  영화의 내용은 그냥 그랬다. 다짜고짜 남의 집에 와서 ‘네 아들이 일곱 번째이니 내 제자로 데려가겠다!’라는 그레고리도 황당했지만, 또 그가 그런다고 알았다며 따라가는 톰도 웃겼다. 꿈에서 여러 번 보았다고 냉큼 따라가다니……. 한 번 지갑을 털려보고 새우 잡이 배에서 고생을 해봐야 세상 무서운 걸 알려나?

 

 

  로미오와 줄리엣 설정에 주인공의 출생의 비밀 그리고 엄청난 주인공 버프까지, 이야기는 무척이나 익숙한 설정들로 차있었다. 그러면 다른 작품들과 다른 독특한 뭔가가 있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난 찾을 수가 없었다. 익숙하고 또 익숙한 흐름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좋았던 것은, CG로 만들어낸 괴물들이었다. 아, 요즘은 과학기술의 발달덕분에 다양하고 특이한 환상적인 생명체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마녀들의 변신 장면은 환상적이기까지 했다. 어쩌면 그리도 자연스러운지, ‘우왕!’ 소리가 절로 났다.

 

 

  그거 빼고는 그냥 그런, 아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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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이 파이널: 원귀
여준한 감독, 제니퍼 포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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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In the Dark, 2013

  감독 - 여준한

  출연 - 왕백걸, 제니퍼 포, 이가결, 곽명상

 

 

 




 

 

  여자 친구 ‘메이젠’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것도 청혼한 다음 날. 슬픔에 잠긴 나날을 보내던 ‘젠청’은 메이젠의 친구인 ‘리원’과 분신사바를 해보기로 한다. 하지만 나오라는 메이젠은 나오지 않고, 낯선 남자의 유령을 비롯해서 여러 유령들이 그의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리원 역시 예전에 일하던 피아노 학원에서 자살한 아이의 유령을 보고 공포에 질리는데…….

 

 

  제목에 ‘디 아이’라고 적혀있었지만, 1,2편과 달리 원제에 ‘見鬼: The Eye’가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감독 이름에 시리즈를 만들었던 ‘팽 브라더스’의 이름이 없어서 ‘설마?’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음, 예상이 맞았다. 이 영화는 ‘디 아이’시리즈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작품이었다.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진짜로 이 영화를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만들었으면 화가 났을 것이다. 그리고 실망도 하고 욕도 하고 형제의 작품을 다시는 보지 않겠노라 분노에 찬 결심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 진짜 다행이다. 팽 브라더스의 재능이 어이없게 사그라진 게 아니라, 배급사에서 이름을 저딴 식으로 붙였기 때문이니까.

 

 

  이 영화에 대한 얘기는 위에 다 한 거 같다. 전작들보다 좋은데 화낼 리가 없다. 전작의 명성을 깎아먹을 게 뻔한데, 파이널이라고 하니 화가 날 수밖에. 그런데 그게 아닌 거 같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영화는 그냥 평범했다. 이야기가 별다른 힌트 없이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등장인물의 얼굴을 구별하기 어려웠다. 분명히 이 사람이랑 저 사람이 동일 인물 같은데, 왜 저기서는 안경을 끼고 여기는 안 끼고 나왔지? 여기 생머리 여자와 저기 머리 묶은 여자가 같은 사람이 맞나? 그러면 이 사건이 먼저라는 거지? 두 번은 보고 나서야 파악할 수 있었다. 두 번씩이나 볼만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과거는 두 사람이 연애하는 과정을 보여줬고, 현재는 혼자 남은 젠칭이 메이줸을 그리워하며 유령에게 시달리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유령의 등장씬은 그렇게 충격적이지 않았다. 별로 무섭지도 않고 인상적이지도 않고 밋밋했다.

 

 

  차라리 분홍 비닐봉지가 날리는 장면이 더 오싹했다. 피아노 학원에서 자살한 학생의 유령인데,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것보다 그냥 바람이 안부는 곳에서 봉지가 날아다니는 게 더 인상적이었다.

 

 

  영화의 결말부분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만, 그러면 엄청나 스포일러가 되기에 넘어간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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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Huntsman Winter's War, 2016

  감독 - 세드릭 니콜라스-트로얀

  출연 - 크리스 헴스워스, 샤를리즈 테론, 에밀리 블런트, 제시카 차스테인

 

 

 

 

 

 

  두 공주가 있었다. 아름답고 야심 많은 언니와 순둥이 여동생. 언니는 이웃 나라 왕과 결혼해 그를 죽이고 왕국을 차지한다. ‘스노우화이트’의 새엄마인 ‘이블 퀸 라베나’가 바로 그녀였다. 한편 현명하고 순정파인 여동생은 믿었던 사랑에 배신당하고 ‘아이스 퀸 프레야’가 된다. 그녀는 왕국에 있는 아이들을 강제로 데리고 와 ‘헌츠맨’으로 훈련을 시킨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몇 가지 규칙을 따르라 말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사랑하지 말 것’이었다. 하지만 ‘에릭’과 ‘사라’는 그것을 어기고 사랑에 빠진다. 결국 발각되어 헤어지게 된 두 사람.

 

 

  시간이 흘러 이블 퀸을 물리치고 평화롭게 살던 에릭에게 왕이 찾아온다. 이블 퀸이 남긴 ‘거울’ 때문에 스노우화이트 여왕이 이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거울을 안전한 곳으로 운반하라고 에릭에게 부탁한다. 한편 언니가 남긴 거울을 차지하기 위해 아이스 퀸도 군대를 보내는데…….

 

 

  영화는 전편인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Snow White and the Huntsman, 2012’의 앞선 이야기와 뒷이야기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전편에서 가졌던 의문점, 그러니까 헌츠맨이 왜 그렇게 엄청난 실력을 가질 수 있었는지 설명해준다. 아이스 퀸이 어릴 때부터 훈련시킨 특수 부대 엘리트였다고 말이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멋진 화면의 연속이었다. 아이스 퀸의 능력으로 얼어붙은 왕국이라든지 이블 퀸의 귀환 장면은 무척 아름답고 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있었다. 이야기는 뭐 그럭저럭 괜찮았다. 결국 모든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원동력은 사랑과 용기라는 말은, 거의 모든 동화의 교훈이기도 하고.

 

 

  하지만 인물적인 부분에서는 그냥 그랬다.

 

 

  에릭은 전편과 달리 사랑꾼으로 변신했다. 죽은 줄 알았던 연인을 만나자, 오글거리는 대사를 내뱉으며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녀를 자빠뜨리는데 열중했다. 동료들이 옆에서 자고 있는데 잡초위에서 그러고 싶었을 까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런데 같이 자고 일어난 다음 날 그녀에게 하는 말은 좀 생뚱맞다. 뭔가 알고 그런 것 같은데, 그런 전조는 보이지 않았다. 다 알면서 하룻밤 어떻게 해보고 싶어서 그 난리를 친 건가? 그러면 나쁜 놈인데?

 

 

  아이스 퀸. 능력은 뛰어난데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캐릭터였다. 믿었던 사랑에 배신당하고 아이를 잃은 충격에 그랬다고 생각하는데, 눈에 전혀 독기가 없었다. 그냥 나사하나 빠진 느낌? 그래서 이블 퀸에게 밀리는 분위기였다.

 

 

  마지막으로 사라. 그 오랜 시간동안 에릭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해왔는데, 어떻게 마음을 바꿨는지 모르겠다. 몇 년 동안 쌓였던 증오가 겨우 며칠 동안 그가 했던 애원과 하룻밤의 섹스로 풀릴 수 있는 걸까?

 

 

  이블 퀸은 야망과 집착으로 똘똘 뭉쳐서, 그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할 짓까지 해버린 캐릭터였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너무 과신하고 남을 무시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고 거의 모든 동화에서 말하고 있다. 그나마 그녀만이 배역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어떻게 이 배우들을 데리고 이렇게 밋밋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인물들의 개성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고, 주연 배우끼리의 케미는 존재하지 않았다. 서로 따로 노는 것 같았다.

 

 

  그러니 당연히 이야기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후반부의 전투장면도 흥미를 유발하지 못했다. 차라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모든 사람의 대사에서 한 번씩 등장한 스노우화이트의 존재감만이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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