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London Has Fallen, 2016

  감독 - 바박 나자피

  출연 - 제라드 버틀러, 아론 에크하트, 모건 프리먼, 샬롯 라일리

 

 

 

 




 

  3년 전, 북한 출신의 테러리스트들에게 백악관이 공격당해 한 명의 요원이 고군분투하며 대통령을 구했던 영화가 있었다. 그 후속편이 나왔으니 바로 이 작품이다. 제목에서부터 어떤 내용일지 확실히 알려주고 있으니, 이번에는 영국 런던이 공격당할 차례인가보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대통령'과 그의 절친이자 1편의 영웅이고 대통령 경호원인 '마이크'가 그대로 출연한다. 아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나보다. 갑작스레 사망한 영국 수상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세계 각국 정상과 주요 인사들이 런던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들을 노린 테러가 일어난다. 독일 총리를 비롯해 캐나다 총리, 일본 총리, 이탈리아 총리, 그리고 프랑스 대통령이 개별적이고 계획적이며 효과적인 공격을 당해 어이없게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다. 미국 대통령은 마이크의 활약으로 겨우 탈출하는가 싶었지만, 결국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당하고 만다. 이제 마이크는 놈들을 쫓아 대통령을 구해야 한다.

 

 

  다른 사람은 다 필요 없고, 오직 마이크 한 사람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다른 나라 경호원들은 아무 생각 없는데, 오직 한 사람 마이크만이 찜찜하다고 계속 중얼거린다. 심지어 미국에 있을 때부터 그는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고 말한다. 이건 무슨 동물적인 본능도 아니고 거의 초능력자 수준이다. 그렇기에 다른 나라 정상들은 테러에 희생되지만, 미국 대통령만 살아남는다. 그가 있었기에 미국 대통령은 다른 사람들은 다 죽는 총알과 폭탄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멀쩡하고, 오토바이 공격에도 무사하고 심지어 헬기가 미사일에 맞아 추락해도 죽지 않는다. 안전벨트도 안 맸는데! 결국 그가 있고 없음의 차이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이다. 이 정도면 단순히 경호원이 아니라 수호천사 레벨이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미국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잡혀서 얻어맞고, 경호원은 그를 구하려고 발바닥에 땀나게 돌아다닌다. 그리고 부통령 모건 프리먼은 상황실에서 근엄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과연 이번에는 그가 대통령직을 승계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번 이야기와 극의 구성적인 면에서는 별로 다르지 않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내용적인 부분에서 저번에는 백악관을 알뜰하게 부수고 다녔고 이번에는 런던 시내를 활보하면서 다니는 게 다르다. 그리고 사건의 주모자가 이번에는 국제적인 무기상이라는 게 다르고.

 

 

  영화에서 영국 정보부가 등장하긴 하는데, 별다른 활약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마이크의 뒤를 받쳐주는 그런 역할 정도? 킹스맨이나 007은 어따 두고, 미국 대통령 경호원 한 명에 휘둘리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미국 부통령이 영국 내각에 런던을 포기하고 군대를 투입해 무기상의 은신처를 급습하고 대통령을 찾아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리고 영국 내각은 그 말에 따라 런던에 공습경보를 울리고 군대를 투입한다.

 

 

  결국 최후의 승자는 미국이 되어버렸다. 영국은 수상도 없고 각국 정상의 죽음을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하니, 국제적인 영향력이 팍 줄어들 것이다. 게다가 총리가 죽은 몇몇 나라들 역시 한동안 혼란에 휩싸일 게 분명하다. 그러니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더 나아가 복수까지 깔끔하게 한 미국만이 안정적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러시아 총리도 살아남았으니, 흐음. 설마 이 영화를 만든 제작진은 미소 냉전시대를 그리워하는 건가?

 

 

  혼자서 어벤져스 몫까지 다하는 남자가 나오는 영화였다. 그래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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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5-19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테러에 관한 영화가 많네요.

바다별 2016-05-30 21:2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만큼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거겠죠
 





  원제 - Tales of Halloween, 2015

  감독 - 대런 린 보우즈만, 악셀 캐롤린, 아담 기에라스크, 앤드류 카쉬, 닐 마샬, 럭키 맥키, 마이크 멘데즈, 데이브 파커, 존 스킵, 폴 솔렛

  출연 - 부부 스튜어트, 그레이스 핍스, 케어 길크리스트, 그레그 그룬버그

 

 





 

  할로윈데이를 배경으로 10명의 감독이 각자 하나씩, 총 열 개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어떤 이야기는 무섭지만 웃기고, 또 어떤 이야기는 무서웠고, 또 다른 이야기는 황당해서 웃기기만 했다. 게다가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라, 각 이야기들의 인물들이 스치고 지나가기도 한다. 나중에 그걸 발견했는데, 다시 보면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Sweet Tooth'라는 이야기는 어린 동생을 놀려주려고 한 살인마 이야기가 현실이 되어버린 내용이다. 할로윈 사탕에 얽힌 괴담으로 꽤 괜찮은 이야기였다. 이야기 자체는 평범했는데, 표현방식이 무척이나 고어 했다. 할로윈에 사탕과 초컬릿은 잘 어울리지만, 갈라진 배와 튀어나온 내장은 좋지 않아!

 

 

  ‘That Night Billy Raised Hell'는 누나와 누나 남친의 꼬임에 한 집에 달걀을 던지다 잡힌 소년이 주인공이다. 문제는 그 집 주인이 인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단순히 사탕 얻으러 다니던 할로윈 밤이 악몽으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을 쉽게 믿으면 뒤통수 맞기 십상이다.

 

 

  'Trick'은 할로윈 저녁때 한 집에 모인 친구들에게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요즘 애들은 단순히 사탕만 얻으려는 게 아니라……. 마지막 반전이 압권이었다. 십분 정도 되는 단편이지만 흐름이 참 좋았다.

 

 

  'The Weak And The Wicked'는 동네 양아치를 응징하는 정체불명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 나쁜 놈은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애들이 그렇게 못돼 먹었는지, 보면서 한숨이 나왔다. 그래서 전혀 불쌍하지 않았다.

 

 

  'Grim Grinning Ghost'는 할로윈 밤에 엄마 집에서 귀신 얘기하고 놀다가 돌아가는 한 여성이 주인공이다. 이상하게 거리에는 사탕 달라고 돌아다니는 아이 하나 보이지 않고, 밤안개는 음산한 분위기를 더한다. 그 와중에 자동차가 고장 나 밤거리를 걸어가는데 뭔가 이상한 시선이 느껴진다. 거기에 좀 전에 들었던 뒤를 돌아보면 죽인다는 귀신 얘기가 떠오르고……. 아무도 없는 밤길을 혼자 걸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공포였다. 그리고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Ding Dong'은 아이가 없는 한 부부의 이야기다. 아이가 없어서 우울증에 빠지다 못해 기이한 존재로 변신하게 되는 부인의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왜 입양을 하지 않았을까?

 

 

  'This Means War'는 경쟁적으로 할로윈 장식을 꾸미다가 결국 몸싸움까지 하게 된 두 남자의 이야기다. 그 놈의 할로윈 장식이 뭔지……. 인간의 불행은 남과 비교하면서 생긴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쓸데없는 허세와 경쟁은 좋지 않다.

 

 

  ‘Friday The 31st'는 제목에서부터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짐작이 간다. 13일의 금요일을 패러디한, 31일의 금요일이다. 할로윈이 금요일에 있으면, 엄청나고 무시무시하며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패러디물인가 했는데 뒤로 가면서는 와-! 딱 내 스탈의 영화였다.

 

 

  'The Ransom Of Rusty Rex'는 할로윈에 사탕 얻으러 다니는 부잣집 아이를 납치한 두 유괴범의 이야기다. 문제는 그 아이가 평범한 꼬맹이가 아니라는 점이다. 나중에 제발 살려달라고, 아이를 데려가 달라고 비는 유괴범이 불쌍할 정도였다. 하지만 유괴는 중죄니까.

 

 

  'Bad Seed'는 마지막 이야기로 호박이 주인공이다. 할로윈 장식에 빠질 수 없는 잭 오 랜턴. 그런데 만약에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호박으로 잭 오 랜턴을 만든다면? 식인 호박의 질주가 마을을 난장판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적절한 고어씬과 적당한 개그, 적절한 노출씬(...) 그리고 적당히 조여 주는 분위기까지, 아쉬운 영화도 있고 만족스러운 영화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무척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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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이 2 [dts] - 할인판
옥시드 팽 외 감독, 서기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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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제 - 見鬼 The Eye 2, 2004

  감독 - 옥사이드 팽, 대니 팽

  출연 - 서기, 제다폰 폴디, 원려기, 곽진봉

 

 





 

 

  이번 작품은 불륜남의 아기를 가진 '조이'가 주인공이다. 부인과 헤어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하지도 않는 남자에 대한 반항심으로 자살 시도를 한 조이. 하지만 그 순간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나타난다. 병원에서 눈을 뜬 이후, 조이의 눈에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특히 그 중에서 한 여인이 무표정한 얼굴로 계속 자신을 따라다니기에 조이는 두려움을 느낀다. 게다가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진통을 겪는 산모의 뱃속으로 들어가려는 귀신을 본 이후, 조이는 그 존재가 자신의 아이를 노리고 있다고 확신한다. 자신을 따라다니는 여인의 정체를 알고자 조사하던 조이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그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첫 번째 이야기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이번 이야기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몇몇 장면들은 기억에 콕 박힐 정도로 놀라웠다. 예를 들면 여성 화장실 위에서 지켜보고 있는 할아버지 귀신……. 하아, 이 장면 때문에 한동안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고민을 했었다. 저번에는 엘리베이터 탈 때 오싹하게 하더니 이번에는 화장실이다. 거기에 택시에서 만난 얼굴 앞뒤 구별 없이 땋은 머리만 있는 귀신까지…….

 

 

  영화는 전반적으로 임신과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잔뜩 불어넣었다. 아기의 몸을 노리는 귀신들이 임산부를 따라다닌다는 설정은 상상만 해도 오싹했다. 그러면 원래 선한 성품을 갖고 있던 아이였지만, 악한 귀신이 들어가서 나쁜 아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또한 부모를 하나도 닮지 않은 아이가 태어날 수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현상이 꼭 빙의가 아니라, 환생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래서 "쟤는 하는 짓이 꼭 얼굴도 못 본 할머니랑 똑같아." 라든지 "쟤는 어떻게 식성이 돌아가신 할아버지랑 비슷하냐?"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씨는 못 속인다는 말이 가능한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까 결론은 우유부단한 그 불륜남이 문제였다. 부인과의 관계도 조이와의 관계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어정쩡 어물쩍 대충대충 넘기려고만 하니, 그런 일이 생긴 것이다. 얼굴만 반반하면 뭐한담. 머리에 든 게 똥밖에 없는데.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조이가 길에서 강간범에게 공격을 당해 의식을 잃었는데, 그 때 한 귀신이 그녀의 몸에 빙의해서 처절한 응징을 해버린다. 결국 강간범은 휠체어를 타고 얼굴에 붕대를 감는 신세가 되었는데, 조사를 맡은 경찰이 그녀를 칭찬한다. 강간범은 인간쓰레기라고. 최근에 자기 집에 든 강도에게 반격했다가 과잉방어라고 처벌을 받은 판결을 보고 속이 답답했는데, 아주 속이 시원했다.

 

 

  이 영화를 환생의 개념으로 보면, 조카들에게 잘해줘야겠다. 울 아빠가 다시 태어난 걸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여기서는 고생만 하다가 돌아가셨으니까, 이왕이면 두바이 석유 재벌 집에서 다시 태어나 살고 계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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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이 S.E. (1disc) - 할인행사
대니 팽 외 감독, 안젤리카 리 외 출연 / 엔터원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원제 - 見鬼 The Eye, 2002

  감독 - 옥사이드 팽, 대니 팽

  출연 - 이심결, 주준위, 츄차 루지하논, 윳 라이 소

 

 

 

 

 

 

  뭐였는지 잊었지만, 하여간 뭔가 찾다가 이 영화의 감상문이 없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니! 내가! 왜! 무슨 정신으로! 이 명작의 리뷰를 안 적었지? ‘팽 브라더스’의 이름을 나에게 알려주고 ‘태국 공포 영화도 짱이구나!’라는 걸 깨닫게 한 작품인데! 비록 팽 브라더스가 이후에 내놓은 작품들이 이 영화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걸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칭찬받아 마땅한데! 처음으로 내가 영화 포스터보고 깜짝 놀라게 만든 영화인데! ‘주온’의 ‘토시오’와 더불어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 고민하게 만드는 ‘엘리베이터 할아버지 귀신’이 등장하시는 영화인데! 그러면 안 되지! 이 영화를 빼먹다니 정신줄을 놓았냐!

 

 

  하아, 진정하고 차근차근 영화에 대해 얘기해보자.

 

 

  ‘문’은 어릴 때 시력을 잃었지만,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성인이 되면서 각막 이식 수술을 받게 되는데, 뭔가 이상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자신의 방 모습이 환상처럼 바뀐다거나 자신에게만 보이는 사람들. 처음에 그녀는 수술의 부작용이거나 후유증이라 여겼지만, 곧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바로 죽은 사람과 저승사자가 보이는 것이다. 수술 후 재활을 돕는 ‘로’ 박사에게 그 얘기를 하지만, 그 역시 처음에는 믿지 않는다. 수술 이후 불안해진 심리상태 때문이라고 여겼지만, 그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서 마음을 바꾼다. 문은 박사와 함께 자신에게 각막을 이식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기로 결심하는데…….

 

 

  영화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앞부분은 수술 이후 문이 여러 가지 이상한 현상을 겪는 내용으로 되어있고, 뒷부분은 문과 로 박사가 각막의 주인을 찾으면서 겪은 일들로 이루어져있다.

 

 

  개인적으로 앞부분의 구성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이 영화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거의 모든 장면들, 위에서 언급한 엘리베이터 할아버지 귀신이라든지 매달아놓은 생고기를 핥는 여자 귀신, 서예교실에서 자기 자리 내놓으라며 공격하던 귀신 등등이 다 앞부분에 들어있었다. 딱 보자마자 귀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추측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흐름은 으아……. 아슬아슬한 선까지 닿을락말락하게 사람의 온 신경을 자극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기술은 진짜……. 다시 봐도 여전히 두근두근하고 오싹하게 만들었다.

 

 

  앞부분에서 너무 몰아쳐서 그런지, 뒷부분은 조금 밋밋하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후반부가 지루하다거나 공포감이 줄어들었다는 말은 아니다. 각막의 주인공인 ‘린’과 관련된 사건들은 다른 의미로 무서웠다. 게다가 마지막에 일어난 사고 직전에 문의 눈에 보인 현상들은 뭐라고 해야 할까, 음……. 무섭다는 느낌은 시간이 흐르거나 그 대상이 보이지 않으면 사라져버릴 감정이다. 그래서 지금만 참으면 괜찮아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의 마지막 사건을 보면서 느낀 것은 그래봤자 소용없다는 감정이었다. 이건 시간이 지나간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질 가능성도 없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전혀 소용이 없었다. 그건 앞부분과는 또 다른 공포였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제일 무서웠던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포스터였다. 낮에 봐도 무서운 영화 포스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흔히 초록색이 눈에 좋다고 하지만, 이 영화 포스터에 나오는 초록색은 눈은 물론이고 심장에도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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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카터 - 할인행사
토마스 카터 감독, 아샨티 (Ashanti)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Coach Carter, 2005

  감독 - 토머스 카터

  출연 - 사무엘 L. 잭슨, 아샨티, 레이 베이커, 롭 브라운

 

 

 

 


 

  70년대 고교 농구의 스타였지만 이제는 스포츠 용품 판매 사업을 하고 있는 ‘켄 카터’. 또한 자신의 뒤를 이어 농구선수를 꿈꾸는 아들 뒷바라지도 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그의 모교인 리치몬드 고등학교에서 농구팀의 코치를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온다. 예전에는 농구 명문이었지만, 이제는 최하위를 도맡아하는 팀이 되어버린 리치몬드 농구팀. 고민 끝에 코치를 맡기로 한 카터는 팀원들의 마음가짐부터 바꾸기로 결심한다. 그는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의 기본 성적을 받고, 수업 시간에 빠지지 말라는 계약서를 내놓는다. 처음에는 반발도 심했지만, 그의 고된 훈련 덕에 기본이 탄탄해지면서 학생들의 실력은 놀랄 정도로 향상된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걸림돌이 생겼으니, 바로 조건 중의 하나인 ‘성적’이었다. 농구를 그만두어도 학생들이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길 바라는 카터와 지금 당장 아이들의 승률이 중요한 마을 주민들의 대립이 시작되는데…….

 

 

  힘든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잘 이끌어가는 교사의 이야기를 그린 다른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고독한 스승 Lean On Me, 1989’라든지 ‘위험한 아이들 Dangerous Minds, 1995’ 등이다. 이 영화들은 공통적으로 안 좋은 환경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던 아이들에게 한 사람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선생을 멀리하던 아이들이지만, 그 사람의 노력에 감동받고 점차 마음을 열어간다. 그리고 감동의 학년말 내지는 졸업식으로 마무리된다.

 

 

  이 작품 또한 그렇다. 아이들은 공부보다는 총과 마약에 더 익숙하다. 그런 곳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은 운동선수가 되는 것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물론이고 부모들도 자식이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길 원한다. 잘하면 대학 팀의 눈에 띌 수 있으니 말이다. 자기 자식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기에, 기회만 주어진다면 대학에 스카우트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특히 팀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의 부모라면 말이다. 그래서 코치의 성적 요구에 반발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코치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실제로 선수 생활을 해봤고, 같이 운동을 했던 친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봐왔다. 대학에 진학할 성적이 되지 못한 친구들은 마약과 갱단에 휘말려 살해당하거나 감옥에 가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학생들이 그런 삶을 살아가길 바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눈앞의 승률보다는 아이들의 마음가짐을 바꾸기 원했다. 아, 코치의 생각도 이해가 간다.

 

 

  양쪽 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다만 부모는 자기 자식만 생각하고, 코치는 팀원 전체를 생각하는 게 달랐다. 둘 다 이해는 하지만, 역시 난 코치의 의견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운 좋게 대학이나 실업팀에서 농구를 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것이 제대로 갖추어 있지 않으면, 나중에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운 나쁘게 고등학교 때만 농구를 하게 된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문제다.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 갱단에 들어가거나 마약 딜러를 하는 것 외엔 할 일이 없다.

 

 

  우리나라에도 운동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그 모두가 다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 아니고, 프로선수가 된다고 해도 반드시 성공하라는 법은 없다. 또한 성공한 프로선수라고 해도, 은퇴하고 나서도 문제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경우가 많았다. 은퇴 후 사업을 하다 돈을 날렸다거나, 그 와중에 사건사고를 저지른다거나, 논문을 표절해서 망신을 당하는 등등……. 그게 다 운동만 강조한 교육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는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얘기하고 있다. 단순히 눈앞의 성과에 연연해하지 말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할 지 가능성을 봐야한다. 아이들은 어른의 인형이 아니다, 각자 생각하고 꿈꾸는 것이 있는 개별적인 인격체이다. 그런 아이들을 하나의 기준으로 하나의 목표로 내모는 것은 옳지 않다. 이건 운동선수를 꿈꾸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해당하는 얘기일 것이다.

 

 

  참,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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