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져 : 죽은 자들의 경고 - 아웃케이스 있음
팽 브라더스 감독, 딜란 맥더모트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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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Messengers , 2007

  감독 - 옥사이드 팽, 대니 팽

  출연 - 크리스틴 스튜어트, 딜란 맥더모트, 페넬로페 앤 밀러, 존 코벳

 

 

 

 

 

  ‘팽 브라더스’라고 하면 영화 ‘디 아이 見鬼 The Eye, 2002’를 만든 형제 감독으로 유명하다. 처음 이 영화 포스터가 길에 붙었을 때, 사람들이 경기를 일으킨 일화 역시 유명하다. 진짜였는지 아니면 영화 광고를 위한 괴담이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 영화 포스터는 낮에 봐도 무섭다. 게다가 아직도 가끔 밤에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면, 영화 속에 나왔던 엘리베이터 할아버지 귀신 장면이 떠올라서 오싹할 때도 있다. 이 영화 ‘메신저’는 두 형제 감독이 미국에 진출해서 만든 작품이다.

 

  정체불명의 뭔가에 공격당하는 남매의 절규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보기에도 흉흉한 낫이라든지 낡은 쇠스랑, 오래된 물건들이 오프닝을 장식한다. 도시를 떠나 시골 마을로 새로운 삶을 꿈꾸며 이사 온 네 식구가 등장한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어색함이 맴도는 분위기에서 가족들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다. 큰 딸 제스와 아직 아기인 아들 벤은 뭔가 이상한 것이 주위에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만, 부모는 그런 둘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정체불명의 뭔가는 점차 가족들에게 다가가고, 이제 부모도 그 위협을 느끼는데…….

 

  이사 간 집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소재의 영화는 많다. 예를 들면 미국 영화 ‘아미티빌 호러 The Amityville Horror,1979’라든지 일본 작품인 ‘주온 Ju-on: The Grudge,呪怨. 2002’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그나마 최근 영화로는 ‘컨저링 The Conjuring,2013’이 있다.

 

  그래서 대개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추측이 가능했다. 처음에는 자잘하지만 이상한 사건사고가 일어나다가 어린 아이들부터 귀신을 보기 시작하고, 어른들은 그 말을 안 믿을 테고, 그 집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사람이 등장할 수도 있고……. 제일 어린 아이가 귀신과 가장 먼저 만나고 가족 중에 쭉빵한 십대가 있으면 몸매 자랑을 할 기회가 생긴다거나, 위험에 처하면 어린 동생을 구하기 위해 애쓰고……. 그리고 가족 간의 갈등이 심화되다가 귀신의 존재를 알고는 똘똘 뭉친다. 그리고 결말.

 

  영화는 저런 틀에서 그리 많이 벗어나지 않았다. 달라지는 거라면 등장하는 사람들의 구성이나 성격, 대사 같은 것들뿐이다. 그런 것들의 차이로 기존의 영화들과 다른 재미를 주느냐 마느냐는 감독의 역량에 달린 문제이다. 귀신이 등장하지 않는 부분에서도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느냐 아니면 너무 지루해서 넘기고 싶게 하느냐도 역시 감독의 역량이다. 같은 감독이라도 어떤 영화에서는 그런 완급조절을 잘하고 다른 영화는 못하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대충 예상해보면 각본이나 다른 업무와의 관련성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왜 저런 얘기를 하냐면, 영화를 보면서 감독의 최대 히트작인 ‘디 아이’가 자꾸 떠올랐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 영화는 본 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포스터라든지 엘리베이터 할아버지 귀신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게 없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지루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진짜 거의 5분에 한 번씩 뭔가가 튀어나오거나 으스스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제스 역을 맡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귀신 때문에 너무 고생을 해서, 얘 좀 제대로 숨 쉴 기회를 만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야말로 마음을 놓을만하면 사건이 터지는, 긴장하게 만드는 구성이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는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어쩌면 너무도 흔한 클리셰의 범벅이라고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 때문에 범작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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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ue, Mai & Sawa: Righting the Girl Ship , 2012

  감독 - 미노리카와 오사무

  출연 - 시바사키 코우, 마키 요코, 테라지마 시노부, 소메타니 쇼타

 

 

 

 

 

  일본 작가 ‘마스다 미리’의 만화책으로 먼저 접한 영화이다. 이 작가의 시리즈를 거의 다 갖고 있는 애인님의 말을 빌면, 다른 작품들도 섞여있다고 한다. 하긴 수짱이나 마이짱은 만화책에서 보았지만, 사와코상은 영화에서 처음 보았다. 다른 작품에서 나온다고 한다.

 

  카페 겸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수짱은 작품의 주인공으로 연애와는 인연이 없는 30대 여성이다.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일매일을 충실히 살아가려고 한다. 만화에서는 평범하고 흔한 외모였는데, 영화에서는 제일 예쁘다.

 

  그리고 마이짱은 수짱과 동갑으로 회사 동료와 불륜중이다. 만화에서 불륜이라는 설정 때문에 나한테 미움을 좀 받았다. 직장에서 온갖 일을 떠맡기는 다른 동료들 때문에 스트레스, 여자라서 거래 기업에서 받는 온갖 오지랖에 스트레스 그리고 불륜이라는 연애에 스트레스. 그야말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만화에서는 제일 예쁘다는 인상이었는데, 영화에서는 그냥 그랬다.

 

  마지막으로 사와코상. 40을 바라보는 30대 후반의 프리랜서. 병석에 누운 할머니와 혼자인 어머니와 살고 있다. 집안일과 프리랜서 일을 병행하면서 힘들어하고 있다.

 

  이 세 여성의 일상을 통해서 독신으로 살아가는 삶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불확실하고 길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 뭐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주변에 스트레스만 받는 현재의 우울함, 분노, 슬픔, 충동, 질투 그리고 그 와중에 느끼는 소소한 것에 대한 기쁨과 감사까지. 어떻게 보면 전쟁 같은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책과 달리 마이짱의 심경변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만화에 비교하면 좀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수짱이 속으로만 좋아하던 매니저와의 관계이다. 책에서는 그와 아무런 접점도 없이, 수짱 혼자 좋아하다가 끝이 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음, 좀 더 극적인 장면을 위해서였는지 몰라도 원작에는 없던 설정을 넣었다. 그 때문에 그 매니저는 천하의 죽일 놈이 되어버렸다. 다른 여자와 결혼을 앞두고 순간의 충동을 이기지 못해 다른 여자와 키스를 하다니! 그리고 결혼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약혼녀와 수짱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약혼녀가 불여시같은 성격이라 정리를 했지만, 덕분에 수짱만 남의 남자에 꼬리치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아니 뭐 이런 경우가!

 

  왜 그를 그렇게 무능력하고 우유부단하며 충동적인 성격으로 만들었는지 의아했다. 흐음, 결혼을 앞두고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위해? 하지만 그는 주인공이 아닌데……. 아니면 수짱의 어른스러운 면을 돋보이기 위해? 그걸 위해 그를 천하의 죽일 놈으로 만들었다면 좀 실망스럽다. 그런 설정이 없어도 그녀는 충분히 독립적인 여성인데 말이다. 만화에서는 연애 경험이 별로 없는 여성이 친절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고 혼자 삽질하는 것처럼 보여서 마음에 들었었는데, 영화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게 만들어뒀다. 나는 잘 모르지만, 그런 일이 흔한 걸까?

 

  나에게는 영화보다는 만화가 더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상상했던 것들이 배우의 연기로 제한되어서인지 몰라도, 어딘지 모르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애인님이 갖고 있는 시리즈를 빌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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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명탐정들
정명섭.최혁곤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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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정명섭, 최혁곤

 

 

 

 

  실록과 역사서에서 추린, 조선시대에 발생한 사건을 조사하고 범인을 잡아낸 16인의 명탐정을 소개한 책이다. 사건의 개요는 소설 형식으로 꾸몄고, 조사 과정은 기록에 적힌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거기에 시대적 배경이나 저자의 의견이 덧붙여졌다. 마지막으로 소개한 탐정과 비슷한 외국 추리 소설의 탐정을 소개하면서 마무리되고 있다.

 

  16명의 명탐정이라지만 사건은 13개이다. 팀을 이루어 해결한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탐정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종대왕이나 정조라든지 정약용, 심지어 연산군까지 있었다.

 

  조선시대에 일어났던 사건 기록을 보면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돈과 사랑이 범죄의 원인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또한 권력을 가진 양반과 종친의 범죄에 대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서, 권력형 범죄에 대해서는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 언제나 범죄에 대해 가혹하게 처벌받는 것은 일반 백성 대상으로 할 때뿐이다. 비록 권력 앞에서도 법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해야한다고 하는 관리가 존재하긴 하지만, 왕의 비호 앞에 그 관리가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건 뭐 지금도 비슷한 경우이긴 하다. 줄을 잘 서야 하는 건가?

 

  책은 실제 있었던 사건 기록을 바탕으로 하고, 시대적 배경이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었다. 그래서 옛 조상들의 생활상이라든지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기 쉬웠다. 그래서 그런 판결이 날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있었다. 바로 용의자를 잡아다가 무조건 곤장을 치면서 범죄를 자백하게 한다는 점이었다. 요즘으로 따지면 고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식으로 거짓으로 자백하게 하거나, 매를 견디다 못해 용의자가 죽어버리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런 말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나오는데, 읽다가 ‘헐’하고 놀랐다. 예전에는 고문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나 보다. 아, 그래서 그 전통이 이어져서…….

 

  또한 아쉬운 점도 더러 있었다. 우선 왜 외국 소설 속의 탐정들과 비교했는지 이상했다. 이 책에 있는 사람들은 실제 존재했던, 살아 숨 쉬던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왜 허구의 인물들과 연결을 시켰을까? 그냥 조상들의 사례만 보여줘도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연관성이라는 게 어떤 건 좀 억지스러운 면도 있었다. 어쩐지 추리 소설 속의 탐정들을 소개시키기 위해 조상들의 과거 사례를 찾아낸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중간에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143쪽에 나오는 이순의 사례였다. ‘하지만 윤백원의 재산은 정실부인의 유일한 소생인 개미치에게 상속되어야만 했다. 하지만 윤백원은 자신이 그 재산을 독차지하면서 개미치와 사이가 벌어졌다.’라는 문장이 있다. 여기서 윤백원은 아버지이고 개미치는 딸이다. 아버지가 아직 죽지 않았으니 재산이 상속될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 재산을 독차지했다고 딸과 사이가 벌어질까? 혹시 정실부인, 그러니까 개미치의 생모가 남긴 유산이 딸에게 가야하는데 그걸 아버지가 후처와 함께 차지해버려서 문제가 생겼다고 봐야하는 게 아닐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첫 번째 장을 펼치자마자 보이는 오타 때문에 깜짝 놀랐다. 출판사가 그래도 나름 이름 있는 곳인데……. 12페이지 끝에서 세 번째 줄, ‘조정에서 이 문제를 덥기로 결정하면서’ 라고 적혀있다. ‘덮다’를 써야하는 게 아닌가? ‘덥다’는 ‘날이 덥다.’에서처럼 쓰는 말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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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비밀
김석윤 감독, 김명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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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Detective K : Secret of Virtuous Widow, 2011

  감독 - 김석윤

  출연 - 김명민, 오달수, 한지민, 이재용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고, 배경도 괜찮았고, 화면도 예뻤다. 한지민의 변신을 이끌어낸 메이크업 담당자의 화장술에 감탄했고, 한지민의 의상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영화는 그리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 뚝뚝 끊어지며 연결되지 않는 구성 때문에 도무지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아주 그냥 산만한 흐름이라는 게 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무슨 4컷 만화를 보는 것도 아니고, 걸핏하면 극의 흐름이 끊어지는데 보다가 화가 날 정도였다. 이건 도대체 대본의 문제인지 아니면 편집의 문제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위에서 언급한 장점이 있었기에 볼만했다. 배우들의 연기와 배경까지 엉망이었다면…….

 

  정조 16년. 공납 비리 사건이 일어난다. 이에 주인공은 왕의 밀명을 받고 수사를 벌이다가 자객에게 위협을 받는다. 우연히 만난 개장수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그는 열녀 사건을 수사하라는 지시를 받고 적성으로 향한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명이었고, 진짜는 공납 비리 사건의 배후를 찾기 위함이었다. 그곳에서 주인공 탐정은 상단을 휘어잡고 있는 한객주와 임판서가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책과 달리, 영화는 시간적 공간적 한계가 있다. 그래서 원작이 있는 작품 같은 경우에는 어떤 사건은 생략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원작보다 흥미가 적다는 평을 듣거나, 사건간의 연계성이 약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원작이 있으면, 자연스레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기 마련이다.

 

  이 영화는, 욕심이 과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 같다. 열녀의 죽음에 얽힌 비밀도 조사해야 하고, 공납 비리에 얽힌 사또들을 죽이고 이제는 탐정의 목숨을 위협하는 암살자의 정체도 밝혀야 한다. 또한 한객주가 숨긴 비밀 장부도 손에 넣는 동시에 임판서의 비리 증거까지 찾아야 한다. 그 뿐이 아니다. 한객주의 정체도 알아내야 하고, 천주교 신자를 박해하는 시대라서 명탐정이 천주교 신자라는 것을 들키면 안 된다. 게다가 천주교 세례를 받은 사람들의 명부까지 임판서의 손에서 되찾아야 한다. 하아, 숨넘어가게 많다.

 

  이 모든 사건을 다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영화는 바쁘고 산만하다. 거기다 화면 연결마저 자연스럽지 않게 뚝뚝 끊어지니 더 정신이 없다. 어떻게 보면 다 연결되어 있는 사건들이기에 하나라도 없애면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이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가능하게 하라고 각색담당과 편집담당이 있는 게 아닐까? 너무 과하게 잘라냈기에 후반부에 노비와 마을 사람들이 주인공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도와주는 장면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좀 뜬금없다고 해야 할까?

 

  그나저나 영화에 나오는 ‘김상궁의 은밀한 매력’이라는 책이 너무 궁금하다. 어떤 내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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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It Follows, 2014

  감독 - 데이빗 로버트 미첼

  출연 - 마이카 먼로, 린다 보스톤, 케어 길크리스트, 올리비아 루카르디

 

 

 

 

 

  아, 이건 뭐라고 해야 할까? 무분별한 성행위는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익 광고라고 해야 할까? 십대가 등장하는 호러 슬래셔 영화에서 단골처럼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십대 꼬꼬마들의 성행위 장면이다. 나이는 미성년자이지만 몸매는 성인을 능가하는 쭉쭉빵빵한 소녀들과 식스팩은 기본에 어깨가 넓고 우람한 체격의 소년들이 벌이는 성행위 장면은 그야말로 호러 영화를 보는 재미중의 하나이다. 오죽했으면 영화 '스크림 Scream, 1996'에서는 그걸 빗대어 '섹스를 하는 사람들은 꼭 죽는다.'는 법칙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 영화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바로 성행위를 통해서 귀신의 저주가 옮겨간다는 설정을 만들어낸 것이다. 게다가 귀신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죽으면, 그 사람에게 저주를 옮긴 자에게 다시 저주가 돌아간다는 설정도 흥미로웠다. 만약 저주를 받은 A가 B와 섹스를 해서 귀신을 옮겼는데 B가 죽으면, 다시 A에게 귀신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저주를 피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아무나 붙잡고 관계를 맺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은 아니다. 처음 주인공에게 귀신이 따라다니게 된 계기를 보여주기 위해 성관계 장면이 나오긴 했지만, 이후 영화는 다소 진지한 분위기로 이어진다.

 

  내가 살기 위해서 남에게 나쁜 짓을 해도 괜찮은 것인지 고민하는 주인공과 그녀를 위로하고 같이 있어주는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주로 그리고 있다. 그래서 막 으스스한 분위기에서 귀신이 등장하고 사람들은 비명 지르며 도망가고 피와 살이 튀기는 살인 장면 같은 건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나처럼 그런 장면을 기대하고 본 사람들은 실망할 것이다.

 

  영화는 무척 잔잔하다. 간혹 귀신이 등장하긴 하지만, 뭐랄까……. 귀신이라서 무섭다기보다는 너무도 주변과 잘 섞여있어서 무서웠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가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귀신이었다. 심지어 그림자까지 있는데! 그 말은 나를 죽이러 오는 귀신이 누구인지, 가까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뜻이다. 영화 ‘데스티네이션 Final Destination , 2000’이 생각났다. 죽음은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내용의 영화였다. 이번 작품도 그렇다. 아무리 내가 저주를 피하고자 다른 사람들과 섹스를 해도, 그 사람들이 죽으면 저주는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시간차가 있을 뿐 언젠가는 죽고 만다. 이 영화의 저주라는 거, 어쩌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죽음을 뜻하는 것 같다. 죽음은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올지 모르는 것이니까 말이다.

 

  주인공과 지인들은 어찌어찌해서 귀신을 물리치긴 한다. 하지만 과연 그걸로 끝일까? 귀신이 그거 하나뿐이 아닐 텐데?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라는 손을 잡고 걷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정면에서 보여준다. 그런데 카메라가 잠시 둘의 뒷모습을 잡다가 다시 앞을 보여주는데, 저 멀리 뒤에 아까까지 없던 사람이 나타난다. 그는 귀신일까 사람일까?

 

  열린 결말 같은데, 어떻게 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평생을 귀신이 공격해올 것을 두려워하며 살 지, 아니면 그냥 포기할 지, 그것도 아니면 귀신의 공격은 공격대로 막아가면서 삶을 살아갈 지. 꼭 잡은 손은 어쩌면 둘의 결심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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