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Criminal Minds: Season 8 (크리미널 마인드 시즌 8)(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Paramount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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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Criminal Minds, 2012

  제작 - 글렌 커쇼, 카렌 가비올라, 더못 다운스, 래리 텡, 존 텔레스키, 롭 베일리, 더글러스 아니오코스키, 롭 하디

  출연 - 조 맨테그나, 토마스 깁슨, 쉐마 무어, 매튜 그레이 구블러, A.J.쿡, 커스틴 뱅스니스, 진 트리플혼

 

 

 

 

 

  지난 시즌에서 돌아왔던 에밀리는 다시 팀을 떠났다. 영국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고 그곳으로 가버렸다. 그녀를 대신해서 꽤 유명한 프로파일러인 알렉스가 들어온다. 의사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활동을 하는 남편과 떨어져서 FBI 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리드와 의외로 찰떡 호흡을 맞추고, 팀원들을 보살피는 캐릭터로 나온다.

 

  이번 시즌은 음, 어딘지 모르게 갑툭튀라는 느낌이 들었다. 네 번째 에피소드인 'God Complex'에서 갑자기 리드는 한 여인과 몰래 데이트를 한다. 스토커를 피해 숨어사는 그녀와 오직 전화로만 대화를 나누면서, 그는 행복해한다. 게다가 사건에 대해 털어놓으면서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데,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 저렇게 막 얘기해도 되는지 의문이었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리드의 분위기와 많이 달랐다.

 

  그리고 팀원들을 노리는 정체불명의 범죄자가 나오는데, 어딘지 모르게 좀 이상했다. 팀원들의 가족관계까지 빠삭하게 꿰고 있으며, 스트라우스 부국장을 그렇게 대담하게 공격할 정도인 사람이 나중에 그렇게 허무하게 잡힐 줄은 몰랐다. 게다가 그가 팀원들을 관찰하는 건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나오는데, 흐음. 알렉스까지 따라다니는 게 좀 어색했다. 그녀는 그 때 처음 나왔고, 미행은 그 전부터 해왔는데!

 

  이번 편에서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고르자면 우선 네 번째 에피소드인 'God Complex'가 있다. 드라마 '트윈 픽스 Twin Peaks, 1990'의 로라 아빠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 아저씨가 나오면 다른 배우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아, 잠깐 옆길로 새서 트윈 픽스 내년에 3시즌 만든다는데 기대된다. 25년만인가?

 

  다섯 번째 이야기인 'The Good Earth'는 질병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는 바람에 사람들을 잡아다가 비료로 쓰는 범인이 등장한다. 음, 요즘같이 환경오염이 심각한 가운데, 상당히 의미심장한 이야기였다. 사람이 어떤 하나에 대한 공포증에 걸리고 거기에 너무 집착하면 어떻게 변하는지 잘 보여주었다.

 

  열한 번째 이야기인 'Perennials'는 범죄자와 그 피해자들이 환생한다고 믿는 범인이 등장한다. 곁가지로 다른 이야기를 좀 넣어서 확장시켜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피해자가 환생해서 전생에 자신을 죽인 범인을 죽인다거나, 범인이 환생해서 전생에 못 죽인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는 걸로……. 아, 이미 비슷한 영화가 있구나.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한 영화 '환생 Dead Again, 1991'이 있다. 재미있을 것 같은 소재인데, 아깝다.

 

  스물두 번째 에피소드인 '#6'에서는 좀 색다르게 미친놈이 나온다. 사람들을 잡아다가 역할극을 시키는, 거기에 자기도 피해자로 동참하여 연기하고 자해하는 걸로 쾌락을 느끼는 놈이다. 신선한 캐릭의 미친놈 이야기라서 뽑아봤다.

 

  이번 편에서 리드는 이별의 아픔을 겪었지만, 하치는 새로운 연인을 만나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동안 마음고생 많이 했던 사람이니, 이 정도의 배려는 있어야겠지. 하지만 어쩐지 오래 갈 것 같지 않은 불길한 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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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무도회 2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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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假面舞踏會, 1976

  작가 - 요코미조 세이시

 

 

 

 

 

 

  1권에서 설명이 끝났기에, 이번 2권에서는 사건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슬슬 사건에 대한 떡밥도 풀리고, 사람들 사이에 숨겨진 이야기도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한다. 2권의 대부분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것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각자가 서로에게 숨기고 있던 증오가 드러나면서 덩달아 그동안 꽁꽁 감춰뒀던 비밀까지 같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드러난 감정과 비밀들이 모이고 모여서 사건의 진상이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아……. 인간이란 진짜……. 추악하고 이기적이고, 남에게 빌붙어서 이익을 취하는 모습이 마치 기생충을 연상시켰다. 게다가 사회적 체면 때문에 겉으로는 고상한 척하면서 뒤로는 온갖 사악한 짓을 일삼는 행태에서는 혐오감마저 들었다.

 

  그런 부분을 읽으면서 제목이 왜 '가면무도회'인지 알 수 있었다. 그들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온 것이다. 고상하고 인자한 화족 출신, 유명한 배우, 그리고 친절하고 다정한 선배라는 가면. 하지만 그 아래에서는 어떻게 하면 상대에게 모욕감을 주고 괴롭힐까 고민하고 자기 앞에서 아무 것도 못하는 상대의 모습에 희열을 느끼는 잔인한 표정이 숨겨져 있었다.

 

  사건의 범인이나 범인이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든 원인제공자도 물론 마음에 안 들었지만, 제일 사악한 심성의 소유자는 히구치 미사오였다. 아니 뭐, 이딴 X가 있는지 모르겠다. 크리스티의 소설에서도 동네에서 벌어지는 시시콜콜한 일을 다 알아내려고 애쓰는 할머니들이 나오긴 하지만, 그녀들은 미사오에 비하면 귀여운 편이었다. 미사오 이 X는 진짜 사악하다. 자기를 선배라고 따르는 후배의 약점을 잡아서 말로 괴롭히는데, 옆에 있으면 패주고 싶었다. 얼핏 보기엔 후배를 걱정하고 위하는 것 같은데, 알고 보면 정신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것이었다.

 

  범인이 연쇄살인을 저지를 동기를 만들어준 사람 역시 사악하긴 마찬가지다. 자기 편하자고 남의 등골을 쪽쪽 빨아먹는 등골브레이커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 질투란 무섭고 추악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 하나라도 속으로 끙끙 앓지 말고 속 시원하게 물어봤으면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자기체면 때문에 모르는 척하는 바람에 갈등은 깊어지고 오해는 늘었으며 사건이 더 커진 게 아닐까?

 

  사건의 트릭은 음, 크리스티의 소설 '서재의 시체 The Body in the Library, 1942'와 비슷했다. 하지만 살해 수법이나 동기는 많이 달랐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역시 강간장면이 등장한다. 이 작가의 소설 중에 강간이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가 과연 있었던 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일본에는 강간이 그 정도로 흔한 일이라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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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무도회 1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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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假面舞踏會, 1976

  작가 - 요코미조 세이시

 

 

 

 

 

  이 책 '가면무도회 假面舞踏會, 1976'과 다음에 나온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 病院坂の首縊りの家, 1978’은 지금까지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와 달리 두 권으로 이루어져있다. 그 얘기는 즉,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는 의미이다. 또한 그 사람들 각각의 사연이 다루어지기도 하고, 사건이 복잡하다는 뜻도 된다. 그런 생각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책을 펼쳤다.

 

  하지만 각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 목록을 보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 나오는 사람 이름이 무려 한 페이지 빼곡히 적혀있었다. 게다가 일본 이름은 한국과 달리 길고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 읽을 때는 이름 한 번 확인해보고 책 읽기를 반복했다. 또한 인물들이 다 관련이 있어서 성이 똑같은 사람들이 서너 명 등장하기도 하는데, 누구는 이름으로 부르고 누구는 성으로 불러서 좀 헷갈렸다. 그런 초반의 혼란만 잘 조절하면, 그 다음은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인물 설명을 보는 순간, 미국의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연상된 오토리 지요코. 유명 영화배우로, 총 네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었다. 그리고 지금, 공작의 혈통인 다다히로와 다섯 번째 결혼을 앞두고 있다. 혈육으로는 첫 번째 남편 야스히사와의 사이에서 딸 미사를 낳았는데, 야스히사의 어머니가 키우고 있다.

 

  일 년 전 지요코의 첫 번째 남편인 야스히사가 가루이자와의 한 수영장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지만, 사고사로 매듭지어진다. 하지만 올해, 그녀의 세 번째 남편이었던 마키 교고가 자신의 아틀리에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게다가 네 번째 남편인 쓰무라 신지마저 행방불명이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바로 가루이자와, 일본의 유명한 여름 휴양지이자 야스히사가 죽은 채로 발견된 곳이다. 그 때문에 우연히도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아닌, 사람들이 죽지도 않고 올해도 또 모여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갑작스런 폭풍우와 정전으로 사건 현장에는 지문이라든지 발자국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도대체 누가, 왜, 지요코의 전남편들을 죽이고 다니는 걸까? 아틀리에에서 발견된 부러진 성냥개비 그림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그리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의 정체는 누굴까?

 

  1권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소개와 장소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각각의 사람들이 지요코와 얼마나 잘 연관이 되어있는지, 읽다보면 ‘케빈 베이컨 법칙 Six Degrees of Kevin Bacon’이 떠오른다. 전남편의 전처, 전남편의 제자, 전남편의 제자의 친구, 현 애인의 딸의 남편, 전남편의 시어머니, 전남편이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까지 모두가 다 얽혀있었다. 이건 뭐, 가루이자와를 전세낸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대개 부인이 죽으면 남편이, 남편이 죽으면 부인의 유력한 용의자인데 이번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크리스티의 소설 ‘13인의 만찬 Thirteen at Dinner, 1933’이 떠오르긴 했지만, 이미 지요코는 여러 번 이혼을 한 여성이기에 해당사항이 없었다. 음, 그럼 부인을 제외하면 설마 그녀의 재혼 상대? 하지만 그 사람은 음, 그게 아니라면 그의 딸이나 사위? 유산을 독차지하려는 속셈일까?

 

  두께가 역시 만만치 않은 2권으로 빨리 넘어가야겠다. 그런데 긴다이치 탐정 실망이다. 시체를 보고 움찔하고 놀라다니. 만화 ‘명탐정 코난’에 나오는 초등학생 들도 이제는 시체를 보고 눈 하나 깜짝 안하는데 경험이 더 풍부하고 나이도 지긋하게 드신 분이……. 실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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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박경애 지음 / 원앤원에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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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박경애

 

 

 

 

 

  연휴 기간 동안, 그동안 못 만났던 친구도 만나고 모임에도 나갔었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닌 날들이었다. 그 가운데 열 살과 여섯 살 난 자매를 기르는 친구의 한숨이 기억에 남는다. 친구는 아이를 기르는 게 시간이 갈수록 쉬워지는 게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힘들어진다고 했다.

 

  어떻게 아이를 키울 것인가.

 

  이건 부모만의 고민이 아니다. 비록 난 고모지만, 어떻게 조카들을 대해야 하는지, 어떤 말을 해주고 행동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이 되긴 마찬가지다. 내가 비뚤어지지 않은 어른이 되는 건, 아마 조카들에게 모범이 되는 고모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조카들이랑 같이 살 때는 절대로 술 취해서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거나, 청소라든지 방 정리를 깨끗이 해놓고 다니고, 욕도 안 하는 등등 아주 엄청 바른 생활을 했었다. 믿거나 말거나.

 

  이 책은 교육 상담학자인 저자가 그동안 연구하고 상담한 경험을 통해, 아이를 어떻게 키우면 좋을 지 여러 가지 힌트를 주고 있었다.

 

  첫 번째 파트는 '부모들이여, 지혜롭게 자녀를 키워라'는 제목이다. 총 6장에 걸쳐, 어떤 부모의 모습을 보이면 좋을지 얘기하고 있다. 특히 자녀를 그르치는 부모와 자녀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는 부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녀를 그르치는 부모의 예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런 상황들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익숙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 주위에서도 보았고, 나도 조카들에게 비슷한 행동을 한 기억이 났다. 잘한다고 했는데, 안 좋은 예에 해당하는 행동을 몇 번 한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너무 괴롭다. 못난 고모를 둔 조카들아, 미안하다!

 

  두 번째 파트는 '아이야, 너는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거라'는 제목으로, 어떻게 하면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로 키울 것인가에 대해 적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다른 자녀 교육 관련 책에서도 많이 다루었던, 뻔하고 당연한 얘기들로 이루어져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연한 얘기들이 계속해서 책이나 강연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건, 그 당연한 일들이 제대로 행해지고 있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예를 들면, 창의력을 길러준다는 명목으로 학원에 보낸다거나, 자유롭게 행동하게 시킨다고 아이에게 전혀 간섭을 하지 않는 부모가 더러 있으니까 말이다.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기를 죽이는 게 아니라, 사회성을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걸 왜 모르는 걸까? 공부 잘하는 친구를 사귀라고 하지만, 그 공부 잘하는 아이가 왜 자기 아이랑은 친구로 지낼 거라고 생각하는지…….

 

  교육에 대한 부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자신보다 못한 아이에게 자기가 아는 것을 나눌 줄 아는 아이가 자라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면, 그 아이는 남을 이기기 위해 사회의 구조를 경쟁 사회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을 나누기 위해 사회에 헌신하는 진정한 엘리트가 될 것이다 .-p.145'

 

  이 말은 부모나 아이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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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 [링][그루지]제작진의 초대형 공포 프로젝트
Yam Laranas 감독, 제시 브래포드 출연 / 쌈지아이비젼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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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Echo , 2008

  감독 - 얌 라라나스

  출연 - 제시 브래드포드 , 아멜리아 워너 , 이자 칼자도 , 케빈 듀런드

 

 

 

 

 

  형량을 마치고 출소한 바비. 얼마 전에 변사체로 발견된 어머니가 살던 아파트에서 살기로 한다. 그런데 이 아파트,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 기이한 소리가 들려오는 집 안, 어머니의 공포에 질린 소리가 녹음된 테이프, 피와 살점이 붙어있는 부러진 손톱들……. 게다가 옆집 남자가 부인과 어린 딸을 폭행하는 소리에 경찰을 신고했지만, 막상 그 집은 비어있는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그의 귀에는 여전히 맞으면서 아파하는 옆집 부인의 흐느끼는 소리와 어린 꼬마의 모습이 계속해서 보였다. 심지어 바비를 찾아온 친구 알리사의 귀에도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데…….

 

  ‘방관자 효과 (傍觀者效果, bystander effect)’, 다른 말로는 ‘제노비스 신드롬 Genovese syndrome’이라는 용어가 있다. 주위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내가 안 해도 누군가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지나쳐버린다는 뜻이다. 이 영화는 방관자 효과에 대한 내용이었다.

 

  솔직히 영화 자체는 그렇게 매력적이지가 않았다. 늘어질 만하면 깜짝 놀라게 하는 편집은 괜찮았는데, 내용 자체는 좀 흔했다. 아무래도 다른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비슷한 상황이나 장면이 연출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신선한 재미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 그냥 단순히 ‘미국 판 주온이잖아.’라고 볼 여지도 있었다. 가족에게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자식을 감싸며 죽을 각오를 하고 맞는 어머니, 언제나 불안한 꼬마. 그리고 집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기본 구조만 보면 딱 일본 영화 ‘주온 呪怨 じゅおん, Ju-on, 2002’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주온과 다른 점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주온에서 나온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어떤 상황인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공격을 받고 사라졌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바비는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경찰에 신고도 하고, 사람들이 숨기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썼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맞서려고 했다. 그 때문에 영화는 주온과 결말이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사람들의 죄책감에 대해서도 약간 다루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나서겠지’라는 생각으로 외면한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주변인들이 이후 어떤 심정으로 지내는지 단편적이나마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그 때문에 그들이 집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의 죄책감과 공포심이 그들을 더 묶어두었던 게 아닐까?

 

  우리나라는 개인의 가정문제에 제3자가 개입하는 걸 상당히 꺼려하는 편이다. 나중에 왜 신고했냐고 되레 봉변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또한 부모가 자식을 훈육하느라 좀 때릴 수도 있는 것이고, 부인이 잘못하면 남편이 손찌검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맞을 짓을 했으니 맞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심지어 피해자보다는 가해자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이제 여름이다. 창을 열어놓고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만약에 어디선가 누군가 위험에 처한 소리가 들려올 때, 난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까 생각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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