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이디 Q.E.D 27 - 증명종료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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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Q.E.D.證明終了

  작가 - 카토우 모토히로 (加藤元浩)

 

 

 

 

  이번 주는 아무 약속도 잡지 않고 집에서 유유자적하게 빈둥거리면서 보낼 예정이다. 기념일이 있지만 애인님이 바빠서……. 아, 갑자기 눈에서 물이 줄줄 흐르네. 그래서 오랜만에 만화책을 빌려보았다. 대여점 주인님이 더 이상 구매를 하지 않겠다고 하신 큐이디 시리즈. 있는 데까지는 다 봐야지.

 

  『거울의 상』은 부모의 이혼으로 서로 떨어져 살게 된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이다.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했고, 그 때문에 너무도 달라진 두 자매의 삶이 불러온 갈등과 깊어가는 오해의 골. 결국 그 둘의 불화는 안타까운 사건을 일으킨다. 그래도 누구 하나 죽은 사람 없이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 음? 이거 스포일러일까?

 

  사람의 기억이란 얼마나 주관적이고 변용될 수 있는지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내 기억이 온전히 내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지금 하는 선택이 100% 내 판단으로 하는 것이 맞을까도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면 쌍둥이라도 완전 다른 성격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있다. 비록 외모는 비슷하지만 말이다. 음, 그런데 그렇게 자라온 환경이 다르면 외모도 약간은 달라지지 않을까? 여자는 피부나 머릿결이라든지 화장에 따라서도 달라 보일 수 있으니까. 좋은 환경에서 고생을 모르고 자란 쪽은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탱탱한 피부와 좋은 머릿결, 운동으로 다져진 잘 빠진 몸매를 간직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고생만 한 쪽은 그럴 여력이 없었는데……. 음, 잘 모르겠다.

 

 

  『입증 책임』은 배심원제의 도입을 앞두고 고등학교에서 모의재판을 벌이는 얘기를 다루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배심원제가 무엇인지, 재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체험하는 기회를 만든 것이다. 실제 재판이 벌어졌던 사건을 가지고 재연 배우들과 법관들이 학교를 방문한다. 학생 배심원으로 뽑힌 가나와 토마는 검사와 변호인의 공방을 보고 들으면서 피고의 유무죄를 결정하는데…….

 

  일본도 미국처럼 배심원제를 도입했다. 모든 재판에 다 적용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그것을 소재로 했다.

 

  검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오직 증거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결정인지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결정에 한 사람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책임감을 자각한다면, 검찰이건 변호인이건 배심원이건 모든 상황을 샅샅이 파헤쳐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아, 물론 그건 양심이 있는 사람의 경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 참여 재판이라는 것을 시행하고 있다. 난 아직 거기에 참가해본 적은 없는데,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호기심이나 분위기에 휩쓸려 결정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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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스북 ThanksBook Vol.8 - 좋은 책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의 매거진
땡스기브 엮음 / 땡스기브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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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좋은 책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의 매거진

  엮은이 - 땡스기브

 

 

 

 

 

  땡스북 8권이 새로 나왔다. 이번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있을까 훑어보니,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인조 시대의 내란과 두 차례의 호란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할 것은 무엇인가 말하는 ‘부끄러운 역사에도 길은 있다.’, 조선 성종 때의 관리 최부의 『표해록』을 통해 왜 기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한 ‘기록해야 남는다’, 요즘은 미디어의 발달로 사람들이 기록하는 것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소개한 ‘기록이 사라진 시대’, 그리고 기록에 얽힌 책을 소개한 ‘디지털 시대에는 기록이 넘쳐난다.’까지 읽고 나면, 기록이란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기록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과 기록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을 대비시킨 그림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난 어떤 유향의 사람일까? 책이나 영화의 리뷰를 가능하면 적으려고 하는 것을 보면 기록을 하고 보존하려는 것 같지만, 다른 면에서는 기록을 깨려고 하는 경우도 있으니 애매하다.

 

  그리고 자녀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몇 개 들어있었다. 대안 학교로 보낸 자녀와의 이야기, 아이들의 독서 습관을 들이는 것에 대한 편지글 그리고 난독증과 그 치료법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자녀 교육에 관한 글 중에서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 있었다. ‘날개가 있어도 한 번도 홀로 날아 본 경험이 없는 어린 새들은 비상의 순간이 오면 오히려 움츠리고 숨어버린다.’ 과보호를 넘어서 헬리콥터 맘이 되고 있는 부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말이다.

 

  지난 7호와 마찬가지로 얇지만 내용은 무척 알찼다. 꼼꼼히 읽다보면, 마치 여러 권의 책을 읽은 기분마저 들었다. 그리고 그 중의 몇 권은 더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지름신이 슬슬 강림하시려나보다.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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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Ouija Experiment (악령의 게임)(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Peace Arch Trinity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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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제 - The Ouija Experiment , 2011

  감독 - 이스라엘 루나

  출연 - 저스틴 암스트롱, 에릭 윈도우, 카슨 언더우드

 

 

 

 

  다섯 명의 친구들이 있다. 그 중의 두 명은 남매로, 동생인 케빈은 덩치가 큰 바람둥이로 최근에는 쉐이라는 여자를 만나고 있으며, 누나인 라넷은 위자보드에 푹 빠진 남자친구 마이클이 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영화 학교 숙제로 영화를 찍어야한다는 브랜든이 있다. 모두 모여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위자보드를 하던 중에 케빈의 여자문제로 어정쩡하게 끝이 난다. 문제는 위자보드의 규칙 중에 끝을 낼 때는 참여한 사람이 다 같이 작별 인사를 해야 하는데, 케빈과 쉐이가 싸우는 바람에 그러지 못한 것이다. 마무리 인사를 못하면 연결 통로가 열린 채로 있게 되어, 귀신이 이 세상으로 넘어온다고 한다.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다섯 명의 친구들에게 조금씩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어린 그레이시와 그녀를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죽은 조셉, 그리고 그레이시의 엄마인 리사는 무슨 말을 하려고 자꾸만 다섯 명 앞에 나타나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걸까? 그리고 친구들을 하나둘씩 죽이는 건 누굴까?

 

  서양판 분신사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동양에서는 대개 초중고 꼬꼬마 어린이들이 주로 하는 게임인데, 여기서는 스무 살이 훨씬 넘은 어른들이 하고 있다. 도대체 할 일이 그렇게 없었나? 여기서부터 한숨이 조금 나왔다. 그러다가 자신이 양다리라는 걸 누가 말했냐고 케빈이 화를 버럭 내며 위자보드를 빼앗아가는 장면에서는 어이가 없었다. 방귀뀐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있으니, 저런 돌 아이는 어느 세상에나 있나보다. 그런데 그걸 또 가만히 빼앗기고 인사를 못했다고 걱정하는 세 사람을 보니, 다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아니 자기들은 손이 없나 발이 없나? 다시 가져온다든지 인사를 하겠다고 말린다거나 하면 되지 않나? 그것도 안 되면 다시 모여서 삼자대면을 하든지. 그래놓고 귀신이 나온다고 수선을 피우는 게 참…….

 

  전반적으로 중고생 꼬꼬마들이 맡으면 딱인 배역을 서른은 되어 보이는 어른들이 하고 있는 분위기라서 한숨만 나왔다. 게다가 왜 저 사람들은 전화로 상대방에게 할 얘기를 셀프 카메라에 대고 하는 있는 건지 모르겠다. 나중에 영상 편지라도 보낼 생각인가? 처음에는 카메라 치우라던 사람들도 나중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카메라를 꼭 챙기는 장면에서는 그냥 웃음만 나왔다. 그제야 기록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인지, 아니면 나중에 유튜브 스타라도 되고 싶은 건지…….

 

  영화는 그냥 그랬다. 보면서 한숨도 나오고, 고개도 절레절레 저으면서 ‘이건 아닌데’라고 중얼거리기도 하고, 다 보고는 ‘좋았어! 욕을 써주겠어’라는 굳은 다짐도 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욕은 안 썼다. 난 친절하니까.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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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V/H/S/2 (V/H/S/2 : 악마를 부르는 비디오) (2013)(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Magnolia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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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악마를 부르는 비디오

  원제 - V/H/S/2, 2013

  감독 - 사이먼 바렛, 제이슨 아이제너, 가레스 에반스, 그레그 헤일, 에두아르도 산체스, 티모 타잔토, 애덤 윈가드

  출연 - 켈시 애벗, 한나 알 라시드, L.C. 홀트, 한나 휴스

 

 

 

 

 

   1편은 ‘죽음을 부르는 비디오’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이번 2편은 ‘악마를 부르는 비디오’라고 적혀있다. 전편과 비슷하게 우연히 들어간 집에서 발견한 비디오테이프를 보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실종된 아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빈 집으로 들어간 두 명의 사립탐정. 남자가 열심히 집을 뒤지는 동안, 여자는 방에 쌓여있는 비디오테이프를 틀어보며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 그런데 그 테이프들에 들어있는 영상은 보통의 평범한 내용이 아니었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각각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삽입되어, 전반적인 흐름을 주도한다.

 

  그녀가 보는 첫 번째 테이프는 ‘임상실험’으로 한쪽에 인공눈을 이식받은 남자가 나온다. 그런데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보이지 말아야 할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당황해하는 남자에게 한 여자가 찾아와, 자신은 인공 귀를 이식받았는데 그 때부터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얘기를 한다. 즉, 그는 볼 수 있고 그녀는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날 밤, 두 사람은 무언가의 공격을 받는데…….

 

  첫 번째 테이프를 다 본 다음에 나타난 영상에서는 비디오를 순서대로 보면 뭔가가 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하는 청년이 등장한다.

 

  ‘공원 히치하이킹’은 두 번째 테이프 내용이다. 자전거를 타고 숲길을 달리던 남자가 도움을 요청하는 한 여자를 만난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돌변하더니 그를 공격한다. 부상을 당한 채로 도망가는 그의 뒤를 천천히 따라오는 좀비들. 그들이 향하는 곳에는 생일 파티를 여는 한 가족이 있는데…….

 

  좀비 영화답게 엄청난 고어 장면이 뒤를 나온다. 특히 헬멧에 붙어있는 카메라를 통해 보여주기 때문에, 현장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래서 뭔가를 먹으면서 보는 것은 그리 추천하지 않겠다.

 

  두 번째 테이프를 다 보고난 여자는 코피를 줄줄 흘린다. 그래서 남자가 약을 구하러 바깥으로 나간다.

 

  세 번째 테이프인 ‘안전한 피난처’는 한 종교집단에 취재를 나간 촬영팀이 겪은 사건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낙원이 어쩌고저쩌고 평화롭게 진행되던 인터뷰와 사원 촬영이 어느 순간 갑자기 악몽과도 같은 순간으로 바뀌게 된다. 갑자기 종교 지도자가 총을 들고 협박하고, 신도들은 촬영팀원 중의 한 명을 강제로 어디론가 끌고 간다. 그 와중에 사원에 있던 많은 신자들은 자살을 하거나 총을 맞아 살해당한다. 그 많은 피와 사람을 제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제목과 달리 안전한 곳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종교란 것도 마음의 평안을 주지 못한다. 도리어 세상에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었다.

 

  남자가 돌아오니 여자는 쓰러져있다. 슬퍼하던 남자는 뭐에 홀린듯이 네 번째 테이프를 틀기 시작한다.

 

  마지막 테이프에 기록된 ‘파자마 파티 외계인 습격 사건’은 제목 그대로이다. 가정용 홈비디오를 찍는 주인공과 친구들. 누나와 남자친구가 19금 행동을 하려는 순간 카메라를 들이대며 방해하기도 하고, 집안을 쏘다니면서 장난을 치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의 앞에 정체불명의 불빛과 함께 나타난 외계인들이 공격을 하는데…….

 

  그리고 네 개의 테이프가 다 끝나자, 두 사립 탐정에게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각각의 이야기는 페이크다큐처럼 꾸며져 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인공눈이 실험단계라 특별히 부착된 녹화칩에서, 두 번째 이야기는 자전거를 탄 남자의 헬멧에 붙어있는 카메라, 세 번째는 촬영 카메라, 그리고 마지막은 가정용 홈비디오와 강아지 몸에 붙여놓았던 카메라를 통해 사건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 때문에 어떤 장면은 좀 정신없이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지직거리면서 화면이 끊기기도 한다. 처음에는 신경이 쓰이는데, 나중에는 별로 개의치 않고 보게 된다. 진짜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것 같아 재밌기도 하고 그렇다.

 

  비디오를 순서대로 보면 변화가 일어난다는 설정은 어쩐지 일본 영화 '링 リング: The Ring, 1998'이 연상된다. 그리고 죽어도 죽지 않는 존재에 대한 것은 좀비물이나 악령에 쓰이는 설정의 다른 작품들이 떠오른다. 음, 나도 순서대로 비디오를 다 봤는데…….

 

  짧지만 강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었다. 그리고 꽤나 잔혹한 장면들도 많았다. 좀비가 사람을 먹는 장면이나 사원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장면 등등.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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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업무 방식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어떻게 자유로운 업무 스타일로 운영하는가
아마노 마사하루 지음, 홍성민 옮김 / 이지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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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어떻게 자유로운 업무 스타일로 운영하는가

  저자 - 아마노 마사하루

 

 

 

 

  다 읽고 든 생각은 ‘과연 이 책의 목적은 무엇이냐’였다. 소위 ‘실리콘밸리’라고 말하는 미국의 IT회사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활용하는 업무 스타일을 소개하는 것인지, 아니면 꽉 막힌 각자의 나라를 떠나 창업의 꿈을 안고 그곳으로 가보라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곳에서 취업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저건 단편적이고 겉으로만 봤을 때 나올 수 있는 생각이다.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판단도 가능하다.

 

  그러니까 요즘처럼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눈코 뜰 새 없이 빠른 속도로 바뀌는 속도에 적응하려면 경직된 기존의 회사 업무 형식보다는 융통성 있고 유연한 업무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 좋은 예가 실리콘밸리에서 적용되고 있는 의사소통 방법이라고 저자는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마치 약 파는 사람처럼 좋은 점만 한 권 내내 나열해놓았는데, 이 부분 때문에 나에게는 좀 별로였다. 특히 4장은 실리콘밸리에 어떻게 하면 취직을 할 수 있는지 계획을 세우는데 할애하고 있었다. 설마 이 저자, 헤드헌터인가? 원래 나란 인간이 의심이 많아서, 뭐든지 다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다가 저 부분을 보니, ‘이 저자가 어디서 약을 팔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런 부정적인 인간 같으니라고…….

 

  저런 단점을 제외하고 보면, 책은 어떤 의사소통 방법과 어떤 업무 스타일이 현대 사회에 알맞을지 딱 집어 얘기하고 있다. 만약에 어떤 정책이 시행되었는데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업무 결정 방식이라면, 지침을 내려주길 윗사람의 입만 바라보는 아기새 같은 조직이라면 망하지 않은 게 다행일 것이다. 저런 관료제의 병폐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우리나라와 같은 조직 업무 체계에서는 꽤 부러울만한 방법들이었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이 나라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곳에서는 실패에서 뭔가를 배우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서 나가도록 주변의 멘토나 엔젤이 도와준다고 한다. 멘토나 엔젤이 무조건 도움을 주는 존재라기보다는 함께 공존하면서 좋은 쪽으로,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발전하는 동반자 개념이라는 것도 색달랐다. 멘토는 그냥 좋은 말로 위로를 해주고 힐링만 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게다가 우리 사회는 한 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이고, 모든 것에 나이를 따지는 사회이다. 그러니 그곳의 자유로우면서 업무 스타일이 과연 잘 적용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좋은 건 알겠는데, 실행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일본인인 저자도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었나보다. 하긴 일본 사회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경직되어 있으니까. 그래서 그는 책 전반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우발적인 일이 일어나고, 그것에 반응해서 받아들이면 그 다음에는 고생과 망설임이 기다린다.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세계는 어떤 의미에서 고생일 수 있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가슴 설레는 도전이다. (중략) 우발적인 일이 일어난다, 그것에 반응한다, 극복한다. 이것으로 커리어가 만들어진다.’ -p.41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어요. 나도 그랬는데, 행동하면 상상도 못했던 일을 체험하게 되고 그때 비로소 책에 있는 말의 의미가 이해되죠.’ -p.74

 

  ‘20대의 젊은이에게는 평생의 직업을 결정할 만큼 지식과 판단력이 없다. 사회에 나아서 많은 일을 경험하고 때로는 '우발성'에 의해 생각지 못한 '배움'을 얻어야 자신의 커리어나 업무 방식에 대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p.142

 

 

  음, 그래. 돈 많이 벌어서 조카들을 미국으로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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