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행복 플러스 - 행복 지수를 높이는 시크릿
댄 해리스 지음, 정경호 옮김 / 이지북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원제 - 10% Happier, 2014

  저자 - 댄 해리스

 

 

 

 

  이 책의 저자는 미국 방송국에서 일하는 앵커라고 한다.

 

  종군기자로 전쟁터를 누비다가 귀국한 그는, 그 후유증을 견디지 못해 약물에 의존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서 점차 나아가던 중, 다른 문제에 직면한다.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라든지 자신의 불안한 미래에 대한 온갖 근심이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심지어 그는 생방송 그는 공황 상태에 빠지기까지 한다.

 

  종교에 관련된 분야를 담당하게 된 저자는 종교 지도자나 자기계발 전문가, 그리고 명상가를 만나게 된다. 저자는 그들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도움을 얻으려고 애쓴다. 이른바 일도 하고 도움도 받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는 이중적인 생활을 하다 몰락한 사람도 있고, 뜬금없는 말만 내뱉어서 그를 실망시킨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그는 굴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고, 다른 사람들의 저자를 읽으면서 생각을 하고 조언을 구하는데 머뭇거리지 않았다.

 

  이 책은 그가 어떻게 종군기자로 활동하다가 약물에 빠져들고, 어떻게 불안감에 짓눌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동시에 그가 찾아낸 불안 극복의 길인 명상에 바치는 예찬서이기도 하다.

 

  난 명상에 대해서는 그리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기에, 책을 읽으면서 좀 실망했다. 명상이나 수도에 관한 말을 들으면, 예전에 책 몇 권을 냈다가 사기꾼으로 밝혀진 몇몇 사람들이 떠올라서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책을 읽다가 저자가 만난 자기계발 전문가나 명상가가 나오면, 즉시 검색을 해보았다. 혹시 최근에 뭔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지는 않았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였다. 아, 이 뼛속까지 부정적인 인간……. 그래서 내가 평정심을 얻지 못하고, 온갖 불안에 싸여 살아가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깨달은 것까지 믿을 수 없다고 할 생각은 없다. 마음의 평안을 얻는 길은 여러 가지이고, 저자는 그 중에서 한 가지 길을 택해서 올라간 것이니까. 내가 가보지 못한 길이라서 불신의 눈으로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약에 나도 저자와 비슷한 길을 따라간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난 잘 모르겠어서 방황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들은 말이나 생각 중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이기적이다. 하지만 멍청한 이기주의자가 아니라 현명한 이기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라든지 '이러는 게 소용이 있나?' 같은 말이다. 특히 '이러는 게 소용이 있나?'는 내가 직접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데 괜히 걱정하고 불안해할 때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걱정의 반은 과거에 대한 것이고 나머지 반은 미래에 대한 것이라 한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것이니 현재에 충실하라는 의미였다. 저자가 깨달은 것도 그것과 비슷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현재에 충실하자. 일하거나 놀거나 이불 속에서 뒹굴 거리면서 게으름을 피우거나 열심히?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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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그래미 노미니즈 -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21곡 수록
비욘세 (Beyonce) 외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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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끔 내가 자주 들은 노래가 다수 수록되어있으면 사는 앨범이 있다. 바로 ‘GRAMMY NOMINEES’ 앨범이다.

 

  올해 앨범에는 작년과 올해 초 즐겨들은 노래가 들어있기에 ‘오옷!’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Pharrell Williams의 ‘Happy ’는 공연 실황으로 들어있었고, Meghan Trainor ‘All About That Bass’와 Ariana Grande의 ‘Problem’ 그리고 Taylor Swift와 Sam Smith의 노래까지 꽉꽉 채워 총 21개의 노래가 수록되어있었다.

 

  역시 아는 노래가 많으면 앨범을 듣는 재미가 있다. 물론 모르는 노래여도 계속 들으면 익숙해지긴 한다. 그렇지만 음, 컨트리 음악은 아직 좋은지 모르겠다. 다섯 곡이나 들어있는데, 영 끌리지 않는다.

 

  리스트를 보다가 내 눈을 의심하는 이름을 발견했다. Beck이라니! 그의 노래 ‘Sexx Laws’를 즐겨들었던 것이 거의 십 년 전이었는데……. 그런데 그 곡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목소리에서 불만이 좀 사라진 느낌이었다.

 

  1번 트랙이 Taylor Swift의 노래이기에, 그녀가 혹시 주요 부분을 휩쓸지 않을까 조심스런 추측을 해보았다. 그런데 오늘 시상식 발표를 보니 Sam Smith가 ‘Stay With Me’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신인상, 베스트 팝 보컬 앨범까지 가져갔다.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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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진 살인사건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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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本陣殺人事件, 1946

  작가 - 요코미조 세이시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하는 첫 소설이다. 예전에 ‘팔묘촌 八つ墓村, 1971’을 읽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리즈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제 어느 정도 책이 모였기에, 첫 번째 이야기부터 읽기 시작했다.

 

  1946년도 작이라, 전쟁에 관한 언급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전쟁의 원인이나 다른 나라를 침략한 건 한마디도 나오지 않고, 그냥 전쟁에 징집되었다는 정도로만 나온다. 좋게 보면 일반 민중은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갔다가 죽어서 돌아오는 신세라는 걸 말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결국 전쟁을 일으키는 건 윗대가리들이지만,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는 건 대중이니까. 나쁘게 보면 뭐,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볼 수 있다. 하여간 그 문제는 뒤로 넘기고, 내용을 살펴보겠다.

 

  모두 세 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두 개는 중편이라고 할 수 있고, 나머지 하나는 단편이다.

 

  이 책의 메인이기도 한『혼진 살인사건』은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탐정이 처음으로 나오는 이야기다. 더벅머리에 말을 더듬기는 그의 평소 습관과 약에 취해 방황도 했던 그의 유학 시절 과거가 아주 짧게 나온다.

 

  유서 깊은 여관 ‘혼진’을 운영하는 이치야나기 가문의 장남 ‘겐조’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구보 긴조’의 조카인 ‘가쓰코’와 결혼을 하는 첫 날,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신랑신부가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된 것. 신랑 집에서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구보는 알고 지내던 긴다이치에게 도움을 청한다. 유학 시절 은인인 구보의 요청을 받은 긴다이치는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음, 팔묘촌때도 그랬는데 어쩐지 사건의 트릭이 익숙하다. 다른 만화나 영화에서 비슷한 방법을 본 것 같다. 아마 이 이야기에 쓰린 트릭이 워낙에 기발해서, 다른 곳에서 조금씩 바꿔서 차용한 모양이다.

 

  범인의 동기 부분에서는 그냥 한숨이 나왔다.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별로 달라지지 않은 모양이다. 에휴……. 그래서 화가 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도르래 우물은 왜 삐걱거리나』은 단편이다. 특이하게 모든 내용이 다 한 소녀의 편지로 이루어져있다. 너무도 외모가 비슷한 본처가 낳은 자식과 불륜으로 낳은 자식. 남부럽지 않게 자란 적자와 온갖 멸시를 받으며 큰 서자. 전쟁에는 둘이 갔지만 돌아온 것은 단 하나. 과연 어느 아들이 돌아온 것인가? 그리고 그날밤 죽은 것은 과연 누구인가?

 

  긴다이치 코스케가 뒤늦게 사건에 개입하긴 하지만, 이미 사건은 비밀리에 해결되어있었다. 그래서 그는 단지 기록물을 챙기는 역할만 담당한다. 그렇지만 그래도 별로 아쉽지 않았다. 그만큼 편지에서 드러난 추리가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흑묘정 사건』은 처음에 읽을 때 ‘혹시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놓고 얼굴 없는 시체 트릭에 1인 2역 트릭이 있다고 밝혀놓았기에, 혹시 이런 식으로 전개되는 게 아닌가하는 추측을 했다. 그러다가 ‘아닌가?’하는 마음에 다시 고민을 해보았다. 결국에는 처음에 했던 생각을 밀고 나갔는데, 그게 맞았다. 다만 공범의 정체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어서 조금 놀라웠다.

 

  정원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의 부패된 시체. 그 정체는 누구일까? 술집 주인과 불륜관계에 있던 여자일까 아니면 마담일까? 남편의 내연녀를 죽인 마담이 범인일까 아니면 내연녀가 마담을 죽인 걸까? 도대체 술집 주인은 어디에 숨은 걸까?

 

 

  흥분하면 머리를 마구 긁으며 말을 더듬고, 외모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허술함으로 상대방을 방심하게 만드는 긴다이치 코스케. 어떻게 보면 미국 드라마 ‘형사 콜롬보 Columbo’의 주인공을 닮았다. 갑자기 콜롬보 시리즈가 보고 싶어진다. 얼마 전에 케이블에서 해주던데. 그리고 긴다이치 코스케가 나오는 드라마도 보고 싶어진다. 일본에서는 꾸준히 만들어 방영하는 것 같던데……. 빨리 책을 읽어야 드라마와 비교할 수 있겠지. 그럼 다음 권으로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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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미널 마인드 시즌 5 (6disc)
에드워드 앨런 버네로 감독, 쉐마 무어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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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Criminal Minds

  제작 - 마크 고든, 에드워드 앨런 베네로

  출연 - 조 만테냐, 페이짓 브루스터, 쉬머 무어, 매튜 그레이 구블러, 에이 제이 쿡, 커스틴 뱅스니스, 토마스 깁슨 등

 

 

 

 

 

  확실히 이 시리즈의 제작진은 S기질이 철철 넘치는 것 같다. 이미 5시즌까지 오면서 그 기질은 넘치다 못해 강을 이루고 바다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배우들을 엄청 굴리면서 시청자들의 간을 콩알만 하게 만들고 긴장시키다가 눈물 흘리게 만들면서, 자기들은 '좋았어!'를 외치고 있을 것 같다. 한국의 모 드라마 작가처럼 배우를 급작스럽게 죽이지는 않지만, 죽기 일보 직전까지 보낸다든지 죽도록 고생시키고 불쌍하게 만드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번 시즌에서도 불쌍한 누군가는 보는 이의 눈물을 자아내며 하차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엄청난 동정표를 얻었다.

 

  5시즌은 오로지 '하치와 포옛의, 하치와 포옛에 의한, 하치와 포옛을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시즌, '보스턴 리퍼'라는 별명의 연쇄 살인범으로 20여년 만에 BAU팀에게 잡혔지만 감옥에서 탈출한 포옛. 그는 계속해서 하치의 주위를 얼쩡거리면서 계속해서 신경을 자극한다. 게다가 하치의 부인과 아들이 숨어있는 곳까지 알아내는 바람에, 하치는 두 사람과 이별을 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아홉 번째 에피소드인 '100'에서 그 비극적인 사건이……. 그리고 에린 스트라우스 부국장은 원래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번 에피소드에서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힌다. 아, 진짜 그렇게 이야기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워낙에 초중반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줘서, 다른 이야기들은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음, 다섯 번째 이야기인 'Cradle to Grave'는 전에 보았던 영화 '더 팩토리 The Factory, 2011'를 연상시킨다. 그냥 입양을 하라고, 이 나쁜 것들아! 왜 괜한 여자를 납치해서! 진짜 빌어먹을 혈통주의 같으니라고! 열두 번째 에피소드인 'The Uncanny Valley'는 살아있는 여자들을 인형처럼 꾸미는 범죄자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뭔가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급하게 끝맺음한 것 같았다.

 

  열세 번째 이야기인 'Risky Business'는 한 마을에서 십대 청소년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당국에서는 그것이 이른바 '졸도 게임' 또는 '목 조르기 놀이'를 하다가 실수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뭔가 이유가 있어 자살을 한 것인지 밝히려고 한다. 음, 예전에 미국에서 그런 게임이 유행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에휴……. 열여덟 번째 이야기인 'The Fight'에서는 아쉽게도 1시즌으로 끝나버린 스핀 오프 시리즈의 배역진들이 잠깐 선보인다. 그 스핀 오프 시리즈는 참 할 말이 많다. 어떻게 '다음에 계속'이라고 해놓고 끝내버리는지……. 비즈니스의 세계는 비정하다는 걸 보여준다. 스물두 번째 에피소드인 'The Internet Is Forever'는 제목 그대로 온라인에 한 번 올라간 것은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아, 그래서 예전에 어떤 사람은 찍지 말라고 화를 냈던 걸까.

 

  역시 마지막 에피소드는 다음 시즌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악당으로 '팀 커리'가 출연한다. 헐, 팀 커리라니! 그 사람도 많이 늙었다.

 

  이번 시즌에서 하치가 동정표를 잔뜩 얻었다면, 데릭은 호감을 잃었다. 어떤 여자든지 마음만 먹으면 꾈 수 있다는 분위기가 은연중에 풍겨 나오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그렇게 잘 생긴 것도 아닌데……. 매 회마다 바뀌는 가르시아의 헤어스타일은 볼수록 감탄만 자아낸다. 진짜 그 배우는 코디에게 감사해야한다.

 

  그나저나 다음 시즌에서는 다른 누가 고초를 겪을지 걱정도 되면서 은근히 기대가 되는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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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왕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3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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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Beggar King

  작가 - 올리퍼 푀치

 

 

 

 

 

 

 

 

  사형집행인 시리즈의 세번째 책.

 

  퀴슬은 레겐스부르크의 목욕탕 주인과 결혼한 여동생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먼 길을 떠난다. 그런데 동생의 집에 도착한 그를 기다리는 것은, 피투성이가 되어 살해당한 동생 부부의 시체였다. 설상가상으로 석연찮은 이유로 그는 동생 부부의 살해범이 되어 감옥에 갇힌다.

 

  한편 숀가우에 있던 퀴슬의 딸인 막달레라와 그녀의 연인인 지몬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마을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고모를 만나기 위해 레겐스부르크에 도착한 두 사람은, 퀴슬이 살인용의자로 고문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막달레나와 지몬은 퀴슬을 구하기 위해 사건을 수사하는데, 그들을 위협하는 세력이 나타난다. 두 사람은, 이 모든 것이 퀴슬을 노리는 어떤 세력의 조직적인 모함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사형집행인. 우리나라의 망나니나 백정과 비슷한, 사람 취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던 계층이다. 명에 따라 죄인을 처형하는 직업인데, 살인을 직업으로 한다는 이유로 천대받았고 심지어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살아야했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결혼도 비슷한 천민끼리 해야 했다.

 

  그런데 그런 사형집행인의 딸과 마을의 유일한 의사의 아들이 사랑한다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1권에서는 호감만 느끼던 두 사람은, 이번 편에서는 아예 대놓고 연애행각을 보인다.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야한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행동은 전혀 그렇지가 못했다. 두 사람의 연애는 마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계급이 분명한 그 당시 사회에서 절대로 용납 받지 못할 일이었다. 그 때문에 막달레나는 마녀로 칭해진다. 주술을 써서 의사의 아들을 홀렸다는 것이다. 결국 마을을 떠나 신분을 숨기고 살기로 한 두 사람. 하지만 그 둘의 도피 행각은 뜻밖의 난관을 만난다.

 

  바로 감옥에 갇혀 그곳의 사형집행인 토이버에게 온갖 고문을 당하고 처형당할 처지에 놓인 퀴슬때문이었다. 도대체 누가, 왜 그를 죽이려고 그런 함정을 파놓았을까? 그를 노리는 사람은, 얼마나 엄청난 힘을 가졌기에 레겐스부르크의 유력자들을 움직일 수 있을까? 퀴슬은 언제 그런 높은 사람에게 밉보인 걸까?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그의 과거를 보여준다. 과거 용병으로 활동했던 퀴슬. 그는 가물거리는 기억 속에 자신을 노리는 존재를 찾아내려고 애쓴다.

 

  한편 레겐스부르크는 그 당시 꽤 혼란스러웠다. 매춘부같은 직업의 여자들이 납치되었다가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기도 하고, 자유민과 기존의 권력귀족들이 대립하고 있었다. 신분제 사회에서 자유민이라니, 지금이야 당연한 말이지만 그 당시에는 상당한 반항세력으로 보일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도시에서 온 퀴슬은, 도시의 분위기를 전환시키기에 적합한 인물이었다. 모든 살인 사건을 그의 소행으로 밀어붙이면 사람들의 불안은 일시적으로나마 해소될 것이 뻔했다.

 

  이렇게 모든 상황은 퀴슬에게 불리했다. 그 정도로 그를 함정에 빠트린 존재의 계략은 끈적끈적한 거미줄 못지않았다. 다만 그는 퀴슬의 베어 그릴스를 능가하는 생존력, 막달레나의 추진력과 행동력 그리고 지몬의 두뇌를 계산하지 못했다. 그게 패인 중의 하나였다.

 

  아버지는 감옥에서 고문당하고 있는데 연애염장질과 밀당을 하는 막달레나와 지몬의 철없음에 조금 화가 나긴 했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봐줬다. 안 그랬으면 읽다가 분통이 터져서 책을 덮었을 것이다.

 

  그리고 퀴슬, 실망이다. 자기도 용병일 할 때 사람을 무지막지하게 죽이고 자기 동료들이 여자들을 강간하고 죽이는 걸 뻔히 봐놓고, 자기 부인의 과거를 왜 그리 추궁하는 걸까? 사실을 알아도 별로 달라지지 않는 일이라면, 부인이 굳이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걸 캐물어야 했을까? 막말로 부인이 진실을 얘기한다는 보장이 어디 있다고?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그가 부인에게 과거를 캐묻는 장면에서 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독일의 역사에 대해 잘 알았으면 더 재미있게 읽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퀴슬이 용병생활을 하게 된 배경이나 자유민과 기존 세력의 다툼에 대해 자세히 알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막달레나를 돕는 거지 조직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약자라도 모이니까, 강하구나. 하긴 중국에서도 개방은 무시할 수 없는 무력을 가진 집단이었지. 그래서 인간은 집단을 만드는 모양이다.

 

  손가우로 돌아온 퀴슬 앞에 닥친 도시의 상황은 다음 권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제 악명 높다는 그게 등장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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