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원
존 포그 감독, 제어드 해리스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4년 12월
평점 :
일시품절


  원제 - The Quiet Ones , 2014

  감독 - 존 포그

  출연 - 올리비아 쿡, 샘 클라플린, 야레드 해리스, 에린 리처즈

 

 

 

 

  이 영화도 실제로 1972년에 있었던 ‘필립 실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광고한다. 초자연적인 존재가 있는지 증명하기 위한 실험으로, ‘필립’이라는 이름을 가진 유령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실화 어쩌고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 실험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영화는 어디까지 각색을 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그냥 반 정도는 과장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음, 너무 많이 믿나? 한 80%는 뻥이라고 해야 할까?

 

  영화 포스터를 보면 클래식 공포라고 적혀있다. 그 때 알아봤어야 했다. 클래식이라니……. 나에게 클래식 음악은 웅장하고 길다는 인상이 있다. 어떤 것은 지루하기만 하고 또 어떤 것은 재미있지만, 전반적으로 클래식 음악하면 지루하다는 느낌만 남아있다. 그런데 클래식 공포라니! 그렇다. 영화 초반은 무척이나 지루했다. 내 인내력이 날로 늘어가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초자연적인 현상 때문에 고통 받는 소녀 제인과 그녀를 관찰하는 것이 목적인 조셉 교수와 대학생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 촬영을 담당한 브라이언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영화는 학생들과 교수가 도대체 어떤 힘이 제인을 괴롭히는지 관찰하고, 서로 대화하면서 거의 한 시간을 날려 보낸다. 물론 그 와중에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날 분위기만 잡다가 지나가기도 한다. 하여간 그냥 보면 영화 만드는 학생들과 교수가 야리꾸리한 분위기를 내는 걸로 보이기도 한다. 실험에 진전이 없자 모두들 실의에 빠지는 가운데, 이상한 힘이 그들을 공격한다. 그리고 조셉 교수의 과거와 제인의 비밀이 밝혀지는데…….

 

  제일 황당한 건, 실험이라든지 초자연을 잘 알지도 못하는 브라이언이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아내서 알아낼 수 있는 사실을 왜 교수나 다른 학생들은 몰랐느냐는 점이다. 그런 걸 찾아볼 생각도 안 해본 걸까? 그냥 관찰만 하면 뭐든지 다 이루어질 것이라 믿었던 걸까? 그건 참된 연구자나 진실 탐구자의 자세는 아닌 것 같다. 미리 조사를 해봤더라면 영화의 결말 같은 파국을 맞이하지는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영화를 보기 전에 미리 조사를 했다면, 이런 기분은 들지 않았을 것이다. 감독의 전작을 보니 ‘쿼런틴 2 : 죽음의 공항 Quarantine 2: Terminal, 2011’이다. 아…….  도서관 이용이나 검색을 생활화해야겠다.

 

  영화의 결말은 이런 유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한 마무리를 하고 있다.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아는 만큼 보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몇 장의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아마 믿어달라는 제작진들의 마음인가보다. 하지만 그 마음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나 역시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인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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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낭독 훈련 : 감동 에피소드 영어 낭독 훈련 에피소드
심재원.Paul Kim.Danton Ford 지음 / 사람in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 심재원, Danton Ford,Paul Kim

 

 

 

 

 

  영어 낭독이 뭘까? 시 낭독은 들어봤는데, 영어 낭독은 처음 들어봤다. 시 낭독은 시를 여러 사람들 앞에서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시의 운율이나 감성을 전달하면서 읽어야 한다. 그러면 영어 낭독이란 뭘까? 위에 적은 시 낭독을 생각하면, 추측할 수 있다. 영어 이야기를 원어민들이 하는 것과 비슷하게 연음이라든지 단어의 강약을 살려서 읽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것을 연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세 쪽 분량의, 14~17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이야기가 20개 들어있다. 물론 첫 이야기보다 마지막 이야기는 문장도 길고, 문장의 개수도 조금 많다.



 

  처음에는 그냥 들어보면서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고, 그 다음에는 따라서 읽는 연습을 한다. 책은 문장 중에 끊어 읽을 부분, 강하게 읽어야 할 부분 그리고 이어서 읽어야 할 부분을 표시해두었다. 전에 읽은 '윤재성의 소리영어 PLUS' 에 비하면 난이도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학습자가 충분히 따라할 수 있도록 아주 천천히 읽어주고, 또한 기다려준다.

 

  그리고 어느 정도 따라할 수 있으면, 교재를 보지 않고 읽을 수 있는지 확인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도 되었다싶으면, 스토리에 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요약 연습까지 들어있다. 모든 것이 만족할 만큼 되었으면, 이제 마지막으로 중간 중간에 빈칸이 들어있는 문장을 보고, 앞에서 읽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평가를 한다. 여기까지 해야 이야기가 하나 끝이 난다.



 

  처음에는 양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따라 해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게다가 하루가 지나면 전날 학습한 내용이 반 정도는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바람에, 초반엔 좀 곤란했다.

 

  하지만 유명인의 일화나 짧은 이야기라서,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다만 너무 감동을 주려고 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제일 인상 깊은 이야기는 개를 산책시키는 알바를 하는 어린 소년의 고객 서비스얘기였다. 그런 꼬꼬마 아이도 고객만족을 위해 애쓰는데…….

 

  초등학교 5학년인 조카가 조금 더 크면, 한번 같이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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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Grabbers , 2012

  감독 - 존 라이트

  출연 - 리차드 코일, 루스 브래들리, 러셀 토베이, 랄로 로디

 

 

 

 

  유쾌한 촉수 괴물 영화였다. 다만 촉수괴물하면 떠오르는 그런 이미지가 나오지는 않았다. 이 영화의 촉수 괴물은 사람을 잡아다가 옷을 벗기는 대신, 헤드 샷을 날린다. 아쉽다.

 

  거의 노인들만 살고 있는 것 같은 아일랜드의 에린 섬. 어느 날 빛나는 뭔가가 바다에 떨어진다. 한편 섬의 경찰서장이 휴가를 떠나자, 본토에서 경관 리사가 대타로 자원해 온다. 고래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뗴로 죽어 해변에 올라온 날, 어부 패디가 바닷가에서 알을 여러 개 주워온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씩 살해당한다. 섬의 경찰인 오셔와 본토에서 온 리사, 섬의 의사 사이먼 그리고 어부 패디는 그것이 바로 거대한 촉수 괴물의 짓이라는 걸 밝혀낸다. 하지만 태풍이 올려오고 있어서 본토에서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 과연 섬마을 사람들은 거대 촉수 괴물과 그 새끼들의 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괴물이 나와서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데, 웃겼다. ‘그래버’라 이름 붙여진 괴물의 새끼들은 마치 학창시절 과학 교과서에서 보았던 말미잘처럼 생긴 것이, 꼬물거리면서 기어 다니는 게 귀여웠다. 게다가 촉수 괴물이라 해서 느리게 이동할 줄 알았는데, 엄마 그래버의 이동 방법은 가히 상상이상이었다. 굴러다녔다. 아주 빠른 속도로.

 

  그래버에게서 살아남는 방법을 보면서 황당했다. 문득 예전에 보았던 영화 ‘패컬티 The Faculty, 1998’이 떠올랐다. 그 영화에서는 외계생명체에게서 살아남는 방법이 약물이었다. 그런데 이 ‘그래버스’에서는 술을 많이 마시면 괴물이 싫어한다. 음, 인간에게 안 좋은 것은 괴물에게도 안 좋다는 것인지, 아니면 술을 많이 먹으라고 간접적으로 광고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영화는 재기발랄한 대사들이 철철 넘친다. 괴물이 있는 곳을 찾으러 가면서 노인은 이 모든 것이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열변을 토한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물에 넘치는데 우리는 아가미가 없다고 한탄을 한다. 그렇다! 그 괴물은 부화하려면 물이 필요한데, 지구 온난화로 다 녹아서 바닷물이 많아지니까 괴물도 많아지는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에게 괴물이 있으면 불안해 할 테니 그냥 한 곳으로 모이라고 하자 시큰둥해한다. 그러다가 술을 공짜로 준다니까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역시 공짜 술이 제일 맛있다는 사실을 아는 모양이다. 못 마시는 술을 잔뜩 먹고 겁을 상실한 채 괴물에게 맞서는 리사의 모습도 귀여웠고, 괴물과 싸우겠다고 의자 하나 들고 있는 의사도 웃겼다.

 

  괴생명체가 나오는 영화중에서 이렇게 유쾌하게 본 것은 ‘불가사리 Tremors , 1990’ 이후 오랜만이다.

 

  아, 술 마시고 싶다.

 

  이 영화, 음주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작품이었다.

 

 

 

  제목의 Grab을 보니까 갑자기 '그랩 윤'이 떠오르는데, 그 분은 뭐하시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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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4-12-15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피맛골 가 보세요 혹시 만날수도 영화 미치겠네 누가 이런 영화를 만들고....

바다별 2014-12-15 23:48   좋아요 0 | URL
영국에서 만들었지요 ㅋ 그래도 보면서 많이 웃었어요 ㅋ
 
토우의 집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 권여선

 

 

 

 


  버스 차장이 있고, 마을에 우물이 있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여자들은 계모임을 핑계로 옹기종기모여서 동네 소문을 옮기고, 남자들은 통장을 중심으로 모여서 나름 화기애애하게 지내던 그런 시절이었다. 삼악산, 일명 삼벌레고개는 상중하로 나뉘어 사는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달라진다. 가장 부유한 아랫동네, 그럭저럭 사는 중간 그리고 제일 못사는 윗동네.

 


  이 책은 중간 동네에 영과 원이라는 자매가 있는 한 가족이 이사 오면서 시작한다. 자매의 아버지는 영이 중학교에 갈 나이가 되어가지만 부인에게 존댓말을 한다. 그래서 자매의 엄마는 새댁이라고 불린다. 다른 동네 여자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새댁은, 아는 것도 많고 요리도 잘하고 글씨도 바르게 잘 쓰고 다정하다. 주인집의 큰아들 금철은 언니인 영에게 관심을 갖고, 작은아들 은철은 원과 친하게 지내게 된다. 은철과 원은 같이 스파이 놀이를 하기도 하고, 새댁이 만들어준 맛난 것도 먹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스파이놀이를 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이름을 알아내려고도 하고, 저주의 주문을 외우기도 하고, 몰래 얘기를 엿듣기도 하지만 아직 어린 두 사람에게 어른들의 세계는 어렵기만 하다.

 


  언제까지 어린 시절의 행복을 누릴 것 같았지만, 뜻하지 않은 사건이 생긴다. 그 일로 인해, 어린 두 친구는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큰 상처를 입는다.

 


  초반에는 어린 은철과 원의 귀여운 행동에 고모 미소를 지으면서 읽었다. 그런데 새댁이 시아주버니와 나누는 대화에서, 중반 이후 자매의 아버지 친구들이 모여서 나누는 대화를 읽으면서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저 시대에 저런 대화는……. 거기에 자매의 고모는 6.25때 북한군에 부역한 혐의로 고초를 겪은 과거가 있다. 감시를 받고 있다는데 저런 말을 해도 되는 건가? 어쩐지 어린 두 친구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생길 거 같았다.

 


  그리고 그 불길한 예감은 딱 들어맞았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마음 한구석이 얹힌 것처럼 묵직하니, 마치 체한 것 같았다. 먹은 게 체했을 때는 손을 따거나 소화제를 먹으면 풀리겠지만, 마음이 얹힌 것은 어떻게 풀 방법이 없었다. 그냥 길게 한숨을 내쉬고, 영이와 원이 그리고 은철이가 나중에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았으면 하고 바랄뿐이었다. 그 시대에는, 지금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살아가기 힘들고, 연좌제가 불문율처럼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고난을 당할지는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까지 가지 않는다. 아이들이 각자 떠나는 장면에서 끝을 맺는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으로 아이들은 각자 갈 길을 떠난다. 어쩌면 그들은 그 전에 보여줬던 아이다운 신선함과 독특함을 잃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새댁에게서 효자효녀 얘기를 들은 은철이는 옛날 부모들은 무섭게 먹을 걸 밝힌다고, 식탐이 끝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빠가 아프다고 하면 자기 간과 창자를 빼줘야 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고민을 할 정도로 순진했다. 원은 인형을 동생이라고 데리고 다니면서 온갖 기발한 상상을 하며 은철과 신나게 뛰어논다. 영은 차분하니 동생을 잘 돌보고 집안일도 야무지게 잘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바뀌었다. 계주네 집에 모여 수다를 떨던 마을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서로를 보았고, 더 이상 예전처럼 어울리지 않았다. 효자효녀 얘기를 해주던 새댁도, 유쾌하게 떠들던 원이도, 형을 따라다니면서 신나게 놀던 은철이도 이제는 중간 동네에서 볼 수가 없다.

 


  어쩌면 우리 윗대들이 겪어야했던 아픔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함께 할 줄 알았던 사람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려야했던,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느껴야했던 두려운 나날들의 기억이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이름과 형태는 다르지만, 지금도 우리 곁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게 이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라면 갖고 있어야 하는 슬픈 운명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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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All Cheerleaders Die (치어리더는 모두 죽는다) (한글무자막)(Blu-ray) (2013)
Image Entertainment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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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ll Cheerleaders Die , 2013

  감독 - 럭키 맥키, 크리스 시벗슨

  출연 - 캐이틀린 스테이시, 시아노아 스밋-맥피, 브룩 버틀러, 아만다 그레이스 쿠퍼

 

 

 

 

  치어리더팀의 주장이자 교내 여왕벌인 '렉시'가 치어리딩 연습 중 사고로 죽는다. 그리고 친구였던 '매디'는 분노한다. 렉시가 채 묻히기도 전에 남자친구였던 풋볼팀 주장 테리가 다음 치어리더팀의 주장 '트레이시'와 커플이 되었기 때문이다. 매디는 두 사람의 새학년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계획으로 치어리더 팀에 들어간다. 그런데 그녀의 계획이 너무 잘 먹힌 걸까? 풋볼팀과 치어리더팀에 다툼이 생기고, 급기야 자동차 사고가 일어난다. 매디를 비롯해 트레이시, 마사와 한나가 사망한다. 하지만 매디를 좋아하는 절친이자 마녀 집안의 후손인 '리나'는 신비한 마법의 돌을 이용해 그들을 되살려낸다. 그리고 그들은 풋볼팀원들을 하나둘씩 죽여 나간다. 하지만 풋볼팀 주장인 테리가 그들의 비밀을 알아차리는데…….

 

  여학생들의 쭉쭉 빵빵한 몸매를 원 없이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거기에 아리따운 소녀들이 서로의 몸을 탐하고 키스하는 장면까지 볼 수 있는 상당히 독특한 영화였다. 리나가 매디에게 자신의 피를 빨게 하는 장면은, 흐르는 음악까지 어우러져 로맨틱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거기에 되살아난 소녀들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게 되어서, 한 명이 섹스 중 오르가즘을 느끼자 다른 소녀들도 복도라든지 운동장등에 주저앉아 교성을 지르는 장면은 황당하면서 웃겼다. 그런데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 1989'에서 맥 라이언처럼 멋지게 표현하진 못했다. 그냥 아픈 사람 같았는데, 다른 학생들은 그런 소녀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왜 아무도 아프냐고 걱정을 하지 않는 거지? 그 정도로 치어리더팀원들은 다른 학생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던 걸까? 그냥 옆에 데리고 다니면 괜찮은 액세서리이고, 눈요깃감으로 적당한? 하지만 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살아있는 사람의 피를 먹어야 체력과 미모를 유지할 수 있는 소녀들의 식습관도 좀 웃겼다. 죽었다가 되살아나면 좀비라고 봐도 될 텐데, 좀비가 인간의 살점이 아닌 피를 빨아먹다니 뱀파이어인가? 아니면 마녀의 마법으로 되살아나서 어딘지 모르게 변형된 걸까?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퓨전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소녀들이 너무 멍청했다. 그냥 자기들의 괴력에 취해서 온갖 사고만 치고 다니기 바빴다. 복수를 하려면 계획을 세워서 피를 말려야 하는데,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하나둘씩 테리에게 또다시 살해당한다. 외모를 꾸미기에만 치중하고 머리는 소홀히 해서인가보다.

 

  그에 비해서 그들의 상대라 할 수 있는 테리는 무척이나 사악하다. 같이 웃고 떠들던 여자애들을 고문하고 죽이는데 머뭇거리지 않는다. 하기로 마음먹었으면 거침없이 쭉쭉 실행한다. 그것이 자신의 친구 몸에 칼을 쑤셔 박는 것이라도 말이다. 거기에 머리도 좋아서, 별로 힌트도 없는데 거의 모든 것을 추측해낸다. 그를 주인공으로 하면 엄청난 사이코패스가 나오는 연쇄살인극이 하나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영화는 은근히 잔인하면서 우스웠다. 매디와 리나, 두 사람만 있으면 흘러나오는 웅장하고 로맨틱한 배경음악은 어이가 없었고, 너무도 황당하게 함정에 빠지고 죽어버리는 소녀들이 안쓰러웠다.

 

  영화가 끝나고 ‘Part one’이라고 나오는데, 그럼 2편이 나온다는 얘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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