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과학이 산다!
임숙영 지음, 김고은 그림 / 현암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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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임숙영

  그림 - 김고은

 

 

 

  예전에 만화가 박무직씨가 그린 '영화를 믿지 마세요'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작품은 각각의 영화 속에 숨어있는 과학과 허구에 대해서 다루고 있었다. 반면에 이 책은 영화 전반적인 분야에 기여하고 있는 여러 과학 원리와 그것을 응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개성 있는 유머러스한 그림과 사진들, 만화와 설명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어렵다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1장. 영화의 원리 속에 숨은 과학을 찾아서

이 부분에서는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에 비슷한 원리로 작동했던 다양한 기구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영화가 어떤 작동 원리를 통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지 설명하고 있다.



 

  2장. 영화를 만드는 과정 속에 숨은 과학을 찾아서

최초의 카메라가 어떻게 영화 필름으로 발전했고, 단편에서 어떻게 장편을 찍을 수 있게 되었는지, 영화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한다. 그리고 영화의 제작과정, 그러니까 시나리오 작업부터 시작해서 촬영과 편집 그리고 각 상영관으로 어떻게 배부가 되는지 보여준다. 또한 음향 효과에 대해서 맛보기를 보여준다.

 

  3장. 영화를 보여 주는 데 숨은 과학을 찾아서

영사기의 작동 원리와 발전 과정을 알려준다. 그리고 어떻게 소리가 입체적으로 들리는지, 스크린에 숨어있는 비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4장. 영화 속 마술, 특수 효과에 숨은 과학을 찾아서

소제목 그대로 특수 효과에 대해 애기하고 있다. 예전부터 현대까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그림으로 소개하고 있다.

 

  5장. 상영관 안에 숨은 과학을 찾아서

왜 극장에서는 팝콘과 콜라만 파는지, 팝콘은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콜라는 왜 톡 쏘는지, 극장에서 제일 좋은 자리는 어디인지, 어떤 원리로 옆 상영관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등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음, 다음번에 영화표를 예매할 때 참고해야겠다.

 



  6장. 미래의 영화관에 숨은 과학을 찾아서

아이맥스 영화나 3D영화 그리고 4D 영화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또한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한 미래의 영화까지 다루고 있다. 사실 내가 제일 관심 있는 건, 안경 낀 사람도 3D를 제대로 볼 수 있으면 하는 것이다. 빨리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영화와 과학은 별로 상관이 없을 것 같은데, 의외로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책을 읽다보니, 그 당시 최첨단 과학 기술을 총 집약해놓은 것이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영화에 응용된 과학을 단순히 CG 기술로만 생각했던 것을 떠올리면, 난 참 모르는 게 많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호기심이 많은 조카는 여기에 나온 것들을 직접 보면 좋겠다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영화라는 게 쉽게 만들어지지 않고, 꽤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는 것에 놀란 모양이다. 과학을 못하면 요즘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고 말해주니, 인상을 쓴다. 더불어 과학을 잘하려면 수학도 잘해야 한다니 '아-'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과학은 몰라도 수학엔 자신 있다는 뜻인가 보다.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다고 웃는 걸 보니, 이 책을 고른 건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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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 시즌 2 : 보급판 (6disc) - 별책부록 없음
KBS 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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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Doctor Who, 2006

  제작 - 제임스 호즈, 러셀 데이비스

  출연 - 데이비드 테넌트, 빌리 파이퍼, 노엘 클라크, 카밀 코두리

 

 

 

 

  지난 1시즌 마지막 편에서 닥터가 바뀌었다. 닥터의 종족은 죽지 않고 재생성이라는 것을 통해, 모습이 바뀐다고 한다.

 

  지난 번 닥터보다 이번 닥터는 조금 더 젊어지고, 유쾌해졌다. 그리고 전보다 더 인간적이게 되었다. 지난 닥터는 지구인을 그냥 꼬리 없는 원숭이 취급을 했지만, 이번 닥터는 인간의 삶에 더욱 더 깊숙이 관여를 한다. 지구인의 여러 감정과 다양한 사고방식 그리고 운명에 대해 생각하고 느껴보기도 하며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 한다. 어쩌면 지난 시즌 마지막 편에서 로즈가 흡수했던 타디스의 에너지를 다시 닥터가 가져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DNA까지는 아니지만, 인간의 뭔가가 몸속으로 들어간 모양이다. 슈퍼맨은 미국을 지키고 배트맨이 고담시를 수호한다면, 이번 닥터는 지구를 지킨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영국을 중심으로.

 

  로즈 역시 천방지축 말괄량이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어떨 때는 관조적인 입장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기도 한다. 이 역시 지난번에 흡수했던 타디스 에너지의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둘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같이 여행하는 동료 이상의 감정을 갖게 되는데,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과 재생성을 통해 죽지 않는 외계인의 사랑이 과연 가능할까?

 

  이번 시리즈에서도 다양한 외계인이 등장하고, 닥터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여러 가지 모험을 한다. 게다가 차원을 넘어와 공격하는 달렉과 사이버맨 때문에 지구는 거의 멸망 직전까지 가기도 하고, 종족에서 떨어져 외로움을 느낀 외계인 때문에 지구인들이 사라지기까지 한다.

 

  제일 인상 깊은 것은 빅토리아 여왕이 나오는 에피소드였다. 그녀가 닥터와 로즈를 만나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토치우드 건설을 명했다는 건, 꽤나 흥미 있는 연결고리였다. 지난 시즌 때는 토치우드의 수장격인 잭 선장이 나오고, 이번 시즌에는 그 기관의 설립이 나오다니. 음, 스핀 오프 광고를 아주 제대로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여왕이 늑대 인간에게 물리는 바람에 영국 왕실에……이하 생략.

 

  또 하나 인상 깊은 것은 블랙홀에 근접한 별 에피소드였다. 악마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것을 조금 더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악마를 별에 묻은 외계인 종족이 어떻게 보면 신과 천사의 무리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러면 외계 문명설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리즈였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 사랑, 가족, 신과 인간, 종교 등등. 그냥 그런저런 평범한 SF 드라마가 아니었다. 그러니 내가 광팬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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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6대 오페라 - 교과서 속 천재 음악가가 들려주는
나탈리에 폰스 지음, 카를레스 아르밧 그림, 배상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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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제 - 교과서 속 천재 음악가가 들려주는

  저자 - 나탈리에 폰스

  그림 - 카를레스 아르밧

 

 

 

  위의 다른 두 조카와 달리, 막내 조카는 미술에 별로 흥미가 없어 보인다. 어릴 적부터 세계 명화라든지 한국 명화가 실린 책을 사줬지만, ‘이거 교과서에서 봤어’정도의 반응이 다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물어봤다. 어린이 날 선물로 미술에 관한 책이 좋아, 음악에 관한 책이 좋아? 그러자 음악에 관한 책이 설마 피아노 학원에서 배우는 음표라든지 계이름이 적힌 거냐고 묻는다. 그게 아니라 오페라나 작곡가에 대해 설명도 되어있고 CD로 노래도 들을 수 있다고 얘기하자, 음악에 관한 책이 좋다고 대답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둘러보면서 고르고 고르다가 이 책을 골랐다.

 

  이 책은 여섯 편의 오페라 작품이 수록되어있다. ‘마술 피리’, ‘라 보엠’, ‘트리스탄과 이졸데’, ‘아이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그리고 ‘세비야의 이발사’이다. 상당히 유쾌한 분위기의 그림과 더불어, 각 오페라의 줄거리가 들어있다. 그리고 CD에는 각 오페라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노래가 있다. 책을 읽다보면, 이 부분에서 시디를 들으라는 표시가 있다. 그 때 흘러나오는 노래인가보다. 그것을 틀어놓고 극의 분위기를 느껴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거의 다 사랑에 관한 것이라, 아직 어린 조카는 ‘흐음’하는 정도로만 반응을 보였다.



  

  녀석이 제일 놀란 부분은 ‘마술 피리’에서 밤의 여왕이 딸에게 자라스트로를 죽이라고 명령하는 장면이었다. 그 부분에서 CD에서 나오는 노래를 듣더니, ‘이거 들어봤어!’하고 아는 척을 한다. 그러면서 ‘딸한테 사람을 죽이라고 하다니, 엄마 맞아?’라고 혀를 찬다. 내용을 알면서 들으니까 무척이나 무시무시한 노래라며, 일기에 써야겠다고 한다. 설마 고모가 어린이 날 선물로 책을 사줬는데, 엄마가 딸보고 사람 죽이라는 무서운 내용이었다고 쓰는 건 아니겠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결말은 그리스 로마 신화와 조금 달랐다. 조카도 그것을 지적했다. 신화에서는 해피엔딩이 아니었는데, 오페라에서는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걸로 끝이 난다. 신화도 잘 모른다고 말하는 조카에게 ‘디즈니 인어 공주를 생각해 봐. 행복하게 사니까 사람들이 좋아하잖아.’라고 말하니, ‘그런가?’하고 대답했다. 하지만 뭔가 마음에 안 드는 얼굴이다.

 

  ‘세비야의 이발사’에서는 왜 여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냐고 답답해한다. 바보 같다고. 그 당시 여자에게는 아무런 권리도 없다고 하니까, 놀란 눈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안 믿기는 모양이다. 음, 역사 공부를 좀 더 시켜야겠다.



 

  CD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다. 여기 수록된 것 말고, 다른 노래도 뭐가 있냐고 궁금해 한다. 유투브에서 검색하는 법을 알려줘야겠다.

 


  그런데 어떻게 고른 사진들이 다 커플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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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의 할리 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5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설영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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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Mysterious Mr.Quin, 1930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이 단편집은 참으로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다. 여기에서 사건을 서술하고 해결하는 것은 새터드웨이트라는, 직감이 뛰어난 69살 된 노인이다. 꽤나 왕성한 사교 생활을 즐기고 있어서, 여기저기 안 끼는 데가 없는 편이다. 그가 어떤 예감이라고 할까 직감으로 무슨 일이 있겠다 내지는 있었다고 느끼면, 반드시 할리퀸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나이도, 사는 곳도, 연락처도 아무 것도 모르는, 심지어 할리퀸이라는 이름이 본명인지 의심스러운 이 남자는 단지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갑자기 새터드웨이트의 복잡했던 머릿속이 스르르 정리가 되면서, 모든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

 

  할리퀸의 이론은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시간을 두고 지난 다음에 다시 바라보면 그 당시 깨닫지 못했던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당시 의미 없이 스쳐지나갔던 사소한 것들이라든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 대화를 통해 생각이 정리되어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새터드웨이트이고, 자신은 단지 옆에서 도움을 줄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새터드웨이트는 나름대로 자기가 사건을 정리하고 해결하지만, 결정적인 힌트를 주는 것은 할리퀸이라고 주장한다. 자기는 단지 기억과 묘사 그리고 전달을 잘 할 뿐이라고 한다.

 

  겸손한 것인지 상대방을 치켜세우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탐정이라 불리기 쑥스러워서인지 잘 모르겠다. 약간은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할리퀸과 직관력과 기억력이 뛰어난 새터드웨이트.

 

  두 사람은 매번 사건 현장에서 우연히 만나서 대화를 나눈다. 주로 할리퀸은 질문을 하고, 새터드웨이트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하는 편이다. 그러다가 새터드웨이트가 ‘앗! 알았다’라고 하여 사건이 해결되면, 할리퀸은 온데 간데 말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좋게 보면 신비로움을 간직한 사람이고, 나쁘게 보면 예의가 없는 남자이다.

 

  어떻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지만, 언제나 만나면 참으로 반가워한다. 특히 새터드웨이트가 너무도 좋아한다. 어쩌면 무료하고 심심한 독신 생활에 할리퀸을 만나면 사건이 생기니, 삶의 활력소라고 생각하는 걸까?

 

  반면에 할리퀸은 그냥 담담한 편이다. 문득 그가 새터드웨이트를 교묘하게 조종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괜히 자기가 사건을 해결하면 이래저래 귀찮으니까, 나름 유명인사인 새터드웨이트에게 암시라든지 힌트를 적절하게 알려주는 게 아닐까?

 

  몇몇 사건들은 분위기가 참 애매모호했다. 특히 마지막 사건이 그러했다. 도대체 왜 그녀가 죽어야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새터드웨이트가 환상을 본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여섯 번째 이야기인 ‘바다에서 온 남자’는 읽으면서 너무 억지로 꿰어 맞춘다는 느낌도 들었다. 말이 안 되는 건 아닌데, 너무 우연의 남발이라……. 일곱 번째 이야기인 ‘어둠 속의 목소리’는 미스 마플이 나왔던 ‘예고살인 A Murder Is Announced, 1950’이 떠올랐다. 기본 설정이 비슷했다.

 

  논리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긴 하지만, 뭐랄까 약간 신비로우면서 모호한 분위기가 나에게는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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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헌터 (Manhunter)
유니버설픽쳐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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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anhunter, 1986

  감독 - 마이클 만

  출연 - 윌리암 피터슨, 브라이언 콕스, 킴 그라이스트, 조앤 알렌

 

 

 

 

  한니발은 아무래도 꽤나 인기 있는 인물인 모양이다. 예전에 나온 영화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1991'에서 확 뜨더니, 뒤이어 그가 나오는 소설들은 다 영화화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드라마까지 방영하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영화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1991'과 '한니발 Hannibal, 2001'은 보았는데 감상문이 없고, 다른 시리즈는 아예 보지도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토마스 해리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시리즈를 보기로 했다.

 

  한니발 렉터를 체포하고 휴식기를 갖고 있던 윌 그레이암. 그에게 FBI 상관인 잭 크로포드가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보름을 주기로 일가족을 살해하는 살인마가 활동하고 있는데, 실마리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단서를 찾아다니던 윌 그레이암은 자신이 체포했던 한니발 렉터를 찾아가 범인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렉터와 연쇄 살인범은 신문 소식란을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렉터는 심지어 그에게 윌 그레이암의 주소를 알려주기까지 했다. 과연 윌 그레이암은 가족도 지키고 연쇄 살인범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이 영화는 뭐라고 말해야할까? 음, 이미 안소니 홉킨스가 열연한 노년의 한니발 렉터와 매즈 미켈슨이 연기하는 젊은 시절의 한니발을 보았기 때문에, 여기서 나오는 한니발 역을 맡은 배우에게 실망스러웠다. 사건을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데도 불구하고 그리 인상적이지도 않고 기억에 남지도 않았다. 그냥 정신병원에 갇혀서 징징대거나 빈정거리는 이미지로만 남았다. 원래는 그가 흑막인데 말이다!

 

  겉으로는 윌 그레이암과 연쇄 살인범이 사건을 일으켜 영화를 장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어딘지 모를 찜찜함과 불안함을 계속 유발하는 요인이었다. 그래서 범인을 체포했지만, 뭔가 뒤를 자꾸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불편함을 줘야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

 

  윌 그레이암은 범인의 생각을 읽어내어 그가 어떤 목적과 심리를 가지고 행동을 하는지 알아내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난 그가 무척이나 섬세하고 예민하기에, 마음속에 남아있는 범인의 추악한 욕망이나 상상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윌 그레이암으로 나온 CSI 라스베가스 길 그리섬 반장 역의 배우는 그런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냥 차분한 성격 정도?

 

  주연을 맡은 두 배우가 그리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바람에, 영화는 조금은 지루했다. 후반부에 연쇄살인범과 윌 그레아임의 대결 장면에서 길게 흐르던 아이언 버터플라이(Iron Butterfly)의 'In a Gadda Da Vida'만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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