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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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마스다 미리



  마스다 미리 여자 만화 시리즈 또는 수짱 시리즈.


  수짱은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삼십대의 아가씨이다. 어느 날, 그녀는 지금 이대로 살아가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에 빠진다. 집에서는 결혼하라고 남자친구가 없냐고 성화이고, 모아놓은 자금도 별로 없다. 그렇다고 눈에 띄게 예쁜 것도 아니고, 다도라든지 화장품 같은 쪽은 잘 알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어떤 모습으로 미래를 설계해야할지 생각한다.


  만화는 그런 그녀의 일상과 그날그날 겪은 일에 대한 단상, 그리고 그녀의 유일한 동네 친구 마이코의 생활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작가의 소박하지만 꼼꼼한 그림체는 비슷한 나이대의 두 여성이 사회에서 겪고 느끼고 생각하며 다짐하는 모든 것을 따라간다. 어떻게 보면 간단하게 그린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무척이나 세심하게 그렸음을 알 수 있다. 신발을 벗는 장면에서 그려진 신발의 위치나 앉은 자세에 따라, 또는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에 따라 수짱이나 마이코의 마음가짐을 알 수 있다.


  마이코는 오피스 걸이기 때문에 언제나 정장을 입고 있다. 그래서 조신하게 보폭을 좁게 하여 걷는다. 어쩐지 어깨가 움츠러든 것 같기도 하고, 힘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녀가 남자친구와 헤어지기로 결심하는 장면에서는 바지를 입고, 보폭을 넓게 하여 팔다리를 힘차게 흔들면서 걷는다. 구질구질하게 이어지던 불륜을 끝내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그녀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사실 마이코가 계속 그와 헤어지지 않고 피해자 코스프레하면서 영원한 사랑 어쩌고 그랬다면, 아마 난 이 책을 던져버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아니라서 끝까지 읽었다.


  수짱은 고민을 하거나 깊이 생각을 할 때는 식탁 겸 책상인 낮은 상 앞에 주로 앉는다. 그래서 갑자기 자기혐오에 빠지거나 정리가 되지 않을 때는 그냥 엎드려버린다. 하지만 어쩐지 느긋하고 기분 좋게 쉴 때는 책상이 아닌 침대에 어깨와 등을 기대고 앉는다. 때로는 상 위에 발을 올릴 때도 있다. 그림만 봐도 어떤 상황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책의 시작 부분에서 수짱은 자신과 다른, 그래서 더욱 더 따라하고 싶은,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사람의 성향을 떠올렸다. 자신의 현재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변하길 원했다.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생활을 해나가면서 여러 가지 일을 겪는다. 짝사랑하던 남자의 비밀 연애와 결혼 소식을 듣기도 하고, 승진도 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는 많은 심경의 변화를 경험한다.


  결론은 어쩌면 상투적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감이 갔다. 그녀의 고민도, 겪는 일도, 그것을 해결해가는 방법도 무척이나 공감이 가고 와 닿았다.


  나 자신을 따로 두고 다른 사람의 가면을 뒤집어쓰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이 될 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건 지금까지 살아 온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일이니까, 내가 해왔던 모든 것과 했던 말들과 행동 그리고 만났던 사람들을 다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그건 지금까지의 내 정체성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나 자신은 존재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타협점을 찾게 된다. 수짱이 내린 결론은 그것이다. 그리고 난 그것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지금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앞으로 달라질 거라고 말만 해서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나도 지금 이대로는 괜찮지 않다. 이것저것 다 걸리고 불안하기만 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물론 이 책이 그런 불안감을 싹 가시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한두 가지 방법은 제시해주었다. 그것만으로도 고맙고 도움이 되었다. 아마 살아가면서 계속 고민하고 불안해할 것이다. 나 어떡하지? 이래도 괜찮을까? 나 잘하고 있는 걸까? 매번 이런 질문을 하면서 지낼 것이다. 그때마다 이 책을 넘겨보면서 용기를 얻어야겠다.



  싫은 부분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어, 꼴불견인 인간으로 변한 게 아니라 '나'에게는 여러 가지가 있는 거야. 여러 가지가 있어서 그것이 나라는 인간. 질투도 하고 부러워도 하고 비뚤어지기도 하고 마이코라는 좋은 친구가 있기도 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기도 하는 그런 나는, 세상에 한 명밖에 없어. -p.104~105


  여러 모습의 내가 모여서 하나의 내 모습을 만들고 있다.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를 늘려간다. 합체해서 강해져 가는 나. - p.112





이 손님, 어쩐지 배용준을 따라한 거 같다. 목도리랑 안경이랑...주름은 빼고 




 발상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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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변하기로 했다 - 사회 생활에 지친 당신을 위한 선배의 코칭
허은아 지음 / 이지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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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사회생활에 지친 당신을 위한 선배의 코칭

  저자 - 허은아



  예전과 달리 여성의 사회진출 비율이나 학력은 높아졌지만, 그 능력을 적절히 사용하는 회사나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여성은 결혼임신육아가 쓰리 콤보로 이어지기에 회사 업무에 지장을 준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거나 집안일은 여자가 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고……. 그래서 이 책에서는 그런 기본 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지 힌트를 주는 거라고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그와 달리, 이 책은 신입사원부터 CEO까지 각 단계별로 발생할 수 있는 매너리즘이나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대한 힌트와 각 직위에 걸맞은 기본적인 행동 지침서였다. 예측이 빗나가긴 했지만, 꽤나 유익했다.


  저자가 여자인지라, 특별히 여성을 중점적인 대상으로 보았다. 그런데 굳이 여자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고 본다. 모든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라고 할 수 있었다.


  우선 ‘개념 찬 신입사원의 행동 강령’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눈물을 보이거나 애교를 부린다고 세상일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여자라는 이유로 포기하지 말고, 여자라는 이유로 배려를 바라지 말고, 자신의 업무를 충분히 숙지하고 회사의 분위기를 익혀 적절한 의사표현을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한 인사의 중요성, 시간 관리 그리고 건강관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은 어릴 적부터 배우는 것이다. 동네 어른들에게 인사하기는 유치원 때부터 배운다. 시간 관리는 중학생이 되면서 시험에 대비하여 시간표 관리를 하는 것으로 익힌다. 건강이야 당연히 관리해야하는 것이고 말이다. 하긴 요즘은 그 당연한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 다시 익혀야할 것이다.


  신입딱지를 뗀 다음 단계, ‘열심히 일한 대리, 변해야 할 때다.’에서는 상사의 유형에 따라 어떤 점에 주목을 해야 하는지, 대외적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의사 표현에 대해서 언급한다. 그 예로는 ‘no'대신 ’how'를 제시하라고 한다.


  그리고 중간 단계에 접어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과장에게 필요한 것’부분이 나온다. 이 정도 직책이면 어느 정도 나이가 되었다는 가정 하에 저자는 이야기를 진행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엄마’가 되지 말라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직원들을 시시콜콜 챙기지 말라는 것이고, 너무 집안일에 매달리지 말라는 뜻이기도 했다.


  뭐든지 적절한 게 중요하다. 회사에 너무 매달리면 가정에서, 가정에 매달리면 회사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 여기서 저자는 여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감정적으로 문제에 대처하지 말길 충고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인맥을 쌓아 유지하는 법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그리고 ‘이직, 자충수와 터닝포인트 사이’가 나온다. 요즘은 한 회사에서 뼈를 묻는 일이 별로 없다. 저자는 효과적인 이직을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을 지 얘기한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알아야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꾸준히 자신을 닦고 연마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덧붙인다.


  다섯 번째로는 ‘팀장의 품격’을 말한다. 현대 사회는 팀제로 운용하는 회사가 많기에, 다양한 부처에서 뽑은 팀원들을 어떻게 통솔해야하는지 설명한다. 사이가 안 좋은 팀원끼리는 어떻게 중재를 하고, 칭찬과 비난을 적절하게 하는 방법과 회의를 주재하는 요령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또한 어떠한 유머가 사람들의 사이를 완화시키고 냉각시키는지도 첨가한다.


  칭찬하는 법, 패션, 비판을 수용하는 법에서 유머까지……. 팀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은 ‘보스의 특별한 포스’이다. 이 부분은 다른 곳에 비해 그리 분량이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한국에는 여자 CEO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책을 다 읽고 생각하니, 결국 어릴 적부터 배운 기본을 제대로 하라 고 말하고 있었다. 또한 여자라는 것을 너무 내세우지 말라고 한다. 그렇다, 회사는 여자가 다니는 곳이 아니라, 목표를 가진 한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곳이다. 그 점을 잊지 않으면, 사회생활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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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요, 똥싸개 탐정! - 배탈 똥탈이 났어요 스콜라 우리 몸 학교 1
신순재 지음, 이희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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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배탈 똥탈이 났어요

  작가 - 신순재

  그림 - 이희은



  우리 몸의 생리작용과 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해 다룬다는 ‘스콜라 우리 몸 학교 시리즈’ 1권이다. 2권은 순환, 3권은 배뇨를 다룬다고 한다. 흥미가 생긴다.


  똥싸개 탐정은 이 세상의 모든 배 아픈 아이들을 위해 존재한다. 여기서 잠깐. 배가 아프다는 건 어른들이 생각하는 사촌이 땅을 사서 아픈 게 아니라, 순수하게 배에 탈이 나서 아픈 것이다. 이 책에서 탐정은 다섯 명의 고민을 들어주고 원인을 알아내 해결책을 제시한다.




  첫 번째 사건 - 된똥꼬 사건.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변비에 관한 것이다. 왜 아이들이 변비에 걸리는지, 소화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변비를 예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두 번째 사건 - 물똥폭탄 사건. 식중독에 걸린 아이 얘기다. 왜 식중독에 걸리는지, 그 예방은 무엇인지 밝힌다.


  세 번째 사건 - 위빵빵 사건. 과식을 한 아이가 탐정을 찾아온다. 위에 대해 알려주고, 과식은 말자고 다짐을 받는다.


  네 번째 사건 - 으웩냠냠 사건. 인간이 아니라 어린 소가 찾아온다. 되새김질을 하자 병에 걸렸다고 오해한 것이다. 여기서는 동물들의 소화 과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려준다.


  다섯 번째 사건 - 마음똥 상처똥 사건. 식중독도 아니고, 변비도 아니고, 과식도 하지 않았는데 배가 아프다며 한 소년이 찾아온다. 탐정은 인간의 마음과 몸은 연결이 되어 있어서,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는 걸 설명해준다.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 무리가 없었고, 소화 작용에 대한 설명 역시 어렵지 않았다. 어려운 과학 용어를 쓰기보다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간단하고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단어로 대체해놓았다. 그렇다고 과학 용어를 마음대로 바꾸지는 않았다. 새로운 단어를 알려준다면서 한자뜻풀이만 해놓는 게 아니라,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을 해주는 것.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서 네 번째 사건의 제목인 ‘으웩냠냠’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뭐가 떠오르겠는가? 으웩은 토하는 것이고, 냠냠은 먹는 것이다. 되새김질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에 으웩냠냠이라는 말이 먼저 나와서, 아이들이 그 뜻이 뭔지 알아차릴 수 있게 배치를 해놓았다.





  또한 그림체가 단순하지만, 꼼꼼하게 그려야할 때는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그려놓았다. 매 사건마다 구성이 다르다는 것도 좋았다. 어떤 사건은 설문지 형식으로, 다른 사건은 만화 구성으로 다양하게 그려서 지루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마음과 몸의 상관관계에 대해 다루었다는 점이다. 요즘 아이들, 알게 모르게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는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같이 읽어서 자녀들의 상태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막내 조카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깔깔대면서 읽었다. 그러면서 2권이 언제 나오는지 묻더니, 자기가 기다리는 책이 늘었다며 손가락을 꼽는다. 마법 천자문, 수학 식당, 그램그램 영단어 그리고 이 책까지. 하아……. 조카가 기다리는 책이 늘어날수록, 고모의 지갑은 얇아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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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하드 4.0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렌 와이즈만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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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Live Free or Die Hard, 2007

  감독 - 렌 와이즈먼

  출연 - 브루스 윌리스, 저스틴 롱, 매기 큐, 티모시 올리펀트




  3편이 나온 지 12년 만이다. 그동안 강산만 변한 게 아니라, 브루스 윌리스의 머리도 바뀌었다. 전편에서 약간 대머리가 될 조짐이 보이더니, 이제는 완전 빡빡이가 되어버렸다. 갑자기 어제 본 '무한도전 100 빡빡이의 습격'이 생각났다.


  세상은 변했다. 모든 것은 데이터화되어 컴퓨터에 저장되고, 컴퓨터로 조작된다. 따라서 전편처럼 총을 들고 은행을 터는 것이 아닌, 컴퓨터 서버에 접속해서 해킹을 해서 계좌를 털거나 데이터를 빼가는 범죄가 늘어만 간다.


  이번 편의 악당인 가브리엘은 그야말로 대단한 놈이다. 전직 국방부 수석 보안 프로그래머로 몇 명의 일류 해커를 고용해서 미국 정부의 모든 시스템을 장악한다. 그가 노리는 것은 미국의 모든 재산! 또한 자기의 계획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다른 해커들을 암살까지 한다. 그 와중에 주인공 존 맥클레인은 정부 서버를 해킹한 매튜를 체포하기 위해 그의 집에 간다. 그곳에서 악당의 공격을 받은 그는, 직감적으로 매튜가 중요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가브리엘은 정부의 모든 시스템, 그러니까 전기 공급에서 가스, 방송과 인공위성을 담당하는 모든 서버를 장악한다. 급기야 자기의 일을 방해하는 맥클레인의 딸 루시까지 납치하는데…….


  원조 '테이큰 Taken, 2008'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해커를 목적지까지 데리고 가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나중에는 납치된 딸을 찾기 위해 테러리스트 일당과 맞서 싸운다. 그 동안 맥클레인은 업그레이드를 했는지 못하는 게 없다. 자동차로 전투 헬기도 추락시키고, 헬리콥터 조종도 하고. 컴퓨터에 대한 것만 잘 모르지, 싸우는 부분은 특화된 모양이다. 오죽하면 해커 매튜가 그가 혼자 암살자들을 무찌르는 걸 보면서 '이런 일 겪어본 적 있어요?'라고 물었을까.


  1편에서 인형을 들고 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어린 루시는 이제 아빠에게 대드는 반항기 가득한 아가씨로 성장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아빠를 돕기도 한다. 가브리엘이 맥클레인을 협박하려고 전화를 바꿔주니까 그녀가 하는 말이 대박이었다. 아, 역시 그 아버지에 그 딸이구나. 하긴 '테이큰 2 Taken 2, 2012'에서도 딸이 훈련도 받지 않았는데도 엄청난 활약을 한다. 아무래도 미국은 집에서 딸들에게 대 테러 훈련을 시키는 모양이다. 특히 아빠가 경찰로 몇 번 큰 활약을 한 집안은 말이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흑인 파트너가 나오지 않았다. 매튜는 백인 청년으로, 마지막 부분에서 루시와 눈이 맞는다. 기껏 목숨을 구해줬더니, 이것들이 연애질을 해? 이래서 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는 말이 나오는 모양이다.


  그런데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다. 존 맥클레인의 파일을 검토한 악당들이 나카토미 빌딩이라든지 LA 공항이라든지 뉴욕 테러 사건에서의 그의 활약을 간과한 것이다. 그가 그곳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알면, 감히 그의 딸을 납치해서 협박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텐데 말이다. 설마 그 기록들은 봉인된 거였을까? 아니면 알고도 이미 늙은이라고 무시한 걸까? 노인 공경 사상이 아닌 노인 공격 사상을 갖고 있는 나쁜 놈들…….


  그래서 니들이 그렇게 된 거다!


  ‘노인을 공경해야한다’는 교훈을 던져주는 영화였다.


  아쉬운 점은 멕클레인과 가브리엘의 현피가 너무 엉성하고 쉽게 끝났다는 것이다. 그 전까지는 팽팽하게 맞서던 둘의 관계가 너무 일방적이어서 이게 뭐람?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5편에서는 아들이 나온다는데, 맥클레인도 참 바람 잘 날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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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9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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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이상권



  전작인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와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특히 야생 동물까지 다루었던 전작과 달리,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축 내지는 애완동물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이 책에는 총 네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삼겹살’은 돼지고기를 너무도 좋아하던 오빠가 군대에서 구제역에 걸린 소돼지를 처분하는 작업에 동원되었다가 겪은 심경의 변화를 얘기한다. 그러면서 가축을 생매장하거나 잔인하게 죽이는 것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제대로 된 대책도 없이 무조건 죽이는 게 능사라고 여기는 관료제에 대해서도 꼬집고 있다.


  ‘시인과 닭님’은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기른 닭이 처음에는 마을의 구경거리였지만, 조류독감이 퍼지면서 어떻게 처분대상이 되었는지 서술한다. 그렇지만 닭들은 스스로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며 많은 자손을 남긴다.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이에 맞서는 동물의 생존 본능을 대비시키고 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작가와 그 친구들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우연히 집에서 지내게 된 야생 다람쥐를 통해서 동물간의 교감을 얘기한다. 또한 인간에게 애완동물이란 어떤 의미인지 반성도 하게한다. 사람이 갇혀서 살 수 없는 것처럼, 동물들도 작은 사육장에서 살 수 없을 것이다.


  ‘젖’은 구제역으로 소를 죽여야 하는 상황에 동남아시아에서 맞이한 며느리와 꼬장꼬장한 시어머니의 갈등을 보여준다.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소를 죽여야 한다거나 아니라면서 대립하는 건 아니다. 사고를 당해 병원에 누워있는 아들 때문에, 혹여나 며느리가 도망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시어머니와 남편이 남긴 비밀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다가 오해를 받는 며느리의 이야기이다.


  대충의 줄거리만 살펴봐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책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질병 그리고 동물들의 생존권에 대한 것이다.


  옛 조상들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동물의 조화로운 생활을 추구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다르다. 동물이나 자연은 오로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가 신기하다고 얻어가서는 좁은 사육장에서 억지로 인간의 유흥을 위해 쳇바퀴를 돌리게 한다거나, 신기하다고 보고 즐기던 닭들을 조류 독감이 돈다고 무조건 죽이라고 하는 것, 그리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고 무작정 강을 인간의 마음대로 파헤치는 등등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에 희생되는 존재들이 너무도 많았다.


  하긴 인간은 같은 인간끼리도 의심한다. ‘젖’에서 나오는 베트남 며느리인 쩐 투윗은 남편을 떠날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그런 그녀를 의심했다. 비슷한 처지로 시집와서 도망친 다른 여자들의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그녀가 며느리를 칭찬하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조금이라도 귀담아들었다면, 무조건 악을 쓰고 의심하는 대신 뒤를 밟았더라면 어땠을까?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게 인간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나만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나와 내 가족만이 이 세상에서 제일 가치 있는 존재이다. 그러니 다른 것들은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뿐이다. 현대인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서로를 의심하고 이용해먹으려는 것이겠지.


  그러니 당연히 다른 동식물에게도 생존권이 있다는 걸 생각할 리가 없다. 이 땅이, 이 하늘이, 이 바다가 현대인들만이 사용하는 것이 아닌 아직 태어나지 않은 후손들까지 같이 써야하는 공공재라는 걸 깨달을 리가 없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동물과 인간에 대해 다룬 책을 많이 읽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물이 단지 욕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생존권을 가진 생명체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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