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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키 (사탄의 인형) : 사탄의 씨앗 - 아웃케이스 없음
돈 만치니 감독, 제니퍼 틸리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원제 - Seed of Chucky,
2004
감독 - 돈 맨시니
출연 - 브래드 듀리프, 제니퍼 틸리, 빌리 보이드, 레드먼
아, 이건 뭐……. 중반으로 넘어가면 갈수록 한숨만 나왔다. 어찌된 일인지 이 시리즈는 인형이 하나씩
늘 때마다 개연성과 무서움은 줄어들고 개그감만 쭉쭉 늘어난다. 새로 추가된 인형은 처키와 티파니의 아이이다. 아마 추측하자면 4편 마지막에
나왔던 그 아이일 것이다.
공동묘지에서 복화술사가 주워온 인형 글렌.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처키와 티파니에 대한 방송을 본
그는, 두 사람이 자신의 부모가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그렇지만 우여곡절 끝에 찾은 그들은 자신처럼 말하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단순한
인형이었다. 실망한 그가 우연히 처키의 목걸이에 적힌 주문을 외우자,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처키와 티파니가 되살아난 것이다.
이후 처키와 티파니는 엄청난 계획을 세운다. 유명 여배우와 그녀의 남자친구 몸을 차지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인공 수정시켜 아이를 낳게 한 다음, 그 몸을 글렌에게 주기로 한다.
살인을 즐기는 부모와 달리, 심약한 글렌은 이후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된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인형이기에 성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부모가 사람들을 무참히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는 나름 평화주의자였다. 덕분에 처키와 티파니는 자식
걱정에 한숨을 내쉰다. 살인도 못하는 아이라고. 결국 글렌은 정신이상 증세까지 보인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지루하고 욕이 나왔지만, 몇몇 장면들은 뛰어난 유머 감각과 재치를 보여줬다. 또
어떤 장면에서는 유명한 작품들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우선 포스터와 제목부터 그렇다. 원제인 'Seed of Chucky'는 영화 '프로메테우스 4
Demon Seed'를 연상시킨다. 컴퓨터와 인간의 결합을 다룬 내용인데, 어떻게 보면 이번 영화와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여기도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의 결합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리고 포스터는 영화 '그것은 살아있다 It's Alive, 1974'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영화 초반에 나오는 샤워실 장면은 영화 ‘사이코 Psycho, 1960’를, 후반부에 처키가
도끼를 들고 설치는 장면은 영화 ‘샤이닝 The Shining, 1980’을 연상시킨다.

음, 인형들의 표정이 풍부해졌다는 것도 괜찮았다. 진짜 사람처럼 인상도 쓰고 미묘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처키가 정액을 구하기 위해 자위를 하는데, 멀쩡한 여자들의 화보가 아닌 호러 영화의 좀비 여자를 보면서 흥분하는 장면은 웃음이 나왔다.
아, 그런 거였구나.
그런 부분 몇 개만 빼면, 영화는 참으로 황당하다. 인형에 영혼이 들어간다는 것까지는 어떻게 이해를
한다고 해도, 그렇게 만들어진 인형이 자손을 낳아 번식한다는 것도 받아들인다고 해도, 어떻게 팔목에 ‘Made in Japan’이라고 적혀있는
것이 부모와 자식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증표가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원래 굿 가이 인형은 미국에서 만들었던 게 아닌가? 이건 1편의
설정을 깡그리 무시한 상황이다.
게다가 글렌이 4편의 그 아가라면, 인형도 성장한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처키는 5편이 될 때까지
자란 적이 없……. 아! 매 편마다 죽었다가 되살아났으니 성장할 시간이 없었던 건가? 글렌은 계속 살아왔으니 자란 것이고? 하긴 처키의 아이를
임신한 여배우는 단 며칠 사이에 산달이 되어버리긴 했다. 흐음, 이 부분은 생각을 좀 해봐야할 것 같다.
후반부의 급작스런 일본인지 중국 무술 장면은 어이가 없었다. 아니, 갑자기 왜? 쟤가 그걸 배웠었나?
Made in Japan의 위엄인가?
특이점을 들자면, 이 영화는 지금까지 나왔던 다른 네 편보다 훨씬 잔혹하고 끔찍했다.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목이 잘리기도 하고, 차가 뒤집히기도 하고, 산 채로 배가 갈리기도 하고, 산을 뒤집어쓰기도 하며 불에 타기도
한다. 그 장면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지만, 4편과 마찬가지로 무섭지 않았다. 그냥 코믹 인형극을 보는 기분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제니퍼 틸리의 가슴이라고 하면 뭐……. 6편 계획이
있다고 하는데, 상영을 했다는 기록이 없다. 진짜 다행이다. 6편까지 보자고 했으면, 애인님에게 화를 냈을 것
같다.
이 포스팅에 쓰인 사진은 다음 영화 소개에서 찾았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삭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