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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위험한 과학책 - 지구인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허를 찌르는 일상 속 과학 원리들 ㅣ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20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How to : Absurd Scientific Advice for Common Real-world Problems, 2019
부제 - 지구인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허를 찌르는 일상 속 과학 원리들
저자 - 랜들 먼로
제목과 부제를 보면, 무슨 내용이 담겨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지구인이라면 반드시 봐야 한다는 부제와 위험하다는 제목의 괴리는 은근히 크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저절로 이해가 가면서 ‘아, 그래서’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그런 문제를 과학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하는 거였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진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놀라움이 드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그래, 인간의 상상력은 끝이 없는 법이지.
『PART 1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과학 하기』에서는 여덟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이 챕터에 있는 문제들은,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질문자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었다. 성층권까지 높이 뛰는 방법이라든지 빙하를 녹여 수영장 물을 채우는 방법, 농장이나 기차에 비상착륙하는 방법, 강을 뛰어오르거나 강물을 끓여 건너는 방법, 그리고 집을 통째로 날려 이사하는 방법 등이 실려있다.
그냥 건너면 되는 강을 왜 굳이 물을 끓이고, 짐을 싸기 귀찮다는 이유로 집을 통째로 날리려는 걸까? 그런데 또 이 책의 저자는 진지하고 심각하게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농장이나 기차에 비상착륙하는 법을 보면, 제트 전투기 조종사였던 장군을 찾아가, 대답을 듣는다. 장군은 또 친절하게 각 질문에 해당하는 사항을 자세히 설명한다. 작은 비행기는 다 자란 해바라기밭에 비상착륙하면 좋지 않지만, 심은 지 얼마 안 되는 4월에서 6월까지는 괜찮단다. 잠수함은 착륙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어디 있는지 알아내는 게 최우선이고 말이다. 또한, 집을 통째로 날려 이사하려면 기초에서 분리하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물론 그다음에 그걸 하늘로 올리고 착륙시키는 문제가 생기지만 말이다. 그리고 어떻게 착륙을 시켰다고 해도, 허리케인이 불었을 때 안전을 장담할 수는 없단다. 하아, 진짜 너무도 진지한 답변들이었다.
『PART 2 말도 안 되게 과학적으로 문제 해결하기』에는 열두 개의 문제가 수록되었다. 어떤 것은 생각해볼 만한 문제들이다. 집 주변에 용암 해자를 만드는 법, 우사인 볼트와 술래잡기 하는 방법, 우주에서 소포를 부치는 법, 그리고 나비의 날개에 파일을 실어 전송하는 방법 등이다. 우사인 볼트와 술래잡기를 한다는 건 생각해볼 만하다. 또한, 메일로 전송하면 될 일을 왜 굳이 나비를 이용하는지 모르겠지만,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도 같다. 역시 저자는 진지하게 과학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한다.
단거리 선수인 우사인 볼트는 장거리에 약하니까 마라톤 선수나 장거리 달리기 선수라면 그를 잡을 수 있다는 해결책에, 감탄했다. 그렇구나! 그러면 가능하구나! 우주에서 소포를 부쳤을 때, 타버리지 않고 지구에 도착하게 하는 방법도 가능은 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문제는 그 크기겠지만……. 그냥 도착할 때 갖고 가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PART 3 일상 속 엉뚱한 과학적 궁금증들』에는 여덟 개의 문제가 해결된다. 달, 목성, 금성과 셀카 찍는 방법이라든지 다양한 도구로 드론을 잡는 방법, 치아 속 납 성분으로 1960년생과 1990년생을 구분하는 방법, 그리고 광속으로 우주의 끝에 다다르는 방법 등이 실려있다.
드론을 잡는 다양한 방법 중에, 올림픽 양궁 선수나 프로야구 투수는 정확도가 높지만, 축구 선수나 농구 선수는 그리 높지 않다는 결과에 조금 놀랐다. 축구나 농구는 공이 커서 잘 맞출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저자는 테니스 선수인 ‘세레나 윌리암스’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3번 만에 성공했다는 사실도 대단했다. 하지만 저자도 말했지만, 역시 드론 조종사를 공격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을 거 같다. 또한, 20세기엔 핵실험이 많았기에, 탄소 연대 측정으로 나이를 계산할 때 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에 웃음이 났다.

책은 실제 따라 해보기엔 너무 위험한 실험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위험한 과학책이라는 제목이 붙은 모양이다. 그런데 과연 진짜로 이걸 따라 해보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