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더 위치
유니버설픽쳐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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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VVitch: A New-England Folktale, The Witch, 2015

  감독 로버트 에거스

  출연 안야 테일러 조이랄프 이네슨케이트 딕키하비 스크림쇼

 

 

 

 

 

  아버지인 윌리엄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마을에서 떠나야 했던 한 가족그들은 마녀가 산다는 괴담이 전해지는 숲 근처에 정착한다어머니인 캐서린은 큰 딸인 토마신에게 막냇동생인 아기 사무엘을 돌보라고 한다그런데 까꿍 놀이를 하는 동안잠깐 눈을 감았다가 뜨니 사무엘이 사라졌다캐서린은 토마신을 책망하고그때부터 뭐든지 그녀 탓을 한다그러던 중장남인 케일럽마저 가족 몰래 늑대 사냥을 떠났다가 실종된다역시 캐서린은 이것도 토마신의 탓을 하고어린 쌍둥이 남매는 토마신이 마녀라고 소리친다며칠 후케일럽이 뭔가에 홀린 듯한 상태로 돌아오고부모는 진짜로 토마신이 마녀와 내통한 게 아닐까 의심하는데…….

 

  토마신은 가족에 의해 마녀로 의심받는다남도 아닌 가족에게서이유는 어린 동생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그 아기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확실히 나오지 않는다진짜 마녀가 훔쳐갔을 수도 있고 늑대가 물어갔을 수도 있다하여간 엄마인 캐서린은 아빠가 훔쳐간 은잔도케일럽이 사냥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도집안일이 잘 풀리지 않은 것도 다 토마신의 탓이라고 여긴다어쩌면 이건아빠에게 무능하다고 화풀이할 수 없고쌍둥이 남매는 너무 어리기에 그녀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그런 엄마의 태도는 어린 두 동생에게도 영향을 미쳐둘은 토마신을 마녀라고 놀리고 다닌다이 두 꼬마는 너무 영악하고 눈치 빠르고 얄밉고 재수 없어서 혼쭐을 내고 싶었다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고 하는데얘들은 그냥 꽃에다 줄기까지 곁들여서 치고 싶었다.

 

  가족들이 진짜 마녀의 꾐에 넘어간 건지아니면 숲에서 이상한 것을 먹고 환각을 보는 건지 잘 모르겠다마녀도 어쩌면 혼자 살아남은 정신이 이상한 여자일 것 같기도 하고……캐서린이 그 정신상태로 나이가 들면딱 그런 마녀로 몰릴 것 같았다어쩌면 윌리엄은 자기 때문에 마을에서 떠나게 되었다는 미안함과 이후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는 자격지심 때문에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캐서린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누군가에게 화를 내야 하는데 그게 큰 딸이었을 것이고 말이다케일럽은 누나가 안쓰러워서 뭔가 하려고 했는데 실패했고어린 쌍둥이 남매는 부모의 눈치를 보면서 토마신은 괴롭혀도 되는 존재로 여겼을 것이다마땅한 놀이 상대도 없는 상태에서부모의 구박을 받는 토마신은 만만한 상대였다아이들은 하지 말라는 건 기가 막히게 잘 해서어른들이 마녀에 관해 얘기하지 말라고 하면 더 열심히 하기 마련이다.

 

  종종 말하지만 천사가 있으면 악마도 있고그러면 악마와 내통한 마녀도 있기 마련이다천사와 악마는 인간과는 다른 세계에 존재하기에사람들은 인간계에 존재하는 마녀를 증오하고 두려워했다그 때문에 옛날부터 수상한 여자를 마녀로 몰아 온갖 고문을 하고 죽여버리곤 했다수상하다는 말은남들보다 부유하거나 재능이 뛰어나서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의미와 비슷하기도 했다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면서 약초에 관해 잘 알아 의사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거나너무 예뻐서 마을 남자들이 껄떡거렸는데 받아주지 않았다거나남편이나 가족이 사망하고 물려받은 재산이 많았다거나 등등.

 

  문득 지금도 여론몰이로 사람을 바보로 만들거나 헛소문을 퍼트리고 죽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게 떠올랐다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자기들과 다른 누군가를 싫어하는 건 여전한 모양이다옛날 작품을 보면, 21세기에는 놀라운 과학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도 인격적으로 성숙한 존재일 거라 상상하는 내용이 많았다그런데 요즘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면그들의 예상이 틀린 것 같다외부적 물리적인 분야에서는 발전했는데정신적인 면에서는 진전이 없었다옛날 사람들은 몰라서 무지했다고 하지만요즘 사람들은 너무 아는 게 많아서 무식해지고 기본적인 인간성마저 잃어버리는 것 같다.

 

  자그러면 누가 악마와 내통한 마녀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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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EXIT, 2019

  감독 이상근

  출연 조정석윤아고두심박인환

 

 

 


  취업준비생인 용남은 대학 시절 같은 산악동아리였던 의주를 짝사랑하고 있었다어머니의 칠순 잔치를 의주가 일하는 연회장으로 예약하고우연을 가장해 그녀와 마주친다사실 그는 취업하고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었지만모든 것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었다한편자신을 해고한 화학 회사에 앙심을 품은 연구원이 도심에 가스를 퍼트린다뒤늦게 사실을 알아차린 용남의 가족과 의주는 가스를 피해 건물 옥상으로 대피한다갖은 노력 끝에 구조 헬기가 도착하지만정원이 초과하여 다 구조할 수가 없었다어쩔 수 없이용남과 의주가 남는데 가스가 점점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둘은 예전 산악동아리 시절을 떠올리며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는데…….

 

  별로 기대 없이 본 작품이었다아무래도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대한 선입견도 있고한국 공포영화에 대한 실망도 많이 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작품은 공포 장르가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아이돌 출신이지만 연기 경력이 오래되었으니까 혹시 하는 마음에 보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영화는 훨씬 더 괜찮았고 재미있었다.

 

  마지막으로 본 외국 재난 영화는 근육질 몸매에 무술도 잘하고 사격 실력까지 갖춘재난이 무서워서 도망갈 것 같은 주인공이 등장해서 별로 긴장되거나 두근거리지 않았다그런데 이 작품은평범한 인물들이 죽기 살기로 뛰어다니고 있어서 보는 내내 긴장에 또 긴장되었다물론 주인공이라 죽지는 않겠지만그래도 그들이 벽을 타고 오르거나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건너갈 때는 손에 땀을 쥘 정도였다.

 

  한국 영화니까 당연히 신파 장면이 들어가긴 했는데그게 또 어색하지 않았다딸 하나는 가스에 당해 의식을 잃었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뒤에 남겨졌으니쓰러지지 않을 어머니 없고 제발 도와달라고 애걸하지 않는 아버지 없을 것이다아버지 역을 맡은 박인환 씨의 연기는 진짜……. ‘에이 또 신파네라는 생각보다 갑자기 울컥하면서 나라도 저러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고객을 먼저 보내야 한다고 괜찮다고 웃었지만헬기가 떠난 이후 울음을 터트리는 의주를 보면서는 나도 모르게 울상을 짓고 말았다특히 그들을 구하러 온 헬기를 보고 환호하다가맞은편 건물의 학원에 모여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갈등하는 장면에서는 어떡해를 연발했다왜 학원은 옥상 문을 잠가놔서 애들을 대피도 못 하게 한 거야옥상에 가 있어야 구조 요청을 보내고그래야 헬기가 애들을 발견하지!

 

  영화는 위급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잘 보여주었다벽을 타는 건 불가능하지만뭘 챙기면 좋을지 어떻게 활용하는지 힌트를 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현실 풍자와 비판도 깨알같이 숨겨두었다두 사람이 살아남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동안방송국에서는 드론으로 그들의 모습을 찍어 생방송으로 내보낸다누군가의 불행이 다른 누군가의 눈요기나 돈벌이가 되는 것 같아서 씁쓸했다그리고 용남의 선배가 술자리에서 말한 우리의 삶 자체가 재난이라는 말이 잊히질 않는다공부진학취업결혼육아승진집 구하기 등등의 시련으로 가득한 삶인데요즘은 질병까지 난리다진짜 삶 자체가 재난의 연속이다그래도 용남과 의주처럼 굴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면 살아남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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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탐정 이상 4 - 마리 앤티크 사교구락부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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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마리 앤티크 사교구락부

  작가 – 김재희

 

 

 

 

  ‘이상과 구보의 사건 기록지 네 번째 이야기다물론 사건의 해결은 이상이 하고구보는 같이 다니면서 조수 역할을 한다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이상을 대신해거의 모든 사건에서 구보는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고 있다이번에는 여덟 개의 사건이 수록되어있다.

 

  『주인 없는 양복은 한 양복에 얽힌 이야기다유명 영화감독이 죽기 전에 맞춘 건데죽은 사람의 옷이라 아무도 사가지 않았다아무것도 모른 구보는 저렴하게 팔기에 샀는데이후 악몽에 시달린다이상과 구보는 영화감독의 죽음에 이상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갑자기 토요미스터리 풍이라 조금 놀라웠던 이야기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 작품이다.

 

  『군산의 보물창고는 커다란 창고에 조선의 여러 보물을 소유하고 있던 의뢰인은밀실 상태에서 사라진 병풍을 찾아달라 부탁한다그런데 사건을 조사하면서두 사람은 이 집에 얽힌 또 다른 비밀을 알게 되는데……있는 사람이 더하다는 말이 생각났다그리고 끼리끼리 논다는 말도언제나 희생되는 건 약자라는 사실에 더없이 침울해지는 이야기였다.

 

  『고래의 꿈은 우편국의 화장실에 이상과 구보 두 사람을 향한살려달라고 적힌 낙서로 시작한다낙서에 적힌 곳을 찾아간 두 사람은그걸 적었다 추정되는 사람이 오래전에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그의 마지막 행적을 좇던 둘 앞에 이상한 조직이 하나 나타나는데……이번 사건은 진짜 화가 났다세상에는 존재해서는 안 될사람이라고 부르기 싫은 것들이 존재한다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고 도구로 보는 것들은 진짜 싹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백운산장의 괴담은 등산길에 만난 사람들이 각자 겪었던 기이한 일을 얘기하는 내용이다하지만 그 이야기 뒤에는 엄청난 비밀이 있었는데짧지만은근히 재미있었다등산이라니이상은 내 취향이 아닌 거로.

 

  『조선미인보감 살인사건은 연쇄 기생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기생이지만 경성방송국의 전속 가수로 활약하는 이들이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연이어 죽은 채로 발견되고 있었다이상과 구보는 또 다른 희생자가 나타나지 않기 위해 용의자들을 조사하는데……. ‘고래의 꿈과 더불어 읽으면서 화가 났던 이야기다인권이란 뭔지 생각할 계기를 주면서사람 위에 사람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카프 작가의 실종은 일본 정치인 암살이라는 누명을 쓴 작가의 실종에 얽힌 이야기다그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차이나타운의 유명 청요릿집 주위를 수소문하던 이상과 구보그러던 중그들은 묘한 이야기를 듣는데……내 새끼가 소중하면남의 새끼도 소중한 법이다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생각하지 못한다.

 

  『마리 앤티크 사교구락부는 사교 클럽에서 일어난 질식사건을 다루고 있다명문가 부인과 신흥 부잣집 부인을 중심으로클럽은 두 계파로 나뉘어 갈등을 일으키고 있었다그러던 중한 부인이 클럽에서 내온 떡을 먹다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클럽 주인은 이상과 구보에게 그 사건을 조사해달라고 부탁하는데……사건의 진상은 의의로 간단한데뒤에 얽힌 이야기는 복잡했다그리고 그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면 뒷맛이 씁쓸했다.

 

  『극장 주임변사의 죽음는 유명 변사가 극장 단성사에서 목을 매 죽은 채 발견되면서 시작한다이상과 구보는 그가 예전에 마약 사건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주목한다그런데 연이어 또 다른 극장 관계자가 죽는 사건이 일어나는데……마약은 좋지 않다내 몸에도내 대인 관계에도그리고 내 염치와 자존심에도.

 

 

  두 사람이 다루는 사건은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었다거의 모든 범죄의 원인은 사랑과 이라고 하지만여기서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굳이 따지고 들어가면 사랑과 돈에 해당한다고 우길 수도 있지만어떤 사건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던 증오의 표출일 수도 있었고또 다른 사건은 단지 피해자보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이기도 했다그런 요인들이 일제 강점기라는 혼란한 시대상그러니까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일본의 착취는 심화하며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지던그런 상황과 맞물리면서 어딘지 모르게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과학과 미신그리고 관습이 뒤섞이고친일파와 독립군 그리고 방관자들이 공존하며살아야 한다는 의지와 동시에 모든 것을 포기한 허무주의까지 떠도는그런 묘한 분위기 말이다어쩌면 그게 이 작품의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2권과 3권에서 큰 줄기를 이루었던 백색교가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는다대신 비밀 결사가 하나 등장하는데상당히 의심스럽다앞으로 두 사람을 꽤 괴롭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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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Ma (2019) (마)(한글무자막)(Blu-ray+DVD)
Universal Studios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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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a, 2019

  감독 테이트 테일러

  출연 옥타비아 스펜서미시 파일루크 에반스줄리엣 루이스

 

 

 

 

 

  엄마의 고향으로 이사 온 매기학교 친구들과 함께 놀러 가기로 한다그들은 지나가던 수 앤에게 자기들 대신 술을 사달라고 부탁한다처음에는 거절하던 수 앤은일행 중 한 명인 앤디를 보더니 흔쾌히 수락한다그리고 그녀는 몰래 아이들의 신상 조사를 마치고자기 집 지하실에서 놀라는 제안까지 한다이후그녀의 집 지하실은 동네 아이들이 모여 파티를 여는 핫 플레이스가 된다신이 난 아이들은 수 앤을 라고 부르며 친하게 지낸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수 앤은 아이들에게 비정상적으로 집착하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수 앤이 매기의 친구인 앤디에게 반해서그에게 집착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한 사람에게 반해 자신의 인생과 타인의 삶까지 망치는 그런 이야기하지만 그녀의 과거가 조금씩 밝혀지면서왜 그녀가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집착하는지 이유가 드러난다그리고 영화는 또 다른 긴장감을 조성한다과연 아이들은 수 앤의 음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아니면 수 앤은 자신의 계획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영화는 아이들과 수 앤의 만남부터 대립까지 극적으로 그리고 있다그리고 수 앤의 목적을 아는 순간그녀가 나쁘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응원하게 하는모순된 마음을 갖도록 하고 있다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건 옳지 않다그러니까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그녀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건 괜찮았다영화가 막바지에 이르면서그런 마음은 더욱더 절실해졌다.

 

  마무리는 좀 아쉬웠지만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았다죄짓고는 못 산다는 말이 새삼 떠오르는 영화였다.

 

 

 

** 미리 말하지만영화의 스포일러가 대거 포함되어 있습니다. **

 

 




 

** 경고스포일러 싫으면 이 선을 넘지 마시오! **

 




 

 

  어릴 때부터 자라온 마을에서 평생을 산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그것도 좋은 기억이 아니라나쁜 기억만 남아 있는 곳이라면?

 

  수 앤은마을에서 얼마 없는 흑인 아이로 매기와 앤디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의 부모와 동창이었다하지만 그들은 그녀를 없는 사람 취급했고급기야 놀림감으로 만들어버렸다앤디의 아버지인 을 짝사랑했는데그걸 눈치챈 다른 아이들이 함정을 판 것이다전교생 앞에서 창피를 당한 수 앤아이들에게는 나중에 기억에도 없을그냥 한순간 웃고 지나갈 해프닝에 지나지 않았다하지만 수 앤에게는 지독한 트라우마를 남긴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건 세월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고그녀를 점점 더 갉아먹었다결국그녀는 동창들의 자식을 이용해 복수하기로 한다그녀가 어떤 일을 당했는지 알게 되자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응원하는 마음과 아이들은 해치지 말라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아이들에게는 죄가 없으니까그냥 중간 단계로만 이용하고 직접적인 복수는 부모에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았다제발 그래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빌면서 영화를 봤다.

 

  그리고 결말은 음그럭저럭 괜찮았다사실 더 죽이는 것도 좋았는데주인공이 매기여서 그렇게 마무리 지은 모양이다아깝다그래도 수 앤을 괴롭힌 주역들은 확실하게 죗값을 치렀으니까 뭐역시 그 당시에는 벌을 받지 않고 지나가도언젠가는 반드시 죄를 지은 만큼 대가를 받는 거다그걸 기억해야 한다.

 

  수 앤의 사랑은 집착이었을까 죽어서도 이루고 싶은 절절한 사랑이었을까아니면 어린 시절의 충격 때문에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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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제 - The Closet, 2020

  감독 김광빈

  출연 하정우김남길허율김시아

 

 

 

 

 

  교통사고로 눈앞에서 부인을 잃은 상원은 딸 이나와 함께새로운 집으로 이사한다그는 사고 이후 거리가 멀어진 딸과 관계 회복을 꾀하지만번번이 실패한다그러던 중이나가 혼자 있는 방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웃는 일이 번번이 일어난다그때마다 상원은 무슨 일이냐고 묻지만이나는 새 친구가 생겼다고만 답한다둘의 관계는 계속 악화하고급기야 상원이 일 때문에 집을 몇 달 비우게 되자 극에 달한다보모를 구해놨지만그녀는 상당히 불성실한 사람이었다그 와중에 이나가 실종되고상원은 아이를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한다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아이의 실종에 책임이 있는 용의자 취급을 받고 만다실의에 빠진 그의 앞에 경훈이 나타나이나를 찾을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영화를 보기 전에 좀 고민을 했다감독의 전작을 보니 거의 다 단편이었고장편은 이 작품이 처음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주연을 맡은 두 성인 배우들이 데뷔한 지 햇수도 오래되었고 연기를 잘한다는 평을 받는 사람들이어서 조금 기대를 했었다그 때문에 극본이나 편집이 좀 엉망이어도 두 배우가 잘 이끌어줄 거로 생각했었다.

 

  잊고 있었다배우들이 아무리 연기를 잘 해도극본과 편집이 엉망이면 모두가 소용없다는 것을……심지어 이 영화는두 배우의 연기력에 관한 이야기들이 과연 소문인지 진실인지 의심하게 만들 정도였다딸에게 말을 건네는 상원 역을 맡은 하정우의 말투는 마치 이나야여기 망치나 몽둥이 있니?’라고 저절로 변환되어 들리는 것 같았고경훈 역학을 한 김남길의 톤이나 행동 역시 그가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본 분위기 그대로였다경훈이야 퇴마사니 사제 연기와 겹칠 수 있다고 해도상원은 좀 심각했다어쩌면 내가 영화 추격자 The Chaser, 2008’에서의 그의 연기를 너무 인상 깊게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10년도 더 지난 영화의 연기가 기억에 남다니아마 배우의 연기와 배역이 딱 맞아떨어졌었나 보다그러면 이번 작품의 배역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까출연하는 모든 작품마다 연기 변신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이번은 좀 심했다.

 

  그리고 신파……신파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적절한 신파는 감동을 주기도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니까공포영화에 신파를 넣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가끔 사랑과 우정 같은 것을 강조하기 위해 넣는 때도 있다그럴 때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물론 공포호러스릴러 장르에서 너무 신파 위주로 흘러가는 내용이면 곤란하다이 영화에서는 왜 옷장에서 아이들이 사라지는 가에 관해 밝혀지면서이야기가 지루해진다아이들을 잡아가는 원인이 되는 원혼에 관한 말이 아니다그 사람이 원혼이 되어가는 과정은 마음이 아팠고당연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문제는 그 이후였다사건의 해결 방법이 그거뿐이었다니한숨만 나올 뿐이다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인데왜 애꿎은 사람은 죽이면서 사건의 원흉인 사람에게는 앙갚음도 못 하는 건지 의문이다제 3자는 거리낌 없이 죽이면서원흉은 부모라서 손도 못 대는 건가부모에게 학대받다 살해당했는데도유교 정신은 살아있었나 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부인을 잃고 상원이 온갖 약을 먹고 있었다고 나오는데모든 것이 그가 약의 부작용이나 오남용 때문에 보는 환각이었다면 어땠을까이나는 실제로 그의 방임 때문에 죽은 뒤고 말이다너무 비극적일까?

 

  영화는 아동 학대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언어적 정서적 물리적 폭력만 학대가 아니라방임도 학대라고 보여주고 있었다이나가 집을 떠나고 싶었던 건자신을 봐주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어른들 사이에서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새삼 깨닫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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