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Don't Hang Up , 2016
감독 - 다미앙 마세, 알렉시스 와지스브로트
출연 - 그레그 설킨, 개릿 클레이턴, 시에나 길로리, 벨라 데인
무작위로 장난 전화를 걸어서 상대의 반응을 유튜브에 올리는 ‘샘’과 ‘브레디’를 비롯한 몇몇 친구들이 있다. 예를 들어, 깊은 밤 집에 강도가 들어온 신호가 잡혔다는 경찰로 속여 주인을 놀라게 하거나, 옆집으로 피자를 배달시킨 다음 그 집에 피자 배달원으로 가장한 강도가 돌아다닌다고 전화하는 식이다. 그들의 장난은 점점 도를 더해가지만, 그럴수록 ‘조회 수’와 ‘추천 수’는 늘어가기만 한다. 여자 친구인 ‘페이튼’과의 이별로 심란해하는 샘 위로하기 위해 찾아온 브레디는 장난 전화를 걸자고 제안한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한 남자가 그들에게 전화를 끊지 말라며, 역으로 자신이 장난을 치겠다 말한다. 샘과 브레디는 장난으로 넘겼지만, 상대가 자기들의 집 주소와 본명 등을 줄줄이 말하자 심각함을 느끼는데…….
‘인생은 실전이다.’라는 말이 있다. 뒤에 다른 말이 붙지만, 그건 약간 비속어라서 생략하겠다. 이 작품에서 샘과 브레디를 비롯한 여러 친구는, 남의 불행은 자신의 행복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장난을 빙자한 나쁜 짓을 일삼았다.
하지만 장난도 어느 정도가 있지, 그들이 한 건 절대로 장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집에서 갑자기 가족이 죽었다는 전화를 받는다거나 부인의 불륜남이라는 전화를 받으면, 과연 그걸 장난이라 여기고 넘길 수 있을까? 막말로 심장이 약한 사람이 가족의 부고 전화를 받고 심장마비를 일으키면? 의처증이 있는 남편이 부인의 불륜남 전화를 받고 그걸 진짜로 믿어버려 폭력을 행사하면? 그런 일이 벌어질 거라는 생각을 못 한 건지 아니면 안 한 건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뇌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를 애X끼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똑같이 장난을 쳐주겠다는 사람이 등장했고, 솔직히 난 그를 응원했다. 저 버르장머리 없고 뇌에 똥만 들어찬 애새X들에게 세상 무서운 걸 확실히 알려주라고!
그 과정은, 이 작품이 호러 스릴러 장르이기 때문에 당연히 피와 살점이 튀는 장면의 연속이었다. 또한, 배신과 폭로로 얼룩진 길이기도 했고 말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그놈들의 장난 전화 때문에 겪어야 했던 일을 생각하면 뭐……. 아마 그놈들을 법으로 고소해봤자 장난 전화라는 이유로 처벌이 세지 않을 테니, 직접 똑같이 해주겠노라 결심했을 것이다. 아마 나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똑같이 해주겠다고 다짐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 실행으로 옮길 능력이 되면, 아마 행동에 나섰을 것이고. 그걸 해낼 수 있었던 그 사람이 좀 부러웠다. 난 능력이 없어서 만날 상상으로만 끝내버리는데…….
그런데 의문점이 하나 있다. 많은 이들이 그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단 한 명도 신고 버튼을 눌러야겠다 생각한 사람이 없었다는 걸까? 흔히 말하는 프로 불편러가 하나도 없었다고? 몇 명이라도 신고했으면, 그들의 채널이 그렇게 잘 나가지 않았을 테고, 그러면 그런 비극적인 일은 생기지 않았을 텐데? 그들의 영상을 보면서 낄낄거린 사람들 모두 공범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샘과 브레디가 자기들에게 그런 일이 닥칠 거라는 걸 생각 못 하고 그 짓거리를 계속했던 것처럼, 유튜브 시청자들도 자기들에게 그런 장난 전화가 오리라고는 예상하지 않는 모양이다. 과연 그들도 진짜로 그런 전화를 받으면, 영상을 보고 즐겼던 것처럼 기분 좋게 웃고 넘길 수 있을까?
몇 년 전에 유튜브에서 조회 수와 추천 수를 늘리기 위해, 위험한 짓만 골라서 하다가 이용 정지를 당한 사람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마 이 영화는, 조회 수와 추천 수에 목을 매고 온갖 이상한 짓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의미로 만든 게 아닐까 싶다. 돈이 많으면 좋기는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돈을 번다는 건 양심이나 도덕심을 버린 게 아닐까? 그걸 보고 좋다고 낄낄댄 사람도 비슷한 부류이고 말이다.
장난을 칠 때 치더라고 선을 지키고, 뒷일을 생각하고 대비하는 현명한 인간이 되자는 교훈적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