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A Conspiracy of Faith, Flaskepost fra P, 2016
감독 - 한스 페터 몰란드
출연 - 니콜라이 리 카스, 파레스 파레스
미결처리반 세 번째 이야기다. 어느 날, 해변에서 쪽지가 들어있는 유리병이 발견된다. 10년 동안 물에 떠다니다가 발견된 탓인지 글씨가 많이 지워졌지만, 팀원들은 자신을 구해달라는 내용이 적혔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쪽지에 적힌 내용을 통해, 그들은 오래전에 납치되었다가 돌아온 한 소년을 찾아낸다. 소년의 말에 의하면, 형과 납치되었다가 자신만 풀려났다는 것이다. 수사하면서, 팀원들은 아이들의 실종이 더 있었고 모두 한 종교집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그리고, 그 종교집단이 있는 마을에서 또다시 남매가 실종되는데…….
1편은 정치가와 연관이 있는 사건을, 그리고 2편에서는 재벌가 아이들이 벌인 사건을 통해, 미결처리반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하지만 교묘히 은폐되었던 비밀을 밝혀냈다. 이번 3편에서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종교집단에 얽힌 사건을 다루고 있다.
믿음이란 무엇일까? 영화는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무엇을, 어느 정도까지, 어떻게, 왜 믿어야 하는지 증명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성경을 보면, 사탄이 주는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잃지 않아, 더 많은 복을 받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에서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끊임없이 시련과 고통이 가해진다. 그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하는 것밖에 없었다. 부모로서는 아이들의 무사 귀환을, 아이들은 살아서 집에 돌아가기를……. 믿음을 잃지 않고 기도하면, 성경의 그 사람처럼 결국 모든 것이 잘 되길 바랄 뿐이었다. 그게 신이 자기들에게 내린 시련이자 시험이었고, 자신들은 그걸 이겨내야 하는 사명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련은 신이 주시는 게 아니라, 한 인간이 하는 짓이었다. 그는 도움을 바라는 자신의 기도가 거부당했기에, 그 신을 부정하는 것으로 자신의 믿음을 합리화한 나약하고 비틀린 마음의 소유자였다. 신을 부정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그 신을 대신해 사람들에게 시련을 주고 그들의 믿음을 재단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과대망상증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중2병이 골수까지 파고들었다고 해야 할까?
이번 작품에서 ‘칼’은 어딘지 나사가 하나 빠진 사람처럼 행동한다. 왜 그런지 이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하여간 매사에 무기력하고 의욕도 없어서, 초반에는 ‘아사드’와 ‘로즈’가 고생했다. 칼은 대놓고 자기는 신을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뭔가를 믿고 있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정의가 나중에는 승리한다거나 모든 범죄자는 나중에 꼭 처벌받는다는 거 같은 거. 어쩌면 그에게 신은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그가 찬송가를 부르다가 눈물을 흘리는데, 어쩌면 그가 믿는 신이 너무도 가혹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정의가 나중에 승리하고, 범죄자가 나중에 처벌을 받기 위해서는 그 중간에 반드시 희생자가 존재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는 납치 살해된 아이들과 그 부모였고, 2편에서는 강간 살해당한 피해자들과 그 가족이었으며 1편에서는 영문도 모른 채 감금되었던 피해자였다. 생존자들은 신의 은혜를 감사할 수 있지만, 희생자들은 그런 기회를 얻지 못했다. 어쩌면 그는 그 차이를 절감하면서,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더 이상의 희생자가 없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일지도 모르겠고.
아사드는 무기력한 칼을 대신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고생했다. 게다가 수사를 위해 만난 종교집단 사람들은 그를 유색인종에 다른 종교를 믿는 자라며 배척하는 분위기였고 말이다. 내색은 안 했지만, 마음고생이 심했을 거 같다.
영화는 1, 2편에 비하면 몰입도가 좀 떨어졌다. 하지만 이름 모를 노란 꽃으로 가득한 들판의 풍경과 물 위에서 돌고 있는 풍차들이 줄지어 있는 광경은 무척이나 예쁘고 아름다웠다.
정치, 재계 그리고 종교까지 다루었으니, 다음 4편에서는 이 팀이 또 어떤 곳에 숨겨진 비밀을 밝힐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