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뷰티 1
제이디 스미스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인간으로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본성이 아닐까. 2005년에 발표된 제이디 스미스의 세 번째 소설 <온 뷰티>를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신세대 작가답게 제이디 스미스는 뉴잉글랜드 출신으로 아버지(하워드 벨시 교수)의 고향 런던에 머물던 아들 제롬 벨시가 보낸 이메일로 출발한다. 거주지 문제로 곤란을 겪던 아들은 아버지의 원수 같은 집안의 가장 몬티 킵스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집의 아름다운 딸인 빅토리아, 비와 사랑에 빠진다. 왠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전범이 떠오르지 않는가.

 

영국의 별 볼 일 없는 집안 출신의 하워드 벨시(백인)는 뉴욕에서 30년 전에 플로리다 출신의 아내 키키 시몬즈(흑인)을 만나면서 운이 트인다. 하워드는 처갓집 덕을 톡톡히 본 사내로 장모로부터 호시탐탐 노리던 뉴잉글랜드 지방의 집까지 차지하고 인근 웰링턴 대학의 종신직 교수자리까지 획득하면서 빛나는 인생의 성공 가도를 달리던 중이다. 부수적으로 한때는 눈부시게 아름다웠지만 110KG를 넘는 과체중의 아내 몰래 가족의 친구이자 동료 교수인 클레어 맬컴과 하워드는 바람을 피웠다.

 

한편, 제롬이 저지른 원수의 딸 빅토리아의 불장난은 일시적 해프닝으로 끝나지만 제 딴에는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런던으로 날아갔던 벨시 교수님은 봉변에 문전박대를 당한다. 지금까지 두 권의 책(<런던 NW>까지 포함한다면 세 권)을 통해 만난 제이디 스미스는 가족이라는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에 천착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벨시 집안과 킵스 집안이라는 서로 상이하고, 적대적인 특별한 두 가족의 비교를 통해 시대상을 구현해 내고 있다고 해야 할까.

 

하워드, 키키, 제롬, 조라 그리고 레비로 구성된 벨시 가족은 자유분방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가족의 전형이다. 아버지는 웰링턴 대학에서 학생들로 가득한 강의를 수행하는 인기 교수다. 비록 렘브란트 연구에서 최근에 숙명의 라이벌 몬티 킵스에게 밀리고 있지만,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속칭 먹물이다. 키키 또한 간호사로 일하면서 세 자녀들을 키우고 있다. 젊어서는 대단히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제롬은 아이비리그인 브라운 대학에 다니는 수재 청년이다. 조라는 아버지가 재직 중인 웰링턴 대학에 다니는 재기발랄한 대학생이다. 주말마다 자신만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주급 35달러를 벌기 위해 버진 메가 스토어에서 CD를 파는 알바를 뛰는 레비도 소설을 다채롭게 하는 캐릭터 중의 하나다. 하워드의 부정으로 벨시 패밀리에 파국의 전조가 보이지 전까지는 모든 게 괜찮아 보였다.

 

서사의 중심에 떠들썩한 벨시 가족을 배치한 제이디 스미스는 대척점에 조용한 킵스 가문을 등장시킨다. 영국에 있던 킵스 가족은 몬티 경이 미국 웰링턴 대학으로 부임하면서 한판 대결 구도가 형성된다. 동료가 된 하워드 벨시 교수에 대한 킵스의 비판은 매섭다. 아카데믹한 차원에서 본다면 킵스 교수의 승리는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독실한 신앙을 바탕으로 한 보수주의자인 킵스는 마이너리티들을 보호하기 위한 어퍼머티브 액션이 오히려 차별을 조장한다며 반대한다. 자신의 여동생 빅토리아를 보호하기 위해 하워드를 상대로 실력행사에 나섰던 매력적인 청년 마이클은 런던의 증권가에서 일하는 소프트 엔지니어란다. 짜증날 정도로 매력적인 미모를 자랑하는 비는 조라에 버금가는 재능의 소유자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떨어지는 킵스 부인.

 

영원할 것만 같았던 벨시 집안의 행복은 하워드와 키키의 결혼 30주년 파티를 정점으로 추락하기 시작한다. 발단은 전에도 말했던 것처럼 하워드의 외도 때문이었다. 클레어와 3주 간의 불장난을 없던 일로 하고 다시 가정으로 복귀하고 싶어하는 하워드를 키키는 온 몸으로 거부한다. 제롬으로 촉발된 스토리는 조라와 레비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그런 느낌이다.

 

외도 사건이 터지기 전에 냉랭한 집안의 분위기를 개선해 보고자 제롬이 주선해서 보스턴 커먼에서 열리는 모차르트 레퀴엠 연주를 들으러 간 벨시 가족은 거리의 시인 혹은 스포큰 워드의 달인 칼과 우연히 만나게 된다. 랩이 현대 미국이 발견한 새로운 형태의 시라고 믿는 레비와 칼은 연락처를 교환한다. 한편, 조라는 클레어 맬컴 교수의 소수 정예 강의에 들어가고자 하지만, 클레어가 개인적인 이유를 자신을 내친다고 생각하고 당돌하게 학장을 찾아가 항의한다.

 

모두가 다른 사람들처럼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자신들의 진짜 욕망을 가리 위한 카무플라주일 뿐 실상은 자신이 쫓는 욕망의 발현에 다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워드는 아내 키키에게 동료 어스킨 교수처럼 젊은 학생들이 아닌 오십대의 클레어와 바람을 피우지 않았냐고 항의해 보지만, 별무소용이다. 그가 부부의 오랜 친구와 바람을 피운 건 사실이 아니었던가. 늙다리와 관계한 게 변명거리가 되냐며 키키에게 가혹한 되치기를 당한다. ‘허영의 시장에 나선 시인 클레어도 마찬가지다. 젊은 날의 명성을 떨친 쾌락주의를 다룬 시에서, 자연주의 시인으로 변신한 지금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항상 젊은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싶지만, 이미 그 시절을 보내 버린 중년 교수에게 그것은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다만, 버스스탑에서 스포큰 워드 대결을 보며 학문적 분석을 시도하는 노력을 가상해 보였다.

 

어느 순간 제롬은 소설의 중심부에서 도태되어 버렸다? 아니 도대체 그는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거지? 대신 조라와 레비가 그의 자리를 대신한다. 당돌한 아가씨 조라는 자신의 주변에서 조우하게 되는 거리의 시인이자 능력자 칼을 애써 외면한다. 먹물 아버지의 영향으로 아직 실력도 갖추지 않았으면서 타인을 재단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성향을 비친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칼을 대하는 태도가 그랬다. , 그리고 보니 레비의 초대로 벨시 부부 30주년 파티에 초대되었던 칼은 하워드에게 불청객 취급을 받았었지. 이런 식으로 제이디 스미스 작가는 인화성 강한 갈등 요소들을 곳곳에 전략적으로 배치했다.

 

주급 35달러를 벌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비용으로 쓰고 싶은 계획을 세운 레비는 케임브리지의 버진 메가 스토어에서 자신이 일하는 회사의 창업주가 이룬 엄청난 성취들을 동경한다. 하지만 레비가 만난 돈벌이 현장의 현실은 그가 품은 이상과 전혀 달랐다. 미국의 명절인 크리스마스에도 나와서 일하라는 명령에 십대소년은 반발한다. 그리고 동료들을 조직해서 쿠데타를 시도한다. 레비 같은 소년들이 아니더라도 일할 사람은 많다는 매니저의 협박에 가까운 말에 레비는 폭발한다. 이것은 어쩌면 레비의 계급적 각성일 지도 모르겠다.

 

전작 <하얀 이빨>의 화려했던 디지키언 스타일 대신 제이디 스미스는 집중과 선택을 통해 먹물 집안의 허위와 위선을 까발리는 작업을 선보인다. 무대를 자신이 나고 자란 영국 대신 미국으로 했다는 점도 신선했다. 이방인으로 관찰한 미국 사회의 단면을 해부한 적이 마음에 들었다. 이제 전반전을 지나 후반전으로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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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2-25 16: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메리크리스마스.
성탄의 기쁨을 나누며
즐거운 크리스마스 연휴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0-12-25 21:3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연휴의 첫날이
그렇게 지나갔네요.

이뿐호빵 2020-12-25 2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강렬한 책 표지에서 그냥 읽고 싶어졌습니다ㅋ
좋은 후기에 더~~ 호기심이 생겨 무조건 챙겼습니다ㅋ

이제 곧 지나겠지만, 크리스마스 즐겁게 마무리 하세요~~~

레삭매냐 2020-12-27 09:25   좋아요 1 | URL
전 개인적으로 제이디 스미스 작품
중에 제일 나은 것 같다고 생각되네요.

감사합니다 ~

mini74 2020-12-26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표지는 예쁜데 내용은 먹물들의 위선이라니 ㅎㅎ 아. 읽고 싶어집니다. 쌓인 책이 한가득인데 ㅎㅎ 래삭매냐님도 즐거운 연말보내세요 *^^*

레삭매냐 2020-12-27 09:28   좋아요 2 | URL
책 표지는 정말 잘 뽑은 것 같더라구요.

쌓인 책은 언제고 읽게 되실 테니,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저도 이번달에 램프의 요정에서 준 적
립금 때문에 책을 한 권 질렀네요 그것 참.
한 권 정도는 공짜로 얻지 않았나 싶더
라구요.

2020년도 이제 달랑 5일 남았네요.
즐거운 연말되세요 ~~
 
조지 오웰
피에르 크리스탱 지음, 세바스티앵 베르디에 그림, 최정수 옮김 / 마농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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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독서의 원동력은 즐거움이다그리고 한 부스러기의 지식과 성찰이면 족하다프랑스 출신 피에르 크리스탱의 <조지 오웰그래픽 노블 역시 읽으면서 즐거웠다그리고 사회주의자로 행동하는 양심이었던 조지 오웰의 족적을 따라가는 재미도 만만치 않았다.

 

조지 오웰의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였다그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벵골 비하르의 모티하리라는 곳에서 1903년 6월 25일 태어났다구글맵으로 찾아보니 모티하리는 네팔에 가까운 곳이다에릭이 한 살 되던 해그의 어머니는 영국으로 이주했다영국에서 보낸 시골 생활은 그다지 기억할 만한 게 못되지 않았나 싶다그리고 곧 이어 시작된 악명 높은 대영제국 학교생활은 더더욱 그랬다.

 

에릭의 부모들은 아들의 미래를 위해 사립학교인 세인트 시프리언에 에릭을 진학시킨다가난했던 블레어 가족은 아들의 학비를 절반가량 감액 받았던 모양이다부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체벌이 일상화되었던 영국 교육 시스템에서 어린 에릭은 교장 선생에게 줄창 타작의 대상이 되었다채찍이 부러질 정도로 얻어맞았던 걸 보면 말이다.

 

사립학교에서 학업 성적이 우수했는지에릭은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이튼스쿨에 입학해서 제국주의 영국의 번영을 위한 재목이 되기에 부족하지 않은 교육을 받는다물론 그곳은 속물들의 천국이었다이튼스쿨을 졸업한 에릭 블레어는 옥스브리지 같은 명문대에 진학하는 대신특이한 경력을 시작한다그는 버마 주재 경찰에 자원했다. 1922년 아시아로 가는 긴 여정에서 영국식 자본주의 허상을 목격하게 된다그야말로 배 위에서 신과 같은 존재로 거들먹거리던 항해사가 승객들에게 제공된 케이크를 슬쩍하는 장면을 본 것이다설상가상으로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에 반감을 품고 있던 그는 버마(현재의 미얀마현지에서 사람을 해치고 난동을 부리는 코끼리를 죽이면서 식민 지배의 위선과 허위를 깨닫게 된다. 5년 정도의 버마 생활은 마친 그는 다시 본국으로 향한다이 때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버마 일기>라는 자전적 소설을 썼다고 한다예의 책도 나의 서재 어딘가에서 실컷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927년 유럽으로 돌아와서는 파리의 호텔에서 접시닦이를 하는 그야말로 밑바닥 인생을 경험하기도 했던 모양이다호텔 역시 자본주의 사회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위계질서가 지배하는 그런 곳이었다노동에서 제외된 지배인 계급을 필두로 해서요리사는 상위 계급이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접시닦이는 그야말로 불가촉천민 같은 그런 존재였다파리에서의 이런 경험과 런던에서의 경험을 살려 그는 훗날 <파리와 런던에서의 따라지 인생>을 저술했다고 한다아마 이 즈음부터 글쓰기에서 자신의 능력을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한 모양이다저널리스트로서의 꿈을 꾸기 시작한 에릭 아서 블레어는 조지 오웰로 자신의 필명을 정하고저명한 출판사에 자신의 저술들을 발송하고 퇴짜 맞기를 거듭한다역시나 위대한 작가들 역시 하루아침에 모두의 존경을 받는 그런 존재가 된 것은 아니고 수차례 뻰찌를 먹으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음 장인 <블레어가 오웰을 창조하다>에서는 보수당 아나키스트이자 사회주의자로서 조지 오웰의 면모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1930년대 영국 노동계급의 비참한 현실을 그린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르포르타주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나도 이 책은 읽었는데역시나 오래 전에 읽어 기억이 다 가물가물하다. 1936년 6월 8일 아일린 오쇼네시와 결혼한 조지 오웰은 월링턴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바다 건너 대륙의 스페인에서는 내전이 한창이었다행동하는 양심이었던 조지 오웰은 국제여단의 일원으로 프랑코가 이끄는 파시스트들과 싸우기 위해 스페인 내전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아내 아일린과의 허니문도 채 즐기도 못한 채결혼한 지 6개월만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조지 오웰은 전국노동자연맹(CNT)의 일원으로 공화파에 가담하려 했으나 현지의 사정으로 인해 통합노동자당(POUM)의 전사로 최전선에 투입된다.

 

조지 오웰의 그래픽 바이오그래피에서는 정확하게 다루고 있지 않지만당시 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의 쿠데타군에 맞서 싸운 노동자 농민의 군대는 오합지졸로 규율도 없었고 변변한 무기도 갖추고 있지 않았다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미국 같은 서방 국가들은 공화파의 대의에는 공감했지만대두하는 파시즘 세력과 일전을 벌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전투에 필요한 무기 지원 같은 실질적 원조는 꺼렸다히틀러의 나치 독일과 무솔리니의 이탈리아가 세계대전에 앞선 시험장으로 스페인을 무대로 삼아 콘도르 군단 같은 직접적인 군사지원을 한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었다.

 

오직 소련의 스탈린만이 공화파를 지원했다조지 오웰은 전선에서 내셔널리스트들을 상대하다가 목에 관통상을 입고 후방인 바르셀로나로 후송된다그리고 그곳을 장악한 스탈린 일파가 자신과 다른 입장의 사회주의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벌이는 것을 보고 아내 아일린과 함께 귀국을 결심한다.

 

귀국해서 조지 오웰은 비로소 작가로서 자신의 능력을 만개하기에 이른다서평기사에세이는 물론이고 소설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글들을 발표했다결핵에 걸린 그가 마라케시에 가서 요양을 했다는 사실은 처음 듣는 흥미로운 사실이었다이 때 그는 소설 <숨 쉬러 나가다완성했다조국 영국이 파시즘에 맞서 싸운 2차 세계대전에서 자원했지만결핵후유증으로 현역은 아니고 국민방위군 중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BBC 방송의 선전담당을 맡기도 했다. 1944년에 아내 아일린과 함께 조지 오웰은 리처드 호레이쇼를 입양했다.


세계대전이 끝나던 해에 발표된 <동물농장>은 조지 오웰의 대표작으로 스탈린 치하의 사회주의 시스템에 대한 신랄한 비판서로 그에게 대대적인 상업적 성공을 안겨 준 작품이기도 하다같은 해 3월 아내 아일린을 잃은 조지 오웰은 누이동생과 아들 리처드와 함께 주라 섬에서 마지막 걸작인 <1984>를 집필했다죽기 전 해인 1949년 11월에 <1984>를 발표한 조지 오웰은 1950년 1월 21일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예전부터 조지 오웰의 전작에 도전해야지 하며 마음만 먹고 있었는데이번에 그의 그래픽 노블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전작도전의 의지가 불타올랐다이미 올해는 다 가고 열흘 정도 남았으니 내년 연간 독서 프로젝트로 잡아야 하나 싶다그래픽 노블에서는 연도를 다루지 않아위키피디아로 일일이 찾아보는 수고가 들었다하긴 그런 것도 독서의 재미가 아니었던가일단 집에 가서 조지 오웰의 책들이 뭐뭐가 있는지 검토부터 해봐야겠다굳이 없는 책들을 사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고소장하지 않은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려다 봐야지이 참에 <동물농장>과 <1984>도 다시 읽어야 하나가장 먼저 도전하고 싶은 책들은 <숨 쉬러 나가다>, <버마 일기그리고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이다우선 이 책들부터 찾아야겠다어디에 있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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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24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픽 노블은 ♥입니다 특히 조지 오웰은 ㅋㅋ 특히 프랑스 출신 작가들에 그래픽 노블 소장가치가 100% 조지오웰에 버마 이야기부터 읽었는데 파리 런던도 좋았어요 유트브에 오웰에 관한 다큐가 많으니 매냐님 천천히 오웰속으로 ^ㅎ^

레삭매냐 2020-12-24 10:30   좋아요 1 | URL
넵, 저도 왠지 유럽 스타일의 그래픽
노블 작풍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었는데...
사들여야 하나요 ㅋㅋ

바로 <버마 시절> 읽기 시작했습니다.
상당히 흥미롭네요.

mini74 2020-12-24 1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점에서 보곤 만지작거렸던 책이에요. 정말 그래픽노블은 내용이나 그림이 제대로인거 같아요. 아. 물욕이 ㅠㅠ

레삭매냐 2020-12-24 13:07   좋아요 2 | URL
책의 말미를 보니 알라딘에서 펀딩으로
제작한 책인 것 같더라구요 :>
리뷰가 많아서 헉! 했었는데 이유가 있
었나 봅니다.

그나저나 사제껴야 하나 어쩌나 고민
중이네요.

2020-12-24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0-12-24 21:53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에 도서관에 만화 신청
했다가 까인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다행히 저희 도서관에는
그래픽 노블의 진가를 알아 보
시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2020-12-24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0-12-24 21:54   좋아요 2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조지 오웰의 책들
을 제법 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착각이었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시작했답니다. 이래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가 무섭지
않나 싶네요.

우선 <버마 일기>부터. 흥미진진
합니다.

겨울호랑이 2020-12-24 22: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레삭매냐 2020-12-25 15:48   좋아요 0 | URL
네... 제이디 스미스의 <온 뷰티>
와 함께 즐거운 성탄절 보내고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scott 2020-12-25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후 늦게 라도 눈이 소복 소복 내리길 바라며 ㅎㅎ
매냐님 방에 눈사람 놓고 가여 ㅋㅋ
ᒄ₍⁽ˆ⁰ˆ⁾₎ᒃ♪♬

레삭매냐 2020-12-25 15:49   좋아요 1 | URL
아! 눈 !!!

어려서는 눈 오는 게 좋더니만
이제는 눈 치울 생각에 그만...

낭만은 오래 전에 사라져 버린
모양입니다.

2022-10-19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9 0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얀 이빨 1
제이디 스미스 지음, 김은정 옮김 / 민음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수년 동안 읽겠노라고 도전하다가 실패했다가 어쩌다가 결국엔 다 읽고야 말았다. 게다가 이 책은 절판되어 이제는 구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중고 시장에서 쏠쏠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더라. 왠지 중고 책을 그 가격에 주고 사는 건 미친 짓인 것 같아 기다리다가 2권을 지난주에 알라딘 중고로 저렴하게 데려왔다. 물론 1권을 다 읽고 나서 2권은 모클로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긴 했었지. 어쨌든 당장 읽지 않더라도 살 수 있을 때 책은 사두어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제이디 스미스의 기념비적인 데뷔작인 <하얀 이빨>20년 전에 발표되었다. 책의 출간에 대한 썰은 2권 말미 후기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 개인적으로 <하얀 이빨>을 대환장 파티의 연속으로 기대하고 접해서 그런지 아무래도 나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이미 그동안 숱하게 레이시즘과 다이아스포라 그리고 도무지 섞이지 않는 이질적인 문화적 충돌을 다룬 책들을 만났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폴 비티, 로힌턴 미스트리, 줌파 라히리 등등 <하얀 이빨>의 후속편 격인 책들에서 섭렵하다 보니 원조에서 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고나 할까.


책 소개에서 살만 루슈디의 후계자 어쩌구라는 문구를 본 것 같은데, 공감이 가더라. 살만 루슈디가 전 세대의 조금은 진지하면서도 근엄한 스타일의 혼종 문화에 대한 소재를 다루었다면, 나름 신세대인 제이디 스미스는 보다 힙한 스타일로 문제에 접근한다. , 시작은 1975년의 첫날이다.


<하얀 이빨>은 기본적으로 아치 존스가 가장으로 있는 존스 패밀리와 사마드() 미아 익발아 대표하는 익발 패밀리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2권으로 넘어가면서 샬펜 집안도 추가된다. 영국인 아치 존스와 사마드 미아는 2차 세계대전을 함께 겪은 전우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몬테카지노나 스탈린그라드에서 나치 독일군을 상대한 건 아니고, 전쟁 끝판에 잠시 전쟁맛을 본 것이 전부다. 하지만 그들의 만들어진 무공(?)30년 동안 울궈먹기에 아주 좋은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한 때 종군기자를 꿈꾸었던 아치 존스는 오늘날 인쇄소에서 종이접기로 벌어 먹고 사는 남자다. 그리고 전후 이탈리아에서 얻은 와이프와 30년 동안 잘 살다가 결국 파경에 도달했다. 그리고 이것저것 다 마음에 들지 않는 무허가 할랄 정육점 앞에서 자살을 시도하다가 보기 좋게 실패한다. 그리고 뉴이어스파티의 끝물에서 만난 클라라 보든과 만나 3주 만에 결혼에 골인한다. 클라라는 교통사고로 윗니가 모두 날아가 버렸고, 고작 19살이었던가. 출발부터 심상치 않은 전주곡을 예고한다.


, 다음은 익발 집안으로 가보자. 사마드 미아는 방글라데시 다카 출신 이슬람교도로 3년 전인가 아내 알사나 베굼을 데리고 영국으로 이주했다. 전쟁에서 입은 부상으로 한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베테랑 용사인 사마드는 고향에서는 대학 출신의 나름 엘리트였으나 영국 런던의 윌즈던에서는 다른 할 일이 없어 친척 집에서 카레를 나르는 웨이터다. 알사나는 성인샵에 납품하는 요상한 옷을 만드는 일에 종사한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영국의 주류 백인들에게 파키라고 불리면서 가난하고 신산하기 짝이 없는 이민자들의 삶을 버텨간다. 백인들에게 인도 사람이나 파키스탄 사람이나 혹은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구분은 전혀 필요 없다. 그들의 눈에는 모두 파키인 것이다. 대충 1970년대 영국에서 인종주의가 어떤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시간은 십년 정도 건너 뛴 1984년이다. 아치 존스와 사마드 익발의 다음 세대인 아이리 암브로시아와 마기드-밀라트 쌍둥이가 등장한다. 당시는 마거릿 대처 아래 신자유주의가 정점을 찍던 세상이었다. 허구한 날 옛 전우 아치 존스와 이슬람교도가 운영하는 아일랜드 식당 오코넬에서 죽치는 쿼지 이슬람교도 사마드 익볼 선생이 아이들의 담임인 백인 포피 버트존스 선생과 바람이 난다. 버트 선생님은 기이하게도 중년의 불구남자에게 무슨 매력을 느꼈던 걸까? 학교에서 전통적인 추수감사절 행사에 반대하는 도발적인 의견을 제시한 엉뚱한 중년 유부남이 그렇게 매력적이었나?


이교도들이 득실대는 서구 자본주의 사회의 중심에 살면서, 자식들이 고유의 전통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면서 살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었을까. 결국 예상한 대로 멋진 갈색 피부의 밀라트는 어려서부터 대마초와 육욕에 빠져 아버지가 바라지 않던 길을 가게 된다. 불륜을 저지른 사마드가 아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냐만. 방글라데시에서 데려온 아내 알시는 순종은커녕 서구 문물의 영향 탓인지 집안에서 육박전도 마다하지 않는 거친 인물로 묘사된다. 대개의 경우 알시의 승리로 귀결된다. 아 참, 장남 마기드는 더 이상 타락한 영국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 방글라데시로 보낸다. 당시 인도아 대륙은 19841031일 시크 교도 출신 경호원의 인디라 간디의 암살로 온통 혼돈의 도가니였는데도 말이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두 대륙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다. 어쩌면 이런 게 바로 <하얀 이빨>이 주는 매력일 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사마드 익볼 패밀리네 사연이 더 흥미로워서 그런 진 몰라도 못지않은 아치 존스와 클라라 보든 가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기술이 적었다. 1907년 킹스턴 대지진, 여호와의 증인으로 캠퍼스에서 흑인 소녀 클라라가 전도에 나선 일 정도가 기억에 난다. 아이리의 아빠가 될 뻔한 남자 친구 라이언 톱스의 베스파 스쿠터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나서 윗니가 모두 날아갔다는 사실도. 클라라는 종교에서 이탈했지만, 예의 남자친구가 개종해서 충실한 여호와의 증인이 되어 지구 종말을 준비하게 되었다는 아이러니도 흥미로웠다. 아이리인지 엄마 클라라가 다니던 학교에서 봉사활동의 일원으로 찾아간 백인 노인네 집안에서 듣게 된 하얀 이빨을 보고 총질해댔다는 사연에서 소설의 제목이 유래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아치 존스-사마드 익볼 집안을 잇은 샬펜 가문의 등장도 만만치 않다. 아이리와 밀라트의 대마초 친구를 자처하면서 소설에 등장한 조슈아 샬펜(드마라에서는 젊은 제임스 맥어보이가 조슈아 역을 맡았다)이 짠하고 나타난다. 아버지 마커스 샬펜은 잘 나가는 유전학자로 미래쥐연구에 매진한다. 엄마 조이스는 페미니스트 출신 원예가로 학교에서 대마초 사건으로 징벌을 받게 된 밀라트와 아이리를 자기 집안에 선뜻 받아들인다. 샬펜 가는 너무나 모범적인 자기 자식들과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천하의 말썽꾼 밀라트를 환대하는 모습에서 이민자로 영국 사회에 동화되기를 거부하는 익볼 가족의 그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아니 어쩌면 제이디 스미스는 이런 다양한 등장인물들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관계성을 통해 하나의 가능성을 도모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니까 무언가 하나가 된다는 생각을 아예 버리고, 각자의 문화와 습관을 지키면서 살자! 대신 서로를 존중하는 예의 갖추도록 하자. 뭐 대충 이런 식이 아닐까. 캐나다에서 살다 온 지인의 말에 의하면 캐나다가 그런 식의 삶의 양태를 추구한다고 하더라. 캐나다 역시 영연방 국가 중의 하나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다만, 대환장 파티급은 아닌 것 같다. 잔잔바리들의 향연 정도라고 해둘까 싶다. 영국 사회의 오픈마인드가 닫힌 마인드로 바뀌게 되고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특히 이슬람교도!)가 폭증하면서 밀라트 같이 삐딱한 녀석들이 급진주의자(KEVIN)의 물결에 동참하게 된다. 살만 루슈디가 개입된 <악마의 시>로 촉발된 사건도 빠지지 않는다. 샬펜 가문 출신의 조슈아는 PETA를 연상시키는 FATE 활동을 하면서 열혈동물애호가로 변신해서, 아버지 마커스에 반기를 든다. 마침내 익볼 브라더스가 상봉하고, 미래쥐를 대악마 샬펜의 손아귀로부터 구하겠다는 동물애호가들 그리고 세계 종말을 외치는 여호와의 증인들까지 가세해서 마커스 샬펜 박사가 자신의 DNA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는 19921231일의 발표장인 페레연구소로 몰려든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인터넷을 검색을 해보니, <하얀 이빨>을 다룬 논문들이 많이 보였다. 그만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들에 대해 할 말들이 많다는 방증이 아니겠는가. 개인적으로 결말 부분이 좀 아쉽긴 했지만, 사반세기를 아우르는 영국 이민사회에 대한 제이디 스미스가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쓴 육성 리포트는 인상적이었다. 자신들의 식민지에 대한 물적 착취에만 집중하느라 그들의 문화와 종교의 차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식민지 모국의 무관심은 인도아 대륙 사람들의 미묘한 차이를 무시하고 파키라는 단어에 뭉뚱그리는 그들의 언어폭력이 대변한다. 여전한 포스트콜로니얼리즘의 부산물로 봐야 할까. 공생공영이라는 공동체 가치 대신 각자도생이라는 천박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전염병처럼 퍼지는 가운데, 상대를 존중하는 대신 배척하는 근본주의의 뿌리가 생겨나게 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얀 이빨>을 읽기 전에 제이디 스미스의 <런던 NW>를 읽고 있었고, 그 다음에는 <온 뷰티>에 집중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온 뷰티>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작가의 에세이가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에세이집도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나저러나 아직 대환장 파티는 도래하지 않았던가.


[뱀다리] 2권을 처음에 구하지 못해서 도서관에서 모클 버전으로 빌려다 읽고 있었는데 나중에 구간이 도착해서 비교해 봤다. 구간의 주석 부분에 수정할 부분들이 있었는데 왜 모클 버전에서 고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출판사의 게으름 탓인가. 고칠 의지가 있다면 내가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하시겠지 뭐. 아 참 이제 절판됐지. 그럴 필요도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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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 2020-12-23 11:2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책은 사두어야 한다!

올해의 어느 순간 그렇게 결정하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이젠 그냥, 사둡니다.

레삭매냐 2020-12-23 12:59   좋아요 3 | URL
격렬하게 공감하는 선언이십니다.
책은 미리 사두어야 한다!

어제도 그동안 중고서점에 뜨길
오매불망 고대하던 제바스티안
하프너의 책을 수배했습니다.
역시나 기다리면 언젠가는 수중
에 들어 오는군요.

Falstaff 2020-12-23 12: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먼저 읽은 자들이 하도 좋다고 설레발을 쳐서 기대가 과하셨나 봅니다. ㅋㅋㅋㅋ 반성하겠습니다.

레삭매냐 2020-12-23 13:00   좋아요 2 | URL
무슨 말씀을요 ~~~
덕분에 좋은 책 만나 보았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온 뷰티>를 애정
합니다.

scott 2020-12-23 14:33   좋아요 1 | URL
지금 매냐님 리뷰 두번 정독하면서 이북 온뷰티로 갈아탐 ㅋㅋㅋ

레삭매냐 2020-12-23 14:39   좋아요 1 | URL
저의 허접한 리뷰로는 제이드 스미스
작가의 방대한 썰을 카바치기엔 역
부족으로 사료되옵니다.
몸서 읽어 보심이 ㅋㅋㅋ

단발머리 2020-12-23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30쪽 읽었는데 이 리뷰 한 문단만 읽고 건너뛰어서 댓글 답니다.
책은 사두어야 합니다! 2

레삭매냐 2020-12-23 13:01   좋아요 1 | URL
저두 책 출간 20년을 넘기지 않고
읽을 것을 다행으로 여기렵니다.

단발머리님의 후기도 기대해 보겠
습니다. 궈궈씽~

페넬로페 2020-12-23 1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도서관에 이 책이 있네요~~
도서관도 믿어봅니다^^

레삭매냐 2020-12-23 13:46   좋아요 2 | URL
유명한 책이라 아마 모든 도서관
에 비치되어 있지 않을까요 :>

페크pek0501 2020-12-23 1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작가의 책 부자가 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이럴 때 참 행복해지죠.

책은 바로 구매해야 한다는 쪽에 한 표를 행사합니다. 나중에 구매하려 했던 책이 막상 구매하려니깐 절판되었던 걸 경험했거든요. 꼭 읽을 책이라 판단되면 바로 구매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죠.
굿~ 데이~~.

레삭매냐 2020-12-23 13:48   좋아요 2 | URL
책은 사서 읽는 게 아니라 집에
있는 책을 읽는 것이다.

라고 말한 분을 존경하는 바입니다.

다만, 읽지 않고 쌓아 둔 책들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지요.

그래도 <광란의 오를란도>는 너무
아쉽습니다.

감사합니다.

scott 2020-12-23 14:32   좋아요 1 | URL
절판 ㅜ.ㅜ
두분 말씀에 깊이 동감
먹는건만 쟁이는게 아니라 일고 싶은책들 그때 그때 쟁여두어야한다는것 ㅋㅋㅋ
´ε`

레삭매냐 2020-12-23 14:39   좋아요 1 | URL
그런 책들이 너무 많습니다.

가격이 비쌀 수록 쟁이기도 어렵고,
뭐 그렇네요. 글다가 절판되고 아띠.

페넬로페 2020-12-23 14: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해 루이스 세풀베다의 책도 몇 권 사놓고는 아직 읽지 못했어요~~
항상 이렇게 제가 모르는 작가와 더불어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저 맛있는 먹이 물어다 주는 어미새를 기다리는 아기새의 입장에서
따라가는 것도 재미있고
무척 설렙니다~~
레삭매냐님!
메리 크리스마스^^

레삭매냐 2020-12-23 14:42   좋아요 1 | URL
세풀베다 쌤들의 책은 나중에라도
읽게 되심, 바로 반하실 겁니다.
두 번 세 번 읽어도 좋구요.
전 올해 쌤이 돌아가셔서 추모하며
다시 읽었네요.

아기새 표현,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페넬로페님도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scott 2020-12-23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 ⁑͛⋆͛*͛ ͙͛(๑•﹏•)⋆͛*͛ ͙͛ ⁑͛⋆͛*͛ ͙͛
눈송이

레삭매냐 2020-12-23 14:44   좋아요 0 | URL
스캇트님도

메리 베리 해피 크리스마스 되세요!!!

유부만두 2020-12-24 06: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 님께 하얀 이빨은 너무 늦게 와버렸네요.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들어요.
뽐뿌질한 서재이웃으로서 실망과 존경을 금할 수가 없어요. 읽으시면서 ‘애개‘ 하신거 아닐까...

레삭매냐 2020-12-24 09:00   좋아요 1 | URL
아마 십년 전에 읽었다면 지금
하고는 다른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작품에도 시의성이 그래서 중요한가
봅니다.
 


내가 만날 이달의 작가의 제이디 스미스다.

오래 전부터 제이디 스미스의 이름은 알고 있었으나... 책은 읽은 게 없더라.

누군가 오래전에 그녀의 데뷔작 <하얀 이빨>이 드랍게 재밌다 해서 관심을 몇 초간 지닌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중에 아주 시간이 흘러 중고서점에서 <하얀 이빨>을 만났다.

그 때 이미 책은 절판되었고(아마 판권 계약 소멸), 도무지 나머지 2권을 구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제 다시 중고서점에서 비교적 신간인 <런던 NW>를 샀고 재밌게 읽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그전에 사둔 책들을 모아 사진을 찍어 봤다. 온 뷰티 2권도 샀다고 하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다. 이것은 우리 책쟁이들의 숙명이 아니던가. 일단 <런던 NW>를 읽고 나서 드랍게 재밌다는 <하얀 이빨>에 도전할 계획이다. 2권은 살 방법이 없기에 아마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사진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으로 골라봤다.)


제이디 스미스는 19751025, 영국 런던의 윌즈던에서 태어났다. 윌즈던은 소설 <런던 NW>에도 등장하는 지명이다. 역시나 작가들은 자신들이 보고 듣고 경험하고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집필활동을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어머니는 자메이카 출신 이본 베일리 그리고 아버지는 영국 사람 하비 스미스. 14살 때,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Sadie에서 Zadie로 바꾼다. 14살 짜리가 자기 이름을 바꿨다고? 자신의 의지인가 아니면 아버지나 어머니의 결정이었을까,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어머니 이본은 1969년에 자메이카에서 영국으로 이민왔고, 스미스 부부는 제이디가 십대 시절에 이혼했다. 형제 중에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래퍼로 활동하는 닥 브라운이라고 한다. 참고로 나는 누군지 모르고, 굳이 검색해 보고 싶은 마음도 쿨럭.

 

어려서 탭댄싱을 좋아하던 제이디는 뮤지컬로 커리어를 시작해 보려고도 생각했던 모양이다. 재즈 가수로 돈을 벌었고,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어했지만 결국 그녀는 소설가가 되었다.

 

제이디 스미스 성공의 출발점은 아무래도 케임브리지 킹스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25살 때, 그 유명한 전설의 <하얀 이빨>을 발표하면서 일약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다. 아니 책이 출간되기도 전에 출판사들에서 가능성을 엿보고 판권 계약을 위해 달려들 정도였다니(아니 그것도 만들어진 전설의 일부려나) 정말 대단한 출발이 아닌가. 그란타에서 그녀를 미래에 잘나갈 젊은 작가로 선정한 것도 한몫했지 싶다. 그랜타는 유료 잡지라 돈을 내야 기사에 접근할 수 있더라. 치사하다.

 

2000<하얀 이빨> 이래, 제이디 스미스는 모두 5권의 책을 발표했다. 2002년에는 <오토그래프 맨>, 2005<온 뷰티>, 2012<런던 NW> 그리고 2016<스윙 타임>. 물론 그동안 다수의 단편들과 에세이들도 꾸준하게 써오고 있다. 그러니 천상 글쟁이라는 말이겠다. 국내에는 <하얀 이빨>, <온 뷰티> 그리고 <런던 NW> 이렇게 세 편의 소설이 번역되었다. <하얀 이빨>은 판권 계약이 종료되어서인지 어쩐지 이제 절판되었다. 그리고 중고시장에서 엄청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더라. 1편이라도 건진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어쩌나. 어쩌면 다른 출판사에서 곧 재개정판으로 나올 지도 모르는데, 업자들의 과욕이지 싶다.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신판이 나오면 중고책값이 팍 떨어지는 걸 수차례 보았으니 말이다.



원래 내 계획은 어제 사들인 <런던 NW>을 읽고 그렇게 드랍게재밌다는 <하얀 이빨>(제목부터 무언가 끝장 내주는 느낌이 들지 않은가!)로 직행하려고 했으나 결국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출근길에서 <하얀 이빨>을 꺼내 들었다. 지난번에 도전했을 때 52쪽까지 읽었는데 이번에는 무사히 완독할 수 있길.


아직 <하얀 이빨><런던 NW>의 초반부를 읽고 있는 중이라,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겠는데 제이디 스미스는 주인공 아치 존스나 리아 한월에게서 비주류의 삶을 사는 군상들의 모습을 건져 올린다. 아치 존스는 초반 등장부터 이슬람 정육점 앞에서 자살 시도를 하지 않나. 29년 동안 같이 산 오필리아 디아질로는 마누라가 아니라 원수 같은 존재다. 사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함께 한 인내를 평가해 주어야 하나. 리아의 엄마 폴린은 미용사 사위 미셸을 자기 맘대로 마이클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서구 사회의 고질적인 인종주의 문제를 보너스로 추가한다. 스트레이트로 시원하게 읽어내야 하는데, 찔끔찔끔 읽으려니 독서의 맛이 제대로 나지 않은 그런 느낌. 그래도 짬짬이 페이퍼를 추가하는 재미도 대단히 쏠쏠하다. 기대하시라.


====================================================================================



아무래도 <하얀 이빨>은 내게 너무 늦게 도착했다는 느낌이다.

디킨지언 스타일의 대환장 파티를 기대했건만, 지금은 이미 새로운 밀레니엄이었던 2000년으로부터도 20년이 더 지난 시점이 아니었던가.

 

25세의 재기발랄한 제이디 스미스가 20년 전에 다룬 이야기들이 당시에는 참신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지난 20년 동안 숱하게 발굴된 이야기의 전주곡이 아닐까 뭐 그런 느낌이었다. 어렵사리 구한 2편의 결말에 가서는 왜 이렇게 지치던지. 드라마의 결말하고도 상이한 그런 느낌이었고.

 

그런 다음 다시 <런던 NW>를 집어 들었는데 첫 번째 꼭지는 갠춘했으나 두 번째 꼭지에서는 그야말로 꼭지가 돌 지경이다. 필릭스 쿠퍼의 프로젝트 카 스토리에 진이 빠져 버린 느낌이다. 오늘까지 40%를 돌파한 시점에서 잠시 소강 상태를 맞이하고 있다.

 

대신 <온 뷰티>를 새로 읽기 시작했는데 출발이 좋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영국 런던 북부의 킬번이라고 했던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모티프가 살짝 배어 있는 그런 느낌도 들고... 서로 화합할 수 없는 두 가문의 적대적 결합에 대한 스토리라고나 할까. 아직 초반부고, 내러티브 전개와 등장인물간의 관계도를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온 뷰티> 1권은 신간으로 사고, 2권은 중고로 샀는데 출간된 지 두 달만에 반값으로 샀더라. 지금은 어림도 없는 일이 되어 버렸지만.

 

뉴요커에 실린 중편 <캄보디아 대사관>을 출력해 두었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다. 조지 손더스의 단편들처럼 링바인딩을 해서 보관해야 하나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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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0-12-16 08: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 NW 읽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ㅋㅋㅋ 제이디, 재미있습니다. <하얀 이빨> 무쟈게 재미납니다. <온 뷰티>도 열라 잼납니다. ㅎㅎㅎㅎ

레삭매냐 2020-12-16 09:15   좋아요 2 | URL
희한하게도 폴스타프님과 독서가 겹치더라는 -
조언해 주신 대로, 올해 남은 보름 동안

열라 재밌다고 하시니,
죽어라 제이디 스미스를 파보겠습니다. 추웅서엉.

mini74 2020-12-16 0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책들과 숨바꼭질을 합니다 ㅎㅎ 니클의 아이들을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중. 래삭매냐님 조선시대였다면 최고의 서쾌가 되시지 않으셨을까요 ㅎㅎ 소개하시는 책마다 사고싶어요 *^^*

레삭매냐 2020-12-16 09:16   좋아요 2 | URL
최고의 낚시꾼이라 명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ㅋㅋㅋ

사실 <니클의 소년들>은 오래 전
부터 고대해 마지 않던 책이라
견딜 재간이 없더군요. 오죽했으면
교보에 바로드림하러 달려 갔겠습
니까 기래.

이따 퇴근한 다음에,
<온 뷰티> 2권을 찾아 고고씽 ~

유부만두 2020-12-16 08: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하얀이빨 드랍게 재미있어요! 이분 엣세이도 엄청나지요!

레삭매냐 2020-12-16 09:19   좋아요 2 | URL
아니 영어 에셋이까정 !
참으로 대단하십네다.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런던 NW> 때려 치우고 <하얀 이빨>
부터 집어 들었네요 컹~

단발머리 2020-12-16 0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얀 이빨> 도서관에는 있던데 말입니다. 여기서 모두 한 목소리로 제이디 스미스 외치시니 정말 큰 일입니다! 너무 궁금합니다!

레삭매냐 2020-12-16 09:23   좋아요 0 | URL
당근 유명한 책이다 보니 도서관
에는 비치되어 있지요.

하지만 또 4B 연필로 밑줄 좍좍
긋고, 메모도 하고 포스트잇
붙이는 재미는 역시 산 책에 하는 게
쵝오더라구요...

이래서 책은 미리 사두어야 하는데
아숩네요.

페넬로페 2020-12-16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고의 낚시꾼^^
최고입니다**

레삭매냐 2020-12-16 09:57   좋아요 1 | URL
앞으로도 용맹정진하야,
(책 읽는)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겠습니다.

물론 베드로는 아닙니다.

scott 2020-12-16 1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어떻게 레삭매냐님 책낚시꾼이야 ㅋㅋㅋ151권에서 152권 스미스양 추천 하면 어떡해요 ㅋㅋㅋ포스팅읽으면서 스미스양 이북 열고 있는 1人

레삭매냐 2020-12-16 11:35   좋아요 2 | URL
얏호! 오늘은 만선이네요.

다시 한 번 세상은 넓고
읽을 책들은 차고 넘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하나 2020-12-16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온뷰티 엄청 재밌게 읽었어요! 하얀이빨은 소설가들이 엄청 추천해서 샀었는데 저도 본가 가면 찾아봐야겠네요. 레삭매냐님 덕분에 다시 제이디 스미스예요 🔥

레삭매냐 2020-12-16 13:55   좋아요 2 | URL
따스~ 책이 분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저하고 아주 비슷하신 시츄 같네요.

저도 딴 집에 책이 엄청나게... 정리
도 되지 않습니다.

<온 뷰티>도 재밌다고들 하시니...
이달의 선택에 부심을 느낍니다.

몰리 2020-12-16 1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걸렸습니다. 전에 제이디 스미스 사둔 게 있긴 한데 뭐냐, 검색해 보니 On beauty네요. 더 사둘 책들을 고르고 있는데요. 그런데 레삭매냐님 bookdepository 쿠폰, 어떻게 구하나요. 예전 포스트에서 bookdepository 쿠폰 말씀하신 게 기억이 납니다. 북디파지터리에서 가장 저렴하게 나온 책들을 사려고 하는데 그래도 비싸서... ㅜㅜ 10만원이 넘어가니 쿠폰이 절실해지네요.

레삭매냐 2020-12-16 13:56   좋아요 1 | URL
낚시꾼을 넘어 이제는 구매 상담
에까지 넘나드는 오지라퍼 등극
했습니다 ㅋㅋ

북디파지터리 쿠폰이가 가끔
날아 오더라구요. 전 마지막 책
주문했던 게 석달도 넘게 걸려서
당분간 자제 중이랍니다 :>

몰리 2020-12-16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쿠폰 검색을 해보니 여기 쿠폰이 자주 나오는 거 같긴 한데
그렇다고 찾기만 하면 찾아지는 건 또 아닌 거 같기도 하고요. 확실히 특정 상품 한정 쿠폰이 다수인 거 같고 전상품 10% 같은 좋은 쿠폰은 단기간 한정인 거 같아 보이고 그러네요.

레삭매냐 2020-12-16 14:02   좋아요 0 | URL
정확하신 분석이십니다.

전 항상 10% 할인 쿠폰으로
책을 사곤 했답니다.

일단 살 책들로 구매 목록을
맹글어 두었다가, 10% 할인
쿠폰이 뜨면 바로 질러 !

그나저나 배송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무서버서 더
주문을 못하겠더라구요.

전 아민 말루프 선생의 <흑인
레오>가 땡깁니다.

몰리 2020-12-16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정보가 정말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정보.
저도 일단 장바구니 담아 놓고
오데 있냐 10% 찾아 보던 중이었어요.

어딜 가입을 해야 날라오나요? 북디파지터리에서 보낸 쿠폰인가요?
금 왜 난 안 보낸 거냐 그들은, 이라는 의문이. ; 꽤 팔아주었건만. ;

전 한 달 안에 받았던 거 같은 기억인데
석달이나 걸릴 수도 있다면 (배편으로 ; 보내나요....) 저도 재고를 해보아야 하겠긴 한데, 그런데 여기 어쩌다 보면 정말 가격이 인터넷 서점들 중에서 가장 저렴하게 나오더라고요. 무슨 책이든 알라딘이 가장 저렴하면 얼마나 좋겠.....

레삭매냐 2020-12-16 17:14   좋아요 1 | URL
제가 보아 하니, 우편물이 스위스 우체국
을 거쳐서 오는 것 같더라구요 :)
아마 싼 편을 통해서 오는 것 같습니다.

북디파지터리에서 이메일을 보내주는데
가끔 쓰레기통에 들어가 있더라구요...

예전에 알라딘인가 어디선가 책값이 다른
사이트보다 싸지 않으면 돈을 포인트로
주는 그런 서비스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
하네요.

coolcat329 2020-12-17 1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얀 이빨>이 드랍게 재밌고 거기다 귀하기까지 하다니 갑자기 행복해지네요. 😍이 책 동네 주민이 드림하셔서 민음사모던클래식이라 무조건 받아온거거든요. 넘좋네요😻

레삭매냐 2020-12-18 09:30   좋아요 1 | URL
대환장 파티까지는 아니더라도,
잔잔바리 유머가 소소하게 터지는
맛이 아주 즐겁게 읽고 있답니다.

모클로 드림을 받으셨다니, 더더욱
부럽삽니다.

전 오늘 알라딘 중고로 구간으로
2권이 떠 있길래 냉큼 주문했습니다.
배송료 2천원 아끼지 않습니다 네.
 
레닌의 키스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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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에 산 책을 겨울에 읽는다. 어디 이런 일이 한 두 번이었던가. 아니 해를 넘기지 않고 읽게 되어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아야 할까. 제목부터 수려하다, 무려 <레닌의 키스>란다. 지금은 영락해 버렸지만 한 시절, 세계를 주름잡았던 막스-레닌주의의 원조가 바로 블라디미르 일리치 울리야노프가 아니었던가. 왜 레닌의 키스가 필요한지 27년 경력의 전 인민해방군 전사 옌렌커 선생이 말하는 소설 속으로 뛰어든다.

 

우선 소설은 전설부터 독자에게 시전해준다. 여말선초 같이 대단히 혼란스러웠던 원말명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서우훠 마을의 전설이 등장한다. 어느 마을에 살던 부자가 박대한 호대해가 훗날 명나라 건국 시조 주원장의 눈에 들어 이주대신으로 변신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오랜 전란으로 피폐해진 중원에 살 사람이 필요해진 홍무제는 호대해를 이주대신에 임명해서, 전제군주답게 강제 이주를 계획한다. 자신의 권력을 한껏 누릴 수 있게 된 호대해의 첫 번째 타겟은 바로 자신을 홀대했던 부자였다. 꼼수로 떠날 사람과 남을 사람을 추려낸 뒤, 강제 이주 프로젝트는 가동된다. 그것은 마치 마오쩌둥의 실패한 인민공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것처럼 읽힌다.

 

그리하여 생겨난 마을이 바로 고통 속의 즐거움이란 뜻을 지닌 서우훠 마을의 탄생이었다. 한편, 호대해를 잘 대해준 귀머거리 서우훠 할머니의 선행으로 이주대신은 그녀의 청을 들어준다. 그래, 서우훠 마을은 천하 장애인들의 집결지가 되었다나. 그야말로 전설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 다음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바로 올해 69세의 마오즈 할머니다 십대 어린 나이에 홍군의 장정에 참여하기도 했던 혁명 원로 마오즈 할머니의 기백은 대단하다. 위세 높은 성에서 현에서 파견한 공무원들에게 자신의 가슴을 드러내기도 하고, 바지까지 벗어젖힐 기세로 그들을 제압한다. 중국 고래의 전통을 대표하는 혁명 전사 출신의 마오즈가 할머니가 한 축을 지탱하고 있다면 다른 한편에는 업둥이이자 임시노동자 출신의 현장 류잉췌가 버티고 서 있다.

 

류 현장은 대단히 현실적인 인물이다. 이렇다 할 자원도 없고, 공장도 없는 솽화이현의 부흥을 위해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 이 인물은 덩샤오핑을 모델로 한 걸까.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자본)만 잘 잡으면 된다는 거 아닌가. 우선 남양 출신 사업가에게 읍소해서 솽화이현에 도로도 깔고, 상수도와 전기까지 끌어들이는 수완을 발휘한다. 배포가 커진 류잉췌 선생이 다음에 도모한 프로젝트는 거창했다. 그것은 바로 관광산업으로 자신이 지배하는 솽화이현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특단의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사회주의 종주국 러시아의 애물단지가 된 레닌의 유해를 구입해서 솽화이현 훈도산에 레닌기념관을 설립해서 거기에 안치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과연 러시아를 대신해서 전 세계 사회주의를 선도하는 국가의 현장다운 발상이 아닌가? 동시에 누군가 자신을 문학의 역병이라고 비판할 정도로 발칙한 상상이 아닐 수 없다. 옌렌커 작가 자신이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중국식 리얼리즘은 개혁개방의 물고를 타고 잠시 화려한 르네상스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국수주의적 반동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쇠락해 가고 있다고 그는 진단한다. 바로 그 지점을 옌렌커 선생은 예리하게 타격하고 있다. 그래서 난 이 작품이 너무나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 참 한국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출생의 비밀에 대한 스토리도 이어진다. 류현장과 눈이 맞은 마오즈 할머니의 딸 쥐메이는 서우훠 마을에서 듣도 보도 못한 딸 네 쌍둥이를 낳는다. 그러니까 류잉췌는 쥐메이의 딸 퉁화, 화이화, 위화 그리고 어얼의 생부인 것이다. 작가는 중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자신의 대하소설을 위해 기기묘묘한 장치들을 곳곳에 설치해 두었다. 한편, 신사회의 대표선수인 류잉췌 현장은 구질서를 상징하는 마오즈 할머니의 권위를 야금야금 파먹어 들어간다.

 

때 아닌 열설로 봄기근을 맞게 된 서우훠 사람들에게 구호 지원금을 준다는 명복으로 그동안 마오즈 할머니가 주관하던 사흘간의 축제를 자신이 가로채서 진행한다. 서우훠 사람들에게 일인당 55위안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하사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과거 군주시절 황제의 모습이 어른거리기도 했다. 처세에 능한 스 서기는 막스-레닌-마오쩌둥 사회주의 지도자 반열에 당당하게 류잉췌 현장의 사진을 올려 현장의 눈도장을 찍기도 한다. , 이 지점에서는 현재 주석인 시진핑의 행로에 대한 풍자로 읽어도 될 정도다. 놀랍군 놀라워. 이런 신랄한 풍자와 해학의 무람없는 전개가 자신이 무려 반생을 보낸 인민해방군에서 옌렌커 선생이 쫓겨난 이유일 지도 모르겠다.

 

싱가포르 출신 사업가 어머니의 장례를 빌미로, 레닌 유해 구입 프로젝트를 조기에 성취하겠다고 욕심을 부렸다가 사업가에 사기를 당해 현장은 위기에 처한다. 조국 근대화 아니 서우훠 마을 근대화에 여념이 없는 류잉췌가 그만한 일로 기가 꺾일 인물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191명이 사는 서우훠 마을에 각종 기예를 지닌 장애인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서 그들을 선발해서 묘기공연단을 만들어 전국 각지를 돌며, 돈을 벌 계획을 세운다. , 류현장으 끊임없는 도전에 그저 놀랄 지경이다.

 

한편, 오래전 혁명 전사로 서우훠 마을에 흘러들어 석공의 아내가 된 마오즈 할머니는 세상과는 동떨어진 채로 살아온 마을에 신사회 혁명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원조(?)를 안고 있었다. 그래서 마오즈 할머니(당시 71)67명으로 구성된 묘기공연단이 출발하는 날, 자신이 직접 만든 아홉 겹 수의를 껴입고 류잉췌 현장에게 서우훠 마을의 합작회사 퇴사를 겁박해서 추인 받는데 성공한다. 그녀가 경자년 홍사 출신으로 옌안 멤버였다는 점은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을 만한 커리어의 소유자라는 점을 확실하게 주지시킨다.

 

송화이현 현성에 도착해서 실전 연습에 들어간 서우훠 출신 묘기공연단의 서커스에 가까운 쑈는 모두를 감동의 도가니탕으로 몰아넣는다. 중국인 특유의 과장과 허풍이 난무하는 묘기공연단의 대활약은 눈이 부실 정도였다. 하지만 소설의 엔딩은 희극으로 시작해서 비극으로 끝난다는 점에서 레닌보다 앞선 마르크스의 예언을 떠올리게 한다. 류잉췌 현장의 레닌 유해 구매 프로젝트는 묘기공연단이 그야말로 전국 순회공연에서 돈을 긁어모으면서 현실화되어 가는 모양새를 갖춘다. 소외된 이들이 모여 살던 서우훠 마을 사람들은 대처에 나가 공연을 하고, 평생 만져 보지 못할 그런 엄청난 돈을 벌면서 이전의 천당 같은 세월을 잊기 시작한다. 아니 그들에게는 돈이 다발째 굴러 들어오는 지금이야말로 천당 같은 세월이었으리라. 모두가 그렇게 자본의 세례를 받아 초심을 잃어 가고 있는 동안에도, 홍군 전사 출신의 마오즈 할머니는 연말까지 공연을 마치고 합작회사 퇴사라는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는다.

 

옌렌커 선생은 돈맛을 알게 된 사회주의 국가 출신 인민들의 타락상을 자신의 작품 <레닌의 키스>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서로를 위한다는 사회주의 건설의 기본 이념은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자신들 같이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전개되었을 때의 비극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들을 집어 삼킬지 알 수가 없었던 게 그들의 문제였다. 류잉췌 현장과 그의 부역자들이 도모하던 성공의 열매가 너무 달콤했던 것처럼, 그의 추락 또한 삽시간에 벌어졌다.

 

원말명초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전설에, 민국 시절은 물론이고 장정, 항일투쟁, 해방, 신사회 건설, 대약진운동, 강철재앙, 대기근 그리고 문화대혁명을 지나 개혁개방의 시절까지 아우르는 그야말로 중국 현대사의 큰줄기들을 옌렌커 선생은 <레닌의 키스>라는 도발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제목 아래 녹여냈다. ‘문학의 역병이라는 표현을 들을 정도로, 저자는 오늘날의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인민들을 이끌어 가고 있는지 묻는다. 마오즈 할머니로 대변되는 국가주의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장애 같은 불편함을 안고서라도 천당의 세월을 보내고 싶다고 온몸으로 항변한다. 모든 것을 혁명에 걸고 사람들을 선동했던 마오즈 할머니도 결국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역사를 되돌리기 위해 수십 년을 애쓰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허무맹랑한 자신의 기획을 밀어 붙이던 기회주의자 류잉췌 현장의 추락은 희비극의 끝판왕다웠다.

 

700쪽이 넘는 대서사시에 잠깐 위축이 되었지만, 막상 몰입해서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피니시라인에 서 있었다. 지난 4일 동안, 나와 함께 고락을 나누었던 서우훠 동지들이여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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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12-15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를 폴스타프 님이 싫어합니다 ㅋㅋㅋㅋ

레삭매냐 2020-12-15 18:27   좋아요 1 | URL
이 책은 순전히 잠자냥님 덕분에 읽은 것으로 하렵니다.

scott 2020-12-15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북으로만 갖고 있었는데 한국어판 700페이지! 레닌 키스, 레삭매냐님에 백오십 일번째 ㅋㅋㅋ

레삭매냐 2020-12-15 19:41   좋아요 4 | URL
최근의 만난 최고의 책 중의
하나입니다.

웃기고 슬프고, 또 신랄한
풍자와 해학에 이르기까지...
옌렌커 선생이 계속해서 노벨
문학상 후보가 오르는지 알려
주는 그런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페크pek0501 2020-12-16 1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에 산 책을 요즘 읽는 페크도 있습니당~~~^^

레삭매냐 2020-12-16 13:07   좋아요 2 | URL
저도 몇 년 묵혀서 읽곤
한답니다.

올해는 그런 책들이 제법
많았네요.

쎄인트saint 2020-12-16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읽으셨군요...저도 올해안에 읽을생각이었는데..아무래도 내년으로 넘겨야할것 같습니다.

레삭매냐 2020-12-16 17:1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럴 판이었으나,
잠자냥님의 리뷰를 읽고서 올해가
가기 전에 읽어야지 결단을 하고
읽었네요.

좋은 책은 내년에 만나도 좋으시
리라고 생각합니다.

scott 2021-01-09 10: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매냐님 옌레커가 새해 매냐님을
이달에 당선작으로 뽑히게 했음
추카~추카~

레삭매냐 2021-01-09 13:26   좋아요 1 | URL
제가 지난 달에 민 책은 <레닌의 키스>
보다 <니클의 소년들>이었는데 그것 참...

알 수가 없네요. 감사합니다.

초딩 2021-01-09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도 이 달의 당선작 진심 축하드립니다. 멋져요~

레삭매냐 2021-01-09 13:27   좋아요 1 | URL
초딩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축하들 해주셔서 알게 되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