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19
레일라 아부렐라 지음, 이윤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세계문학을 사랑한다. 특히 제 3세계 작가들의 작품을 사랑한다. 그 책들은 나로 하여금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가볼 수 없는 곳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애버딘과 하르툼이다. 수단 출신 작가 레일라 아부렐라의 <번역사>를 읽으면서 스코틀랜드의 애버딘을 출발해서 사하라 사막을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제일 큰 나라 수단의 하르툼까지 주파하는 문학적 여정에 나섰다.

 

작년 11월에 읽기 시작했는데 결국 해를 넘겨서 읽고야 말았다. 경자년 새해에 내가 처음으로 읽은 책이다.

 

주인공 사마르는 영국에서 태어난 아랍인이다. 영어와 아랍어를 능통하게 구사한다. 동시에 그녀는 독실한 무슬림이고, 영국에서 의학 공부를 하던 남편 타리그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아들 아미르는 하르툼에서 시어머니이자 고모인 마하센이 키우고 있다. 남편보다 더 사랑했던 고모 마하센은 타리그가 죽은 뒤, 사마르에게 그녀가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폭언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밝혀지게 되지만, 어쩌면 자신이 남편의 죽음에 관련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그런 의미였을까.

 

1부에서는 사마르가 번역사로 일하는 영국 스코틀랜드 애버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녀는 대학교수이자 중동문제 전문가인 레이 아일의 아랍어 번역사로 일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천식환자인 레이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마하센은 사마르가 계속해서 영국에서 일하면서 하르툼에 사는 자신들에게 필요한 물자를 대주길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부인 사마르의 개가도 격렬하게 반대한다. 사마르가 자신의 며느리가 아닌 그냥 평범한 조카였다면 과연 그녀는 그런 요구를 할 수 있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인간이 우주여행을 꿈꾸고 있는 시대에도 여전히 종속적인 부족주의 전통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레이는 이슬람 세계에 대해 다른 서구인들과 달리 해박한 지식과 분석을 바탕으로 뛰어난 통찰과 이해를 보여준다. 하지만 사마르와 레이와의 결합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 그렇다 바로 종교다. 독실한 무슬림 신자인 사마르는 불신자인 레이와 결혼할 수가 없다. 1부가 끝나가는 장면에서 레이에게 청혼과 개종을 요구하는 사마르의 직진은 정말 놀라운 변신이 아닐 수 없다. 내내 수동적인 삶을 살던 사마르가 레이와의 관계를 통해 자주적 인격을 지닌 독립적인 인격체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야말로 레일라 아부렐라가 이 소설을 통해 그리고 싶었던 본질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확신이 없다는 이유로 샤하다(이슬람의 신앙 고백)를 거부한 레이에게 저주를 퍼부은 사마르는 주저 하지 않고 가족이 있는 하르툼으로 떠나 향수를 달랜다. 아름다운 블루 나일이 흐르는 하르툼에는 모든 것이 결핍되어 있다. 서구 사회의 물질적 풍요를 체험한 사마르가 수시로 벌어지는 단전과 단수(바로 옆에 나일 강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너무 역설적이었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애버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창공에 빛나는 달과 별들을 보고 행복해 하는 장면은 너무나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현대 문명사회에서 너무나 당연시되던 것들이 부재하게 되었을 때, 오히려 평안과 안식을 찾게 된 사마르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 걸까 나는 고민하게 되었다. 나에게도 그런 시간들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하르툼에 사는 젊은 사람들은 나라에 희망이 없다며 모두 외국으로 나가길 희망한다. 사마르의 동생 왈리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절망이 그들로 하여금 디아스포라를 꿈꾸게 만드는 걸까. 왈리드는 멀쩡한 영국의 일자리를 놔두고, 하르툼으로 돌아와 고작 집안에서 하녀가 일을 하며 돈도 안 되는 문맹 퇴치에 나서는 누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외국살이의 신산함과 은연중에 벌어지는 차별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의 로망이라고 해야 할까.

 

한편 사마르는 레이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에 찾아오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에서부터 그가 자신과 결혼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무슬림이 될 거라는 믿음. 그녀의 바람대로 아름다운 블루 나일이 한 폭의 그림 같이 흐르는 하르툼에서 두 사람의 무슬림은 결국 해후하게 된다. 상처들은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둘의 모습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소설에는 여러 킬포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아 본다. 무슬림들이 결혼할 때는 두 명의 증인과 하나의 선물이 필요했다고 한다. 요즘에는 그것이 달러와 황금으로 대체되었지만, 선지자 시절 아무 것도 없는 이들은 코란 두 절의 시구를 암송하면 선물로 인정되었다고 한다. 물질주의가 범람한 시절에 대한 아부렐라의 저격이라고 해야 할까. 소설의 마지막 장면이 선물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게 그렇게 이해됐다.

 

작년에 만났던 아시아 제바르의 소설과는 또 다른 결이 느껴졌다. 간간히 만나게 되는 제3세계 소설이라 더 반가웠다. 원래 아름다운 블루 나일과 두 사람의 무슬림으로 했던 제목을 막판에 바꿨다. 느낌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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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보세요
커트 보니것 지음, 이원열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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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네거트 옹의 두 번째 유고집은 그리하야 2019 기해년에 내가 마지막으로 다 읽은 책으로 영원히 기억되게 되었다.

 

어제 책읽기를 시작하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2020 경자년에 다 읽겠구나 싶었는데 아니 이게 왠걸. 너무 재밌었다. 역시나 보네거트 옹이 구사하는 블랙유머는 나의 개인적 취향에 딱 들어맞았다. 그걸 이미 지난 십년도 전에 알았지만 그동안 멀리하고 있다가 보네거트 옹이야말로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그런 작가라는 걸 새삼 깨닫고 있는 중이다. 아마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그의 작품들이 이러저러한 사정을 거쳐 다시 출간되고 있고, 유고집들도 꾸준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리라.

 

지금으로부터 딱 십년 전에 발표된 <카메라를 보세요>에는 보네거트 옹 특유의 촌철살인 블랙유머가 가득 담긴 14개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는 지금은 맛이 갔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놀라운 상상력이 돋보인 개미 나라와 에드옹 웰즈의 스토리를 연상시키는 러시아 개미 연구가들의 중생대 개미 화석 발굴에 대한 이야기가 빛을 발한다. 제목이 뭐였더라 <개미 화석>이구나. 그러니까 모든 문명에 앞서 개미들이 영롱한 문명의 개척자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만적인 집게턱을 가진 개미들이 등장해서(스탈린이 지도하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사회 구소련에서는 그들을 자본가라고 명명했다) 원주민 개미들을 몰살시켜 버렸다나 뭐라나. 더 놀라운 건 그들이 재교육 수용소를 세웠다는 것이다. 개미 연구 학자 형제는 입방정을 떨었다가 그만 삭풍이 몰아치는 싸이베리아로 추방당한다. 뭐 그렇게 가는 거지.

 

<에드 루비 키 클럽>에서 보네거트 옹은 예언자로 둔갑한다. 불의가 넘쳐흐르고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알 카포네 밑에서 일하던 갱스터 에드 루비가 지배하는 일리움의 현재는 천조국의 그것과 너무 유사해서 놀랄 지경이었다. 클레어와 하브 엘리엇 부부는 20달러를 들고 평소처럼 자신들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에드 루비 스테이크하우스를 찾았다가 봉변을 당한다. 아니 심지어 진짜 살인범 에드 루비가 쩌 놓은 그물에 걸려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탈주자가 되기에 이른다. 경찰의 추격을 피하는 도중에, 하브 엘리엇은 에드 루비가 촘촘하게 엮어 놓은 일리움에서 모든 이들이 자신의 반대편에서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오히려 피해자를 도우려 했던 자신을 공격하는 장면에 아연할 따름이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개입이 없었다면 아마 하브 엘리엇의 운명은 비극으로 끝났으리라.

 

멋진 로맨스 소설을 발표해서 엄청난 돈을 벌었지만, 실제 결혼생활은 파국으로 치닫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대저택에 들른 세일즈맨이 목격한 진실에 대한 비꼬기는 또 어떤가. 물신주의가 팽배한 자본주의 천국 미국에서 위대한 작가의 실체를 몰랐기에 예의 세일즈맨은 성공적으로 덧창을 파는데 성공했다. 다만 문제는 부인 작가가 자신이 등장하는 새로운 소설을 발표했다는 것. 이 서사는 글쓰기 소재에 굶주린 작가들이 공격성을 보네거트 옹 특유의 블랙유머로 멋지게 요리해낸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만들어진 요리는 백 모씨의 조언과 조력으로 전국에 방명을 떨치게 된 포방터 돈까스의 버금가는 그런 맛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아무리 맛집이라고 하더라도 몇 시간씩 줄서서 먹을 생각은 전혀 없다는 점을 밝힌다. 이미 오래전 군산의 어느 유명한 짬뽕집에서 경험해 보았기에, 사양하련다.

 

뉴욕의 성악가 래리는 돈 많고 자신에게 음악을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 제자들을 마다하지 않는다. 너무나 규칙적인 삶을 사는 래리에게 결혼이란 아름다운 구속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연인인지 제자인지 헷갈리는 그들이 말썽을 부리면 래리는 곧 그들을 졸업시켰다. 그래도 구름떼처럼 달려드는 새로운 제자들 때문에 래리에게는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일과 성악가로서 직업 그리고 교육인지 연애인지 헷갈리는 비즈니스에서 래리는 그동안 성공가도를 질주해왔다. 버펄로 출신의 호적수 엘런을 만나기 전까지. 노련한 바람둥이 성악가에게 본때를 보여주는 풋내기 엘런의 복수가 어찌나 통쾌하던지. 복수는 이제부터라는 선언이 더 황홀했다.

 

, 소설집의 초반에 보네거트 옹은 어느 글쓰기 프로그램에서 좋은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거침없이 직진하는 서사와 깜짝 결말을 준비하라는 조언을 했던가. 모든 글쟁이들이 보네거트 옹의 조언대로만 한다면 침체일로의 문학씬이 다시 부흥하게 되지 않을까. 그냥 나의 엉뚱한 상상이었다.

 

그렇게 놀라운 속도로 책을 다 읽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마 나는 어제 이 책을 집어드는 순간부터, 이제 곧 과거가 될 2019 기해년의 마지막 책으로 보네거트 옹의 <카메라를 보세요>를 마음 속으로 점지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나의 계획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그리고 이렇게 휘리릭 리뷰까지 모두 쓰는데 성공했다. 올 한 해도 () 사고, 읽고, 쓰고 기록하느라 수고했다. 아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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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12-31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새해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조금 있으면 2020년 경자년이 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소원을 이루는 한 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레삭매냐 2020-01-01 08:47   좋아요 1 | URL
넵, 새해에도 우리 힘 닿는 데까지
책을 더 많이 읽어 보아요 :>

서니데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요요~~~

초딩 2019-12-31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레삭매냐님~

레삭매냐 2020-01-01 08:47   좋아요 0 | URL
언제나 그렇듯 건강이 쵝오지요.

초딩님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2020-01-01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0-01-02 10: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우리 줄기차게 달려 보아요.

고양이라디오 2020-02-07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커트 보니것 좋아합니다^^ 이 책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레삭매냐 2020-02-07 22:34   좋아요 1 | URL
예전에 커트 보네거트 옹의 열혈 팬이라고
떠들던 시절도 있었네요.

<제일버드> 그리고 <자동 피아노>도 소개
되었으면 합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기해년도 이제 꼴랑 이틀 남았다.

그리고 나면 다시 해가 돌아 경자년 쥐띠해가 밝을 것이다.

지나고 보면 시간은 참으로 빨리 돌아가는 구나 싶다.

동시에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문득 궁금해 지기도 한다.

 

그런 상념에 빠질 시간이 없다.

글쟁이들은 지금 세계의 어디선가에서 열심히 글을 제작 중이고, 그렇게 출판사로 넘어진 책들은 인쇄기에서 열심히 돌아가고 있지 않은가. 물론 원서를 넘겨 받은 이들도 번역으로 바쁠 것이다. 그렇게 해서 고대하던 몇몇 책들이 나왔고, 나올 전망이다.

그리고 나온다고 구라를 치고는 나오지 않는 책들도 두 권 꼬집어 볼테다. 출판사들은 반성하라.

 














눈알이 빠져라 기다리던 책은 바로 마거릿 애트우드 여사의 <시녀 이야기> 속편인 <증언들>이다. 지난 가을에 본토에서 출간된 것을 고려해 본다면,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출간된 게 아닌가 싶다. 해를 넘기지 않고 올해 나왔더라면 부커상 수상을 덤으로 얹어 마케팅에 열불을 내었을 텐데 고게 좀 아쉽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부커상 수상작이 그닥 선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으니. 어찌되었던 부커상 수상이 아니더라도, 30년 만에 나온 마거릿 애트우드 여사의 <증언들>은 꽤나 좋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 그렇다고 해서 책이 당장 나온 것은 아니고 내년 110일 경에 나온다고 한다.

 

훌루 드라마에서 열연을 보여준 오프레드를 대신한 다른 몇몇의 캐릭터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그후의 이야기. 책이 나온다면 당장 사서 읽어야 하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을 해본다. 가장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영국 출신 거장 이언 매큐런의 작품 <차일드 인 타임>이 한겨레출판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것도 <증언들>과 같은 날인 110일이 아마 디데이지. 다만 아쉽게도 이 책은 이언 매큐언이 올해 발표한 신작은 아니라는 것이 맹점이다.

 

자그마치 30년도 더 된 구작이다. 1987년에 발표된 이언 매큐언의 세 번째 소설이다. 올해 나온 책의 제목은 <Machines Like Me> 15번째 작품이 되겠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이언 매큐언의 전작 읽기를 하게 되었는데 마땅히 <차일드 인 타임>도 읽을 계획이다. 전작에 흠을 낼 수는 없으니 말이다.

 

소설의 주인공 스티븐 루이스는 딸 케이트를 데리고 슈퍼마켓에 갔다가 딸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를 항상 감시해야 하는 법인데. 그후의 그의 삶은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스카치 위스키와 아무 생각 없이 돌아가는 텔레비전의 주사선. 당연히 그에 실망한 아내 줄리마저 그를 떠나기에 이른다. 더 이상 이야기하면 스포일러에 해당하니 적당한 선에서 끊도록 하자. 나의 두 번째 타겟이다.


동명의 영화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과 제작을 맡았다고 한다. 책의 출간보다 하루 이른 내년 19일 영화가 개봉한다고. 그전에 영화 <칠드런 액트>25,256명 그리고 <세실 비치에서>30,389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걸 보면 <차일드 인 타임>도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영화가 선전해서 원작자인 이언 매큐언의 책도 팔리면 좋겠지만 요즘 사람들이 워낙 책을 읽지 않으니 난망한 바람일 뿐.

 

어쨌든 영화 트레일러를 찾아보았는데 영화는 괜찮아 보인다. 딸을 잃은 후의 충격을 부모인 동화작가 스티븐과 줄리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영화의 푸른색 색조가 아주 오래전 시네마떼끄에서 자막도 없이 원어로 본 <베티 블루>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밝은 빛의 컬러가 담을 수 없는 그런 슬픔들을 카메라가 포착해 낸 걸까. 영화도 문득 기회가 된다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멀티플렉스 시네마에서 상영할 지는 모르겠지만.















한 때 누가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작가냐고 물어 보면 단 1초도 주저하지 않고 커트 보네거트라고 말하던 때가 있었다. 뭐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보네거트 선생에 대한 나의 들끓는 애정은 여전하다고 고백하고 싶다.

 

사실 그 때만 하더라도 그의 작품을 그다지 많이 읽은 건 아니었다. 그 유명한 <5도살장><마더 나이트> 그리고 <타이탄의 미녀> 정도 읽지 않았나. 오래 전이라 기억이 다 가물가물하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의 책들이 죄다 절판이 되었다. 그러다가 아마 판권 문제가 해결되고 그의 책들이 다시 나오기 시작하면서 나오는 족족 읽고 있는 중이다.

 

<카메라를 보세요>2009년 커트 보네거트 사후 발표된 그의 두 번째 유고모음집이다. 첫 번째는 이미 출간된 <아마겟돈을 회상하며>(2008). 1951년 월터 밀러에게 보내는 편지와 함께 모두 14편의 단편들이 들어있다. 오늘 받았는데 바로 읽기 모드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니 바로 지금부터 읽어야지 뒷간에 가서.


서문, 밀러 해리스 그리고 첫 번째 이야기 <비밀돌이>를 읽었다.

과연 SF의 대가다운 서사가 빛을 발한다. Confido 라는 이름의 비밀돌이를 개발한 엔지니어는 곧 억만장자가 될 거라는 희망을 꿈꾼다. 퇴사를 만류하는 아내의 의견을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헨리 바워스. 정말 못 말리겠다. 그건 마치 로또에 당첨되어 지긋지긋한 직장을 탈출하겠다는 그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나도 비슷한 선택을 하려나.



순식간에 160쪽 네 개의 이야기들을 달렸다. 뭐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안으로 다 읽을 수 있을 지도. 오랜 만에 커트 보네거트 선생의 빛나는 블랙유머와 조우한 그런 기분이다. 맞다 내가 이런 선생 특유의 블랙유머 때문에 그의 책들을 좋아한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었지. 그 어느 때보다 불의가 득세하고, 거짓뉴스가 범람하며 미국 사회의 가치들이 위협받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예언처럼 보네거트의 글들을 내게 다가왔다. 뭐 그렇게 가는 거지.


*** <카메라를 보세요>2020 경자년 기대작이라고 하고는 작년말에 다 읽어 버렸다. 블랙유머의 끝판왕 다운 저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너무 흥미진진했고, 그만큼 재밌었다.


다음에는 원래 올해 나온다고 선전해 놓고선 나오지 않은 두 권의 책에 대해 썰을 풀 것이다.

 

[1] 워라이트 마이클 온다치


작년초 민○○ 인스타에선가 작년말에 나온다는 말을 굳게 믿고 있었는데... 구라였다. 지금으로서는 언제 나올 지도 모르겠구나. 더불어 워싱턴 블랙의 책도 기대 중인데. 아마 올가 토가르축 여사 때문에 모든 일정이 뒤로 밀렸는 지도. 그냥 나의 합리적 추정이다.

 

그렇다면 이 참에 마이클 온다치의 <잉글리시 페이션트>를 다시 한 번 읽어야 하나. 책을 읽기 전에 영화로 먼저 만났었는데 불륜을 그렇게 아름답게 묘사하는 것도 재주지 싶었다. 그것은 아마 전쟁 그리고 사하라 사막의 위치를 알 수 없는 동굴 같은 매력적인 요소들의 총합이 아닐까.

 

이번에 나온 <워라이트>도 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고 하는데, 귀차니즘 덕분에 찾아 보거나 그럴 생각은... 없다. 귀찮다! 암튼 작년 마거릿 애트우드 여사의 <증언들>에 당당하게 맞서 부커상 최종심에 오른 작품이라고 하니 보증된 수작은 분명하지 않나 싶다. 그러나 저러나 빨리 내주시길. 그리고 보니 올가 토가르축의 다른 소설도 출간이 안됐구나. 뭐 그렇게 가는 거지.



[2] 까떼드랄에서의 대화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루이스 세풀베다와 볼라뇨와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라틴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샘의 <까떼드랄에서의 대화>(제목이 맞나?) 역시 구라만 무성하고 결국 나오지 않은 그런 책이다. 에잇!

 

출간만 되었더라면 내가 만사 제치고 사서 읽었을 텐데. 아 그리고 보니 못 다 읽은 요사샘의 <세상 종말 전쟁> 두 번째 권이 눈을 부라리며 머리맡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구나. 언제 다 나를 읽을 건데 하고 말이다.

 

물론 <까떼드랄에서의 대화>이 신간은 아니다. 찬란히 빛나는 노벨문학상 수상에도 불구하고 기이하게도 요사샘의 신간은 그후 국내에 전혀 소개되지 않고 있다. 판권 문제 때문인가? <켈트의 드림>이 나온 지가 언제인데 도대체 언제 나온단 말인가. 아마 판매가 저조해서 출판사에서 마냥 번역과 출간을 미루고 있는 건가. 어느 출판사에서 <녹색의 집>도 다시 번역해서 낼 거라는 글을 읽은 것 같은데 그게 벌써 5년 전이다. 이쯤 되면 포기해야 하는 거지. 결국 도서서비스로 빌리긴 했지만 못 다 읽고 눈물을 머금고 반납했다. 판형이니 지질이 너무 구려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라고 난 변명하고 싶다.

 

<까떼드랄에서의 대화>1969년에 발표된 작품이니 작년에 딱 50주년 어쩌구 해서 나왔다면 킬링 포인트로 마케팅으로 써먹을 수 있었을 텐데 내가 다 아쉽네. 이제는 51주년이라고 광고를 해야 하나. 페루의 악명 높은 독재자 마누엘 오드리아에 대한 썰을 젊은 요사샘이 풀어 준다고 하니 더더욱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스페인어 원서가 자그마치 676쪽인데 그럼 번역서는 도대체 몇 페이지나 되는 거지.

 

어쨌든 둘 다 기대만빵이니 부디 출간해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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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0 1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30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9-12-30 2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증언들> 출간 축하드려요!
많이 기다리신 마음이 저와 같아서 말이지요^^

레삭매냐 2019-12-30 21:40   좋아요 0 | URL
드디어, 이제사, 결국에는
번역이 되어 나오게 되었습니다 냐하.

그렇게 가는 거지요.

뭐 그래도
앞으로 열흘은 더 기다려야 한다니
쫌 깝깝하네요. 나오면 사서 냉큼 읽
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콘트라베이스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괴테는 일찍이 음악은 영원하다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괴테가 하는 말이니 아무도 토를 달 수 없지 않을까. 나도 마찬가지다. 지난 천년에 읽었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책 <콘트라베이스>는 꽤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고전은 다시 읽는 법이지.

 

<콘트라베이스>는 국립오케스트라단에서 콘트라베이스 연주를 맡은 화자의 독백이다. 그는 공무원이다. 전쟁이 나도 연주단원들은 제 시간에 모여 연주를 해야 하는 그런 공무원이란다. 어지간해서는 밥그릇이 잘려 나갈 일도 없다고 한다. 다만 그가 사랑하는 성악가 세라 씨에게 52마르크짜리 생선요리를 사줄 정도의 여유는 없는 것 같다. 아니 무리를 해서라도 그녀의 환심을 얻기 위해 그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게 아닐까. 어쨌든 요점은 공무원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의 벌이는 형편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 짝사랑하는 세라 씨와 파트너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악기이자 밥벌이 수단인 콘트라베이스는 필요 없는 흉측한 물건일 뿐이다. 세라 씨를 위해 피아노 연주자로 변신해야 하는 걸까. 대학에서 작곡을 배우고, 수년 동안 피나는 연습을 한 자신의 운명을 사랑 때문에 바꾸어야 하는 걸까. 그가 소설에서 보여주는 결기대로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수상까지 참석하는 중요한 연주회가 있는 날, 세라의 이름을 외치겠다는 그의 발상이 짠하지만 하다.

 

<비둘기>에서처럼 오늘을 사는 현대인의 불안 심리와 젊고 매력적인 성악가 여성에 대한 짝사랑 그리고 콘트라베이스에 얽힌 음악사로 삼위일체의 이야기를 이룬다. 사실 어떻게 보면 별 거 아닌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쥐스킨트 작가는 얼마 전에 읽은 <비둘기>에서처럼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스토리에서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의 실체를 파악하는 구도의 길을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자신이 음악가가 아니라고 자조하는 화자는 독일 문학계의 거성 괴테가 자신 전에는 문학이 없어서 자신이 돋보일 수 있었다는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8살 때부터 작곡을 했다는 불세출의 천재 신동 모차르트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당시에 베토벤이나 쇼팽, 슈베르트 같은 작곡가가 있었던가. 괴테와 비슷한 상황이지 않았냐며 모차르트에 대한 신랄한 공세를 이어간다. 게다가 그의 성공의 비결의 대부분은 아버지의 혹독한 조련에 있지 않았냐고 따지지만, 나는 화자의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모두가 훈련과 피나는 연습으로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출 수는 있겠지만 남들과 다른 고유한 창작의 영역에서는 실력으로 타고난 재능을 따라갈 수는 없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뭐 그렇게 가는 거지.

 

자신처럼 정규 과정의 음악훈련을 받은 전문 연주자들에 대한 사회의 대우 또한 한창 인기를 날리는 중년 성악가들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 또한 고민해볼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은 젊은 화자가 훗날 기득권층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을 때, 사회에 갓 진출한 신출내기들과 엇비슷한 대접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그는 과연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속된 말로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까. 현재 우리 사회에서 진행 중인 세대 간의 단초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제 숨 가쁘게 달려온 기해년도 오늘까지 해서 이틀 남았다. 내년 경자년에는 또 어떤 매혹적인 책들과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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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0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30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30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9-12-30 14:15   좋아요 1 | URL
저도 요즘 유튜브에 올라 오는 커버
곡들을 듣는 재미에 사는 것 같습니
다.

예전 같으면 플랫폼의 부재로 훌륭
한 연주들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어찌 보면 유튜브가 하나의 기회의
장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라로 2019-12-30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목을 ‘.... 음악은 영리하다고‘고 읽었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암튼 이렇게 매일 리뷰를 올리시는 님 존경스럽습니다!!
새해에도 좋은 책 많이 읽으시고 좋은 리뷰 많이 올려주세요! ^^

레삭매냐 2019-12-30 14:15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해요.

맨날은 아니구... 그냥 읽고 쓰고
의 무한반복인 것이죠.

일개 개인의 독서 기록을 봐 주
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0-02-07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트리크 쥐스킨트도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데 신간은 언제 나오는 걸까요....ㅎ

레삭매냐 2020-02-07 22:35   좋아요 0 | URL
정말 신간 낸 지가 오래된 것 같네요.

다시 읽으니 기억이 새로웠던 것 같습니다.
 


구입 : 20191227일 금요일 알라딘 산본

 

알라딘에서 자꾸 적립금 쿠폰을 줘서 도저히 뭐라도 안 사고 배길 수가 없게 만드네 그래.

 

다 핑계고 여튼 어제 산 스페인의 작가이자 철학가 그리고 정치인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책이다.

 

그전에도 이 책의 존재를 알았는데, 언젠가 아마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았나 어쨌나. 빌리기만 하고 아무래도 읽지 못한 듯.

 

본문은 얼마 안되는데 주석이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주석이 뒤에 붙어 있어서 주석을 하나하나 찾아 가면서 책을 읽게 되면 호흡이 끊어질 것 같아 최대한 주석 참조를 안하고 읽을 계획이다.

 

100년도 더 전인 1914년에 발표된 책이라고 하는데 지금 읽어도 놀라울 만한 그런 통찰들이 담겨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아는 것과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또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너무 많이 알지만 과연 우리가 과연 그것들을 다 이해하는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런 깨달음을 통해 철학의 본질이나 삶의 정수를 알 수 있게 되는 순간이야말로 지복의 순간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아마 제대로 읽는다면 포스트잇과 밑줄로 가득할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기해년이 다 가기 전에 이런 책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참말로.

그리고 그의 다른 책인 <대중의 반역>도 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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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9-12-28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지난 한 해 좋은 글로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잘 부탁 드립니다. ^^:)

레삭매냐 2019-12-28 12:38   좋아요 1 | URL
넵, 겨울호랑이님도 기해년 좋은 글 널리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빠이팅입니다.

stella.K 2019-12-28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행복하시겠습니다. 연말이라 허전할 법도한데 원하는 책 손에 넣으면
좋을 것 같긴해요.
저도 그럴까 하다가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좋은 책을 쌓아놓은터라.ㅋ

올해도 레삭매냐님 글 덕분에 많은 것들을 배운 한 해였습니다.
내년에도 좋은 책 많이 읽으시구요, 좋은 기운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레삭매냐 2019-12-29 22:39   좋아요 0 | URL
요즘 매일 같이 책을 사고 있습니다.

오늘 수년 만에 아는 동생들을 만나
면서 그야말로 책을 바리바리 싸다
앵겨 주었습니다. 별 것도 아닌데
무지 좋아하더군요 :>

그리고나선 또 알라딘에 들러서
에밀 졸라의 <작품>과 이븐 바투타
오디세이인가를 샀네요.
고질병입니다 고질병.

해삐 뉴 이얼~

moonnight 2019-12-29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앜! 레삭매냐님 글을 읽어버렸네요ㅜㅜ 새해가 되기 전 책사기는 일단 멈춤 하기로 맘 먹고 있었는뎅(라고 레삭매냐님 핑계를 대며 신나게 클릭클릭^^;) 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레삭매냐 2019-12-29 22:40   좋아요 0 | URL
으아아아~

오늘도 또 두 권 질렀습니다.

<안나와디>를 샀어야 했는데
시간의 절대부족으로... 그만.
아쉽네요.

해삐 뉴 이얼~입니다요.

북프리쿠키 2019-12-29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덕분에 절 위로하게 됩니다 ㅎ 잘 하고 계십니다^^
새해에도 매냐님만의 취향인 책들 많이 소개해주세요 ^^

레삭매냐 2019-12-30 14:14   좋아요 1 | URL
아이구 감사합니다 -

일개 책쟁이의 글을 응원해 주시니
그저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격려에 힘입어 내년에도 열심으로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